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의 짧은 시간으로 찾은 교토였기 때문에,

최대한 간 적이 없었던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친구들도 있고해서 결국은.. 또 아라시야마로.

사실은 오하라의 가을은 다른 곳 보다 빨리온다고 해서 오하라로 가고 싶었으나

이름도 들은 적 없다는 친구들은 아무도 가고싶지 않아해서 포기했다.

 

어쨋든, 오늘의 여행지는 아라시야마로 결정했고,

기존에 갔었던 곳들이 아닌 다른 곳을 더 보기로 했다.

 

 

 

 

숙소의 베란다로 나가보니 날씨가 너무 좋은 것!

전날도 흐렸기에, 비가오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숙소는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했는데 교토역에서 4분거리라고 했는데 여기가 4분거리란다.

분명 교토역에서 도보가능한 곳은 맞지만... 캐리어까지 끌고오니 10분 정도는 소요된 듯.

그래도 버스 정류장도 가깝고, 시설도 깨끗해서 잘 이용한 건 좋았다.

 

 

 

 

교토역으로 가서 캐리어를 코인락커에 보관하고!

매년 교토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시설도 계속 보완하고 있다는게 눈에 보인다.

치열했던 코인락커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고, 쉬기 좋았던 교토역은 사람에 치이기 쉽다.

 

아라시야마로 가는 기차 역시 매우 빡빡하다.

자주 출발하는 기차이지만 외국인들로 가득차서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가.

그렇게 도착한 아라시야마는 초입부터 북적북적.

 

 

 

 

메인거리로 가기위해 걷던 중 눈에 띄인 일본의 주차 실력.

 

 

 

 

아직은 한산한 아라시야마의 거리.

 

우리의 가장 큰 목적은 미슐랭 원스타에 빛나는 장어덮밥집 히로카와였다.

먼저 교토에 도착한 친구가 살신성인하여 줄을 대기했고 우리는 그 동안에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다.

 

놀라운건 히로카와의 오픈시간은 11시 30분.

우리가 9시반 정도에 도착했는데 우리 앞에 다른 외국인이 줄을 서있는 것이다.

두시간 전에 왔는데도 불구하고 2등이었다..

 

정말 시간이 많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장어덮밥이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아라시야마를 둘러보기로.

단풍여행 다시 고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지쿠린.

아라시야마에 올 때 마다 비가와서 우중충한 모습만 봤었는데

처음으로 맑은 날의 지쿠린을 맞이했다.

 

 

 

 

 

 

 

 

푸릇푸릇한 모습을 보고 있으니 너무나 기분이 좋아졌다.

엄청난 사람들로 인해 비록 고요한 숲은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좋구나.

 

 

 

 

대나무 숲 아래에서 해보는 재밌는 놀이-

단렌즈였으면 아웃포커싱이 더 확실하게 되었을 텐데 조금 아쉽지만.

 

 

 

 

그리고 우리 옆을 지나가던 간 큰 택시 한대.

이 전에 인력거랑도 엉켜서 정말 지나가기 힘들었다.

무슨 생각으로 여기에 택시를 몰고 온거요!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곳은 오코치 산소이다.

처음에 잘못들어간건지, 가장 마지막에 먹는다는 차를 입장하자마자 마셨다.

 

 

 

 

벌써부터 가을이 시작되었다.

입장하자마자 노랗고 붉은 단풍들이 우리 눈을 어지럽혔다.

 

 

 

 

 

 

해가 가렸는지 잠깐 동안 흐린날씨인가 걱정을 했다.

오코치산소 안을 둘러보기 위해서 일어났다.

 

 

 

 

 

 

 

 

정말 입구쪽을 나서는 순간부터 바로 해가 들기 시작하고 파란 하늘이 이어졌다.

하늘 아래에 늘어져있는 단풍나무들이 너무 어지럽다.

눈을 둘 곳이 없다.

 

 

 

 

 

 

 

 

 

 

 

 

계속되는 아름다운 단풍나무들.

 

이어지는 정원들이 너무 아름다웠고 정원 아래의 이끼들도 너무 예쁘다.

그 보다 더 아름다운건 위로 보면 나타나는 단풍들의 모습.

이 모습을 보려고 여기까지 온거다.

 

 

 

 

최고의 포인트!

 

산책로를 계속 다라가다 보면 아라시야마 산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군데군데 나온다.

여긴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예쁘다고 느겼던 곳이다.

 

내가 꼽는 아라시야마의 산 특성이 몽글모글한데 만들어진 단풍나무인데,

여기서 보니 그 모습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화려한 모습-

 

 

 

 

 

 

그리고 오코치산소의 정상에서 볼 수 있는 아라시야마의 전경이다.

울긋불긋한 단풍나무들 너머로 보이는 아라시야마.

 

(입장료가 1000엔으로 비싼 편이지만 꼭 와볼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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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의 넷째날 계획은 그러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9시쯤 교토역으로 가서 캐리어를 맡긴 후

아라시야마를 갔다가 점심을 먹고 우지로 가서 오후를 보내는 것.

시간이 남는다면 후시미이나리나 토후쿠지를 잠깐 들리는 것도 좋겠다는 것.

 

현실은 10시에 숙소를 나섰고, 교토역에는 남은 코인라커가 없다.

지하에있는 캐리어 보관소에 짐을 맡기는 데만 30분 이상이 소요된 것 같다.

겨우겨우 JR패스를 교환하고 11시쯤 아라시야마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그 특유의 평온함으로, 내가 사랑했던 아라시야마는 거대한 관광지가 되어있었다.

이미 상점가가 있는 모든 길들은 사람이 가득했고, 모든 곳에 줄이 있었다.

뭐 어쨌든, 늦게 나선 벌로 더 천천히 움직여 보기로 했다.

 

비가 세차게 오는 날씨라 두손과 몸이 자유롭진 않았지만

오히려 잔잔해진 주위의 분위기와 어울러 사찰의 고즈넉함은 더욱 매력적이었다.

 

 

 

 

텐류지로 들어가는 입구.

날씨가 꽤 쌀쌀하다. 비도 꽤 내리는 편이다.

도롯코열차를 탔을때 지쿠린-텐류지로 이어지는 길은 매우 가까웠는데

정문으로 가려니 왠지 모르게 조금 더 멀게 느껴진다.

한참을 걸어가서 나타난 텐류지.

 

 

 

 

곧게 뻗은 소나무의 자태가 멋지다고 아빠가 찍어두라고 하셨던 소나무.

 

 

 

 

 

 

 

 

저번에 왔을때 여긴 정말 신선놀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붉은 단풍들 가운데 걸려있는 구름이 너무 예쁘다.

구름도 멈춰가는 텐류지의 풍경.

 

텐류지의 뒤쪽으로 가니 올라가는 산책로가 있다.

단풍이 우거진 길을 걸으니 너무 기분이 좋다.

 

 

 

 

지쿠린 대나무 숲으로 향하다.

엄청난 인파에 바닥을 보기도 힘들었는데 어느순간 조금은 나타나기도 했다.

저녁에 왔으면 더욱 기가 막혔을 것 같은 지쿠린.

 

 

 

 

대나무 숲을 가로질러 가다-

 

 

 

 

 

 

내 기준에서, 갔던 곳만 가면 재미가 없으니,

꼭 가보고 싶었던 조잣코지로 엄마 아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향했다.

 

가을의 조잣코지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왜냐면 입구에 "조잣코지는 가을이 가장 예쁩니다"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에.

 

단풍 숲을 지나며-

 

 

 

 

 

 

입구를 들어서서 계단을 오르려는 찰나,

빨간 옷을 입은 여성분이 걸음을 내딛는다.

 

순간 모든 사람들이 오르기를 멈추를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저 아리따운 여성분이 중국인이라는 건 안비밀.

마찬가지로 일본 전통의상을 입은 남자분과 매우 크게 대화를 하셨다.

 

 

 

 

 

 

조잣코지의 숲은 매우 아름답다.

규모보다는 아기자하게 꾸며놓은 작은 길들이 매력적이다.

 

 

 

 

 

 

 

 

 

 

조잣코지에서 만난 가을의 흔적들.

비가와서 아쉽다는 생각보다는 비가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든다.

그 가을의 색이 더욱 더 선명하다.

 

 

 

 

다시 아라시야마의 메인 거리로 나가서 늦었지만 점심을 먹을 곳을 찾아본다.

히로카와 장어덮밥집에 가보고 싶었지만 이미 CLOSE되어 불가능했다.

차선책으로 찾은 곳은 유도후 정식 전문점!

 

생각보다 맛도 있고 찬도 잘 나와서 한끼를 든든하게 먹었다.

날씨가 쌀쌀해서 몸도 좀 으슬으슬 했었는데 따뜻한게 들어가니 몸도 따뜻해진다.

 

대기 30분에 음식이 나오기까지 20분, 먹기까지 20분.

우리는 여기서 우리의 여행은 여기까지라는 건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래서 다른 곳은 제쳐두고 아라시야마의 마지막 코스인 도게츠교로 향했다.

 

 

 

 

 

 

 

 

어마어마한 인파를 제치고 걸었던 도게츠교다.

아라시야마의 산이 단풍으로 덮여있으니 동글동글한게 귀엽다.

 

 

 

 

 

 

비가 꽤 세차게 내렸다.

평소 같았으면 우산이 원망스러웠겠지만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우산이 묘하게 분위기에 잘 녹아들었다.

 

다시 기차를 타고 교토역으로 가서, 캐리어를 찾은 뒤 하루카를 타고 간사이공항으로 향했다.

JR패스로 본전을 빼려고 했는데 오히려 마이너스만 맞았다.

공항으로 가는 길엔 갑자기 여행이 짧아진 듯 하여 아쉬움이 가득했다.

 

엄마는 유도후 식당에서 2박 3일 동안 우리가 지낸 일정을 모두 되새겼고,

아빠는 기차에서 다녀왔던 곳들의 이름을 한번씩 더 읊어보셨다.

생각해보면 모든건 보여드리겠다며 나 혼자 쓸데없는 애를 쓴게 아닌가 싶다.

같이 지냈던 그 시간 자체가 좋았던 건데, 혼자 관광에 의미를 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루종일 바삐 돌아다니다가도 숙소에 셋이서 앉아있으면

여기에 함께 있다는 그게 너무 좋아서 엄마한테 안기고 했는데,

다음날이면 또 잊어버리고 이리저리 쫓아다니곤 했던 것 같다.

바보같은 딸이구만!

 

간사이공항은 여행내내 "사람이 많다"라고 말한걸 무색하게 만들었다.

2시간 반 전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출국수속을 받았는데

수속이 끝나니 보딩타임이어서 바로 게이트로 직행을 했다.

두시간 정도를 줄서서 기다린듯...

 

줄이 어마어마한데 보안검색대가 단 2개만 오픈이 되어있었다.

간사이 공항 문제가 많다. 당장 개선하라!!

 

대구는 어찌나 가까운지 한시간만에 환한 불빛을 나타내며 땅에 바퀴를 내렸다.

 

 

 

 

다음날, 짐정리를 했더니

쇼핑할 시간도 없었는데 이 가방안에 든건 다 뭐지?

어마어마한 물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내가 사진찍겠다며 펼치고 있으니 아빠가 더 예쁘게 나열해주신다ㅋㅋ

일본 여행을 다녀와서 남기는 최초의 쇼핑샷이다.

주변에 다 나눠주고 나니 내건 없다는게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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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의 마지막날.

드디어 이번 여행의 목표였던 아라시야마로 향한다.

 

서점에서 무심코 펼쳤던 그 페이지.

무작정 여기라면 일에서 도망가기에 제격이다고 했던 곳.

교토 공부는 하나도 안해놓고 기차시간까지 외워뒀던 그 곳.

아라시야마로 가기위해 JR교토역으로 향했다.

 

마침 기차가 도착했고 창가자리에 앉았다. 도무지 출발을 하지 않는 기차다.

약 15분 정도를 대기하다가 출발을 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렇게 외워두었던 기차시간이 애매해졌다.

 

우마호리역에 내리자마자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5분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별의 별 생각이 다났다.

이 기차를 놓지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아라시야마도 아니고 우마호리에서 무엇을 할지가 걱정이었다.

 

 

 

 

 

 

카메오카역에 도착했다.

숨도 쉬기 힘들정도였지만 기차표를 끊었다.

비가 많이 왔기때문에 과감하게 5호차는 포기했지만,

강이 많이 보이는 2번 좌석은 포기할 수 없었다.

1번으로 발급받은 기차표를 다시 2번으로 바꾸고 탑승완료.

 

사진에 사람이 저렇게 없는 이유는

내가 기차표를 구입하는 동안 이미 다 탑승을 했기때문이다.

1분만 늦었어도 놓칠뻔 했다.

 

 

 

 

 

 

그렇게 도롯코 로맨틱 열차는 출발을 했다.

 

나무로 된 의자에, 신나서 떠들고 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노래를 부르며 방송을 하는 일본인 안내원까지.

도무지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끼기는 조금 무리가 있었지만

비까지 와서 시원해진 이 풍경은 즐겁기만 하다.

 

계속해서 강을 따라 가고 있는 도롯코 열차.

가을에 와서 아라시야마의 환상적인 광경을 한번 더 보고 싶다.

 

2번 좌석이 확실히 강쪽을 많이 볼 수 있긴 하지만

반 정도 가서 강을 가로질러 가다보니 1번 좌석도 만만치않게 좋다.

 

 

 

 

 

 

도롯코 아라시야마역에 내려서 왼쪽의 오르막으로 올라가니

푸르는 지쿠린이 나를 맞이 했다.

비가와서 참 맑은 모습이다.

 

 

 

 

 

 

산책로 같다고 생각했는데 자동차도 마음껏 다닐 수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길인가보다.

 

대나무 숲 사이를 걸으며 잡념도 다 떨쳐낸다.

생각보다는 짧은 거리인 것이 못내 아쉽다.

 

 

 

 

지쿠린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덴류지의 뒷문.

여기서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정원을 지나 본당으로 가니 연못과 절이 참 잘 어울린다.

 

 

 

 

 

 

올라갈만한 길이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데 본당에 사람들이 앉아있다.

한참을 헤매다가 앉아있는 여자분에게 물어보니

정문에서 100엔을 주면 본당으로 들어올 수 있단다.

 

얼른 정문으로 돌아가 본당으로 올라갔다.

아까 물어봤던 여자분과 고맙다는 인사도 하고 나도 자리를 잡았다.

내 자리 옆의 천장에는 새집이 있었는데, 새끼와 어미새가 있다.

새똥이 떨어질까 염려도 했지만, 그 장면조차 즐겁다.

 

 

 

 

본당에서 바라보는 연못의 모습.

구름과 어우러저 신비한 분위기를 나타낸다.

 

아침에는 어제와 다르게 비가와서 참 속상해 했었는데,

이런 풍경을 보니 비가 용서된다.

이걸 보여주려고 그랬구나.

 

 

 

 

덴류지를 나와 달이건너는 다리 도게츠교로 향했다.

다리의 이름이 적혀져있는 비석을 함께 찍었는데,

몰상식한 관광객이 나의 사진을 망쳤다. 밉다..

 

다리를 건너면서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걸 한국에와서 알았다.

난 저 다리를 건널 때 얼마나 두리번 거렸는지.

몇번이나 서서 사진을 찍고 쉬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다리 위에서 본 아라시야마 한켠의 모습.

구름 풀 강 그리고 집들. 평화로운 아라시야마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란덴역이 있길래 잠깐 들어가봤다.

마침 란덴이 도착하고 다음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량짜리 기차 란덴을 꼭 타보고 싶었는데,

이 날은 교통비 0엔을 목표를 했기 때문에 그리고 방향이 달랐기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란덴 앞에 있던 족욕탕.

들어가볼까 했는데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발을 담그고 있으니

배짱을 부려도 들어가기엔 좀 무리다.

 

 

 

 

환전해온 엔화가 똑 떨어져 교토역의 환전소에 갔더니 문이 닫겨있다.

결국 가지고 있던 1600엔을 달랑 들고 아라시야마에 갔던 거였는데

도롯코 열차와 덴류지 입장료를 내고 나니 밥값이 없다.

 

나름 사연이 있는 아린코 케익이다.

내가 가진 돈으로 먹을 수 있는건 야쓰하시 또는 당고다.

고민에 고민을 해서 결정 내린건 아린코 케익이다.

저건 250엔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맛 중에서 맛차 맛을 골랐는데 나의 선택은 옳았다.

배가 고픈것도 있었지만 정말 너무 맛있다.

보들보들한 빵의 맛은 250엔의 것이 아니었다.

크림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 뛰어나다. 아린코 너무 좋아.

 

아라시야마 산책을 마무리하고 다시 교토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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