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부터 교토의 단풍을 꼭 보고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침내 그 기회가 다가온 것 같다.

왠지 올해는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기도.

 

교토는 너무 예쁘니, 마음편히 돌아다니고 싶어 혼자갈까 생각을 하다가..

언뜻 엄마와 아빠한테 제안하니 두 분다 선뜻 오케이를 하신다.

작년 후쿠오카 여행 때 아빠만 빼놓고 갔던게 계속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제야 그 마음을 좀 덜까 싶기도 했다.

 

혼자였다면 아무데나 들어가도, 아무데나 가도 상관이 없었겠지만

부모님에게는 좋은 것만 보여드리고 싶다는게 딸의 마음이라

가기전부터 최상의 코스로 가기 위해 다양한 루트를 만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다 들리지 못한게 너무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머릿속에 각인될 수 있는 모습을 많이 간직해서 좋기도 하다.

 

 

 

 

전날 대구로 내려가서 마지막 여행 준비를 한다.

대구에서도 일본으로 가는 직항이 드디어 생겼다.

면세점이 매우 간소하여 놀랬지만 딱히 문제될 건 없어서 적당히 구경도 한 듯.

 

좌석이 엄청 좁을거라 생각이 들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아빠 다리가 불편하지 않나 계속 봤는데 다행이도 창밖의 풍경을 보느라 지겨운줄 모르신다.

어쨌든 티웨이 맘에 든다!!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서부터는 굉장히 바쁘다.

미리 예약해둔 포켓와이파이(글로벌와이파이)를 수령받는다.

인천에서부터 가져오지 않아도 되서 굉장히 편하긴 하다.

 

원래 난카이 확장판 주유패스를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나 혼자였으면 당연히 그랬겠지만..

부모님이랑 가니 일단 편하고 빠른 라피트를 선택했다.

주유패스를 한국에서 엄청 저렴하게 잘 구해서 계산해보니 그게 그돈이다 헤헤

 

JR로 가서 도롯코열차를 물어보니 무슨 기대를 했던 걸까.

당연히 오는 날까지 모든 기차가 다 매진이다.

하지만 가을의 도롯코는 꼭 한 번 타보고 싶었는데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라피트를 타고 가는 도중, 동그란 창으로 보이는 오사카의 하늘이 너무 예쁘다.

 

DSLR 카메라를 친구에게 빌려줬는데 설정을 바꿔놓은 바람에 자동초점이 안맞춰져서...

다시 되돌린다고 이때부터 얼마나 고생을 한 지 모른다..ㅎㅎ

나도 처음 살때 설정해놓고 그 뒤로 만진적이 없으니 알리가 있나!

다행이 규가츠를 먹기 직전에 살렸다. 헥헥

 

 

 

 

 

 

엄마 아빠에게는 말을 안했지만 이번 여행의 제1의 목표였다.

다양한 규가츠 가게의 후기를 모두 읽어봤는데 유일하게 안좋은 후기가 없었단 타케루 규가츠.

요즘 한국에도 규가츠 전문점이 많이 생겼으나, 본토를 먹어봐야 아는체를 좀 하지~

 

11시 20분 정도에 도착을 해서 사람이 꽤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대기 시간은 5분정도, 테이블만 정리하고 바로 들어가는 수준이었다.

나와 엄마는 1장씩, 아빠는 2장으로 주문!

 

맛있다 맛있다... 생각보다 더 맛있다...

첫끼부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더욱 기분이 좋았던건

엄마 아빠가 마지막날까지 여기를 한번 더 가고 싶다고 얘기했던 것!

 

꽤 걸어온 거리가 죄송했는데 마음의 부담이 좀 덜해졌다.

 

 

 

 

규가츠를 먹고 그릇시장으로 가는 길.

새파란 하늘이 너무 예쁘다.

 

그릇시장에서 정신없이 구경을 했는데 정말 예쁜건 10개씩 판다는 것...

간단하게 서울집에서 사용할 아기자기한 컵과 반찬그릇 몇개만 구입했다.

엄마는 정말 고급져보이는 나무 접시를! 역시 이런건 비싸다...^^

 

 

 

 

우리가 그릇 구경을 하는 동안 아빠가 커피 한잔 시켜달라고 하셨는데

마침보이는 고급진 그릇가게 한 켠에 조그만 카페가 있다.

 

연세가 좀 있어보이신, 나이가 있으신 바리스타분이 계셨는데

250엔, 300엔의 커피 두 잔을 마련하시는데 정말 정성을 다해서 내려주셨다.

무려 핸드드립커피인데, 우리 두 잔에 5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향긋한 커피 향이 좋아서 작은 테이블에서 잠깐 쉬게 되었다.

 

 

 

 

 

 

 

 

그리고는 오사카 성으로 간다.

역시 어른들은 역사에 관심이 많으시다.

나의 잡다한(?) 지식을 더해드리니 더욱 흥미를 느끼신다.

 

날씨가 너무 좋다.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에서도 맑은 날씨의 오사카를 보기 힘들던데,

물론 나도 지난번에 왔을때 비가와서 흐린날의 오사카를 보고 갔었다.

이번에는 파란 하늘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붉은 단풍은 그 하늘을 더욱 더 돋보이게 해주고-

 

 

 

 

 

 

무려 아빠가 자리 잡아준 구도다.

두 나무 사이로 오사카 성을 넣어보라는 주문을 하셨다.

굳굳굳!!!

 

 

 

 

 

 

이건 내가 좋아하는 구도다.

일명 '사람 다 잘라내기' 구도... 헤헤

 

 

 

 

 

 

성에서 점점 가까워지며 찍은 일부.

단풍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건 나의 욕심이겠지만 조금만 더 풍성했으면 좋겠다.

어쨌든 가을 하늘 아래의 모습은 너무 예쁘다.

 

운이 트인건지 가는 곳 마다 사람이 없다. 물론 나올때는 입장하는 줄이 꽉 차 있다.

엘레베이터 타는 줄을 한 3분정도 기다렸다가 바로 탑승!

 

 

 

 

 

 

 

 

전망에서 내려다 본 오사카의 풍경-

울긋 불긋 들어가는 단풍이 너무 예쁘다.

이렇게 깨끗하게 보기도 힘들텐데 우리 이번에 정말 잘 왔다.

 

아빠가 나를 부르며, 저기 저 멀리있는 빨간 철구조물은 뭐냐고 물어보신다.

자세히보니 헵파이브 관람차다.

"응, 아빠 우리 지금 저기 갈거야~"

 

 

 

 

 

 

오후 4시 정도가 되니 거뭇거뭇 갑자기 해가 진다.

성이 보이는 곳에 앉아있다가 얼른 서둘기로 했다.

 

일정을 조금 앞당겨서 일단 우메다 헵파이브로 갔다.

히가시우메다역에 내리니 환승도 필요없어서 딱 좋더라!

 

 

 

 

 

 

저녁 노을을 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져버려서 올라갔더니 이미 야경이다.

줄이 없어... 주유패스를 보여주고 바로 탑승!

 

밖에서 볼때는 별로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꼭대기까지 올라가니깐 너무 높아서... 정말 내려가고 싶었다.

빨간 철구조물의 사진은, 내가 헵파이브에 올라갔다는 유일한 증거다.

 

문제는.. 편한 신발을 신으라 했는데 구두를 신고온 엄마의 발이었다.

걷기가 힘들다고 하셔서.. 모든 일정을 포기,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우메다에서... 쇼핑을 했어야 했는데...

후치코도 한마리 못 사오는 불상사가 생겼다.

 

일단 신사이바시역에 내려서 신발가게를 둘러보고

정말 편한것 말고는 따질것도 없는 신발을 3천엔에 구입했다.

그리고는 숙소로 직진하는 길에 드럭스토어에 들려서 잠깐 쇼핑타임ㅋㅋ

휴족시간 다리용, 발바닥용을 부어넣고 얼른 귀환을 했다.

엄마 발에 임시처치를 하고 저녁으로 먹으려고 샀던 스시 도시락을 정복했다.

 

 

 

 

 

 

 

 

이미 두번이나 온 적있는 오사카지만, 나도 안해본 것 한두개쯤은 해보고 싶었다.

주유패스를 구입했으니 돈보리 크루즈 한번쯤은 타봐야 되지 않겠냐며.

낮에 미리 교환했던 티켓을 가지고 엄마 아빠를 끌어냈다.

 

돈보리 크루즈를 타고 슝슝슝~

가이드 선생님 정말 열심히 설명하신다. 일본어로!

기대는 안했지만 기대가 되던, 기대를 안해도 그만큼도 안되는...

크루즈 안에서 셀카봉으로 웃으면서 우리 사진을 엄청 찍어서 분위기도 좋았는데

어쨌든 별로였다는 부모님의 말씀이 있으셨다ㅋㅋ

 

 

 

 

 

 

 

 

오사카의 거리는 여전히 밝았다.

화려한 간판들은 더욱 화려해졌고 활기는 더욱 넘쳐났다.

혐한 이야기가 최고조를 달했을 때인데도 아랑곳 하지않는 오사카의 밤이다.

길을 가던 중 우리 얼굴이 맞은편 화면에 보인다.

우리도 기념촬영 V~

 

숙소로 가던 중에 타코야끼를 사먹기로 했는데 유명한 곳들은 줄이 너무 길고.

맛없어 보이는 비주얼에 손님도 없는 가게에서 아빠가 그냥 사고 가자고 하신다.

심지어 10개에 600엔으로 다른 곳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의심이 가지만 일단 샀다.

시식을 해보니 지금까지 먹은 것 중에 젤 맛있는 타코야끼였다. 완전 반전!!

엄마 아빠는 타코야끼를 처음 드시는건데도 맛있다고 하시고!

 

 

 

그리고 일본에 왔으니, 자기전에는 호로요이 해줘야된다.

겨울 한전 "귤" 맛이당! 미깡!

엄마를 반하게 만든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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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자유시간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었다.

너무 머리가 아파서 도망가고 싶었을 뿐인데..

 

서점에 가서 어디로 갈지 막 뒤졌다. 정말 막 뒤지다가 마음에 들어온 곳-

교토의 근교에 있는 아라시야마다. 거기에 너무 가고 싶어졌다.

조용해보이고 편안해보이는 곳으로 도망가기에는 제격인 것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다음날 비행기를 예약하고, 휴가를 내고,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그렇게 날은 다가왔고 애석하게도 하늘도 내 마음과 같은지

잔뜩 찌푸리며 비만 흘려보냈다.

 

지금 이 글을 적기 전에 깜짝놀랬던건-

notice에 여행기록을 써넣는데 나의 첫 해외여행이었던 도쿄여행으로부터

딱 7년만이며, 출발날짜와 도착날짜가 모두 같았다. 여정도 3박 4일이고.

너무너무 신기하다..!

 

 

 

 

 

 

비가 정말 많이 오길래 결항이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그 비를 뚫고 비행기는 열심히 달려줬다.

구름모양 보기가 이렇게 어려웠다니, 그저 뿌연 하늘만 가득했다.

 

간사이 공항에 내려서 티켓을 사고 난바역으로 이동!

교토만 계획을 잡았지만, 지나가는 길에 오사카라도 보기로 했다.

코스는 도톤보리-오사카성-도톤보리.

 

 

 

 

오사카 비즈니스 킷푸를 구입하니 라피도기차와 오사카 1일 패스권을 준다.

오늘은 이걸타고 슝슝 다니기로 했다.

 

 

 

 

사실 오사카에 가면 모든 지역이 다 이런 간판으로 꾸며져 있을 줄 알았는데,

딱 여기만 화려하고 앵글 밖은 조용한 풍경만이 이어진다.

생각보다 엄청난 사람과 여기가 대도시였구나하는 새삼스러운 마음.

 

 

 

 

아라시야마라면 기차 시간까지 모조리 다 외우고 출발을 했는데,

그 외의 지역은 공부를 하나도 하질 않아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어슬렁거리다 간 곳의 이름은 신사이바시.

 

세일기간의 즐거움과 일본스러움의 화려함.

굉장히 활기찬 시장의 풍경으로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유럽여파로 인한 엄청난 환율의 타격으로 많이 지르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즐거운 분위기.

 

 

 

 

배가 고픈데 딱히 먹을만한 건 눈에 들어오질 않고. 헤매다가 뭔가 되게 좋아보이는 곳을 발견했다.

밖에 오늘의 메뉴라고 적혀있는데 금액도 1000엔 안이라서 부담되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진짜 여기가 일본이구나-스러운 종업원들의 멘트까지.

한문을 잘 못 읽으니 밖의 모형을 보여주며 "고레 구다사이" 했더니 이렇게 잘 나온다.

소면과 튀김 너무 좋았지만 우엉밥은 정말 눈물나게 맛있었다.

가게 이름도 한자라서.. 읽을 수 없는게 슬프다.

 

나니와소바 추천합니다!

 

 

 

 

오사카에는 분명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코인락커에 우산을 넣어두고 와서 내손에는 우산이 없었는데

지하철 역에서 위로 올라와보니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급하게 뛰어들어간 옆 건물에서 비가 그치기만을 마냥 기다리고 있었는데,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질 않았고 나는 그 비만 바라봤다.

그때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다. 이 곳이 NHK방송국이란다.

 

9층으로 올라가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봤더니,

드라마 홍보관이 있고 그 아래에는 방송 촬영을 하고 있었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갔을 건데. 

 

 

 

 

 

 

 

 

 

 

어느덧 비가 잦아들고 급하게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들고 오사카성으로 갔다.

많이 보던 모습이 나를 반기고-

 

그런데 너무 많이 본 모습이라.. 이미 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전망대로 올라가 오사카의 전경을 바라보다.

저기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NHK방송국이 있던 곳.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이런 숲은 너무 아름답다.

 

 

 

 

도톤보리의 야경을 보기위해 다시 돌아왔다.

해는 점점 저물어가고, 다시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요즘 우리나라의 맨홀뚜껑 디자인이 참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오사카는 역시 오사가답게 오사카성의 모양이 있었다.

게다가 예쁘게 색칠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 색의 바래짐은 있지만,

그래도 여기가 오사카임을 밝히는 세세함이 돋보인다.

 

 

 

 

타코야끼의 고장 오사카에서 무조건 먹어야 하는 것!

친구의 추천으로 더운 날씨에도 먹었지만,

난 역시 한국에서 만든 타코야끼가 좋다. 한국식이 잘 맞다.

큼직한 타코야끼는 좋지만 너무 뜨거워서 먹기 힘들어.

 

그리고 날 정신없게 만든 오사카의 재미있는 간판들.

카메라 없이 아이폰하나만 들고 떠났는데,

그 아이폰을 하루종일 공간에 배경에 대고 있었다.

 

여담이지만, 아이폰 배터리가 없어서 충전하러 애플스토어에 찾아갔더니

충전이 안된다며 휴대폰 통신사로 찾아가라고 한다. 에효

어쩔 수 없이 되돌아 왔는데, 소프트뱅크가 보여서 들렀더니 충전을 해준다.

얼마냐고 물었더니 무려 서비스란다.

 

 

 

 

 

 

 

 

 

 

 

 

왠일인지 구리코 간판은 결국 불이 켜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분주한 느낌의 오사카를 간직하고 교토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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