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17년 가을에 다녀온 교토다.

한창 바쁠 때 겨우겨우 짬을 내어 다녀왔던 거라 사진정리를 못하고 있었는데

이러다간 정말 2018년도 가을이 오겠다 싶어 여름이 오기 전에 나서본다.

 

작년에 너무 짧게 다녀온지라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아서

지금까지 가보지 못했던 교토를 만나보고자 다시 한 번 나섰다.

 

매년 11/22~25일을 기점으로 교토 단풍의 절정이라고 부르는데

작년에는 이상하게 빨리 물들어서, 내가 갔을때는 이미 떨어지기 시작해서 좀 숱이 적었기에

올해는 한주 앞당겨 11/18로 정해서 갔더니 단풍이 늦게든다고 한다. ㅋㅋ

일단 괜한 기대는 접고... 우선은 가야지 어쩌겠냐며, 교토로 향했다.

 

 

 

 

출발하는 날 인천의 날씨는 썩 좋지 않았고 구름도 꽤 많이 끼어있는 상황.

교토는 오늘 맑음이라길래 적지 않은 기대감을 가지고 출발했다.

 

비행기에서 마침 일본으로 출장을 떠나는 인솔자님을 만나뵈었는데

내가 고추장 챙기는 모습을 보시곤... 본인의 남은 고추장을 나눠 주셨다.

역시 눈치 빠르신... 도란도란 대화 덕분에 1시간 30분의 짧은 거리이지만 심심치 않게 도착을 했다.

귀국편도 나와 같은 비행기라고 하신다. 서로 좋은 시간 보내고 다시 뵙기로 했다.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로 가는 법은 뭐니뭐니해도 하루카카 최고다.

인터넷에서 아주 저렴하게 구입한 패스를 가지고 하루카에 탑승! 교토로 바로 이동했다.

 

 

 

 

 

 

날 실망시키지 않는 교토다.

너무나 예쁜 하늘에 도착하자마자 웃음짓게 만든다.

우선은 교토역 주변에 예약한 에어비앤비로 가서 캐리어를 두고,

일년 만에 만난 교토를 본격적으로 둘러보기 시작했다!

 

 

 

 

먼저 LOFT로 이동해서,

새로나온 후치코들을 잔뜩 뽑은 다음에ㅋㅋ

 

정말 가고 싶었던 카페인 스마트커피에 방문했다.

빨간색 깡통에 들어있는 커피 패키지가 인상적이었던 곳.

도착하니 바로 앞에 들어간 사람까지 앉을 수 있었고 나부터 대기이다.

2분 정도 있다가 바로 좌석이 나서, 자리에 앉았다.

 

 

 

 

아.. 분위기 너무 좋다.

화려하지도 너무 다운되지 않은 안정적인 분위기.

핫플레이스들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정해진 메뉴를 먹으며 북적거리기 마련인데

여기는 연세 있으신 분들부터 젊은 사람들까지, 저마다 와서 커피를 마시고 갔다.

 

익숙함에 왔을 것 같은 그런 모습들.

 

 

 

 

 

 

하지만 난 정해진 메뉴를 먹고자 왔으니 어쩔 수 없이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햇다ㅋ

 

역대급 토스트다. 정말 촉촉하고 부드럽다.

방콕 페닌슐라 호텔 조식의 프렌치토스트가 너무 맛있어서 역대급이라 했는데

거기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 맛이다. 보들보들 식감도 너무 좋다.

 

커피는 진한편인데 향이 끝내준다. 약간 탄맛이 느껴지는 그런 맛이다.

끝맛이 남을 수 있는 토스트를 진정시키기엔 제격이다!

 

 

 

 

이미 해는 넘어가고 있었고, 더 늦기전에.. 이번 여행의 목표였던 곳으로 가기로 했다.

오늘이 아니면 도저히 시간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은 향하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데마치야나기역으로 이동해서 에이덴 기차역으로 향했다.

쿠라마선을 타면 기부네 신사로 갈 수 있는데, 내가 가려는 이유는 단풍터널(모미지터널) 때문이다.

일본인들에게는 유명 명소이지만 아직 외국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가려면 올해 가야될 것 같았다.

조금씩 소문이 나고 있어, 조만간에 중국인과 한국인이 더욱더 몰려들듯...

 

편도 420엔으로 요금이 꽤 비싼 편이다.

패스들을 둘러봐도 썩 매력적인 것들이 없어서 그냥 돈 주고 가기로 했다.

조금 기다리니 2량짜리의 에이잔 열차(에이덴 기차)가 들어왔다.

 

 

 

 

 

 

 

 

약 20분을 가야하는 거리이지만, 모미지터널을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아예 처음부터 앞쪽 창가자리에 서서 이동을 했다.

 

운전석부터 밖으로 이어지는 풍경들이 너무 예쁘다.

에이잔 열차의 창문이 마치 액자처럼 느껴져서 그 안으로 보여지던 풍경들이

나에게 그림처럼 다가왔다.

 

 

 

 

 

 

 

 

 

 

드디어 나타난 모미지 터널 (단풍터널)

 

약 2~3분 정도 이어지는 숲길에서는 서행으로 운전해주신다.

살짝 이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이도 예쁜 자태를 보여주신 단풍들.

처음에는 카메라를 들이대다가 곧 내려놨다.

 

그냥 눈으로 많이 보고싶었다.

 

 

 

 

 

 

키부네 역에 도착을 하고,

어두워져야 예쁜 키부네신사라서 잠깐 역에 앉아있다 가기로 했다.

주변 풍경을 쳐다보다가 들어오는 기차를 보고 찰칵.

 

아까 우리를 실어나르셨던 차장님인데, 종점에 갔다가 다시 오신다ㅋㅋ

 

 

 

 

 

 

 

 

역 주변을 어슬렁 거리면서...

아직 단풍이 100% 들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푸른 나무들과 어울리니

더 다양한 색깔들이 보이는 듯해서 좋았다.

 

 

 

 

 

 

단풍시즌에만 특별 운영하는 버스를 타고, 신사 근처로 향했다.

약간의 거리를 걸어서 올라가던 중 보이는 풍경들.

오하라의 풍경과 굉장히 많이 닮아있다.

 

지금 와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추운날씨에 찍은데다 빨리빨리 찍고 지나갔더니

액정으로는 몰랐었는데 크게 열어보니 셔터스피드가 많이 떨어졌는지 죄다 흐릿하게 찍혀있다.

아... 정말 후회중이다.

 

 

 

 

 

 

 

 

기부네 신사 앞에 도착하고 사진으로 많이 접했던 신사의 계단이 나타났다.

여기는 밤에 봐야 예쁜 곳이라 일단 위로 올라가서 본당을 잠깐 둘러보기로 했다.

 

 

 

 

 

 

 

 

소박한 규모의 신사...는 별 관심이 없고ㅋㅋ

소원을 적는 나무판이 가을을 맞이하여 단풍모양으로 장식하고 있다.

 

기다리는 동안에 조금전에 뽑은 후치코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로 한컷.

이 아이를 데리고 여행하는 동안에 계속 찍으려고 했는데 정말 추운 날씨라 그러지 못했고

이 날 이 후로 캐리어속에 계속 쳐박...히는 신세가 되었다.

 

 

 

 

조금씩 해가지기 시작했고 그것을 지켜보던 사람들.

 

 

 

 

생각보다 해가 늦게져서 그냥 내려오기로 했다.

다행히 조금은 어두워져서 입구의 불빛은 조금이나마 보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참을 기다렸다가 찍은 듯 하다.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가던 길 옆쪽의 시냇가에 조명들이 켜져있다.

키부네역에 도착하니 교토로 돌아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겨우겨우 줄을 서고 도착한 열차에 몸을 실었다.

 

치열하게 탄 열차라 카메라를 꺼낼 엄두는 나지 않았고

열차 앞을 바라보게 내 얼굴이나 겨우 들이대는 정도였다.

 

출발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나타난 모미지 단풍 터널-

라이트업을 하여 조명이 밝혀진 단풍터널을 본 순간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다.

그 아름다운에 너무 놀라서.

 

기록은 남기지 못했지만 그 짧은 순간에 담은 단풍숲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 눈 속에 기억속에 가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