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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주라호, 그리고 잔시로 가는 길 2008.01.15
  2. 카주라호 - 서부사원군 2008.01.15

비가 그치고 사원을 빠져나왔다.


 



한국인을 많이 만나본 카주라호의 사람들은 다들 한국말로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특히나 우리 일행은 여자뿐이었기 때문에 지나가는 꼬마들 까지도 말을 걸고 지나갔다.
지긋지긋한 현지인들의 한국말에 기분도 상하고 열도 꽤 받았을 즈음
우리에게 다가온 아이들은 의외로 우리의 기분을 풀어주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인도사람들은
카메라만 보면 다가와서 사진 찍어달라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에게 다가온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 였는데 순수해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하지만 이 순수한 아이들이 우리의 모습을 보고 또 다르게 변할까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지금 내가 맘에 들어하지 않는 인도의 모습도 대부분 관광객이 만들었을 것인데
나도 그 중 한 사람이 되어버릴까 두려웠다.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아이들은 마냥 즐거웠나 보다.
자신의 집을 보여주고 싶다고, 시바를 본적이 있냐고,
본적이 없으면 우리집에 있는데 보여주겠다고.

미안한 마음이 잔뜩 들었지만 그 마음만은 받아들였다.


 


 



카주라호에서는 적어도 2박 3일은 있자고 생각했었는데
관광객에 그것도 한국인에게 찌들여 버린 카주라호 모습에
우리는 일찍 뒤돌아 서게 되버렸다.

인도의 버스는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안좋았다.
저런 버스를 타고 10시간씩 다닌걸 보니 우린 참 대단했다.

아침일찍 버스를 타기위해 나섰는데 버스는 오질 않았고 오후 버스를 타야만 했다.
덕분에 미리 끊어둔 기차표는 환불을 했고 아그라로 가는 버스조차 놓치고 말았다.

 

 


 

 

 

 

 

버스터미널 근처에는 항상 사람이 붐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난다.

 

 

 

 

버스표를 검사하는 아저씨.

 

 



잔시로 가는 버스 안.
물을 파는 꼬마들 역시 사진을 찍어달라고 졸라댔다.
자신들이 찍혀있는 사진을 보고 나면
이 아이들은 물을 파는게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좋아했다.

 




그 누구도 자고 가지 않을 잔시에서의 하룻밤.
잔시는 관광객이 없는 탓에 호텔에 흔하지 않았고 호텔은 하루에 600루피 정도를 요구했다.

그 와중에 만난 한 아저씨는 끈질기게 우리에게 따라 붙었다.
언뜻보면 사기꾼처럼 보였는데 도와주겠다고, 필요한게 머냐고, 또 원한다면 저렴한 호텔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한시간이 넘도록 그 사람과 티격태격 댔었고 그 사람은 300루피짜리 호텔을 알려주겠다고 하고
우린 결국 따라가게 되었다.

아저씨는 오토릭샤꾼이었는데 운전중에 보여준 종이에는
아저씨를 거쳐간 수많은 한국인들의 칭찬 메세지가 담겨있었고
난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을 함께 가지게 되었다.

이윽고 도착한 호텔에서는 방값이 500루피라고 했다.
속았다라는 기분이 들 찰나에 바라본 아저씨는 주인에게 가서 조용하게
'한국아가씨들에게는 방을 300루피로 해줘라'라고 말을 하곤 떠났다.

우린 정말로 300루피에 묶었다.

여기 호텔은 어린 애들 두명과 젊은 애들 두명정도가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언뜻보면 어설퍼 보였지만 마음은 정말 착한 아이들이었다.
바보같으면서도 순진한 아이들.

우린 다음날 새벽에 아그라에 가기위한 버스를 타러 갈때도
여기 호텔의 오토릭샤를 타고 갔다.
굉장히 먼 거리를 굉장히 싼 값에 태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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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무더운 날씨.

선풍기조차 고장나버린 우리 기차칸은 낭만을 즐기기엔 너무 더웠다.
그나마 다행이었던것은 밤이였다는것.

인도의 기차는 연착은 당연한 것으로 봐도 괜찮다.
내가 생각했던 일반적인 연착은 몇분 몇십분 정도 였지만 이곳은 달랐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무려 2시간을 그자리에 서 있었으며
어디서 내릴지를 몰라 잠도 깊게 들지 못하였고
카주라호로 가는 버스가 있는 사트나에는 예정시간보다 4시 30분이 넘은 때에서야 도착하게 되었다.




카주라호로 가는 버스를 놓칠것 같아 허겁지겁 달려간 터미널에서는

다행이도 아직 버스가 출발하지 않았고 우린 무사히 카주라호로 가는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카주라호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풀고 식당으로 나섰다.

카주라호에는 한국식당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곳 식당들은 모두다 현지인이 한국인 여행객 또는 임의로 배운 음식 실력을 발휘하는 곳이었다.
배가 굉장히 고팠는데 내가 겁도 없이 주문한 라볶이는 무려 커리에 라면을 볶아서 내어왔다..

식사 후 맞은편에 있는 서부사원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환율 때문이었는지 매표소에서는 달러는 받지 않았다.

서부사원군은 굉장한 모습이었다.
사원 안에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되는데 거의 모든 사원은 비슷하게 생겼었다.


 



저걸 찍는데 단체 관광객이 잔뜩 들어와서는 한참이 지나서야 찍게 된것.

 



 


 

 

 



카주라호는 섹스의 도시라고 불리는데 그 이유는 여기 사원이 이런 모습으로 이루어 져서 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모습의 사원을 감상하던 사람들은 처음엔 건물을 보지만

시간이 지난후엔 다들 숨은그림찾기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보이는 모습은 맑았지만 저쪽하늘에서는 검은 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둘러 가까운 사원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 있었는데 비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부는지
결국은 신발을 들고 사원 안으로 들어왔다.

 




우리가 들어간 사원에는 우리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다들 조용히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후 하나둘 얘기를 시작하더니 다들 노래를 함께 불렀다.

물론 우리는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보고만 있었지만
함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다들 웃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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