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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달 동안의 쿠바 - 산타클라라 (체 게바라 기념관, 장갑열차 기념비) 2015.06.27

길고 긴 트리니다드를 마무리하고 우리는 산타 클라라로 떠난다.

 

왜 밑에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냐면,

비냘레스에서 산타클라라로 가는 교통편이 좋지도 않았을 뿐 더러

트리니다드에서 산티아고로 가는 비아술은 아침 8시에 출발하여 12시간을 달리기 때문에 낮 이동은 괴롭다.

산티아고에서는 저녁 7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한다.

장거리 이동은 야간 이동이 가장 좋다. 숙박비도 아낄 겸.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박수오빠와 마음이 맞았던 것이

둘 다 산타클라라에서 1박을 체류하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산타클라라는 체 게바라의 도시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체 게바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꼭 들러야 할 곳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념관과 장갑열차를 제외하면 그닥 볼 게 없는 작은 마을이었다.

여기서 하루를 보내기에는 너무 지겨울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트리니다드-산타클라라-산티아고로 이동하는 나름 기가막힌(?) 일정을 완성했다.

 

 

 

 

아침을 먹고 실컷 방에서 뒹굴다가 12시에 나왔다.

산타클라라는 트리니다드에서 2시간~2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 비교적 가까운 곳인데

오후에도 많이 출발한다고 해서 우리도 이 시간대로 결정.

 

프랑스인 부부와 함께 이동했다.

산티 스피리투스를 거치지 않는 산길을 이동하니 훨씬 빠르게 간다.

가는 길에 잉헤니오스 계곡, 작은 마을들, 경치좋은 계곡 등을 볼 수 있다.

 

 

 

 

산타클라라가 다가옴을 느끼게 해주는 산-

입구부터 체 게바라의 기운이 막 느껴진다.

 

산타클라라에 도착했는데, 프랑스인 부부가 머무는 숙소에 먼저 데려다 준다고 한다.

택시기사가 어찌나 해메는지 숙소를 찾는데 거의 한시간이 걸렸다.

해결사는 역시 박수오빠. 맵스미의 지도로 길을 찾아서 겨우 찾아갔다.

 

 

 

 

비아술 터미널에 내려서 우선 짐을 맡기러 갔다.

가방 1개당 2쿡을 달라고 한다. 당연히 1쿡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금새 또 가격을 올린다.

아저씨한테 애교아닌 애교를 부리니 허허실실 웃으면서 1쿡만 달라고 하신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타클라라 산책에 나섰다.

 

쿠바에 오기 전에 내가 탈 교통수단을 쭉 적어왔는데 (난 다양한 교통수단을 타는 것을 좋아한다.)

산타클라라에서는 꼭 말마차를 타리라 계획했었다.

 

그런데 비아술에서 체 게바라 기념관 쪽으로 가는 말마차는 사람이 참 안모인다.

원래 말마차는 구간 상관없이 합승택시 개념으로 1인당 2MN만 내면 되지만,

사람이 모이질 않으니 말마차꾼들이 안간다거나 가격을 높게 부른다.

더운 날씨에 괜히 고생하기가 싫어서 3명에 10MN를 내고 이동했다.

 

 

 

 

 

 

 

 

 

 

체 게바라 기념관에 도착했다.

땡볕도 이런 땡볕이 없는 느낌이다. 여기에 와서야 난 처음으로 쿨토시를 꺼냈다.

 

쿠바 화폐 중 3CUC에 그려진 동상이 바로 이 것이다.

 

 

 

 

한 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 곳이 짐 보관소.

가방을 주면 번호표를 주는데 그걸 가지고 있다가 되찾을 때 번호표를 돌려주면 된다.

기념관 안에는 아무 짐도 가지고 가지 못하니 반드시 미리 맡기고 갈 것.

 

아니면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러기엔 날씨가 너무 뜨겁다.

 

 

 

 

동상 뒷 편에는 체 게바라 기념관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서 오른쪽에는 박물관이, 왼쪽에는 혁명참전용사들의 추모관이 있다.

두 곳 모두 사진 촬영은 불가능하다. 그만큼 엄숙한 곳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에는 체 게바라의 성장 과정부터 게릴라 활동 순간의 모습까지 다양한 기록과 물품들이 남아있다.

그리고 추모관에는 함께 했던 사람들의 부조와 꽃이 한쪽 벽에 기록되어 있다. 체의 시신도 여기에 보관되어 있다.

가운데에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다.

 

산타클라라 어땠어요?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분명 이 곳은 화려한 관광지이기 보다는 쿠바 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상징적인 곳이다.

구경을 할거면 산타클라라가 볼 것 없는 시시한 도시가 될 것이고,

쿠바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뜻깊은 도시가 될 것 같다.

그래도 쿠바 땅을 밟는다면 이 나라가 공산주의라는 것 말고 왜 그 체제를 유지하게 되었는지

한번 쯤 살펴보고 오는 것이 여행에 도움이 될 것 같다^^

 

** 에르네스토 게바라가 체 게바라로 된 이유

우리가 소위 친구를 부를 때 하는 말인 "야", 아르헨티나에서는 같은 의미로 "체"라고 부른다.

에르네스토가 남미 여행을 할 때 친구를 부를 때 "체"라고 말했는데,

다른 남미 출신의 친구들은 이 어감이 너무 재미있었나 보다. 그 말투는 혁명군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사람들은 이 후 에르네스토를 부를 때 일부러 "체"라고 불렀는데 그게 애칭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까지도 그는 "체"라고 불리고 있다.

 

 

 

 

다시 말마차를 타고 중심가 쪽으로 왔다.

원래는 장갑열차 기념비로 바로 가려고 했지만, 멀다고 사람이 안모인다고 말마차가 가지를 않는다.

그래서 중심가로 가서 잠깐 둘러본 후 이동하기로 했다.

 

먼저, 뜨거운 햇빛에 온 몸이 타들어 갈 것 같았다.

뭐 좀 마시고 이동하자고 해서 찾던 중 눈에 띄는 TU COLA를 구입했다.

평소 1캔을 사서 3명이서 나눠 먹었는데, 이 날은 특별히 박수오빠가 1인 1캔을 허용해줬다.

그 자리에서 다 마시고 빈 캔은 그 가게에 버리고 왔다. 시원하다!

 

 

 

 

산타클라라의 중심인 비달광장-

 

여기에 코펠리아가 있길래 고민도 안하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요구르트를 팔고 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었는데. 정말 실망을 많이 하고 밖으로 나왔다.

아니면 식사를 할 까 해서 돌아다녔는데 마땅한 식당도 없다.

한국인에게 유명한 모네다 식당은 점심은 끝났고, 저녁은 늦게 문을 연단다.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 장갑열차 기념비 방향으로 걸었다.

보행자도로 거리인 인데펜덴시아 거리에는 식당, 카페 등등이 있었다.

하지만 메뉴판은 모두 관광객 용 CUC로 바꿔서 가져왔다는 것. 에휴

 

중간에 나타난 빵집에서 오늘 밤 버스에서 먹을 유용한 양식을 구입했다.

 

 

 

 

 

 

 

기념비에 도달하기 직전에 만난 아이스크림 가게!

Vaso de Helado 주문! 맛은 Mixto로!

 

초콜렛, 아몬드, 딸기맛 세개 다 주셨는데 정말 너무 시원하고 맛있다.

지친 우리에게 이 가게는 한줄기 희망이었다.

 

 

 

 

 

장갑열차 기념비 앞에 있던 기찻길.

이 곳이 혁명이 거점이 된 장소이다.

 

 

 

 

 

 

 

 

 

 

 

 

독재자 바티스타에 맞선 혁명군은 피델 카스트로의 지휘아래 두 팀으로 나누어져 준비했다.

한 팀은 까밀로 시엔푸에고스가 이끌고, 나머지 한 팀은 체 게바라가 이끌었다.

겁먹은 바티스타는 혁명군을 처단하기 위해 대규모의 물자를 실은 기차를 정부군에 보냈는데,

이 산타클라라를 지나갈 때 혁명군이 이 기차를 덮쳤고,

혁명군의 승리가 확실시 되자 놀란 바티스타는 도미니카로 망명했다.

2일 뒤인 피델카스트로는 산티아고의 시청에서 쿠바 혁명의 성공을 선언했다.

 

이 장소에 기념비가 세워졌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중심가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또 사먹었다.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초콜렛 맛을 2개로! 딸기는 입가심으로!

 

 

 

 

 

 

산타클라라 물 가격이 0.70쿡으로 정직하게 받길래 다 그런줄 알았더니

들어가는 식당마다 다 CUC이 적혀있는 다른 메뉴판을 내어온다.

바로 앞에 메뉴판이 있길래 잡으려니 이건 아니라며 또 가져간다.

 

질 좋은 CUC 식당이라면 그러려니하고 먹겠건만, MN음식을 쿡으로는 못내겠다.

 

돌아다니는 중 에어컨이 나오는 피자집을 발견했다.

꽤 규모도 크고 내부도 깨끗하고 테이블도 있어서 편하게 먹을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서 먹은 스파게티와 피자는 지금까지 먹은 길거리 음식보다 못하다는 거!

 

 

 

 

말마차를 타고 비아술로 가는 길-

3명이서 15MN 지불했다. 우리도 지치고 네고전문 박수오빠도 지쳐서 그냥 내기로 했다.

그런데 말차가 느려서 그런건지 정말 먼 거리인지 거의 20분 정도가 걸렸다.

 

아저씨가 말 고삐를 당기며 계속 "아뵤"이러길래 무슨 의미인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아저씨가 "아뵤"라고 들리냐며, 말의 스페인어인 "까바요Caballo"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 정말 부끄럽다.. 까바요 하나를 제대로 못 듣다니.. ㅋㅋ

 

 

 

 

비아술 터미널에 도착했다. 생각해보니 처음으로 타는 비아술이다.

역시 체 게바라의 도시답게 그의 얼굴이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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