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사랑해'에 해당되는 글 1건

  1. 엄마와 함께한 후쿠오카 여행 – 마지막 날 (유후인) 2015.06.09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바로 노천탕으로 향했다.

밤새 온천수가 나와서 그런지 어제보다 훨씬 더 뜨겁다.

조금만 있다가 다시 우리 방의 개인욕실로 와서 조금 더 쉬었다.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고 방으로 와서 한국으로 돌아갈 짐을 꾸렸다.

유후인에서는 정말 푹 쉬다가 가는 느낌이다.

 

 

 

 

 

 

 

 

짐을 맡긴 후 아침산책에 나섰다.

벚꽃이 활짝 펴 있었고 노랗게 피어있는 들꽃도 너무 예쁘다.

한 편에 주차되어 있는 색색깔의 경차들도 너무 예쁘다.

강변길을 따라 쭉 걸어가니 어느새 유후인의 중심가가 나온다.

 

 

 

 

 

 

 

 

 

 

 

 

긴린코 호수로 가는 길-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상점들이 이어진다. 구경을 하면서 오다보니 시간 가는줄을 모른다.

그래도 유명하다는 허니아이스크림과 금상고로케는 사먹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내가 좋아하는 맛은 아니었는데,

가는 곳 마다 한국인밖에 없는걸 보니 블로그의 힘이 대단하긴 대단했다.

 

** 여기들 말고도 예쁜 카페들, 재미있는 간식들 많으니 한번 시도해보세요!

 

긴린코 호수는 생각보다 조금 작은 편이었고,

해가 없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예뻐보이질 않았다.

사진은 그냥 우리 얼굴이 들어간 기념사진으로 만족했다.

 

 

 

 

짐을 찾으러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뒤를 돌아보니 풍경이 참 예쁘다.

저 산이 유후다케인가 싶어서 찍어봤는데 다시 보니 구름에 가려져서 아무것도 안보인다.

 

 

 

 

미리 예약해둔 유후인모노리 기차 앞에서-

이 기차는 출발역이 유후인이라 아직 빈차이다. 출발하기 전에 기념으로 한컷.

 

 

 

 

중심거리를 구경 할 때 들린 비스피크에서 구입한 롤케익이다.

늦게 간지라 이미 매진이 되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 남아있었다.

커피랑 같이 여유롭게 먹고 싶었는데 딱히 앉을 자리도 없고,

역에 가까워지니 마땅한 카페도 없어서 자판기에서 커피를 사서 기차에서 먹었다.

 

냠냠냠 정말 너무 맛있게 먹었다.

맛집으로 인정!

 

 

 

 

드디어 돌아온 포토타임, 이 날은 4월 2일이었다.

어제와 다른 모자를 쓰고 찰칵!

 

다시 하카타역에 도착했는데 비행기 출발시간 까지는 아직 좀 많이 남았다.

뭘할까 생각하다가 짐도 있어서 다른 곳에 가기도 뭣하고

다시 도큐핸즈로 향했다. 여기서 컵의 후치코 추가 구입했다.

 

시간이 다되어 하카타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마침 셔틀버스가 들어오고 바로 국제선 공항으로 갔다.

역시 첫날에도 셔틀버스를 탔으면 편하게 왔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

그래도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했다는 것에 의의를 둬본다.

 

 

 

 

마지막 일정인 면세점까지 신나게 쇼핑을 마쳤다.

화장품은 단연 인천공항이 최고였지만, 일본 술을 사기에는 역시 여기가 최고다.

아버지 드시라고 월계관과 마루를 구입했는데 막상 드셔본 아버지는 청주라며 싫어하셨다.

역시 울 아버지도 딸처럼 떼낄라, 럼 등의 중남미스타일을 좋아하신다. 헤헤

 

언니가 주문한 도쿄바나나, 히요코, 로이스 등의 초콜렛도 구입했다.

중국인들도 상당히 많아서 구입하는데 경쟁이 엄청 치열했다. 땀이 난다.

 

안그래도 공항에 일찍 도착한 편인데 비행기도 조금 지연이 되었다.

이제는 쇼핑할 것도 없고 기다리기만 하니 지루해진다.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을 하고, 출발을 했는데 1시간이 넘도록 도착을 안한다.

방송에서는 기상상태 악화로 인해 착륙을 못해서 관제탑 신호를 받을 때까지 우회를 한다고 한다.

뱅뱅 돌아서 거의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그렇게 장거리만 줄곧 다니던 나였는데 이 30분은 왜 이렇게 길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엄마에게 지겹다고 투덜대니 엄마는 이렇게 돌아가는 시간도 너무 즐겁단다.

딸이랑 같이 3박 4일을 꼭 붙어다녔는데 한 순간 한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고 하신다.

 

눈물이 핑 돌았다.

 

사실 밤마다 엄마가 숙소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휴대폰을 들고 와이파이에 연결을 한 후

오늘 무슨 기차를 타고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하고 무엇을 사고 어디에서 잤다를

어려운 명칭이었는데도 하나하나 확인을 하며 자신의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냈었다.

엄마는 이 3박 4일간의 추억을 계속해서 간직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후쿠오카 공항에서 대기하는 동안에도 계속 메시지를 기록했었는데 그것을 나에게 보여줬다.

나에게 쓴 편지였다.

 

살기 바빠 여유가 없었던 우리 가족...

떨어져서만 살던 딸과 함께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내가 커오면서 그동안 행복했던 기억들, 미웠던 기억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며

이렇게 둘이서 또 다른 추억을 가지게 되어 너무 행복하고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나 역시 떨어져 있으면서 가족에게 소홀했었다.

대구에 내려가면 일이 힘들다는 핑계를 대며 꿈쩍도 안하고 편하게만 있었고

다른 사람한테는 표현하지 못했던 화도 내고... 돌아서면 후회할 일들을 너무 많이 했었다.

엄마 손을 꼭 잡고 다니면서 엄마가 얼마나 나에게 소중한 사람인지,

나 또한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는지 오랜만에 느끼게 되었다.

 

처음에는 별 것 아니었던 이 시간이 나에게 정말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