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아나해변'에 해당되는 글 1건

  1. 한 달 동안의 쿠바 - 바라코아 (리오 토아, 마구아나 해변) 2015.06.30

바라코아가 정말 아름답다는 이야기는 참 많이 들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뭐가 아름다운건지를 전혀 모르고 온 우리였다.

 

숙소 주인인 기예르모 아저씨에게 다음날 일정에 대해 긴급SOS를 하니

블랑카 해변도 예쁘지만 바라코아에서는 마구아나 해변이 가장 예쁘다고 하신다.

그래서 우리도 마구아나 해변으로 가기로 결정!

 

비냘레스와 마찬가지로 바라코아도 택시 삐끼가 참 없다.

박수오빠가 길을 걸을 때 마다 "딱시~ 딱시~"라고 불렀는데

운이 좋은건지 어이가 없는 건지 얼떨결에 누군가가 택시필요하냐며 말을 걸어왔다.

 

내일 일정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마구아나만 가면 15쿡, 블랑카 해변도 가면 20쿡이라고 한다.

두군데 모두 가겠다고 하니 토아 강(Rio Toa)은 어떠냐고 물어본다.

우린 정보가 없어서 어떤 곳이냐고 물어봤더니 보트를 타고 강을 둘러보는 것이라고 한다.

너무 좋다. 토아강도 가면 얼마냐고 하니 20쿡이라고 한다.

오케이! 내일 아침 9시에 출발하자고 약속을 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여 삐끼에서 전화번호를 달랬더니 전화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약속은 무조건 지킨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어쩔수 있나,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을 수 밖에-

 

 

 

 

다음날, 아침식사를 하러 옥상으로 갔다.

박수오빠와 류씨언니가 선뜻 나에게 오션뷰 자리를 허락해줬다.

조금밖에 보이지 않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아침식사는 굉장히 기분이 좋다.

 

모든게 마음에 들었던 숙소이지만,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바로 아침식사다.

빵과 계란, 과일, 주스, 커피, 핫초코 등 여느 까사들과 다를바가 없었지만

이상하게 이 곳의 주스는 달지가 않다. 물어보면 천연주스(natural)라서 그렇다고 한다.

분명 다른 까사들도 천연주스일건데 조금 이해하기가 어렵다.

 

빵, 햄, 치즈는 퍽퍽한게 질이 썩 좋아 보이질 않는다.

이건 아마 바라코아의 식량사정이 안좋아서 그런듯. 숙소 탓은 아닌 것 같다.

 

마지막으로 바라코아의 특산물(?)인 핫초코!

정말 천연 핫초코다! 맛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같은 초콜렛 향에 무맛이다.

여기서 아침을 준비해 준 여자애에게 물어보니 원래 이맛이 맞다고 한다.

이 초코렛에 설탕과 우유를 넣으면 우리가 아는 밀크초콜렛이 나온다!

제조를 해봤더니 그제서야 맛있고 진한 핫초코가 완성되었다.

 

 

 

 

바닷가로 가기위해 분주한 우리들. 기예르모 아저씨가 차가 도착했다고 알려준다.

박수오빠가 먼저 나가서 인사를 하고 오더니 역대급 택시가 왔다고 한다.

 

지금까지 멀쩡한 차량이 없었기에 순간 좋은 차로 생각하고 나갔던 나, 아무리 둘러봐도 승용차가 없다.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 때 쯤 그제서야 쓰러져가는 트럭 한 대가 눈에 들어온다.

이 건 정말 역대급이었다. 굴러갈지가 의문이었다.

 

 

 

 

다행이 잘 굴러간다. 비포장 도로를 마음껏 달리는 중이다.

너무 신나서 단체사진 한 컷!

 

 

 

 

 

 

우리가 도착 한 곳은 토아강(Rio Toa)에 위치한 보트타는 곳이다.

차에서 내려서 들어가는데 여느 쿠바와 다를 것 없이 무수한 닭들이 공원을 돌아다니고 있다.

 

여기 사장아저씨가 닭 한마리를 안고 있다. 그런데 닭의 발을 묶어 두었다.

아저씨한테 왜 발을 묶어놨냐고 물어보니 너무 잘생겨서 묶어 놓았다고 한다.

무슨 의미지?? 아마 병아리가 너무 많이 생겨서 그러나 보다.

 

 

 

 

 

 

가이드를 안내받고 보트를 타고 강 투어를 하기로 했다. 1인당 3쿡.

노를 저어서 토아강을 둘러보는 건데 햇살은 뜨겁지만 물 위를 지나가는 것이 은근 좋다.

 

바라코아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엄청나게 많은 강의 이름을 볼 수 있는데

우리가 지금 있는 토아강이 가장 크고 길다고 한다.

다니면서 경치도 보고, 빨래하는 사람들도 보고.

 

 

 

 

 

 

 

 

 

 

맑은 하늘이 강에 반사되는 것을 보아하니 물이 그리 깨끗하지 않겠구나 싶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생각보다 깨끗하다.

수심은 낮지만 수초들은 맑게 다 보인다.

 

보트 위에서 보는 풍경이 좋아서 음악을 틀었다.

내가 좋아하는 "비긴 어게인" 영화의 주제곡을 틀었는데 가이드는 당연히 이 노래를 모르고,

박수오빠와 류씨언니는 한국을 떠난지 오래되어서 이 노래를 모른다.

아, 비긴어게인을 모르다니. 나의 입장에서! 너무 안타깝다ㅋㅋ

 

 

 

 

 

 

 

 

 

 

보트투어가 끝나고 가이드가 안내해준 것은 바로 카카오다.

처음에 도착했을 때 부터 약간 느낌은 왔었지만 이 곳의 나무가 모두 카카오 나무였다.

잠깐 설명을 해주는데, 나무의 카카오 열매를 따서 뚝 자르니 안에 하연 것이 나왔다.

 

향을 맡아보라는데 벌써부터 초콜렛 향이 가득했다. 먹어보라고 해서 먹었는데 엄청 큰 씨가 나온다.

씨를 가린 후 열매를 말리면 까맣게 변하고 이것을 뭉치면 생 초콜렛 덩어리가 나온다.

역시 향을 맛으니 강한 초콜렛의 향기가 난다.

 

이것으로 우리가 알고있는 맛있는 밀크초콜렛을 만들기도 하고,

카카오오일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고.

딱딱하기 때문에 부부사이가 안좋을 때 무기로도 사용한다고 한다. 키키

 

예상외로 너무 좋았던 토아 강 투어다.

가이드에게 고마움의 의미로 1쿡 팁으로 전해줬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드디어 마구아나 해변이다.

에메랄드 빛 해변은 아니지만 맑은 청록색으로 정말 아름답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파도가 다른 곳에 비해 강한 편이었는데 이게 또 놀기에는 너무 좋았다.

 

멋드러진 감나무(노란잎이 있는 나무) 아래를 자리잡았고,

박수오빠가 둘러보더니 꽤 멋진 더블침대, 싱글침대를 만들어 주었다.

베게는 무려 카카오 껍질이다.

 

신나게 해수욕을 하다가 지쳐서 감나무 아래에 누워 쉬는중-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파도소리가 너무 좋다.

 

한가지 안좋은 점이 있다면, 잡상인 정말 많다.

일정한 수입이 없으니 뭔가라도 계속 팔려고 오는 현지인들이 너무너무 많다.

꿀에 절인 땅콩은 내가 좋아서 사먹었지만 악기, 과일, 기념품, 심지어 유로화까지.

팔 수 있겠다 싶은건 모두 가져와서 판다.

 

사정은 딱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사주기에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필요가 없다.

정중히 사양하지만 간청하는 듯한 그들의 눈빛이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이 날은 블랑카 해변까지 가기로 했었는데 커뮤니케이션의 미스인지 포함이 안되있다며

거기까지 갈거면 돈을 5쿡 더 내라고 난리다. 우리는 분명 약속을 했다고 하니 안믿는다.

결국 어제 만났던 삐끼를 만나서 확인하기로 했는데 삐끼도 다른 말을 해댄다.

우리는 너희가 약속을 어겼으니 15쿡만 주겠다고 하니 상대방도 열받았는지 화를 엄청 낸다.

그럼 20쿡을 주면 블랑카 해변까지 가겠다고 하니, 이번엔 택시기사가 기분나쁘다며 안간다고 한다.

그렇게 블랑카 해변으로 가는 일정은 취소되었다.

택시기사에게는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오해를 풀고 헤어졌다.

 

 

 

 

점심을 먹으려고 시내로 들어와 피자집에서 피자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냐고 물어보니 앞에 있는 이 건물이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것이다.

피자를 단숨에 먹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갔는데, 도대체 주문을 받으러 오질 않는다.

직원을 찾으니 그저 기다리라고만 얘기를 한다. 우리보다 한참 먼저 온 사람들도 기다리고만 있다.

 

한 20~30분 정도 흘렀을까.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일어나서 나간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아이스크림이 다 떨어져서 오늘은 영업 마감을 한다고 한다.

에효... 그래 여긴 쿠바였다. 나 혼자 화를 낸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에효

 

 

 

 

쿠바에 있는 슈퍼에 가보면 한가지 신기한 것이 물과 음료는 없어도 술은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터미널, 주유소 등의 매점에도 럼주와 맥주는 있어도 물과 음료수는 없다.

바라코아에서도 음료수를 사겠다고 몇군데 슈퍼를 들어갔는데 도대체 팔지를 않는다.

 

아이스크림을 먹겠다는 의지 하나로 다른 사람들에게 아이스크림 파는 곳을 다시 물어보니

Casa de Chocolate로 가라고 한다. 여기도 아이스크림을 판다고.

 

그래서 갔는데 여기에 들어오는 아이스크림은 아주 소량이라고 하며

대부분 오전 중에 모두 팔린다며 지금은 없다고 한다.

찌는 듯한 더위에 너무 힘들어서 잠시 자리에 앉아서 메뉴를 보니

보통 1~1.5쿡하는 음료수가 여기서는 단돈 8MN인 것이다.

 

이거다! 싶어 주문을 했더니 Hola라는 브랜드의 처음보는 음료수를 준다.

알고보니 쿠바에는 음료수 회사가 3개가 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Monte Ciego는 쿡으로 거래하는 음료 브랜드이고

나머지 2가지는 현지인들이 먹는 MN로 거래하는 회사라고 한다.

이 Hola 역시 현지인들을 위한 음료수였던 것이다.

맛은 그리 차이가 없지만 기분탓인지 유독 달게 느껴졌던 것 같다.

 

 

 

 

 

 

내일 산티아고로 가는 비아술을 예약할 까 싶어서 걸어가던 중 재미있는 까사 표지판을 발견했다.

접시 그림 옆에 실제 포크와 나이프를 붙여놨다.

나중에 다른 집에서도 같은 그림을 발견했다.

 

바라코아에 도착하는 버스는 하루에 2편이 있는데 오전 7시, 1시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바라코아에서 출발하는 버스도 2편이고 오전 8시, 오후 2시이다.

 

우리가 비아술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3시 반.

이미 창구가 문을 닫았다. 오후 3시까지만 문을 연다고 한다.

예약해야 된다고 하니 내일 아침에 오면 그때 하라고 한다. 자리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상당한 불안감을 가지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사실 택시를 타려고 했으나 정말 택시가 안잡힌다)

 

 

 

 

 

 

 

 

비아술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저 멀리 보이는 테이블마운틴과 바다가 참 예쁘다.

바닷물이 방파제에 부딪혀 하얀 거품을 내는데 맥주가 먹고싶다.

땡볕에 방파제를 따라 걷는 우리.

 

 

 

 

 

 

오늘 저녁식사는 새우요리 2개와 일반 생선구이로 요청드렸다.

역시나 새우는 너무 맛있다. 흰 쌀밥 위에 얹어 먹으니 새우볶음밥이 따로 없다.

한국음식에 대한 향수를 싹 지워준다.

 

 

 

 

 

 

방에서 쉬던 중 어제 못간 밤거리를 오늘 걷기로 했다.

음악이 흐르는 밤 거리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붐비지를 않는다.

걷는 중간에 삼삼오오 모여서 술을 한잔하거나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목이 마른데 역시 음료수를 찾지 못했고 한 케익가게에서 Refresco(가루주스) 파는 곳을 발견!

아쉬울 땐 이것도 좋다. 1잔에 2MN.

 

 

 

 

 

 

Casa de la Trova.

뜨로바는 아프리카에서 쿠바로 넘어온 흑인들이 아프리카 음악을 변형시켜 만든 새로운 장르다.

사실 나는 구분도 못 할 장르이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버전인 누에바 뜨로바도 뜨고 있단다.

 

한 아저씨가 가운데서 노래를 부르시고 사람들은 근처에서 노래를 들으며 놀고 있다.

그리고 쿠바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건 춤이다.

세상에서 가장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밤거리를 돌아다닐 때 박수오빠가 전 날 만난 친구들을 소개시켜줬는데 어찌나 웃겼는지.

락을 좋아한다며 헤비메탈 음악도 들려주고.. 밤에 공연이 있다며 꼭 보러 오라고 한다.

오빠 와이프가 아닌걸 알았으니 그때부터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한다.

여행 다니면서 동양인에 대해 신기함 섞인 모습으로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이 친구처럼 적극적인 경우는 처음이었다. 나중에 간다고 하니 울려고 하는...ㅎㅎ

 

아무튼 바라코아는 참 재미있었다.

이렇게 바라코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