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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달 동안의 쿠바 - 산티아고 데 쿠바 (티볼리마을) 2015.07.13

산티아고에서의 둘째날이 밝았다.

 

오늘 아침에는 벨라스케스의 집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러가기로 했는데 몸도 마음도 참 무겁다.

일단 몸을 일으키고 서둘러 준비한다.

 

 

 

 

상대적으로 아침식사가 부실했던 바라코아에 비해 산티아고는 천국이다.

정말 맛있고 달콤한 과일들이 한가득이고 빵과 소세지까지.

예쁘게 구운 계란까지 너무 맛있는 아침식사를 했다.

 

쿠바는 희한하게도 파파야가 맛있다.

다른 곳에서의 파파야는 약간 역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튼 과일을 실컷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공연이 있다고 한 곳은 세스페데스 광장 한켠에 있는 벨라스케스의 집이다.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아침에 오케스트라가 열린다고 한다.

박물관 입장료 2쿡을 내면 공연은 무료로 볼 수 있다.

 

맑은 오케스트라 음악에 쿠바의 퍼커션이 더해서 색다른 음악이 펼쳐진다.

나는 이 퍼커션의 소리를 참 좋아한다. 이 소리가 들리면 여기가 쿠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경서오빠와 혜원이가 추천해준 곳인 Cafe Ven.

여기에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커피가 있다고 해서 왔는데 이름은 Cafe Vatido이다.

차가운 커피에 코코넛맛 아이스크림을 넣어주고 그 위에 시나몬가루를 뿌려준다.

정말 맛있다. 내 타입이다! (0.85쿡)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에스프레소도 먹어보자 싶어서 주문했는데 진한 커피향이 너무 좋다. (0.45쿡)

특별한 커피는 아니고 쿠바에서 많이 팔고있는 그 빨간색의 커피이다.

 

여기서 경서오빠와 혜원이를 다시 만나고 수다 삼매경에 다시 빠졌다.

 

다음 일정에 대해서 상의를 했는데, 일단 더위에 너무 지쳤기 때문에

숙소로 돌아가서 좀 쉬고 나오기로 했다.

우리는 숙소에서 빨래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인터넷에서 보고 적어온 곳 중 산티아고 추천 피자집인 Teresina.

돌로레스 광장 옆에 위치한 이 곳은 정직한 CUC 가격이 마음에 들었고 깨끗한 인테리어도 좋았다.

직원의 추천에 따라 테레시나 피자를 주문했는데 완벽한 맛의 토핑에 비해서 퍼석한 도우가 너무 아쉽다.

쿠바도 질좋은 밀가루와 음식재료를 얼른 도입해달라!!!

 

 

 

 

 

 

 

 

 

 

돌로레스 광장에서 세스페데스 광장으로 오던 길에 본 오래된 서점 La Escalera.

이 서점의 가운데에 계단이 있어서 이름이 Escalera라고 한다.

가끔씩 공연도 있다고 한다.

 

엄청나게 오래된 분위기의 내부에 잘 찾아보면 역사적인 내용들이 눈에 띈다.

세계 각국의 화폐도 있으며 여기에 들린 사람들의 사진, 체게라라 화폐 컬렉션, 중요한 신문 스크랩까지.

한쪽에는 반기문 UN사무총장과 라울 카스트로의 만남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류씨언니가 책을 조금 둘러보았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한국에 대한 책도 있다며 보여주는 것이 태권도 교습서를 보여주신다ㅋㅋ

 

 

 

 

 

 

원래 Patio Artex에 춤을 배우러 가려고 했는데, 모여든 사람이 없다.

사람이 많아야 재미있는데 이렇게 조용한 분위기에서 어찌 춤을 추랴.

그래서 일단 동네를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정처없이 걸어가다가 어제 봤던 그 길로 들어섰다. (Valcon de Velazquez 옆 길)

멋드러지게 펼쳐진 내리막을 따라 걸어와서 뒤로 돌아서니 역시 오르막이 보인다.

 

 

 

 

 

 

 

 

엽서에서 보던 그 장면이다. Padre Pico.

사실 쉽게 볼 수 있는 계단의 모습이지만 파란 차와 옆에 서 있는 아가씨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계단을 올라와 걷다보면 비밀투쟁박물관이 나타난다.

옛날에는 경찰서로 이용됬던 곳인데 혁명 이 후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맞은 편에는 피델 카스트로가 학생시절에 살았던 집이 있다.

이 곳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마을 한 켠에 있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이런 절경이 펼쳐진다.

난 왜 이렇때마다 카메라를 안들고 오는지 모르겠다.

이 날은 커피만 카메라로 찍고 나머지는 아이폰으로 찍었다. 에휴

 

 

 

 

그리고 우리는 티볼리 마을로 향했다.

티볼리 마을은 산티아고 내에서 약간 빈민가(?)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번잡했던 도시에서 약간 벗어난 분위기이다.

 

사실 좀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오히려 순수한 모습의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난것 같다.

아무런 사심없이 다가와서 인사는 사람들, 우리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꼬마들의 호기심,

그리고 치노? 하폰?을 물어보며 말을 걸고 꼬레아라고 답하면 꼬레아!라고 답해주는 사람들.

그냥 이 동네를 걸어다니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해가지는 가운데 펼쳐진 말이 필요없는 티볼리 마을의 소소한 모습이다.

 

 

 

 

 

 

 

 

 

 

 

 

 

 

 

 

 

 

 

 

 

 

목적지 없이 그냥 걷는 거리가 너무 좋았다.

티볼리 마을은 그런 곳이었다. 그냥 사람들이 사는 모습 그 자체가 좋았었다.

 

 

 

 

그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갈 때 쯤 보였던 일몰.

아이폰의 한계를 드러낸 사진이지만, 구름 사이로 보이던 붉은 햇빛은 정말 아름다웠다.

박수오빠는 쿠바에서 가장 멋진 일몰이라고 했다. (물론 그 뒤로 아바나의 말레꼰으로 바뀌었지만 헤헤)

 

 

 

 

 

 

어제 La Esperanza 레스토랑으로 찾아갔었는데 재료가 없다고 해서 못 먹었는데,

오늘 다시 가보니 저녁식사가 된다고 한다. 오예!

 

그런데 분위기가 좀 이상한 것이 문을 열면 BAR가 먼저 나오는데 여기서 댄스타임이 벌어지고 있었다.

민망하지만 BAR를 지나 식당으로 와서 밥을 주문했다.

돼지고기와 샐러드, 볶음밥이 모두 30MN! (돼지고기는 조금 질기다)

 

밥을 먹는 중에도 댄스타임은 계속되었고 우리에게 자꾸 춤을 추자고 말을 건다.

호루라기까지 불면서 춤을 추는 모습은 정말 우리에게는 센세이션이었다.

다 먹고 출께~ 라고 몇번이나 대답했는데 분위기가 정말 밥 먹을 분위기가 아니다.

결국 계산을 끝내고 나가는 길에 붙잡혀서는 광란의 밤이 시작되었다.

난 정말 몸치라서 뒤뚱거리며 춤을 추었는데, 박수오빠와 류씨언니는 정말 장난이 아니다.

엄청난 댄스 실력에 쿠바인들이 모두 엄지를 치켜든다.

 

특히 박수오빠의 막춤에 쿠바에서는 볼 수 없는 춤이라며

판타스틱, 마라비요사 등등의 극찬을 쏟아낸다. 하하하

 

 

 

 

흥이 나던 시간을 보내고 세스페데스 광장으로 오니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진다.

어제 인사했던 룩셈부르크 출신의 아저씨가 계속 나를 쳐다본다.

 

공연이 끝나고 아저씨와 다시 인사를 하고선 씨디를 파냐고 물어보니 있단다.

정말 음악이 좋아서 사려고 했던건데, 씨디케이스에는 4CD라고 적혀있는데 안에는 하나밖에 없다.

그런데 CD를 팔고있는 직원의 손에 들린 것과 다르다. 이거 뭐지??

다른 외국인이 사가는 CD를 보니 또 다르다.

 

갑자기 사기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결국 구입은 안했는데

정말 사기인지, 아니면 케이스만 다른거고 안에 있는 CD는 진짜였는지 지금도 아리송하다.

 

 

 

 

사실 이 날 경서오빠와 혜원이와 식당, 광장 등등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우리가 번번히 늦는 바람에 미스가 났었다.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연락도 하질 못하고.

결국 만나기로 한 장소 중 마지막 곳인 마르티 광장에서 만났다.

 

여기에서도 공연이 있을 것 같았는데, 이 날은 없는 날.

수다만 떨다가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가는 길에 Cafe 34에 들려 Cafe cin Rocio를 한잔씩 마셨다.

둘은 내일 떠난다고 한다. 잘하면 아바나에서 볼 수도 있겠다 싶어 우리 숙소를 알려줬다.

그리고 아쉬운 이별을 했다.

 

거리마다 흘러나오는 음악소리, 흥에겨워 그 리듬에 맞춰 들썩이는 몸들,

골목마다 반겨주는 사람들, 꾸밈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진한 커피향과 웃음 소리들-

 

쿠바가 너무 즐거웠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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