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 해상투어를 하는 날이다.

미리 한국에서 부코투어에 예약을 해두었더니 너무 너무 편하다.

 

사실 나 한인여행사는 그닥 찾아가는 편은 아니라, 일행분이 예약한대서 그냥 GO를 했던 것 뿐인데

현지에서 사장님 뵈니 너무 좋아보이셨고 가이드는 말할 것도 없다.

지금 보홀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라면 단연 해상투어다.

 

새벽 5시 반, 전날 저녁에 주문해두었던 아침식사를 찾아서 알로나비치로 향했다.

사장님과 던킨앞에서 만난 후 알로나 비치의 만남의 장소로 고고~

일행이 총 9명이라하여 계속 기다렸는데 5분이 안오셔서 결국은 4명이서 떠난다.

배 타기전에 멀미약 하나와 조식을 미리 먹어두고, 출바알~

 

** 부코투어 문의 & 예약하기

http://cafe.naver.com/bukotour

(사장님은 제가 누군지도 몰라요. 저 혼자 추천하는 겁니다.)

 

 

 

 

 

 

알로나비치는 밥먹으러 밤에만 왔다갔다 했기때문에 지도로만 계속 봤는데

이렇게 날밝은 알로나비치는 여행 셋째날에 처음으로 본거다.

 

뽀얀 해변 위에 떠있는 많은 방카들. 모두들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야자수 사이로 보이는 해변이 너무 좋다.

오른쪽에 다이빙 깃발도 괜히 두근거리는 거!

 

 

 

 

 

 

 

 

배를 운전할때는 모터와 동시에 저런 막대기로 방향을 조절했다.

필리핀 특유의 배 모양인 방카는 나무를 엮어 양 옆에 붙이는 전통방식을 입힌건데

강한파도에도 배가 잘 뒤집히지 않고 영향을 적게 받는다며 과학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리의 가이드 마이클!

대박이다 정말. 부모님은 바다이며 형제는 거북이, 자매는 니모이다.

정말 물개가 따로 없다고 생각되는 프리다이빙의 실력자였다.

 

 

 

 

첫번째 코스는 돌고래 왓칭이다.

바다로 나가서 돌고래가 뛰어노는 모습을 보는거라고 하는데 볼 확율은 복불복이다.

실제로 같이 간 언니 한명은 지난번에 왔을때 돌고래를 못 보고 배를 돌렸다고 한다.

 

내가 왔으니 돌고래는 100% 볼 수 있을거라고 시덥잖은 소리를 해댔는데

돌고래 정말 많이 봤다. 파닥파닥파닥.

 

문제는 너무 빨리 여기 나타났다, 저기 나타났다 해버려서 기록물이 없다.

카메라를 켜면 사라지고, 미리 켜두면 안 나타나고ㅠㅠ

 

 

 

 

결국은 이따구의 사진만 달랑 한 장 남았다.

돌고래는 내 맘속에서 기억하는 걸로ㅋㅋ

 

 

 

 

 

 

이 다음 목적지는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라는 발리카삭. 바닷물 색깔 좀 봐...

왜 이렇게 발리카삭 발리카삭 하는 줄 알겠더라.

멀리서만 봐도 아름다운 섬이었다.

 

강사님이 실력 키우기 전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말라고 하셔서 안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체험다이빙을 할 기회가 찾아왔다.

다른 사람들 호핑투어하는 동안에 살짝 빠져나와서 다이빙을 준비하고

바다에 퐁당! 이었으면 좋겠지만 개고생도 이런 개고생이 없다.

 

제일 먼저 힘들었던 건 생각보다 파도가 강했는데

거기를 뚫고 들어가서 핀(오리발)을 신어야 했던거다.

서 있기도 힘든데 거기서 발을 들고 어떻게 핀을 신어..

결국은 다이버 마스터가 옆에서 신겨줬다ㅜ

 

가장 중요했던건 수영장 연습만 해봤지, 바다 경험이 전혀 없다는 거다.

보홀은 섬이기 때문에 평평한 섬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WALL이라고 부르는 벽 옆으로 20~30미터의 땅으로 바로 떨어지게 되어있다.

바다를 처음 들어가는 내가 캄캄한 바닷속을 한번에 쏙 들어갈 리가 없다는 거다.

두번째 입수를 실패하고 세번째는 마스터가 화를 내며ㅋㅋ 날 끌고 구냥 안으로 밀어넣었다.

 

이렇게 바닷속으로 쏘옥!

 

 

 

 

 

 

 

 

 

 

 

 

 

 

SJ4000 짭프로로 찍은 바닷 속 풍경-

내가 몰랐던 다른 세상이 펼쳐지다.

 

그리고... 비록 체험다이빙이었지만 바다속으로 뛰어들었던 다이버로서의 나의 첫 발걸음이다.

 

자연광에 의해 빛나는 산호가 너무 아름다웠고 그 다양함이 너무 놀라웠다.

아름다운 부채산호도 너무 많고, 내 옆을 지나가는 거북이도 너무 신기하다.

다큐에서만 보던 장면들을 내가 숨을쉬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약 30분간의 체험다이빙이 끝나고 밖으로 나가는데

나를 물 속으로 밀어넣은 다이버는 해변가에 날 버리고 떠났다.

흑흑 좀 서러웠는데 그 상황이 넘 웃겨서 구냥 넘어간다!!

 

 

 

 

배 이름 조차도 내 맘에 쏙 든다. JESUS ON BOARD.

 

포인트를 옮겨서 본격적인 호핑투어를 시작했다.

구조용 튜브에 대롱대롱 매달린채 가이드 마이클이 이끄는 대로 갔더니

도너츠쇼부터 물고기 몰이, 거북이 찾기, 니모 모으기 등등

정말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다 해준다.

 

최고의 가이드!!

정말 열심히 해주는 모습에 물개 박수가 계속 터졌다.

물도 감사하고 수건도 감사하고 모든게 감사했다.

 

사실 요때 짭프로가 고장이 난 줄 알고 바다에 안들고 들어갔는데 지금 정말 후회중!!

촬영한거 고스란히 다 잘 보관이 되어있었다. 정말 아쉬워!!

 

다음 이동할 곳은 드디어 드디어 가장 기다리던 버진 아일랜드다.

 

 

 

 

 

 

배를 정류장에 대어놓고 조심스레 걸어서 육지로 올라갔다.

썰물때만 뭍이 나오는 버진 아일랜드. 밀물에는 다리가 잠긴다고 한다.

 

하늘 기가 막힌다.

내가 가면 날씨 좋다고 했지?? 일단 일행들한테 생색부터 내보았다.

근데 날씨가 정말 너무 좋아서 눈이 호강했다.

 

 

 

 

하얀 모래사장을 따라 버진 아일랜드로 걸어가다.

 

 

 

 

 

 

 

 

 

 

 

 

깊지않은 바다와 새하얀 모래

파란 하늘과 뭉게뭉게 피어있는 구름.

 

여기가 천국이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너무 좋았던 버진 아일랜드.

석양이 끝내준다던데 그때 까지 있지 못한다는게 아쉬울 정도다.

 

 

 

 

여기 잠깐 앉아서 먼저 망고를 깎아먹고,

그 다음엔 튀긴 바나나를 먹고, 성게알도 먹었다.

부코투어 사장님께서 아무것도 사먹지 말라고 하셨는데ㅎ

 

저 바나나는 어찌 만드나 보니 기름에 바짝 튀긴 다음에 꺼내기 전에

바나나위에 갈색 설탕을 들이부어서 물엿처럼 녹으면 바로 꺼내서 굳힌다.

제조 과장을 보고 뜨억 했지만, 이 후 동네 어디에서나 저걸 팔고 사는걸보니

보홀 사람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군것질거리구나 싶었다.

마치 우리의 고구마 맛탕처럼!

 

 

 

 

집으로 갈 시간이다.

너무너무 아쉽지만 다시 신이 함께하는 배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바다에 대고 안녕을 외치고 멀미와 싸우며 알로나비치로 향했다.

 

 

 

 

점심식사는 아이러브크랩에서!

3인용 식사로, 해산물과 돼지고기 그리고 갈릭라이스.

첨에는 양이 적을까했지만 배터지게 먹었으니 그걸로 된거다!

 

 

 

 

2시 정도에 모든 일정은 종료가 되었고, 리조트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잠시 쉬었다.

수영장에서 조금 더 놀까해서 물에 들어갔는데, 그냥 걷고 싶어서 밖으로 뚜벅뚜벅 나왔다.

다른일로 잠깐 마이클과 와이프, 귀여운 아기와 함께 만나고!

너무 행복해 보이는 것 같아서 괜히 부러운거...

 

근처를 막 돌아다니다 언니들이 어디냐고 물어보길래 "용쉐이크요....ㅋㅋ"

난 시원한 것을 찾아 용쉐이크에서 망고쉐이크를 먹고 있었던 것이다.

나 로컬 좋아하는 사람인데 계속 여기만 찾은 이유는 아이스크림이 있어서!!

짱 맛있음!!

 

그러고는 혼자 리조트 앞에 있던 현지여행사에 가서 오늘밤 출발하는 반딧불 보기 투어를 예약!

 

 

 

 

 

 

저녁식사는 그토록 가고싶었던 바우에서~

한식을 파는 곳인데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를 먹는 것 같아서 좋다.

반딧불투어때문에 좀 허겁지겁 먹긴 했지만 분위기 좋고 다 맘에 든다!

 

갑자기 비가 막 내린다. 갑자기 스치는 생각, 반딧불이들 다 들어가면 어떡해!

6시 출발이라 여행사로 뛰어갔더니 아직도 안 온 사람들이 있음!!

어쨌든 한시간에 거쳐 아바탄 강으로 이동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너무 습하고 비가 왔다안왔다 하는 바람에

반딧불이들이 많이 숨어서 오늘 별로 없다고 한다.

 

겨우겨우 찾아서 5군데 포인트를 둘러봤는데,

사실 태어나서 반딧불이는 처음 본거라 반짝 반짝 거림이 너무 신기했다.

넋을 놓고 쳐다본 듯 하다. 반짝반짝 거리는 그 무리가 너무 예쁘다.

 

표현에 비해서 저걸 사진이라고 찍어놨냐 싶지만 내가 반딧불이를 봤다는 유일한 증거이다.

비가 계속 오는데다 배도 움직여서 도저히 찍을수도 없었지만

내 아이폰은 너무 구형이라 저걸 찍을 능력도 없던 애였다.

너무 아름다운 밤이었지만, 남자랑 와야하는데 하는 후회가 너무 많이 들었다.

 

8시 반에 리조트에 도착!

간단히 마사지를 받고 길었던 오늘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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