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믿을 수 없을 만큼 구름 한 점 없다.

 

어제 도착 하자마자 주인 아저씨한테 태풍이 언제 지나가냐고 물었더니

이미 어제 지나갔다면서 이제 비가 안온다고. 전기만 들어오면 된다고 했었다.

그 말이 정말인 듯 태풍은 정말 물러간 것 같았다.

 

덕분에 '내가 가면 날씨가 좋다'라고 뻥쳤던 나의 말에 신뢰가 쌓였다.

 

 

 

 

아침식사는 푸짐하다.

우리가 어제 저녁에 들이닥친터라 아저씨도 재료를 얼마나 구할지 모르겠다고 반신반의했었는데

다행히 과일도 나오고 부드러운 빵, 계란까지 준비되었다.

여기 사진 위의 것이 1인분 아침식사이다.

 

서둘러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해변으로 향했다.

까사에서 해변까지는 길을 건너서 풀숲으로 들어가면 된다. 약 100미터 정도 거리이다.

 

 

 

 

 

 

 

 

 

 

여기가 바라데로의 해변이다!

 

물이 정말 맑고 예쁘다. 정말 에메랄드 빛의 바다이다.

너무 신이나서 물로 뛰어들어서 혼자 계속 첨벙첨벙 대어본다.

뜨거운 햇볕에 비치는 바다가 정말 아름다웠다.

 

먼저 다녀온 박수오빠가 생각보다 물이 별로 였다고 해서 어쩐일이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오빠가 갔던 그 때는 태풍이 왔을 때라서 바닷물에 모래도 많이 섞인데다가

햇볕도 별로 없어서 시종일관 물 색깔이 칙칙했던 거였다.

 

 

 

 

한 쪽에 선베드를 대여해주고 있어서 찾아갔더니 의자 1개당 2쿡이라고 한다.

2개를 빌려서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누워서 신선놀음을 하기로 했다.

 

 

 

 

누워있는 동안 경서오빠가 사다준 크리스탈과 모히또-

바라데로의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느낌이란!

안그래도 시원한데 정말 맛도 짜릿하다.

 

 

 

 

한참을 누워있다가 너무 더워서 그대로 바다로 뛰어 들었다.

아무리 들어가도 깊이가 가슴위를 넘지를 않는다. 한 30미터 정도를 들어가니 그제서야 물이 찬다.

목아래까지 오는 물 깊이에도 얼마나 물이 맑은지 내 발이 다 보인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서 파도도 알맞게 쳐준다.

그냥 바닷물에 내 몸을 맡기니 저 앞으로 밀려났다가 들어왔다가 한다.

정말 놀기 좋은 바닷가다.

 

벌써부터 이런 곳에서 놀다가 한국의 바닷가에서 어떻게 놀지가 걱정이 된다.

이런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한다.

 

11시쯤 나와서 오후 4시 정도까지 놀았으니 정말 실컷 놀았다.

저 쪽 한편에서 먹구름이 보이길래 비가 올 것 같다며 자리를 접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한 다음에 밖으로 나오니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경서오빠가 비가 안그치면 어떡하냐며 밥을 사오겠다고 한다.

그래서 하늘을 봤더니 저 멀리는 햇볕이 들고 있다. 그래서 조금만 기다려보자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한 30분 정도 비가 더 내리더니 그치기 시작했다.

기다렸던게 다행이었다. 다시 해가 들었고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식당을 좀 찾아봤는데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어제 갔었던 그 호텔의 레스토랑으로 다시 찾아갔다.

어제와 다른 돼지고기 메뉴를 주문했는데 역시나 너무 맛있다.

쿠반소스라고 해서 그냥 시켜봤는데 짭조롬한게 딱 내 입맛이다.

 

근처를 조금 둘러보니 호수 공원같은게 나온다.

이쪽으로 오니 그나마 레스토랑들이 나오는데 이미 저녁을 먹어버려서 웃으면서 패스를 했다.

산책을 하다가 지금 쯤 일몰이 시작될 것 같아서 다시 해변으로 향했다.

 

 

 

 

 

 

 

 

황금빛 태양아래에 아름다운 석양이 펼쳐졌다.

 

일몰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되새겨 본다.

너무 아름다운 바다를 보게되어 행복했다. 내가 바라본 바라데로는 천국같았다.

언제 다시 이 바다를 볼지 벌써부터 그리워졌다.

 

 

 

 

뒤를 돌아보니 정적인 모래사장이 보인다.

 

 

 

 

해변에서 나와 길을 걷는데 방역차가 지나간다.

추억의 방역차, 느낌이 새롭다.

 

 

 

 

 

 

바로 까사로 들어가기는 아쉬워서 조금 걷기로 했다.

바라데로는 길쭉하게 반도모양을 하고 있어서 양쪽에 바다를 끼고 있는데 그 사이가 3~4블럭 정도로 매우 좁다.

그래서 가로질러서 반대쪽 바다로 가보기로 했다.

 

쌩쌩달리는 도로를 건너 바다를 바라본다.

삼발이(테트라포트)가 우리나라보다 작고 많이 낡아있다.

 

 

 

 

숙소로 오는 길에 굉장히 큰 쇼핑몰이 있다.

쇼핑몰 안을 구경하니 마트와 옷가게, 오락실, 카페 등 없는게 없다.

 

그 중 우리의 눈길을 끌었던 건 볼링장이다.

쿠바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볼링장인데 시설도 굉장히 깨끗하다.

저녁시간인데도 볼링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의 끝은 역시 맥주다.

방 앞에 있는 의자에서 음악을 들으며 수다의 꽃을 피웠다.

태풍이 오지 않아 너무 행복했고 아무것도 안하고 제대로 쉴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멋진 대화의 파트너가 되어준 경서오빠가 있어 너무 즐겁고 고마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