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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 오랜만에 찾아간 제주도 1박 2일 두번째 2015.10.24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밤에 밤길이 너무 어두워서 운전하기 겁이 났었는데

아침이 되니 평화롭기 그지없는 리조트의 모습이 눈에 띈다.

 

어제 이마트에서 구해온 식량을 하나둘씩 꺼내서 아침밥을 준비한다.

햇반은 전자렌지가 없기 때문에 밥솥에 넣어서 데우고

미역국은 냄비에 넣고 보글보글 끓여서 김과 함께 먹었다.

 

체크아웃을 하라는 방송이 나와서 급하게 짐을 정리하고 리조트를 나섰다.

 

 

 

 

 

 

 

 

 

 

어제 참 많은 곳에 갔기 때문에 오늘 어디에 갈까 고민을 해서

리조트에 있던 제주도 안내브로셔에 나와있던 곳을 하나하나 뒤져봤다.

그 중에 우리 눈길을 끌었던 곳은 제주도에만 있던 특별한 시장이다.

제주민속오일장은 예전에 갔던적이 있어서 좀 색다른 곳을 원했는데

마침 우리 리조트와 가까운 곳에 "한번해보장"이란게 열린다.

그것도 딱 오늘! 일요일에만 하는 거다.

 

굉장히 규모가 큰 그런 시장은 아니었지만 아기자기한 것들이 모여있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직접 만든 간식거리와 먹을거리, 수공예품 등이 잔뜩있다.

 

 

 

 

 

 

돌담 사이에 핀 풀-

내 카톡 프로필 사진이다.

 

 

 

 

 

 

함께했던 직장 동료들이 가장 기대했던 메이즈랜드로 고고!

지난번에 왔을 때 너무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잔뜩 기대하고 갔다.

 

그때는 지도 없이 내기를 했기 때문에 정말 심장이 쫄깃 했었는데

이번에는 세명만 가다보니 내기하기가 참 애매해서 힘을 합쳐서 가기로 했다.

너무 똘똘한 셋이 뭉치다보니 이것 참 너무 쉽게 빠져나왔다.

 

문제는 셋다 너무 지쳐 있다는 거다. 어제 너무 무리했나 보다.

하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비행기를 타고 와서 밤까지 다녔으니 지치는게 당연하다.

어제는 의욕 폭발상태였는데 오늘은 의욕 실종상태다.

다들 집에 가고싶다는 얘기만 하다가 혹시나 해서 항공사에 전화를 하니

오늘은 모든 항공편이 만석이라 변경이 안된단다.

나중에 공항에서 들은 얘기지만 그 시간에 대기인원이 100명이란다.

 

어쟀든, 조금 더 힘을 내서 제주도를 마무리 하기로!

 

 

 

 

제주도가 거의 처음이라는 둘을 데리고 나름 제주도의 상징이라 생각하는 성산일출봉으로 데려갔는데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저 쉬고 싶을 뿐.

그래서 힘들 때면 저지르던 스타벅스 아이스 카라멜 마끼야또를 먹으러 갔다.

그렇게 우리는 성산일출봉 앞의 스타벅스로 향했다.

그 맛은 꿀맛이었다.

 

 

 

 

밥을 먹을까 뭘 할까 하다가 쇼핑을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본격적으로 제주도 쇼핑을 하기로 했다.

 

첫번째는 전복을 사러갔다. 대리님이 아는 곳이라고 해서 따라간 곳.

자연산 전복은 아니고 양식장이었는데 많이 주시겠다고 하는 말이 혹했다.

깨끗하고 정직하게 운영한다며 직접 양식장 내부도 보여주셨다.

상상이상의 규모의 양식장이었는데, 보여주시는 전복도 정말 엄청나다.

다들 전복 1키로(5만원)씩을 구입 완료!

대구에 있는 집으로 보내서 크기를 내 눈으로 못 봤는데 나중에 엄마한테 물어보니

10센치가 넘는 전복이 15마리 있었다고 했다. 와우 땡잡았다!

 

두번째는 전복아저씨께 여쭤보고 옥돔을 사러 갔다.

그나마 가장 정직하고 튼튼한 옥돔은 수협이 가장 낫다고 하신다.

먹음직스럽 크기의 옥돔 3마리가 55000원이다.

그것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옥돔 4마리도 55000원.

그래서 이걸 구입했는데, 왜 이렇게 작은걸 샀냐며 엄마한테 혼났다ㅜ

 

세번째는 귤을 사러가려고 수협 언니에게 여쭤봤더니 지금은 여름이라 하우스 귤 밖에 없다고 한다.

수협언니가 귤 농장을 하는 아는 분께 전화를 했더니 그 분도 농협 하나로마트에 가서 사라고 하신다ㅋㅋ

그래서 꽤 큰 규모의 하나로마트로 갔다.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그냥 우리가 먹을 귤 3000원어치만 구입했다.

대리님은 5kg짜리 한박스를 구입했는데 그걸 집까지 들고갔다. 그 장면이 너무 웃겼다 하하

맛은 끝내주게 좋았다는 평가가 있어서 후회는 되지 않았다는 얘기!

 

 

 

 

 

 

올라가지 못 한 성산일출봉을 멀리서나마 바라보기로.

날씨가 좋지 않아 그닥 멋은 없다. 코뿔소 모양도 보이질 않고.

 

 

 

 

 

 

6년전이었나? 가족여행으로 제주도에 왔을 때 드라이브를 하다가

풀 숲 사이로 성산일출봉이 그대로 보이는 곳을 발견해서 대박이라며 가족사진을 찍었던 곳이 있었는데

그 곳을 그 뒤로 한번도 보질 못했었다. 그런데 우연찮게 이 번에 거기를 발견했다. 대박이었다.

 

그 때는 정말 황무지 같은 곳이었는데 지금은 성산일출봉을 찍는 포인트가 된 듯 하다.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서있었고 많은 관광객들이 그 곳에 있었다.

길게 자란 풀 사이에 넓적한 바위같은게 보인다.

 

예전에 거기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이렇게 보니 갑자기 가슴 한 켠이 찡하다.

다시 한 번 다 같이 와서 여기서 단체사진 찍고 싶다. 새로운 식구들도 함께!

 

 

 

 

맛있는 갈치조림 식당을 또 여러분에게 여쭤봤는데,

관광식당은 비싸다고 현지분들이 이용하시는 식당을 몇군데 알려주신다.

하지만 그런 곳들은 대부분 오전에만 운영을 하셔서 다들 문 닫아 있다는 것.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뒤져봤는데 음식이란 것이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기 때문에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결론은 정든집(정든식당)이라는 곳에 갔고, 갈치조림과 고등어구이를 주문했다.

어머님의 사랑으로 공깃밥은 서비스!

 

너무 맛있다. 정말 맛있었다.

내가 단 맛을 좋아하는데 약간 달달한 것이 정말 맛있다.

잘 익은 무도 그 맛을 더하고. 달아서 맛있나 싶었더니 다들 정말 맛있다는 반응이다.

사장님 든든하게 잘 먹었어요!!

 

 

 

 

어제 먹었던 리치망고가 너무 생각이 나서 만장일치로 다시 망고를 먹으러 가기로 햇다.

아쉬운대로 망고레이로 갔는데, 생망고가 먹음직스러웠지만 너무 비싸다.

결국은 아이스망고 쉐이크로 주문했는데.. 내가 요즘 계속 먹던 아이스망고 맛과 같다.

 

다들 조금 실망한 상태로 차에 타려는데 외국인 2명이 말을건다.

지니어스 로사이로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면되냐고 한다.

지도를 찾아봤더니 휘닉스 아일랜드에 있는데 무려 3키로 정도가 떨어져있다. 버스도 없고.

 

결국은 우리 차로 태워다 주기로 했다.

나도 여행을 하다보면 현지인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는데 문득 그때의 고마움이 생각났다.

그래서 선뜻 태워다 준다고 했다. 아마 한국 사람들 착하다고 그러겠지? 헤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대로 갔건만 리조트만 나오고 그 건물은 나오질 않는다.

대리님이 리셉션으로 위치를 물어보러 갔다.

 

이탈리아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는데 교수와 제자라고 한다.

이번에 한국에 건축과 관련된 일이 있어서 왔다가 이 건물이 보고 싶어서 왔다는 거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늦어서 지니어스 로사이는 이미 문을 닫았다고 한다.

버스정류장까지 태워준다고 하니 외관이라도 보고 가겠다며 내리겠다고 한다.

왠지 부담을 느끼고 하는 표정이었다. 더 얘기하면 불편할까봐 우린 그렇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논스톱으로 공항으로 고고!

렌트카 반납을 하고 우리는 면세점 공격을 하기로 했는데 사람 정말 많다.

아빠에게 드릴 담배 한갑 사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ㅋㅋ

담배구입 줄이 따로 있는데다 줄이 엄청 길다. 놀랄 노자다.

 

우리의 비행기는 20분 지연이 되었고 김포공항에도 20분 늦게 도착했다.

난 먹지 못하고 가져온 소주1병을 들고와서 짐이 무거웠고

대리님은 귤박스를 들고 다니느라 짐이 무거웠다.

서울역에 도착해서 지하철역으로 달려갔더니 집으로 가는 막차는 눈 앞에서 떠났다.

다음 열차는 중간까지는 간다. 결국은 내려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는데 도착하니 밤 12시 반이다. 

내일 출근때문에 눈 앞이 깜깜했지만, 그래도 제주도 너무 좋았고 너무 재미있었다.

 

사실 그만두는 동료랑 마지막 추억을 쌓기 위해서 간 것이었다.

나는 여기에 입사한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경력직으로 와서 그닥 좋지도 않았을건데 너무 다정하게 잘 챙겨준게 고마웠다.

주변에서 왜 그만둘 애랑 굳이 주말에 시간을 내서 가냐고 많이들 물어봤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쨌든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헤어질 수 있어서 좋았다.

이직으로, 적응으로 내 아픈 머리를 식혀주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고.

이번 제주도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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