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동안 다녔던 회사를 퇴사했다.

솔직히 그만둘 생각은 없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다.

회의감이 많이 들었고, 자존심도 상할대로 상했고, 자존감이 이렇게 떨어진 적이 있었을까 싶은 정도였다.

이것조차 내 인생 흘러감의 일부일 것이다. 난 부끄럽지만 거기서 한 발을 물러선 것이고.

물러선 대신에 두 발을 더 디딜 방법을 찾아야 했다.

 

사실 2년 반 전에 가장 가고싶었던 장소였던 쿠바를 원없이 다녀온지라 가고싶은 곳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장기간으로 어딘가에 떠날 수 있는 시간은 없을 것이란 걸 알기에

정말 후회없이 떠날 수 있는 곳을 알아봤다.

 

꼭 가보고 싶었던 꿈의 여행지 오로라 VS 또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스쿠버 다이빙

 

고민하던 날 건너건너 아는 분이 보내준 사진 한장이 내가 갈 곳을 결정해주었다.

거북이와 헤엄치는 보홀 바닷속 세상이 눈에 보였고, 최소 4일이 필요했기에 그래! 여기!를 외쳤다.

그러고는 다이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찾아보았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같은 기간에 보홀로 떠나는 강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두번의 수영장 수업을 거쳐 드디어 보홀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실은 세부행도 싫었고 4시간 30분을 가는 국제선이라 진에어도 타기 싫었는데...

일행과 같이 간다고 당시에 가장 저렴한 비행기였던 진에어로 예약을 했다.

이유야 어쨌든 이제는 가야만 한다.

 

오전 8시 20분 비행기인데 공항리무진이 너무 빨리 달려서 예상보다 빠른 5시 40분에 공항에 도착했다.

카운터에 비상구 좌석이 남아있을까요? 아무 기대없이 물어봤는데

어머나! 비상구 창측 좌석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대박 대박.

 

갑갑할까봐 걱정 잔뜩 갔으나 비상구좌석에서 널널하게 갔다. 감사합니다!!

 

 

 

 

눈이 쌓여있던 인천공항을 떠나 구름위로 올라서니 파란 하늘이 눈부시게 이쁘다.

 

 

 

 

기내식.... 냉동이야.

멸치주먹밥 맛있게 만들어놓고 얼려서 줬어. 하아 이 시리고 베어먹기 불편해.

녹여먹어야 맛있는 기내식.

 

세부 공항에 내렸더니 다른 나라에서 온 비행기도 비슷한 시간에 도착을 했는지

입국장에 외국인들이 가득하고, 검역소 넘어까지 줄을 서있다.

입국심사가 그리 느리지도 않은 것 같은데, 밖으로 나오기까지 한시간 이상은 걸린 듯하다.

벌써부터 진이 빠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나오자마자 유심칩을 구입했는데, GLOBE와 SMART에서 호객을 하고 있다.

GLOBE는 7일 다음 프로모가 15일짜리인데, SMART는 10일짜리 프로모가 있다.

우린 10일 여행이므로 SMART에서 10일 프로모 500페소에 구입을 했다.

택시를 타고 오션젯을 타러 PIER1으로 고고!

 

 

 

 

 

 

입국심사 지연 덕분에 우리가 예약한 2시 오션젯은 아슬아슬하게 놓쳐버리고,

3시 20분 출발로 표를 다시 바꿨다. 짐을 붙이고, 항구세를 내고 안으로 입장.

대기하는 동안에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2층 카페테리아에서 현지식 HUMBA를 주문했다.

돼지고기를 간장소스에 찐 요리인데 별건 없지만 달달하니 맛있다.

130페소이니 우리돈으로 2800원 정도이다.

 

 

 

 

 

 

보홀까지는 오션젯으로 약 2시간 정도가 걸렸다.

탁빌라란 항구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오늘 한 일은? 이동ㅋㅋㅋ 정말 하루종일 이동만 했다.

 

보홀 가실 분들~ 무조건 보홀 직항타고 가세요!!

오션젯비용 + 택시비용 +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 = 오션젯 직항 비행기

비행기 요금이 보통 10만~20만 차이나는 것 같던데,

하루를 벌 수 있고 여행의 질이 달라질 것 같네요~ 가장 후회하고 있는 부분이네요ㅠ

 

 

 

 

 

 

탁빌라란 항구에서 숙소까지 30분 정도 걸린 듯하다.

저녁먹으러 알로나 비치로 나와서 맛집 탐방중~

우리가 간 곳은 ISIS THAI 레스토랑.

 

사실 현지인들에게도 여럿 맛집을 물어봤지만 죄다 그릴요리를 추천해준다.

관광지여서 이것 말고는 별로 먹을게 없다고 한다.

우리도 모르고 첫째날에는 이걸 먹긴 했는데... 한번 정도 경험정도면 좋을 듯 하다.

라푸라푸, 새우, 오징어, 옥수수 등등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소요시간 1시간, 가격대비 불만족. 안가안가.

 

생각보다 배가 안차서 오는 길이 "포장마차"라는 한식집에서 라면 한그릇을 후르릅.

 

사진을 보면 내가 이 날 얼마나 피곤했고, 귀찮았는지를 보여준다.

카메라를 들었던 시간은 오션젯 항구 대기시간 뿐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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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아침,

조식이 불포함이라는 얘기를 듣고 근처 조식레스토랑 탐방에 나서려고 했지만

우리 리조트 바로 옆에 SHAKA라는 멋찐 헬시푸드 레스토랑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SHAKA는 비건 레스토랑인데 조식으로는 요구르트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나는 요구르트는 안 좋아해서, 팬케익으로 주문~

다른 분들은 요구르트 볼을 주문!

 

시간이 엄청 오래걸린다. 그 이유는 비쥬얼에서 알게되었다.

망고를 한조각 한조각 곱게 썬 후에 저렇게 아트를 하는 것이다.

너무 좋았지만, 그 다음에 찾아왔을 때는 시간이 너무 걸려서 아트를 좀 빼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뭐 어쨌든, 아침부터 기분 좋은 식사로 든든하게 출발!

어디로? 다시 우리가 머무는 리조트로ㅎ

 

 

 

 

 

 

우리가 머문 곳은 팡라오 리젠트 파크 리조트이다.

알로나까지는 약 10분~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고

장점이라면 주변에 마사지 샵이 많고, 맛집 바우와 가깝고, 저녁에 매우 조용하다.

 

객실이 눅눅한건 조금 아쉬웠지만 1일 3~4만원대로

이 정도 시설에서 이 정도 서비스를 누린다는 것은 굉장한 이점이다.

추가로 직원들도 매우 친절하다!!

 

 

 

 

오늘 우리의 할일은 수영장이다.

다이빙을 한다고 래쉬가드만 잔뜩 들고 왔더니 수영할 때 너무 답답했다.

수영장에서는 수영복이다... 다음에는 잘 챙겨 와야지.

 

꽤 넓은 수영장과 잘 관리된 수질, 라이프 가드까지 나무랄데가 없는 곳이다.

맑은 하늘은 덤이다.

 

 

 

 

뒹굴뒹굴하다가 칵테일을 주문!

프로모션으로 99페소에 판매하던 오이 레모네이드 쉐이크와 망고 쉐이크,

그리고 필리핀의 매력쟁이 할로할로까지~

 

할로할로는 팥빙수 같은 음료인데,

이 안에 들어있는 젤리같은 한천, 자색고구마 아이스크림이 매력포인트다.

 

 

 

 

수영장에만 있다보니 너무 답답해서 근처 해변으로 놀러가기로 했다.

두말루안 비치에 있는 보홀비치클럽 BBC 레스토랑이 맛있다고 해서 점심도 먹을 겸 가보기로 했다.

 

숙소 바로 앞에 트라이시클이 쪼로록 대기를 하고 있었고

두말루안 비치까지 100페소에 합의 완료!

 

 

 

 

 

 

 

 

 

 

두말루안 비치입니다.

수초가 있는 까만색 부분 전까지의 깊이가 허리까지 밖에 오질 않는다.

동네 꼬마들이 잔뜩있다. 꼬마들의 놀이터인 듯하다.

 

 

 

 

보홀비치클럽은 입장할 수 있는 정원이 있는데, 오늘 이미 꽉찼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두말루안 비치 클럽에 자리를 잡았다.

 

면요리와 생선, 양념된 치킨, 망고쉐이크를 잔뜩 시켰는데

전날 밤에 먹은 ISIS 레스토랑에서 지불한 돈의 반값밖에 되질 않는다.

왠지 어제는 바가지를 잔뜩 썼던 것 같기도 하고.

 

 

 

 

요것이 이번에 함께한 나의 물놀이용 짐이다.

면세점에서 배럴 워터레깅스와 방수가방을 샀는데 할인 받으니 단돈 3만원. 땡잡았다.

그리고 큰맘 먹고 산 스노클과 마스크. 그리고 짭프로까지.

 

여행간다고 돈을 이렇게 많이 써본것도 첨인 것 같다.

평소에 물놀이를 다녔으면 모르는데, 수영도 못하니 뭐든지 새로 구입을 해야만 했다.

대부분 저렴하게 산 것 같은데 합계를 내보니 어마어마 했다.

뭐 물놀이 가는 기분은 한껏 내어 봤다.

 

2시가 넘어가니 구름이 몰려온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물놀이를 좀 하려고 짭프로를 들고 물속에 뛰어들었다.

잔챙이 같은 물고기들이 종종 보였고 시커먼 수초들이 잔뜩 있다.

목표는 짭프로의 방수테스트였으니, 문제없음을 확인하고 물놀이를 종료했다.

 

다시 숙소로 가려는데 딱 한대 보이던 트라이시클 아저씨가 자꾸 150페소를 달라한다.

올때 100페소에 왔다니깐 원래 갈때는 150페소라며ㅋㅋ 자기 밖에 없는 걸 아니깐 절대로 안깍아준다.

근데 갑자기 나타난 지나가던 트라이시클 아저씨가 자기가 100페소에 태워주겠단다. 땡큐!

원래 흥정하던 아저씨가 이 아저씨한테 모라한 것 같긴 했다ㅜ

 

 

 

 

 

 

다이빙을 같이 했던 친구가 물어봤다. 왜 유아용 시계를 차고 다니냐고ㅋㅋ

요것은 모기 퇴치용 팔찌와 발찌인데 효과가 상당하다.

(이마트 등산용품 코너에서 구입! 엄마가 놀러간다고 사줬다.)

 

모기가 별로 없을 시기이기도 했지만, 같이 다니던 일행들이 모기에 계속 물렸는데

난 평소 모기 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0일동안 단 한방도 물리지 않았다.

 

 

 

 

"포장마차"가 있던 골목에 깨끗한 음식점들이 많아서 그 쪽에서 현지식을 사먹었는데 하아 다 맛없다.

 

필리핀 퓨전 음식점에서 국물이 간절하여 간사이식 누들을 시켰더니 깔라만시를 잔뜩 부려놔서 시큼..

배가 계속 고파서 그 옆에 일식집에서 성게초밥(우니스시)을 시켜먹었더니 너무 맛있어서

아쉬운 마음에 해산물라면을 또 시켰는데 괜히 시켰다. 이것도 맛없당..

돈만 많이 나오고 실속없는 저녁식사가 이어졌다.

 

실은 바우에 가려고 했었는데 우리가 도착한 날은 수요일이라 휴무,

이 날은 월말이라 휴무... 바우는 언제 갈 수 있을까.

나도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싶다!! (GRILL 요리 말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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