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한달 그리고 일주일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

시간이 가는게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쿠바에 오기 위해서 혼자 많이도 준비했었다.

지난 일년간 나의 기준은 모두 쿠바였고, 이번에 드디어 발을 디뎠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추억들을 가지고 간다.

 

오늘 그 마무리를 해야한다.

 

 

 

 

아침부터 한국에서 가지고 갈 커피를 사러 나왔다.

오늘도 하늘은 참 맑고 카피톨리오는 항상 그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절반은 보수가 끝나서 말끔하니 참 예쁘다.

 

내년 쯤에 오게 된다면 삐까뻔쩍한 카피톨리오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다시 여기에 올 수 있을까?

 

 

 

 

 

 

비에하 광장에 있는 Cafe Escorial.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풍기는 커피 향이 너무 좋다.

한쪽에서는 열심히 커피를 볶고 있고 한 쪽에서는 열심히 갈고 있다.

 

이 커피가게는 유럽인들에게 소문이 나서 아침부터 줄을 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조금만 늦으면 커피가 없어서 못 판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나게 한다.

실제로 나도 아바나에 막 도착했을 때 친구와 사러 왔을 때 다 떨어져서 사질 못했다.

 

오늘은 토요일인데, 내일은 일요일이라 커피콩을 팔지 않는다. (커피는 판매한다.)

나는 어차피 내일 떠나기 때문에 상관이 없지만 경서오빠는 월요일에 떠나기 때문에 내일 사질 못한다.

그래서 여기 온 김에 경서오빠에게 줄 커피도 함께 구입했다.

250g 기준으로 콩은 3.25쿡, 갈아서 가면 3.5쿡이다.

 

맛은 꽤 괜찮다. 사온 커피를 지금은 거의 다 마셨다.

난 케냐에서 사왔던 AA를 정말 좋아하는데 내 입 맛에는 쿠바 커피가 조금 더 맞았다.

조금 더 사올걸 후회도 들긴하다.

 

 

 

 

 

 

대성당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재작년에 왔을 때는 여기 광장에 테이블이 많아서 사진이 가린다며 좀 마음에 안들어 했었는데,

이번에는 이 곳의 존재 자체를 잊었던 거다. 커피를 사고 집으로 가는 길에 표지판을 보고서 아차 싶어 찾아왔다.

 

마침 미사가 있는 시간이라 성당 내부에도 들어가봤다.

미사가 없는 시간이면 문도 닫혀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오늘 운이 참 좋다.

한국 단체여행팀을 만났는데 그냥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는데 멀뚱멀뚱 쳐다보고 마신다.

갑자기 뻘쭘해진 마음을 가다듬고 집으로 오는 길로 빠르게 걸었다.

 

길거리에 온통 꽃이다. 무슨 일이냐며 물어보니 내일 5월 10일이 어머니의 날이라고 한다.

지난번에 코코택시를 탔을 때 아저씨한테 어머니의 날이 언제냐고 물으니

아저씨가 너는 언제 떠냐나는 물음에 5월 10일 아침에 간다고 하니

넌 어차피 못봐~ 이러셨는데, 딱 5월 10일이 어머니의 날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보름가량을 함께 한 이오바나 아주머니인데 꽃을 챙겨드리고 싶었다.

아주머니가 조금 차가운 면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나의 온갖 질문에 모두 대답해주시고

거의 나를 직원처럼(?) 다루셨기에 여기가 나의 집 같다는 생각은 항상 들곤했었다.

예쁜 핑크색 꽃 두송이가 담긴 작은 화분을 구입했다. 아주머니한테 드렸더니 말을 잇지 못하신다.

더욱 좋아하셨던건 조화가 아닌 생화였다는 거다. 너무 고맙다며 진열장 맨 앞에 올려두셨다.

 

얼마전 아주머니가 생각이 나서 안부 메일을 보내드렸더니,

아주머니가 여기 너의 집이 있으니 언제든지 편하게 오라며 답장을 보내주셨다.

 

 

 

 

난 혼자 여행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돈을 좀 넉넉히 준비를 해왔었는데

친구를 만나고, 박수오빠와 류씨언니를 만나고, 경서오빠를 만나면서 엄청나게 많은 돈을 절약했다.

물론 내가 현지음식이나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서 모네다를 많이 쓴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이동식 환전상이 된 것 처럼 여기저기에 환전을 해주었는데 그래도 돈이 많이 남았다.

다시 환전하기에는 애매한 금액이라 일단 오늘 다 쓰기로 했다.

 

경서오빠와 만나고 오늘은 내가 못 가본 곳들을 둘러볼 예정이라고 했더니 오빠도 함께 하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혁명광장으로 고고! 이유는 저번에 들어가지 못했던 호세마르티 기념탑에 올라가려구!

 

막상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려니 계단을 올라가는데 1쿡, 기념관 안에 들어가는데 3쿡이다.

기념탑 안에 엘레베이터가 있는데 거기를 타고 올라가면 아바나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입장료를 주고 안으로 들어간건데 지금은 못 올라간다고 한다.

언제부터 못 올라갔냐고 물으니 2년 정도 되었단다. 그것도 모르고 찾아간거다.

어쩔 수 없이 1층에 마련되어 있는 호세마르티 기념관만 둘러보고 나왔다.

호세마르티의 생애, 업적, 그리고 여기 혁명광장의 조성까지의 기록이 있다.

 

 

 

 

 

 

밖으로 나와서 호세 마르티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데

오른쪽에 시엔푸에고스, 왼쪽에 체 게바라의 얼굴이 함께 위치하고 있다.

마치 호세마르티가 이 둘을 내려다보는 모습 같다.

 

아래로 내려가서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정말 안잡힌다.

마침 경서오빠가 코코택시를 한번도 타본 적이 없다고 하여 코코택시를 타기로 했다.

존레논 공원까지 협상을 하려고 하는데 택시메트로(기계)로 간다며 협상을 안하려고 한다.

보통 6~7쿡 정도가 나온단다. 입시름을 하기 싫어서 그냥 타기로 했는데

이것이 빙빙 둘러가는지 내릴때 보니 8쿡이 넘게 나왔다.

택시기사도 좀 민망했는지 8쿡만 받겠다고 한다. 으이구~!

 

 

 

 

 

 

가이드북에도 나와있지 않는 존 레논 공원을 찾아간 이유는 하나다.

피델 카스트로가 이 곳에 존 레논의 동상을 세우게 하였는데 관광객들이 늘어감에 따라

누군가가 계속 존 레논의 안경을 빼가는 바람에 계속해서 분실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안경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서 관리인을 두었고

관광객이 여기에 찾아올 때마다 나타나서 사진을 찍는 동안 안경을 끼워주고는

사람이 없으면 다시 빼서 보관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소 황당한 이 장면을 직접 보고 싶어서 찾아간거다.

 

우리가 도착해서 존 레논이 앉아 있는 벤치 앞으로 갔더니 한 쪽에서 책을 읽으시던 아주머니가 나오신다.

사진찍으러 왔냐고 묻는 말에 그렇다고 하니 가방을 주섬주섬 거리더니 안경을 꺼내신다.

그리고는 존 레논의 얼굴에 안경을 끼워주신다.

 

뜨거운 벤치위에서 잠깐 포토 타임을 가지고 일어섰는데

아주머니가 안경을 빼가시면서 이렇게 안하면 안경이 없어진다며 웃으신다.

우리도 이 장면이 너무 웃겼다 하하

 

 

 

 

 

 

재작년에 왔을 때 문이 닫겨서 들어가지 못했던 헤밍웨이 박물관을 가보려고

택시를 잡는데 다들 요금도 너무 비싸게 부르는데다 잘 모르기도 하다.

어느 아저씨가 안다며 가자고 해서 얼마냐고 물으니 8쿡이라고 한다.

이게 왠 횡재냐 싶어서 덥썩 택시에 올라타고 이동을 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헤밍웨이 박물관이 아니고 꼬히마르였다.

여기가 아닌데.. 아저씨는 여기에 헤밍웨이에 관련된 게 모두 있다고 한다.

에휴 어쩔 수 없지만 일단 왔으니 둘러보기로 했다.

잠깐 가이드로 변신을 해서 La Terraza 레스토랑과 꼬히마르 해변을 안내해줬다.

정말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헤헤

 

 

 

 

너무 더워서 3MN를 주고 마신 생과일 파인애플 주스.

물을 많이 타서 약간 연하긴 했지만 냉장고에 있던 거라 정말 시원하다.

단숨에 들이키고 다시 이동하기로 했다.

 

헤밍웨이 박물관을 갈 수 있을까 싶어서 택시도 섭외해보고 버스도 섭외해봤는데

결국 마음대로 되지를 않았다. 이미 너무 멀리와서 교통편이 변변치가 않다.

우리는 그냥 카피톨리오 쪽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버스를 탔다.

 

 

 

 

 

 

카피톨리오에 내린 다음 걷기가 싫어서 비시택시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짧은 거리라 마음의 부담을 덜고 슝슝~

 

점심을 먹으러 Crepe Sayu에 갔다.

와 오늘 노리코의 남편도 같이 있다! 왕 신기하다.

 

메뉴가 점점 더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고민 고민하다가 지난번에 먹었던 돈카츠로 주문!

오늘 먹은 돈까스는 지난번에 먹은 것 보다 고기가 훨씬 연하고 맛있다. 덥지만 달콤한 돈까스 소스가 꿀 맛이다.

노리코가 화요일에 스시를 만들거라며 꼭 오라고 한다. 그리고 아는 한국인들에게 소문도 좀 내달라고 한다.

흔쾌히 알았다고 대답을 했는데 나는 내일 떠난다. 키키

 

다시 비시택시를 타고 산호세 시장으로 갔다. 기념품 구입하러!

나는 꼬히바 시가 모양의 마그넷과 나무로 만든 목각인형을 구입할거라고 지난번에 왔을 때 찜을 해두어서

이번에 도착하자마자 이 것들을 사수하러 돌아다녔다.

 

지난번에 진이누님이 목각인형을 정말 싸게 샀다며 네고를 해서 2개 30쿡에 샀다고 했던게 생각이 났다.

그래서 그 금액을 기준으로 두고 작업에 들어갔는데 처음부터 1개 15쿡을 부르는 것이다.

으응? 첨부터 그렇게 싸게 부르다니ㅋㅋ 내가 10쿡에 하자고 하니깐 12쿡까지 해주겠다고 한다.

10쿡으로 해달라고 하니깐 그 가격에는 절대로 못 판다고 한다.

그래서 그럼 12쿡에 마라까(악기) 하나 선물로 해줘~ 했더니 오케이 한다.

아 정말 저렴한 가격에 잘 산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하다!

 

경서오빠는 작은 북이 2개 붙어있는 것을 골랐는데 그것도 처음부터 너무 싸게 불러서ㅎ

북에 작은 악기 2개정도를 선물로 받아서 왔다. 의외로 쉽게 잘 풀린다.

그리고 어설프지만 쿠바임을 보여줄 수 있는 작은 마그넷을 여러개 사왔다.

지금 내 방 냉장고에 붙여놨더니 자석이 약한지 계속 미끄러지면서 내려온다.

역시 쿠바는 뭔가가 부족한 것이 매력이야!

 

나가려는 길에 자꾸 머리를 땋으라고 붙는 사람들-

내 머리가 까만 긴 생머리이다 보니깐 욕심을 내는 사람들이 참 많다.

특히 꼬불꼬불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흑인들은 내가 어딘가에 앉아있을 때 와서

너무 예쁘다며 머리카락를 만져봐도 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을 정도이니.

속아주는 셈 치고 몇가닥만 하기로 하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머리를 맡겼다.

 

총 15센치 정도의 길이로 20가닥 정도를 했는데 1가닥에 1쿡, 고무줄이 개당 0.5쿡으로 총 30쿡을 달란다.

도둑놈도 이런 도둑놈이 없다 싶어서 못 준다고 계속 웃으면서 얘기가 오갔는데

직원은 자기는 지금 임신해서 돈 필요하다고 돈을 달라고 했고,

나는 금액에 대해서 들은 적인 없으므로 못 준다고 하니 20쿡만 달라고 한다.

그제서야 내가 돈 없다고 그랬더니 계속 경서오빠를 가리키며 돈을 빌리라고 한다 푸하하

마음씨 착한 경서오빠 또 돈을 빌려주려고 한다. 헤헤

내가 10쿡을 손에 꼭 쥐어주면서 이것도 많이 준거야~ 하니깐 입을 삐쭉삐쭉 거리며 돈을 받아간다.

머리 진짜 예쁘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하니 마음에는 안들지만 알았다는 표정으로 인사를 한다.  

 

 

 

 

말레꼰으로 가기 전에 잠깐 쉬고 있을 때 다니엘이 생각이 났다.

바라데로 이 후로 아직 다니엘을 만나질 못했다. 인사를 해야하는데 걱정이다.

그래서 방에서 다니엘에게 줄 편지를 쓰고 있는데 그 순간 누가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었더니 다니엘이다!

 

한국에서 손님이 오셔서 그 분들 모시고 다니느라 며칠간 집에 못 들어왔다는 거다.

잠깐 집에 들리면서 내 방에 찾아왔다고 한다. 너무 반가웠다. 못 보고 가는 줄 알았어!

 

나름 오랜만에 만난지라 얘기가 길어졌고, 경서오빠 방으로 찾아가서 다시 수다의 꽃이 피었다.

말레꼰을 가기에는 이미 일몰시간이 지났고 우리는 계속 안부를 주고 받곤 했다.

오늘 저녁에 Jazz Cafe에 다시 가자는 얘기가 나왔고 다니엘도 함께 가기로 했다.

대신에 손님들이 호텔에 있어서 다시 가봐야 한다고 Jazz Cafe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갑자기 우리에게 저녁을 먹었냐고 묻는 다니엘, 안먹었다고 하니깐 귀하디 귀한 신라면과 햇반을 챙겨준다.

이건 다니엘에게 더 귀한 음식일텐데 선뜻 우리에게 주다니 마음씨가 너무 예쁘다.

 

정말 고맙게 먹었다. 역시 한국음식이 그리울 때는 라면이 최고다. 너무 고맙다 정말.

(난 항상 여행을 다닐 때 라면을 챙겼지만, 이번에는 너무 바빠서 잊고 못 챙겨왔다)

 

아침에 이오바나 아주머니한테 내일 새벽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예약해달라고 했더니

저녁이 되었는데 예약을 못했다고 한다. 가격을 25쿡으로 너무 비싸게 부른다.

예전에 황미가 갈 때는 15쿡에 예약을 해주시더니.

내가 나도 15쿡 해주면 안되냐고 하니 그런 적이 없다고 말씀하신다. 에혀

일단 째즈카페로 가는 길에 택시기사들과 흥정을 좀 해보는데 도무지 흥정이 안된다.

다행이 마음씨 좋은 아저씨 한분이 20쿡에 해주시겠다고 해서 내일 아침 숙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문제는 택시비 15쿡과 공항세 25쿡을 제외한 나머지 돈이 15쿡 정도 남아있었고

그 돈을 경서오빠한테 오늘 밤 책임지라며 다 준 상황이 었는데 택시비에서 5쿡이 오버가 된거다.

경서오빠가 나한테 5쿡을 돌려줬다. 아 부끄럽다. 오늘 하루종일 돈을 그렇게 쓰고 다니더니 헤헤

결국 째즈카페로 오고 가는 택시비는 경서오빠가 모두 부담을 했다.

 

 

 

 

내가 째즈카페를 다시 찾은 이유는 Jazz en Trance 공연을 한번 더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갔을 때 5월의 라인업을 사진찍어 왔었는데 토요일은 이 그룹이 나온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 와서 보니 라인업이 바뀌어 있다. 아예 Jazz en Trance 이름이 보이질 않는다.

아마 다른 스케줄이 생겨서 일정을 모두 뺀 모양이었다.

아 이 밴드의 음악을 경서오빠한테도 들려주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우리가 조금 늦게 도착한지라 자리가 이미 꽉 찼다. 무대가 보이지 않는 쪽만 남아있다.

어떡하지.. 하면서 고민을 하고 있는 찰나 무대 앞의 테이블에서 사람이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그쪽으로 후다닥 달려가서 나가냐고 물어보니 그렇다며 앉으라고 한다.

우리의 아바나에서의 행운은 마지막까지도 계속 되었다.

 

먼저 나왔던 팀은 저번에도 나왔던 보컬팀이다. 찐한 음악들이 흘렀다.

 

 

 

 

째즈카페의 매력은 입장료로 낸 10쿡안으로 음식을 마음껏 시켜 먹을 수 있다는 것.

우리는 요즘 빠져있는 다이끼리를 주문했다. 살얼음이 들어간 다이끼리는 정말 최고의 칵테일이다.

가벼운 샐러드 하나와 먹으니 너무 좋다. 마지막은 역시 부까네로다.

 

중간에 누군가가 우리 테이블로 왔다.

옆에 호텔에서 머물던 다니엘이 우리의 약속을 지키고차 찾아온 것이다.

사실 오늘 다니엘의 입장료를 내가 내주고 싶었는데 이미 빈털터리의 상태라 생색을 낼 수가 없었다.

밥이라도 한 끼 사줬어야 했는데 지금까지의 고마움을 갚지 못한게 너무 마음에 남는다.

내년에 한국에 올 때 내가 거하게 한턱 낼께 다니엘!

 

 

 

 

뒤에 나온 메인 그룹 Real Project의 연주-

잘은 모르겠지만 실력은 상당한 것 같았다. 특히 드럼은 연주할 때마다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Trance처럼 시원하면서도 화려한 음악 스타일은 아니고 약간 다운된 분위기의 음악을 연주했다.

이들의 음악도 매우 좋았다. 다시 듣고싶은 음악도 있을 정도여서 녹음도 해왔다.

이 공연이 쿠바에서의 마지막 나이트 라이프였다.

 

그리고 아바나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이제 집으로 가서 짐을 싸고 나갈 준비만 하면 된다.

다니엘은 다시 호텔로 돌아간다고 한다. 나는 내일 새벽 출발이니 이게 마지막이다.

서로의 행운을 빌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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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스치기만 했던 아바나-

나에게 아쉬움만 가져다 준 그 작은 기억들을 정리해본다

 

미국을 참 싫어하는 나라 쿠바다.

그런데 이런 쿠바를 먹여살리고 있는 아이콘이 있으니

바로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인 헤밍웨이다.

쿠바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헤밍웨이를 잘 상품화 시켰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헤밍웨이가 예전에 살던 집을 찾아갔더니

중요한 국제회의가 있다며 입장을 막는다. 현재 그 집은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헤밍웨이가 낚시를 하러 갈 때 사용했던 배도 그대로 남아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향한 곳은 꼬히마르라는 마을이다.

큰 화려함 없이 아주 작은 마을인데, 이 마을이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란다.

 

 

 

 

 

 

 

 

꼬히마르에 있는 La Terraza라는 레스토랑.

헤밍웨이가 쉬어가던 그 자리다.

 

잠깐 앉아 커피라도 마시며 쉬어가려고 했더니

식사하지 않을거면 자리에 앉지 말란다.

 

 

 

 

 

 

꼬히마르의 요새가 있는 곳에 위치한 헤밍웨이 기념비다.

누군가 꽃을 가져다 놓았길래 물어보니 그 전날이 헤밍웨이의 생일이었단다.

 

그리고 한 때 꼬히마를 지켰을 요새가 남아있다.

 

 

 

 

 

 

까바냐 요새.

아바나 시가지의 건녀편에 위치한 요새로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나다.

낮에는 너무 땡볕이라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가고 싶었는데.. 일단은 지나쳤다.

 

 

 

 

 

 

쿠바의 대표적인 선물거리, 바로 럼과 시가다.

일반적인 물건이라면 길거리의 일반 상점에서 구입해도 되지만

하바나클럽 럼주, 꼬이바 시가, 몬테크리스토 시가 등은

반드시 국가가 운영하는 상점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일반 상점에서는 관광객을 상대로한 가짜제품을 파는 경우가 많단다)

 

엘모로 앞에 있던 국가상점을 방문했는데,

천장에 보이는 저 긴것이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가라고 한다.

 

사진 속의 정장입은 흑인이 호세 카스텔라르인데

그가 기네스에 올린 이 시가의 길이는 81.8m이다. (사진속의 저 남자는 마네킹)

 

 

 

 

쿠바의 또 다른 매력이다.

사회주의 국가로 아직 개방이 많이 되지 않았던 터라

아직까지도 신식 차량보다는 올드카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한대만 있어도 명물로 통할 이 올드카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색감도 어찌나 이쁜지 지나치기만해도 눈길이 가게 되어있다.

 

 

 

 

저녁에 랍스터를 먹으러 들렸던 데까메론 레스토랑.

소규모의 레스토랑은 국가에서도 개인운영을 허락해준다.

 

인테리어로 내부벽에 오래된 시계들이 가득 차있는데,

시간이 조금씩 다르게 맞춰져있었던 이유로

내가 갔던 8시쯤에는 거의 10분간 시계들이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쿠바에 가면 랍스터를 먹어보라더니 무슨 의미인지 알았다.

엄청난 크기에도 놀랬지만, 너무 쫄깃쫄깃하다.

 

 

 

 

밤에 다시 찾은 엘모로 요새.

낮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옛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타임머신을 돌린 것 같다.

 

 

 

 

예전에 스페인 식민지 당시에 행해지던 포격식을 그대로 하고 있다.

근위병들이 말을 타고 오고, 이 후 작은 퍼포먼스 등을 한다.

 

주위해서 봐야 할 점은 포격식의 포격은 단 한번이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게되면 하이라이트를 놓치게 된다.

 

 

 

 

쿠바에 왔으면 부에나 소셜 클럽을 봐야하지만,

다들 정적인 음악보다는 신나는 쿠바 댄스를 보기를 원했다.

 

작은 바에가서 살사를 배우면서 즐기는, 그런 것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공연을 보겠단다. 쿠바까지와서 또 한번 느끼는 아쉬움.

 

나의 마음을 돌려놓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쿠바에서 가장 유명한 살사 공연인 나시오날 호텔의 파리지앵쇼.

엄청난 쿠바 댄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들이 선보이는 파워풀한 댄스는 누워있던 사람도 일어나게 만들더라.

 

 

 

 

내가 머물었던 MELIA HABANA 호텔의 한 쪽 벽면에 카스트로의 사진이 걸려있다.

 

 

 

 

현지 업체의 배려로 내 방은 오션뷰, 주니어스위트룸이었다.

방이 굉장히 넓어서 혼자서 신나게 썼다.

 

 

 

 

 

 

잠깐 자유시간이 생겨서 아주 조금의 돈만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올드카를 가지고 있는 택시기사와 흥정에 실패하고

일반차량을 가지고 있는 택시기사와 함께 말레꼰으로 향했다.

 

굉장히 정적인 분위기의 아바나다.

 

난 아바나 같은 분위기가 참 좋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 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너무 즐거워보인다.

결코 평안하지 않지만 그래도 평안함을 찾고 있는-

그들이 존재하는 공간속에서,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언젠가 다시 이 곳을 찾아서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그들과 함께 어울어져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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