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캐리어를 끌고 오사카 JR역으로 이동했다.

급행을 기다리려다가 먼저 들어온 완행을 타고 가기로 했다.

시간은 조금 오래 걸렸지만 둘이서 수다를 떠느라 어느새 도착을 할 시간이 되었다.

 

사실 이번에는 밤거리를 좀 둘러보고 싶어서 기온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가고 싶었는데

짐도 있는데다 교토에서 머무는 시간도 하루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냥 버스 노선이 편리한 교토역 쪽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이번에 예약한 호텔도 신한큐 호텔이다. 교토역 앞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어둡지 않아서 좋다.

 

 

 

 

 

 

호텔 체크인 후 교토역 버스정류장으로 이동!

 

1일 교토 관광패스를 구입하고 17번 승강장으로 갔다. (오하라 행)

2년 전에 왔을 때 보다 버스번호, 승강장 표시 등 확실히 개선된 점이 많이 보였다.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가면 종점인 오하라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린 후 산젠인으로 가기로 했다.

지난번에 다녀갔을 때 정원이 너무 예뻐서 남교에게 여길 추천해줬다.

예쁜 상점가들을 지나서 끝에 다다르면 산젠인이 나타난다.

 

상점들도 분위기도 그대로이다.

손님이 적은 월요일이라 그런지 비가오는 날이라 그런지 문 닫은 곳이 더러 있었다.

마을이 굉장히 조용하다.

 

 

 

 

 

 

 

 

산젠인 경내에 들어가자마자 비가 억수같이 오기 시작했다.

이 곳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정원이다.

 

마루에 앉아서 빗소리를 듣다가, 비가 그치면 물소리를 듣다가,

물소리가 지겨워 졌을 쯤에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 있으면 된다.

왕수다인 우리도 여기서는 소근소근-

 

 

 

 

 

 

 

 

 

 

 

다시 신발을 신고 뒷 편의 정원으로 이동한다.

이끼로 뒤덮여 있는 정원은 여전히 싱그러운 녹색을 나타내고 있었고

숲 속에 있는 불상들도 평화로운 것은 마찬가지다.

 

 

 

 

 

 

 

 

수국이 활짝 피어 있는 길을 산책하며-

봄, 가을의 교토도 너무 예쁠 것 같은데, 여름의 교토가 너무 좋다.

여름 장마비를 맞은 뒤의 맑은 모습은 생명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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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되니 비도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교토역에 내려서 비오는 길을 걸어서 숙소에 도착하니

어느새 가방과 구두가 모두 젖어버렸다. 지금 정리하기엔 너무 귀찮은데.

모든걸 내려두고 바로 깊은 잠에 들었다.

 

아침이 되어, 행선지를 어디로 정할까 고민을 했는데,

일요일은 왠지 기요미즈테라와 같은 유명한 곳은 사람이 붐빌 것 같아

비교적 한산하다고 생각되었던 근교 도시인 오하라에 가기로 결정했다.

 

버스를 타고 교토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약 1시간 정도를 산속으로 들어간 것 같다.

 

 

 

 

버스의 종점인 오하라에서 내려 산젠인으로 걸어올라가는 길-

여름이라 색색깔의 수국이 피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늦게 갔다면 온통 수국으로 덮여진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건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이 모습도 예쁘다!

 

 

 

 

버스 1일권으로는 오하라를 갈 수 없기 때문에 1일 패스권으로 구입했다.

4계절 교토의 모습이 담긴 카드가 참 예쁘다.

 

 

 

 

 

 

 

 

 

 

올라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게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그닥 살건 없지만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오하라에는 많은 사찰이 있는데, 길이 양갈래로 쭈욱 뻗어져있는데다

중요한 곳은 각각의 길목의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다.

양쪽 모두 보고싶다면 꼬박 하루를 잡아야 하고,

한쪽만 본다면 반나절이면 충분할 것 같다.

 

나는 산젠인과 호센인이 있는 길목을 택했다.

 

경내에 들어서니 잘 가꿔놓은 정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용한 사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산젠인.

 

 

 

 

 

 

푸르른 이끼로 덮혀져 있는 정원에 한참 앉아있다가

밖으로 나가 여기서부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불순한 생각들을 날려버리기에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오하라는.

 

 

 

 

 

 

정원에 있는 얼굴 형상을 하고 있는 돌. 지장보살 이란다.

푸르름 속에서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다.

 

 

 

 

 

 

뒤쪽으로 계속 걸어가보니 산책로처럼 이어진 길이 나온다.

그 사이사이에 피어있는 수국이 너무 예쁘다.

 

 

 

 

계속되는 비를 잠깐 피하고자 작은 건물로 들어오니

판매하고 있는 차를 우려내 한잔 건네준다.

금가루가 들어있는 것 같아 이게 왠건가 싶었더니 맛은 그냥 소금물 맛이다.

누가 그랬던가, 그냥 주는건 함부러 먹지 말라고.

 

하지만 이건 그냥 내 취향일뿐,

일본 차다 보니 일본 사람들은 한잔씩 더 마시기도 했다.

 

 

 

 

운좋게 창가에 잠깐 앉게 되었다.

창밖은 활짝 피어있는 수국들이 가득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런 경치를 보고 있자니 너무 호강한다는 생각도 들었고.

 

 

 

 

산젠인을 빠져나오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길을 따라 들어간 후

다시 또 왼쪽의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내가 좋아하는 호센인이 나온다.

 

호센인은 입장료가 무려 800엔으로

이번 교토여행에서 가장 비싼 입장료를 내지 않았나 싶다.

 

이 곳이 아름다운 이유는 700년된 거대한 소나무가 있는데,

창틀에 빗대어보면 액자안에 그려져 있는 한폭의 그림 같기 때문이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사람이 많이 없다.

소나무의 정면에 앉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아마 입장료가 비싼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지만,

맛차와 경단 1개를 무료로 준다.

 

비가와서 축축한 날씨에 따뜻한 맛차 한잔은 마음을 녹여주었다.

난 염치없이 여기서 1시간 정도를 앉아 있다가 간 것 같다.

수준 낮은 일본어 실력으로 주위의 다른 분들과 대화까지 하면서,

오랜만에 여유있는 시간을 가져본 것 같다.

 

 

 

 

호센인에 들어오면 꼭 봐야하는 것이 3가지가 있다.

첫째는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보게되는 소나무,

둘째는 대나무 대롱을 통해 들려오는 맑은 물소리,

셋째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충신이었던 사람의 혈흔이 있는 천장이다.

 

 

 

 

사실 천장의 혈흔은 어느 부분인지 몰랐으나,

후에 들어온 단체 손님들에게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걸 보면서 알게되었다.

휴식시간이 끝났구나 싶어 호센인을 나섰다.

 

 

 

 

 

 

 

 

터미널에서 산젠인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정말 예쁜 가게가 많다.

도착했을때는 너무 일러서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았는데

어느새 모두 단장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내 마음에 쏘옥 들어왔던 잡화점.

기계로 찍어낸 물건들이 아니라 수제로 만든 것이 많았는데,

너무 예쁜 것들이 많아서 선물도 여기서 많이 구입했다.

한참을 구경하고, 오하라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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