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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이크 타호 (lake tahoe) 2009.01.07
크리스마스에 연말, 새해가 어중간하게 위치하는 덕분에
기나긴 연휴를 맞이하게 되었다.

무비자를 이용해서 미국으로 출발!





LA에서 버스로 10시간 정도가 걸리는 리노로 가는 길은
하필 그날 눈이 펑펑 내리는 바람에
버스가 체인을 감고 기어가는 속도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걸린 시간은 14시간.

장거리 버스에는 익숙했지만
그래도 오랜시간 추위속에 움츠려있는건 싫었다. 





리노로 가는길.
처음엔 칙칙한 날씨가 계속 되었다.

이곳을 지나면서 본 산들은
아르헨티나에 있는 카파야테와 후후이의 산을 많이 닮아있었다.
미쳐 카메라를 준비하지 못해서
멋진 광경을 놓쳐버렸다.





드디어 눈으로 덮인 산이 보이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창문으로 밖을 보기 시작했는데
눈을 떼지 못했다.





늦은 밤 도착후
다음날 새벽, 근처 lake tahoe 옆에 위치한
스키장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빌리지로 올라가서
스노우보드와 부츠를 렌탈하고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와플을 하나 들고
스키장으로 가는 곤돌라에 올랐다.





어렸을적에 썰매타러는 많이 가봤지만
스노우보드를 타러온건 이번이 처음.
스키장은 내가 싫어하는 추위와 스릴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거리를 두는게 당연한거였다.

스노우보드 입문반에 들어가서 3시간정도를 배웠는데
옆으로 미끄러지는게 어찌나 재밌던지..
밑으로 내려오는걸 얕봤다가 큰코 다칠뻔 했다.
결국은 초급자들이 이용하는 코스에서도
몇번이나 넘어졌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강습시간이 끝나고 잘타는 친구들을 따라 리프트에 올랐다.
알고보니 그 리프트는 가장 고난이도 코스로서
여기에 있는 가장 높은 산의 꼭대기로 가는것.

보통 사람들이 2~30분정도 걸리는 코스라고 하던데
나는 도저히 탈수가 없어서
결국은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보드를 들고 뚜벅뚜벅 걸어올 수 밖에 없었다.
밑에 내려와서 확인해 본 시간은 무려 2시간.

2시간동안 난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ㅠ





보드에 익숙해 졌을 즈음엔
중급자 코스로 가서 탔다.
물론 속도는 다른사람보다 느렸고
넘어지기는 더 많이 넘어졌지만.

한바퀴 크게 구른 다음에 잠시 한쪽에 앉아
스키장을 둘러보았다.
이제 내 발로 스키장을 찾아오는 일은 없을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많이 봐야지 하는 심정이었을까?

곤돌라를 타고 빌리지로 내려 갈 수있는 쉬운 방법이 있지만
난 그렇게 구르고 넘어져도 언제 올지모르는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더 타고 싶다고 생각했다.

보드를 타고 20분 정도를 가는 마지막 코스.
한자리에서 대여섯번이 넘어지는 쪽팔림을 무릎쓰고
지금까지 탄 것 중에 가장 쌩쌩 달려 내려왔다.
짜릿함이란 이런 기분이구나!





lake topaz
다시 LA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서게된 곳이다.
너무너무 예쁜 곳.

난 요즘 자기전에 계속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마치 보드에 브레이크를 주듯이,
방향을 바꾸듯이.

은근히 재밌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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