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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달 동안의 쿠바 - 비냘레스 (모고떼, 인디오동굴) 2015.06.18

쿠바에 도착해서 부터 지금까지는 계속 동네를 둘러본다는 느낌이었는데

오늘 투어를 한다고 생각하니 이제서야 여행을 왔다는 기분이 든다.

 

오늘은 비냘레스 마을 투어가 있다.

투어 순서는 인디오동굴 - 산미겔(빨렌께)동굴 - 시가(담배)농장 - 모고떼 전망대 - 선사시대 벽화 순서다.

어제 예약한 택시가 아침에 데리러 오기로 했다.

 

※ 투어 예약은 비아술 사무실에 있는 택시회사에, 또는 길에 있는 택시기사들을 섭외하면 된다.

※ 자전거 또는 말을 타는 것도 좋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패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베란다로 나갔다.

3층 건물이기 때문에 베란다에서 모고떼의 모습이 보인다.

 

아주머니가 아침밥이 다 되었다고 부르신다.

아침식사는 커피, 차, 우유, 빵, 과일이 나온다. 자리에 앉으니 계란도 주신다.

아바나의 각박한(!) 아침식사를 먹다가 이렇게 푸짐하게 먹으니 기분이 너무 좋다.

 

참고로 쿠바에서는 아침식사를 먹을 때 항상 계란을 어떻게 구울지를 물어본다.

아래의 단어들을 알아가면 매우 유용하다.

 

후라이 = 프리또(Frito) -- 노른자는 안익혀서 나온다.

오믈렛 = 또르띠야(Tortilla) -- 사진에서 보는 것

스크램블 = 레부엘또(Revuelto)

 

택시기사가 찾아왔다. 어제 본 친구가 아니라 다른 친구를 데리고 왔다.

내일까지 우리와 함께 다닐 호르헤(Jorge)다.

 

 

 

 

 

 

 

 

오늘 둘러볼 다섯군데 중 첫번째 장소인 인디오 동굴이다. 입장료는 1인 5쿡이다.

빨간 옷을 입은 여자분이 입구까지 가이드를 해주신다고 한다.

 

예전에 인디오들이 있었던 곳이라며 그 때 모습으로 조금 꾸며놨는데 조금 억지 스럽기도 하다.

시간에 따라 인디오들이 공연도 한다고 한다.

공연은 못 봤지만 인디오 복장을 한 언니는 잠깐 스쳤다.

 

 

 

 

 

 

들어가기 전에 가이드가 코스에 대해 알려준다.

 

인디오 동굴은 입구에서 부터 약 200m를 걸어간다.

이 후 보트를 타고 약 225m를 둘러본다. 총 소요시간은 25분 소요.

 

 

 

 

 

 

이번 여행에서는 아이폰 보다는 카메라를 많이 쓰겠다며 계속 들고 다녔는데

동굴속에 들어오니 M모드로 사진을 찍는 나에게 크나큰 문제가 발생했다.

빛이 수시로 변하는데 도저히 포인트를 빨리 빨리 맞출수가 없다.

밖으로 나와서 급히 사진을 확인해보니 모든 사진이 흔들리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그냥 아이폰으로 찍을걸ㅋㅋ)

 

 

 

  

 

 

동굴을 걸어가다 다다른 곳은 보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보트를 타고 동굴 깊숙히까지 들어갔다가 나온다.

신기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동굴이라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투어가 다 끝나고 밖으로 나가는 중.

25분은 커녕 실제로는 10~15분 정도가 소요된 것 같다.

 

 

 

 

밖으로 나오니 동굴의 외부 모습이 보인다. 여기가 참 예쁘다.

택시기사가 여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개의치 않고 계속 인증샷 찍고 있었다.

우리가 타고 온 보트가 다시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두번째 코스인 산미겔 동굴 앞-

현지인들은 여기를 빨렌께라고 부르는데, 빨렌께는 옛 노예였던 흑인들이 숨어 살던 곳을 뜻한다.

 

동굴로 들어가야 되는데 비냘레스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관광은 뒷전이다.

신기한 모양의 모고떼 산들도 바로 눈 앞에 있는데다,

그냥 서 있는 말들도 너무 예쁘다.

 

 

 

 

 

 

 

 

 

 

 

 

 

 

산 미겔 동굴 입장료는 3쿡.

인디오 동굴이 더 낫다는 얘기를 진작 들었기에 패스를 하려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보자 싶어서 입장료를 샀다.

류씨언니는 얼떨결에 같이 간다고 해서 3쿡 지불했다. 후회했을 것 같다. ㅋㅋ

 

동굴을 지나는데 걸린 시간은 약 5분 정도.

정말 볼게 없다고 말하기도 뭣할 정도로 볼 게 없었다.

중간 중간에 있던 뱀 모형, 개구리 모형 등이 그나마 볼거리였다.

 

동굴을 빠져나오는데 갑자기 현지인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너무 놀래서 소리를 질렀는데, 정말 허접한 모습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런데 이어서 불쇼를 한다. 입으로 불을 끄는데, 이런거 안 했으면 좋겠다.

우리 뒤에 나오는 다른 팀들은 이들의 퍼포먼스에 꿈쩍도 안한다. 반응 좀 해주지-

 

정신 차리고 동굴 위를 보니 여기가 더 멋있다.

 

 

 

 

 

 

세번째 코스인 시가농장이다.

담배잎이 왜 이리 없는고 물어보니 지금은 수확한 담뱃잎을 건조하는 기간이라서 그렇단다.

밭에 남아있는 애들은 수확 후에 자란애들이란다.

 

 

 

 

창고에 건조 중인 담뱃잎이 가득하다.

안으로 들어가니 담배잎 특유의 케케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담배농장 주인이 나와서 시가 재배과정에 대해서 친절히 설명해주신다.

맨 위에 가루 같은 것이 담배의 씨앗인데, 잎이 자라면 건조를 시킨 후 말면 시가가 나온다.

 

즉석에서 하나를 말아서 입에 닿는 부분에 꿀을 발라주신다.

예전에 아빠가 시가를 태우실 때 너무 독해서 못 쓰겠다고 하셨는데

웬일인지 나한테 딱 좋다. 호호호

 

그리고 시가 판매를 하는데 누가봐도 엉성한 시가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

10개피에 40쿡. 박수오빠 지인도 여기서 샀다고 하던데 케이스를 오픈하니 모조품같은 것이 나왔단다.

담배는 믿고 살 수 있는 곳에서 사야겠다.

 

※ 여기서 시가를 직접 판매하는 이유는, 시가는 국영기업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재배된 시가 중 90%는 나라에서 회수를 해가고 브랜드를 붙여서 판매를 하는데

이 경우 돈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를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네번째 코스인 Las Jazminas 전망대-

 

비냘레스의 상징인 모고떼(Mogote)는 산이 솟아 오른 것이 아니라 주변의 땅이 꺼져서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 산의 옆면이 탄탄하지 못하고 쓸린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어쨋든 신기한 산의 모양이 너무 예쁘다. 계속해서 쳐다보기만-

 

택시기사인 호르헤도 함께했다. (내일부터는 호로시키로 이름을 바꿔불렀따)

 

 

 

 

 

 

마지막 다섯번째 코스인 선사시대 벽화다.

벽화 바로 앞에서는 입장료를 받는다. 어차피 벽화야 멀리서 보는 것이 좋으니 길에 차를 세웠다.

 

선사시대에 그려진 벽화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림을 보면 이해되지 않는 것이 많을 것이다.

산을 저렇게 깎아 놓은 것도 이상하지만, 색깔로 너무 선명하다.

그 이유는 이 벽화는 선사시대에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산은 피델 카스트로가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50여년 쯤 전에 인위적으로 바위를 깎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린 것이다.

잘 보면 원시인, 공룡, 암모나이트 등이 보이는데 이것을 그려넣고 선사시대 벽화라고 이름을 붙이다니.

수많은 여행객들을 무시하는 느낌이 들었다. 넘 웃겨ㅋㅋ

 

그 뒤로 보이는 산이 더 작품이다!

 

 

 

 

 

 

 

 

 

 

 

 

 

 

투어를 끝내고 집에와서 에어컨 바람을 맞다가 쓰러졌다.

더운 날씨에 계속 쫓아 다녔더니 너무 힘들다. 그렇게 낮잠시간을 좀 가졌다.

 

비냘레스는 참 예쁜 시골마을이다.

한 쪽 하늘이 회색빛인걸 보니 곧 비가 올 것 같았다.

비가 오기 전에 동네 한바퀴를 둘러보자며 밖으로 나왔다.

 

조용한 거리를 걷다가 비가와서 모르는 사람 집에 들어가서 잠시 서있다가 왔다.

참 고마운 것이 나가라는 소리도 안하신다. 비가 좀 그치자 다시 둘러보다가 숙소로 왔다.

 

 

 

 

숙소가 있는 아파트에 들어가니 1층 계단 앞에서 머리를 하고 있다.

그냥 흘러가는 말로 "여기가 미용실이니"라고 했더니 맞다고 한다. ㅋㅋ

생각해보니 어제도 누군가가 여기서 머리를 하고 있었다.

 

흑인이라 머릿결이 곱슬곱슬 한데 고데기로 머리를 펴고 있었다.

한번 하면 얼마정도 가냐고 하니 6개월 정도 지속된다고 한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의 매직보다 훨씬 좋은 효과가 아닌가 싶다.

물론 머릿결이 얼마나 상할지는 장담 못하지만!

 

 

 

 

 

 

오늘 저녁은 돼지고기로 요청 드렸다.

호박죽 같은게 나왔는데 와 정말 우리 입맛이다. 너무 달콤하고 맛있다.

돼지고기는 역시나 질기다. 이제 쿠바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우리가 2일 연속으로 프리홀(삶은콩)을 먹지 않았는데, 아줌마가 눈치채셨는지 다음날은 안주셨다.

 

어쨌든 푸짐한 저녁식사를 끝내고 나름 알찬(?) 하루를 마무리 했다.

비냘레스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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