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베란다 밖으로 바다가 보인다.

 

어젯밤은 무시무시했는데 지금은 평온한 아침이었다.

숙소에서 제공해준 컵라면을 하나씩 끓여먹고 아침일찍 체크아웃을 하고는.

고내리의 바다를 보러나갔다.

 

 

 

 

 

 

 

 

사진으로는 참 좋아보이는 날씨이지만 정말 바람이 매썹게 부는 날이었다.

한시간 정도를 곱게 단장하고 나간거였는데 문을 나서는 순간 바람으로 산발이 되었다.

게다가 원피스를 입었더니 자꾸 뒤집어지려고 해서 정말 고통스러웠다.

 

아무튼 힘들게 힘들게 방파제로 나가서 고내리 인증샷을 찍긴했다.

 

오늘은 서쪽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일단 버스를 타고 위로 올라가야 한다.

정말 웃기지만 무계획으로 제주도에 왔기 때문에 갈 곳은 숙소밖에 없었던 이유로

갈 곳을 찾아야 한다.

 

계속 핫플레이스를 찾던 중 아침댓바람부터 예쁘다는 카페를 찾아가기로 했다.

동선이... 가는 길이라... ㅎㅎ

 

 

 

 

 

 

 

 

 

 

 

 

정말 비주얼이 어마어마한 카페였다. 이름은 니모메 빈티지 라운지.

앤틱한 소품들로 꾸며놓은 곳으로, 지하에도 색다른 공간이 있다.

 

커피와 티라미수를 주문해놓고, 구냥 둘러보기에 바빴던 듯.

 

재밌는 건 우리 앞에 온 세명이 있었는데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사진만 찍다 갔다는거다.

셋이서 말은 안하고 본인 셀카와 인테리어를 찍는데 정말 여념이 없었다.

나중에 친구가 화장실에 갔더니 나오지는 않고 안에서 계속 셔터소리만 들렸다고.

돈주고 온 곳이니 뭐라하긴 좀 그렇지만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우리가 한시간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들은 우리 뒤에 갔다는 것!

 

 

 

 

다음엔 어디로 갈까 하다가 지도에서 이호테우가 보이길래 여기로 가보기로!

제주도는 웬만큼 다 가봤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안 가본 곳이 많다.

금능도 그렇고 이호테우도 그렇다.

 

거리가 2.4키로정도? 가까워 보이길래 시작한것도 끝도 없다.

중간에 공사도 하고 길도 끊어지고... 나름 험난한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이다.

오른쪽에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지만 한라산은 선명하게 보인다.

 

아무튼 노래를 부르고 수다를 떨며 결국은 이호테우에 도착했다.

 

 

 

 

건진 사진이라고는 이 한 장 뿐이다.

생각보다 너무 힘들게 온데다, 말 등대까지도 너무 멀었다.

더 싫었던 건 빨간말과 하얀말은 각각 다른 방파제게 있었다는 것.

 

가까이 가보지는 못하고 해변가에서만 보다가 왔다.

 

점심은 예전에 갔었던 용출횟집에 다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카카오택시를 불러서 타고 이동을 했는데

니모메에서 이호테우까지 걸어왔더니 아저씨가 너무 놀라신다. 어떻게 왔냐고ㅋ 몰라요ㅠ

 

암튼 택시를 타고 거의 도착할 때쯤 아저씨가 막 웃으시며 방금 들어온 호출이 용출횟집이란다.

택시가 횟집앞에 딱 서니 이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이 있고,

그 손님을 배웅하던 주인 아저씨가 우리더러 여기오는 거냐며 막 웃으신다.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

 

 

 

 

 

 

 

 

전복 전복 전복 초밥 초밥 초밥

사실 여기를 다시 찾은 이유는 쌈을 싸먹는 초밥때문이다.

사랑하는 전복을 모두 해치운 후에 돔 회가 나오고, 초밥과 함께 쌈을 싸먹으니 기가 막히다.

 

여긴 너무 비싸니깐 3년에 한번 오는 것으로.. 헤헤

 

 

 

 

 

 

 

 

버스를 타고 드디어 동쪽으로 넘어왔다.

월정리를 처음 왔던가. 굉장히 익숙한 동네 이름이라 나도 모르게 왔던 곳인줄 착각을 했던 것 같다.

골목을 걸어보니 이렇게 상업적으로 활성화가 된 곳은 제주도에서 못 봤던 것 같다.

 

우리가 여기서 내린 이유는 책다방에 가기 위해서다.

제주도에서 쉬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인데 조용하니 정말 좋다.

맛있는 홍차라떼와 당근케익을 주문하고 우리도 책을 골랐다.

 

정말 좋은 책들이 많았는데,

난 독서실 타입이라... 글이 많은 건 도저히 읽혀지지가 않아서

나의 선택은?

 

신과 함께ㅋㅋㅋ 오랜만에 보니 또 재밌다.

 

아무리 찾아봐도 책다방 사진이 없어서 수경이 사진을 몇장 썼다.

생각해보니 이 때 과식으로 배가 너무 아파서 혼이 반쯤 나간 상태라

사진을 못 찍었었다는 슬픈 이야기가...ㅠ.ㅠ

 

 

 

 

월정리의 바다.

제주도 치고는 바다가 덜 예쁜 편이긴 하다.

오늘 하루 종일 흐려서 꾸물꾸물하긴 했지만 이 때부터 핑크함이 조금씩 나타나긴 했다.

 

 

 

 

 

 

달빵에서 에끌레어 몇개를 사고 유월로 향하는 길.

 

분홍분홍 핑크핑크한 하늘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너무 예쁘다.

김대표님이 밖에 나와 계시길래 인사를 드리니 하늘이 너무 예뻐서 나와 계셨다고.

 

 

 

 

유월 그리고 열두마루.

내가 제주도에서 최애하는 숙소이자 세번째로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인기폭발이라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지만.

따뜻한 김대표님과 최솁님 덕분에 제주도에 올 때마다 늘 생각나는 곳이기도 하다.

 

카페에 들어서니 벽면에 폴라로이드 사진이 가능하다.

여기서 내 얼굴을 찾는데 정말 1초가 걸렸다.

어머... 이 사진이 그대로 있다니.

정말 눈물날 뻔 했다. 나의 추억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아서.

 

 

 

 

뜨문뜨문 온 방문객인지라 기억해주실지 몰랐는데 얼굴도 기억해주신다.

시원한 차 한잔과 고소한 쿠키로 제각기 재밌는 에피소드를 풀어놓는다.

 

그렇게 또 둘째날 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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