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디카인님의 공지를 보고 쪼로록 달려갔던 매그넘 사진의 비밀전.
항상 이런 기회를 주시는 것 너무 감사합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이 사진전이 참 기대되었던 건 일상의 모습들 위주라고 해서.
그래서 매그넘 사진작가들의 2년간의 그 기록들을 보고자 했다.
참 감사했던 건 총괄기획자님이 직접 마이크를 대고 설명을 해주셨다.
일반적으로 작품만 걸려있는 것이 아니라 잡지를 연상시키는 형식의 사진전은 굉장히 색달랐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본 한국의 일상이란,
아무래도 문화와 전통에 관련된 것이 많았다.
우리의 시각으로는 일상보다는 특별함에 가까운 것들.
오히려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더 가슴에 다가온 것 같다.
이 사진은 개인적으로 내 맘에 쏙 든 작품-
재래시장을 둘러볼 때 인심좋은 상인분들이
외국인 작가에게 믹스커피를 줬다는데 무려 다섯잔을 마셨다는 거다.
작가는 힘든 표정이었지만,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다 마셨다고.
촬영하는 동안의 찍은 동영상은 짤막하게나마 모아져 상영되고 있었고
커피를 마시는 외국인 작가의 표정도 그대로 나타났었다.
동영상을 바라보던 중 작년 쯤 내가 생각했던 그 모습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지하철을 탔는데 자리가 없다.
출입구쪽에 서서 안을 바라봤더니 7개의 좌석에 앉은 모든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고있었다.
일제히 뭔가를 집중해서 보고 있는 그 모습이 참 재미있었는데 나 또한 그렇다는 걸 깨달았다.
상반된 것들에 대한 사진을 전시해두었는데,
故 정주영 회장이 신던 낡은 구두와 현대의 발전된 모습.
목숨을 잃은 옛 소년과 나이가 든 할아버지의 모습.
보고있는 동안 왠지 가슴이 너무 짠해졌다.
합판같은 곳을 들여다봤더니
우리가 보는 그 시각으로 찍은 사진이 나타났다.
매그넘 작가들의 인터뷰장면이 담긴 영상실.
각자가 생각하는 사진의 정의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왜 사진을 찍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단순하다. 그저 내가 보고 느꼈던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그 기억을 잃지 않고 그 장면을 계속 가지고 싶기 때문이다.
이 사진전을 기승전 현대라고 말했던 이유다.
현대에서 지원을 해줬기 때문에 마지막 한 코너는 주제와 관련없는 다른 장면이 있었다.
약간 다른 주제라서 마지막의 여운이 사라지는 듯 했지만..
그들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어 사진은 엄청 좋았다.
매그넘 9명의 작가 중 한 명인 David Alan Harvey.
약력을 보니 쿠바도 다녀와서 사진전을 열었다고 하던데
대체적으로 화려함 보다는 일상생활을 좋아하는 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