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전혀 계획에 없었던 제주도 여행이다.

작년 송년회때 대외활동엔 무관심한 나답지 않게 게임에 열심히 임했더니,

떡하니 국내선 비행기 티켓을 손에 쥐게 되었다.

 

엄마한테 자랑했더니 곧바로 "잘됐다 제주도에 벚꽃보러 가자"

 

그렇게 함께 떠나게 된 제주도 봄 여행.

마침 올해가 엄마 환갑이기도 해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오기로 했다.

그런데 부모님은 이 티켓으로 가시면 되는데, 김포에서 제주가는 비행기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문제는 부모님이 타고올 대구-제주 비행기도 없다는 것.

 

거의 한달 가까이 대기상태로 있다가 일주일 전에 가까스로 확약을 받고

우리가족은 제주공항에서 함께 만났다.

 

 

 

 

이틀전 일기예보에는 맑음이라 떠있었는데, 하루전에는 흐림으로 바뀌어 있던 제주날씨.

일기예보는 예보가 아니라 실시간이라는 것을 난 잊고 있었나보다. 휴우

어쨋든 비행기가 제주도에 도착할 때 쯤... 한라산을 보려고 일부러 왼쪽에 앉았는데

구름에 가져서 희미하게 흔적만 보인다.

 

먼저 렌트카를 인수해서 기다리고 있던 부모님을 만나고, 점심을 먹으러 이동!

원래 쥐치조림을 먹고싶었는데 저녁에만 운영한다고 해서 그냥 가까운 동문시장으로 이동했다.

회는 마지막날 저녁에 먹으려고 했는데, 주말저녁은 너무 붐빌 것 같아서 그냥 오후에 간거다.

 

올레수산으로 가서 모듬회(광어+부시리) 3만원, 딱새우 1만원, 매운탕에 멍게비빔밥까지.

와 정말 양 많고 저렴해서 세명이서 배터지게 먹었다. 아빠가 정말 이 가격이냐고 다시 물어보셨다.

대구도 회가 꽤 저렴한 편인데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왜 이렇게 유명한지 알겠더라.

(급하게 먹느라 사진이 읍따.... 정신차리니 흔적만 남아있더라.)

 

 

 

 

분명 가기 한달전부터 제주도 어디로 가고싶냐고 내가 물어봤었는데

우리 딸이 가자고 하는 곳으로 가겠다고 하신 부모님.

하지만 오늘 제주땅에 도착하니 엄마는 감귤농장에, 아빠는 한라산에 가고 싶다고 하신다.

그럼 성산앞에 있는 숙소랑 동선이 너무 떨어지는데...

 

어쩔 수 없지만 오늘은 예정대로 동쪽투어를 하고 내일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함덕서우봉해변.

 

구름이 낀 날씨이긴 하지만 바다의 색은 숨길 수 없다.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불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모래까지 날아와 얼굴을 때리는데... 색다른 추억이 되었다.ㅜㅜ

 

사실 3월말 전국이 강풍주의보로 사건사고가 나던 시기였는데 왜 하필 이때람.

다들 차에서 내리기 싫은데 억지로 다닌 아이러니한 여행이긴 했다ㅋㅋ

 

 

 

 

 

 

 

 

바람이 너무 강해서 가기 싫다는 엄마아빠를 이끌고 올라간 곳은 서우봉이다.

저번에 가을에 왔을 때 코스모스 밭이 있어서 너무 예뻣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인스타를 찾아보니 지금은 유채가 만발이라고 해서다.

 

둘레길을 걸어가며 바다와 유채꽃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데 정말 너무 예뻤다.

 

우린 강한 바람 속에서도 많은 사진들을 남기게 되었다.

머리가 다 날려서 쓸 수 있는 인물사진은 별로 없었지만...ㅠㅠ

 

 

 

 

바다와 유채꽃 밭을 배경으로 서계신 아빠-

 

 

 

 

그 다음 계획은 김녕해변과 성산일출봉이었는데 바람때문에 바닷가는 절레절레...

방향을 급하게 변경하여 벚꽃과 유채가 함께있는 녹산로로 가기로 했다.

 

그러다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에 동백꽃 군락지를 발견했다.

위미리나 카멜리아나 한 곳을 들릴 계획이었는데, 이미 조경수로 이렇게나 있으니 들릴 필요가 없었다.

인물사진을 찍는 다고 전체사진이 없는데... 꽤 긴 거리의 양쪽이 죄다 동백나무였다.

그 가운데에 차를 잠깐 세워두고 내렸는데 꽃도 제법 많이 펴있다.

 

너무 아름다우신 우리엄마, 찍은 사진을 보니 누가 꽃이고 누가 사람인지 구분이 안가더라.

 

 

 

 

 

 

 

 

 

 

차를 세워둘 곳으로 조랑말체험공원으로 갔는데, 어머 유채꽃 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유채꽃밭이 나타났다.

이렇게 큰 꽃밭이 있다니, 지금까지 본 곳 중에서 가장 큰 유채꽃 밭이었다.

정말 정신없이 이 속을 걸어 다녔다.

 

 

 

 

차는 다시 출발을 하고, 예전에 봤던 녹산로 길이 나타나지 않아 아빠한테 물어봤더니

"여기가 거기야" 네...?

 

올해 일찍 따뜻해져서 벚꽃이 일찍 폈다더니 여기는 이미 지고 있는 상태였다.

죄다 잎이 나버렸거나 꽃이 갈색으로 변해버려서 내가 보면서도 알아채지 못했던 거다.

벚꽃의 명소인데 이렇게 만나다니 너무나 아쉬웠다.

 

 

 

 

그나마 어느 지점으로 가니 조금 살아있었던 벚꽃나무.

마침 갓길 주차가 가능한 곳이 있어서 여기서나마 벚꽃놀이를 잠시 즐겼다.

 

 

 

 

지나가던 길에 잠깐 내렸던 성읍민속마을.

정말 잠깐 있다가 다시 이동했다. (사람이 한명도 없다...)

 

 

 

 

엄마가 귤나무 앞에서 사진 찍고 싶다고 하셔서 잠깐 세웠다.

천혜향보다 좀 더 큰 크기인데 껍질이 엄청 두껍다.

여기 말고도 길가에 이런 귤이 많이 있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하귤"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따뜻할 때도 열려있는건데, 먹기도 하지만 조경수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이제 숙소로 가는 길-

 

성산을 지나가야 되기 때문에 잠깐 광치기해변에 들렀다.

그 어느 곳보다 성산을 제대로 가깝게 볼 수 있는 장소이다.

예전에 여기서 가족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있어서 모두에게 따뜻했던 곳이었다

 

숙소로 들어가서 몸을 좀 녹인 후 가까운 식당으로 가서 해물칼국수를 후르릅.

오랜만에 가족끼리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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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 많이 무리한 탓에 푹 쉬고 나오고 싶었지만

아침부터 비소식이 들려오는 데다 가파도로 가는 배는 뜰지 안뜰지도 모른다.

일단 일찍 일어나서 나갈채비부터 마친 후 선착장 오픈시간에 맞추어 전화를 했다.

 

비가 오는데 배가 운항하는지-

다행이 바람이 많이 불지않아 배는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청보리가 필 시점이라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으니 빨리 모슬포로 오라고 한다.

급하게 준비를하고 모슬포로 향했다.

 

일찍 출발하느라 조식을 먹지 못하는 우리를 위해

사계2248 언니가 준비해준 따끈한 도넛츠와 못난이 귤을 가지고 출발!

 

가파도행 여객선의 표를 끊고 승선!

밖은 비와 안개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가파도로 들어갈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들어서 가만히 앉아있다.

못난이 귤을 하나씩 까먹는데 정말 꿀맛이다.

 

 

 

 

가파도에 대한 코스가 정확하게 나온 블로그는 거의 없어서 조금 막막한 느낌이었는데

막상 도착해서 돌아다녀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섬이 굉장히 작기때문에 코스 이런게 필요가 없다.

 

일단 내려서 해변쪽으로 걷다가 자연스럽게 A코스로 접어들고

청보리 밭을 바라보며 걷다가 마을을 둘러보는 B코스까지 보고 오면 된다.

천천히 걸어다녀도 2시간이면 충분한 산책거리다.

 

 

 

 

비가오는 게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생각보다 걸을 만하다.

바닷바람은 머리가 너무 날려서 좀 피하고 싶다.

조금 걷다가 안쪽으로 들어왔다.

 

 

 

 

예쁜 들꽃이 넓게 펼쳐져 있다.

오히려 비가 와서 더욱 더 생기있게 보인다.

 

 

 

 

 

 

 

 

 

 

 

 

푸른 빛의 청보리밭 가운데로 들어와서 싱그러움을 느껴보다-

넓게 펼쳐진 보리밭과 들꽃, 그리고 마을의 조화가 정말 아름답다.

꾸밈없는 가파도의 모습이 더욱 마음에 든다.

 

 

 

 

 

 

 

 

골목 골목은 제주도의 분위기가 물씬 난다.

돌로 만든 담장과 대문없이 보이는 마당, 조금씩 펴있는 꽃들.

달리 그림이 필요할까 싶은 모습이다.

 

 

 

 

 

 

가파도 맛집으로 선정합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는 듯하여 잠깐 요기나 하고 가려고 했는데

메뉴판을 보니 관광지 메뉴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저렴하다.

일단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본다.

 

소라+문어+홍삼(해삼) 1접시가 무려 2만원.

위의 사진은 사진찍기 전에 이미 정신없이 몇 점 먹은 상태로

양이 왠만한곳 3만원 접시보다도 더 많다.

신선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따뜻한 해물라면 한그릇.

뭍에서는 1그릇에 8천원하는 해물라면이 여기서는 4천원이다.

물론 전복과 같은 화려한 해물은 없지만 큼직하게 썰어넣은 소라와 문어가 기가막히다.

이모님의 비법이 담긴 공기밥과 함께 한그릇을 뚝딱했다.

예상치 않게 여기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마쳤다.

 

 

 

 

본격적인 보리싹이 나오기 전이었는데 만난 예쁜 아이다.

 

 

 

 

 

 

 

 

가파도에서 푸르름을 보며 절로 마음이 상쾌해진다.

비가 와서 오히려 기분이 좋았던 날이다.

 

 

 

 

 

 

 

 

주상절리와 쇠소깍을 빠르게 패스하고 간 곳은 한마음식당.

표선의 세화리에 위치한 곳인데 지인의 추천으로 간 곳이다.

저녁 영업시간은 17:00시 부터인데 꼭 전화를 하고 가라고 해서 전화를 드렸고,

인원과 예상도착시간을 말씀드렸더니 준비를 해두셨다.

 

16:50분에 도착을 해서 안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식사를 준비해주신다.

갑자기 엄청난 인파가 모여들더니 17:00시가 되니 오늘 예약이 마감되었다며 더 받지 않으신다.

엄머 이런 곳은 처음이야!

 

돼지고기와 멜젓의 조화는 말할 것도 없지만 제주도 분들이 손맛이 정말 좋으신 것 같다.

어딜가도 반찬이 너무 맛있다. 나는 원래 반찬을거의 안먹는데 여기서는 더 추가해서 먹었다.

따뜻한 공기밥과 시래기국도 너무 너무 좋았고.

 

1인분에 9천원이라는 착한 금액을 뒤로하고 계산을 하는데 금액이 덜 나왔다.

말씀을 드리니 멀리서 왔으니 공기밥은 서비스로 주시겠다고 하신다.

한마음식당 뿐만 아니라 이번에 다녀왔던 곳들 모두 인심이 너무 좋으시다.

이래서 내가 제주도를 찾지 않을 수가 없다. 따뜻한 곳이다.

 

 

 

 

 

 

 

 

전 날 가려고 했다가 코스가 맞지 않아 다음날로 미뤘던 곳이다.

유채꽃과 벚꽃이 함께하는 유일한 길 "녹산로"

4월 첫째주 딱 일주일 간만 볼 수 있는 귀한 거리이다.

 

공항으로 가는 중에 일부러 이쪽으로 들린건데

비가 오는데다 해도 지고 있어서 제대로 못 볼 것 같아 걱정을 했는데 기우였다.

 

이 아름다운 봄 꽃 색을 어떻게 가릴 수 있을까.

가시리에서 부터 정석항공관까지 차를 달리는 동안에

길인지 어딘지를 달리고 있는지를 모를만큼 아름다운 거리였다.

이 곳을 달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아쉬웠다.

곧 끝나버릴 것 같아서.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제주도 봄여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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