다시 알로나비치로 돌아와서,

시간은 어찌나 빠른지 보홀에 머무는 날은 이틀채 남지 않았다.

다이빙을 했던 기억은 모두 꿈처럼 남겨져 버렸고 난 또 앞의 일을 생각하게 된다.

보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하고 가자는 생각도.

 

언니들은 더워서 움직이기 싫다니 그냥 혼자 보러가기로 했다.

몇몇군데의 여행사를 둘러보다 그냥 삼거리에 있는 여행사 부스를 선택했다.

1인 400페소이니 8~9천원 정도의 금액이다. 차량비만 포함이고 이 외의 입장료는 별도다.

각각의 입장료를 안내받고, 내일 방문할 때 뭐를 보고 뭐를 할지 결정하면 된다.

 

다음날 아침, 여행사로 찾아가서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차가안온다.

9시 모임인데 9시 30분이 되어도 차가 안옴.

계속 부스의 언니를 괴롭히다시피 물어보니 언니가 눈만 마주쳐도 기다리라는 손짓을 한다.

9시 40분에 드디어 차가 도착하고, 앞선 다른 여행사들에서 태운 친구들이 보인다.

아 여기도 다 커플... 하아. 반딧불 투어에 이은 나의 외로운 싱글투어였다.

 

 

 

 

 

 

날씨 운은 이제 말하기에 입이 아프다.

하늘 쨍쨍 구름 쫙쫙, 내가 원하는 딱 그런 날씨다.

아무 스킬이 없어도 그냥 찍어도 예쁜 하늘.

 

혈맹기념비를 지나 한 교회를 들렸는데, 교회안의 박물관은 아무도 안들어가고

밖에 있는 기념품점만 다들 다녀왔다는 것.

 

 

 

 

 

 

 

 

다음에 들린 곳은 뱀농장 & 나비농원.

가이드가 뱀 얘기만 해줘서 나비가 여기 있는줄 몰라따ㅜ

가기 싫었는데 기다리다 너무 지겨워서 뒤늦게 들어갔는데 왠걸 5분만에 다 봤다.

 

커다란 뱀이 있었는데, 자꾸 직원이 안에 들어와서 목에 걸어보라고..

사실 걸어볼 생각을 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큰 크기에 새가슴이 되어 포기..

지나고 나니 또 언제 걸어보겠냐며 그냥 해볼걸 생각이 들었다.

 

유리병에 든건 뱜술이야. 1잔당 50페소인데 자꾸 권유를 한다.

 

 

 

 

 

 

그 다음 여행지는 로복강 크루즈.

여기서 배를 타고 음악을 들으며 점심식사도 한다.

입장료는 450페소. 이 정도 서비스에 만원 정도라니 꿀인데?

 

들어올 때 뽑은 번호표의 번호가 불리면 입장을 하고 순서대로 크루즈에 탑승을 한다.

난 맨 앞자리로 쏘옥~ 누가 일행과 같이 앉는다며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는데,

미안하지만 도리도리를 했다. 여기 상석이야..

 

드디어 크루즈가 출발을 하고, 밥을 냠냠했다.

생각보다 먹을건 별로 없어서 닭다리만 몇개 골라먹고 나머지는 파인애플에 올인했다.

 

 

 

 

 

 

 

 

 

 

노랫소리가 들려서 들으면서 가고 있었는데, 뒤를 돌아보니 무려 라이브다.

언니 한명이 마이크에 대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것.

외국인 관광객을 의식해서 각 나라의 노래를 선곡해서 불러줬는데,

싸우스 코리아는 노바디다. 고음이 안되시던데 새삼 원더걸스의 가창력에 감탄하게 된다.

 

날씨좋고 바람좋고 경치좋고.

한바퀴를 돌고 오는데 중간에서 잠깐 서게된 곳.

현지인들이 나와서 노래와 춤을 해주는데 왠지 모르게 미안한ㅠ

내가 팁에 후한 것도 있지만, 저들의 벌이인지라 팁을 주려고 했는데 내가 돈이 없어보였는건지...

팁박스를 든 사람이 한참오다가 나한테 안오고 다른쪽으로 가버렸다.

 

아무튼 나 혼자만 재밌었던 로복강 크루즈는 이렇게 종료.

 

다음 코스는 집라인 투어인데, 아무도 안해서 매표소에서 인증샷만 찍고 다시 이동!

맨 메이드 포레스트라는 숲이 예쁜 길도 있는데, 여기는 차가 서면 1인당 10페소씩 내야된다고 해서

모두의 의견에 따라 천천히 통과하는 것으로ㅋㅋ

 

 

 

 

 

 

사실 육상투어의 목적은 딱 두가지다.

보홀의 마스코트인 안경원숭이(타르시어 원숭이)와 초콜렛 힐인데, 드디어 그 중 하나에 왔다.

 

원숭이가 매달려있는 I LOVE BOHOL을 지나,

원숭이가 가리키는 표지판을 따라가면 그들이 잠들어 있는 숲이 나온다.

 

 

 

 

 

 

 

 

원숭이의 크기가 너무 미니미니...

처음에는 찾기 힘들지 않을까했는데 모여있는 관광객을 쫓아가면 볼 수 있다.

어려운건 그때부터다. 너무 쬐끄매서 어느 나무에 붙어있는지는 잘 봐야한다.

 

광각렌즈를 들고갔더니 당최 원숭이를 찍을수가 없다.

결국 아이폰을 꺼내서 줌을 들이댔더니, 저걸 찍었다고 할 수 있는거냠!

뭐 어쨌든.... 눈으로 많이 담았다는거.

귀엽기보다는 약간 징그럽... ^^

 

 

 

 

관람객들을 쫓아가면 원숭이를 볼 수 있다.

저들은 양호한 편이고 대부분 휴대폰을 깊숙히 들이댄다.

 

 

 

 

관람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니 보였던 예쁜 입구.

역시나 징그럽.. 귀여운 원숭이들이 반겨줬다.

 

다음은 드디어 마지막 목적지였던 초콜렛힐이다.

날씨가 좋고 구름이 좋아서 해가 넘어가기전에 빨리 가야하는데

같이 간 외국인 애들이 ATV를 타겠단다. 너희는 타라고 나는 간다고.

가이드 아저씨가 애들 계약서 쓰는건 도와주고 가야된다고 잠깐 기다리라고 한다ㅜ

그래서 길 위에서 30분이 넘게 계속 기다리다 갔다는 것.

 

 

 

 

어쨌든 힘들게 초콜렛힐에 도착을 했다.

벌써 반대편은 해가 하얗게 변해가고 있었다. 그럼 사진이 안이뿌징.

보통은 사진찍고 오는 30분 정도만 시간을 주는데 애들 ATV하는 시간까지 기다려야 된다며

아저씨가 1시간 30분의 시간을 주셨다. 천천히 보고싶었던 나는!

어머, 이건 땡큐야!

 

 

 

 

 

 

 

 

저 높이 늘어서있는 계단을 보니 한숨이 나오는 군.

계단을 오르다 중간중간에 있던 쉼터에 계속 서면서 올라왔다.

 

시멘트?로 만든 계단이었는데 너무 닳아서 끝이 뭉뚱하다.

헛디디면 큰일 나겠다 싶어 조심조심해서 올라갔었는데,

나중에 내려올때 미끄러져서 뜻하지 않던 썰매를 타게 되었다ㅜ

 

어쨌든 열심히 올라오니 그래도 정상은 보이더라.

넓게 펼쳐진 초콜렛들이 벌써부터 예쁘다.

 

 

 

 

 

 

 

 

 

 

이 지역의 정식명칭은 CARMEN.

초콜렛힐이라 부르는 이유는 건기에 언덕의 잔디가 갈색으로 변하는데

마치 모양이 키세스 초콜렛이 놓여있는 것과 똑 닮아서 그렇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는 사알짝 변하려고 준비하는 중이었던 것 같다. (2월)

 

뭉뚱뭉뚱한게 예쁘다.

그러고보니 쿠바의 비냘레스에서도 모꼬떼를 참 좋아했고,

귀양의 만봉림도 가보고 싶어하는 걸 보니 요런 모양을 내가 좋아하는 것 같다.

셋다 이미지가 비슷비슷!

 

 

 

 

요 길다란 입간판을 한번에 찍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계속 지나다녀서 한참을 기다려서 찍게 된 거다.

이 정도 사람들이면 정말 감사한거다.

 

 

 

 

혼자 잘 놀고 있는 나.

 

망고 아이스크림을 25페소에 팔길래 하나 사먹었는데

망고 색을 가진 아이스크림이지, 망고라고 하기전에는 망고맛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넓게 펼쳐져있는 초콜렛힐을 바라보며 혼자 노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때마침 반가운 가이드 아저씨가 도착하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알로나로 향하는 줄 알았더니.

 

 

 

 

 

 

하나가 더 남았다며 행잉브릿지에 내려다 주신다.

딱 보기에도 어설퍼 보이는 곳인데... 왔으니 그냥 해보자 싶어서 들어갔는데 정말 부실하기 짝이 없다.

빨리 지나가고 싶은데 잘생긴 이탈리아 친구들이 자꾸 사진을 같이 찍자니깐

거절할 수가 없어서 나도 사진 뿜뿜! (사실 오늘 다니면서 계속 사진찍자고...ㅋㅋ)

 

아슬아슬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나.

잘못 밟아서 빠질 뻔 했었는데 잘생긴 이탈리아 친구가 잡아줬다. 헤헤.

 

사실 나도 그들과 친해지고 싶었는데 언어의 장벽이 우리는 가로막았다.

이탈리아어를 들으니 3분의 1정도는 알아듣겠는데 말을 할 수가 없으니..

나도 걔도 부족한 영어로 겨우겨우 대화를 이어가는데 자꾸 끊기는게 너무 아쉬웠다.

어쨌든 지금의 서로 좋아요를 눌러주는 인스타친구...ㅎㅎ

 

 

 

 

힘들게 힘들게 알로나비치에 도착을 했다.

오늘 하루종일 수고해준 아저씨에게 팁을 100페소 드리니 고맙다고 하신다.

고맙긴요... 사실 다들 일행이 있는데 나 혼자 따로 다니느라 아저씨가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길 잃어버릴까봐 쭉 지켜보셨는지, 내가 길을 찾고 있으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데리고 가주셨다.

아무튼 그렇게 야무지게 육상투어를 마무리했다.

 

하루종일 힘들었더니 언니들을 보니 정말 너무 반갑다.

우리 숙소였던 오아시스 레스토랑으로 가서 시원한 산미겔 애플맛 맥주 드링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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