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31일.
작년의 화려함과는 조금 다르게 조촐한 새해맞이를 했다.

다른 사람들은 부럽다고 했던,
하지만 나에게는 악몽같은 날들일 뿐이었던,
그 날들을 모두다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고 싶었다.

슈퍼에 들렸다가 파티를 한답시고 맛있는 것들을 잔뜩 샀다.
오랜만에 쌀이 먹고 싶어 조금 아쉽지만 롤도 하나 샀다.
얼른 우리끼리 2009년을 보내는 파티를 했다.

이미 오후 늦은 시간부터는 타임스퀘어 진입을 막아서
아쉬운 마음에 그냥 다 풀어버리자 하고
인터넷에서 추천해 준 HOT CLUB으로 찾아갔다.

동양인에다가 여자만 셋이 갔더니 온갖 남자들이 다 붙는다.
너무 빠른 스킨쉽에 겁이 나서 도망쳐버렸다.

생각해보면 참 웃긴 새해맞이였다.

 


 


잠깐만 워싱턴 이야기.
버스표는 필라델피아, 워싱턴으로 가는 편을 미리 예매했지만
생각보다 뉴욕을 더 다니고 싶어서 필라델피아는 포기했다.
하지만 워싱턴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1월 1일 새벽늦게 잠든 탓에 버스 시간에 늦어버렸다.
길 이름만 보고 찾아갔는데 버스를 못 찾아서 놓쳤다.
하지만 마음씨 좋은 다음 편 볼트버스 아저씨는 공짜로 태워주었다.

왠지 가방이 가볍다고 느낀건 버스가 출발하고 나서다.
허겁지겁 나오느라 가장 중요했던 카메라를 두고 와버린거다.

겨우 워싱턴에 왔는데 어디가 어디인지 알아야지.
전부다 으리으리한 건물들에, 박물관 같이 생겼더라.

사람들이 많던 백악관을 지나,
링컨을 꼭 보리라하고 뚜벅 뚜벅 링컨기념관에 가서 드디어 만났다.
그리고 맞은편에 워싱턴 기념탑을 지나 자연사 박물관으로 갔다.

뉴욕의 자연사박물관을 생각하고 갔더니 너무나 다른 모습에 더 놀라웠다.
그리고 놀라운건 한국만의 공간이 따로 있었던 것.
비록 사람들의 관심밖에 있어 다들 지나쳤지만
그래도 여기서 만난 한국은 너무 반갑다.

그리고 우주항공박물관. 정말 비행기도 많고 넓었다.
이 중에 하나가 영화 속에선 날았었겠지?

하루종일 바쁘게 다녔더니 다리가 너무 아팠다.
잠시 앉아 맛있는 햄버거를 하나 먹고 차이나 타운을 거쳐서
따뜻한 커피를 하나들고 버스를 타고 다시 뉴욕으로 왔다.

여기까지가.. 절대로 잊으면 안되는 워싱턴에서의 기억들.
사진이 없으니깐 글로서라도 남긴다.


 

 

 

 


너무 좋았던 친구 한명이 먼저 한국으로 출발하고
다른 친구와 둘만 남았다.

워싱턴에서 너무 무리했는지 다리가 너무 아팠는데
친구가 첼시로 간다는 말에 갈까 말까 엄청 고민한 후에
마지막 날이니깐, 어디라도 가고 싶어서 따라나섰다.

사실 첼시는 유치하지만
내가 두번째로 싫어하는 축구클럽의 이름과 같아서
관심도 없다는 태도를 보였었다.
그래도 여긴 뉴욕이니깐 상관 없다고.

여기는 단순히 게이가 많은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멋진 아침식사가 나온다는 레스토랑에 가서 핫케익을 먹었는데
서빙을 해주는 분이 너무 깔끔하고 멋있는 거였다.
이름이라도 보자 싶어 친구가 가져온 가이드북을 확인해보니
친절하게도 "게이가 서빙하는 곳"이라고 적혀 있었다.

멕시코의 우리집도 게이가 많은 곳인데 비교도 안될만큼 깔끔함.
왠지 아깝다.


 

 

 

 

 

 

 

 

첼시마켓.
시장인줄로 알고 따라온 곳 인데 안으로 들어서니 너무 예쁜 모습에 놀랬다.
건물안에 이렇게 멋있는 시장이 있었다.

한 쪽 모퉁이에 있던 예쁜 cafe.
나중에 가게 차릴때 써먹을 거다. 너무 이쁘다.
그냥 벽도 이렇게 가만히 두질 않았다. 멋스러운 곳.

그리고 겨울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꽃집.


 


 


 



이스트빌리지로 가려다가 들린 곳.
뉴욕에 온 첫날에 같은 방 언니가 사진을 보여주며
케리가 갔던 컵케이크 가게, 케리의 집 등 자랑을 했었는데
도대체 케리가 누구냐며 의심을 품었었다.

케리는 섹스 엔더 시티에 나온 주인공이라고.
여기가 그 케리가 갔던 컵케이크 가게란다. 매그놀리아.

정말 유명했는지 사람들로 꽉 차서 컵케익 잡기가 정말 힘들었다.
컵케익의 맛은 그냥 단맛 하나 밖에 없었다.
다이어트에 민감한 우리는 어느 정도 먹다가 버렸다.

하지만 진짜 맛있었던건 땅콩파이. 정말 고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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