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은 불과 십여년 전만해도 그렇게 유명했던 곳이 아니라고 한다.

아는 사람만 아는 장소에서 G20 등의 크고 작은 국제행사가 열리면서

비로소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급속도로 개발되었다.

 

칸쿤의 매력은 바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테말라의 티칼과 함께 대표되는 마야문명의 요충지였다.

후기 마야문명의 상징인 치첸잇사가 이 곳 유카탄 반도에 있고

뛰어난 천문학과 수학으로 인해 2007년 새롭게 만든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되었다.

(영화 아포칼립토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해변가에 위치한 뚤룸, 정글 속의 코바 등의 마야 유적지,

그 밖에 스카렛, 쉘하, 세노떼 등 자연의 신비가 그대로 간직되어 있는 곳,

7자섬을 육지와 연결시키면서 바다에서 호수로 바뀐 니추페 호수,

헬기투어, 워터파크, 정글투어 등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하다.

 

문제는 나는 시간이 없어 이 중에 단 한개만 보았다는 거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 칸쿤의 일출을 먼저 감상하고

마야문명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치첸잇사를 향해 준비한다.

치첸잇사는 칸쿤에서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가는 길에 목이 마를까 미니바에서 시원한 물도 한병 준비하고

창이 넓은 솜브레로(모자), 살이 탈까봐 얇은천의 긴팔 가디건을 걸치고

편한 신발, 그리고 양산까지 하나 챙겼다.

 

치첸잇사로 가는 동안의 길목은 정말 자연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본 나비의 수를 모두 합쳐도 이날 하루동안 본 것 보다 적을거다.

 

 

 

 

유적지에 들어서자마자 나타나는 엘 까스티요 신전.

엄청난 규모의 이집트 피라미드, 그리고 멕시코시티의 테오티우아칸보다

치첸잇사의 엘 까스티요 신전이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이유는

이 신전 속에 천문학과 수학이 모두 집약적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야인들은 260일을 1년으로, 52년을 1주기로 계산을 하는데,

신전 한면에 움푹들어간 벽의 수는 52개, 큰 계단은 모두 260개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 종말에 대한 이야기 역시 이들이 사용하는 달력의 계산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52년 주기보다 윗 단계의 단위가 끝나는 날이 2012년 12월 21일이기 때문에

지구가 종말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온 것이다.

사실은 마무리 또는 종말의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주기가 시작되는 날이라 한다.

 

마야인들은 마야달력 말고도 이미 태양력까지도 거의 오차가 없이 계산을 하고 있었다. 

한면의 계단이 91계단으로 4면의 계단수와 제단을 합하면 365계단으로 1년이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 신전은 17도의 각도로 약간 삐뚤게 자리잡고 있는데

그 영향으로 매년 춘분과 추분의 오후 4시 정도에 계단의 그림자가

뱀이 꿈틀꿈틀하는 모습을 나타내곤 한다.

 

꾸꿀깐이라는 뱀을 모시는 신전인 만큼

계단앞에서 박수를 치면 뱀의 목소리로 신전이 대답을 한다.

빽빽빽 하는 소리로-

 

 

 

 

전사의 신전과 천개의 기둥.

 

 

 

 

 

 

 

 

대부분의 마야유적지에 있는 곳, 바로 공 경기장이다.

공은 돌로 만들어졌고 두 팀으로 나누어 경기를 하는데

가슴과 무릎으로만 공을 받고 벽에 있는 골대에 넣으면 된다고 한다.

과학적으로 이 이야기를 부정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공경기를 하는 이유는 신에게 바칠 제물을 선정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잔인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이 제물이 되는 것이

진팀이 아니라 이긴팀의 주장의 살아있는 심장이기 때문이다.

제물은 이 곳에서 가장 강한 사람의 가장 건강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심장은 엘 카스티요 내부에 있는 차크몰의 석상위에 바쳐지게 된다. 

 

 

 

 

유카탄 반도의 신기한 지형으로 지하로 연결되는 샘이 있는다.

이 것을 세노떼라 부르는데, 칸쿤에 수많은 세노떼가 위치해있다.

 

이 곳은 치첸잇사 유적지 내에 있는 곳으로 단순한 샘인줄 알았지만

미국의 탐험가가 수중으로 들어가면서 비밀이 밝혀졌다.

이 샘의 바닥에는 수많은 유골이 있었고 골격으로 보아 여자들의 것이었으며

가뭄이나 큰 일이 발생했을 때 제물로 바쳐졌다고 추정되고 있다.

 

 

 

 

유적지를 나오면서 보니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때다 싶어 다시 한 번 카메라를 들었다.

 

저 계단도 원래는 올라갈 수 있었지만,

몇년 전 한 외국인이 이 계단에서 굴러 추락사하는 사고가 일어나

그 뒤로는 계단에 오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전에 와보지 못함이 너무 안타깝다. 

 

 

 

 

하루 종일 더위와 싸우며 유적지를 돌아다녀서 너무 피곤했는데

호텔의 문을 여는 순간 침대위의 이 아이가 날 반겨준다.

넘 귀엽다! 난 이런 사소한거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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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빛의 칸쿤 카리브 해변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그냥 그 빛이 너무 아름답기만 하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기분 좋은 바다다. 칸쿤의 바다는.

 

 

 

 

 

 

하늘에서 본 칸쿤의 바다는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신비한 색깔이다.

지도에서만 늘 보던 7자 모양의 섬은 저런 모양이었고

저 곳에 발을 디딜 생각을 하니 두근거리기만 했다.

 

 

 

 

체크인을 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잠깐 쉬기 위해 방으로 들어왔는데,

잠깐의 쉴 틈 조차 주지않는 칸쿤의 해변이 또 나를 이끈다.

침대에 누워 바라보는 칸쿤의 해변-

 

잠시 해변을 걷기로 했다.

거짓말 같이 아름다운 칸쿤의 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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