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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달 동안의 쿠바 - 시엔푸에고스 (푼타 고르다) 2015.06.25

시엔푸에고스에서 맞는 둘째날이다.

사실 전 날 도착했을 때는 장거리 이동도 있었지만 웬일인지 쿠바에서는 조금만 움직여도 너무 피곤하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거라고 추측은 되지만 유독 피곤한 일이 많아서 쉬고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물론 여기서도 우리의 피곤함은 계속되었다.

난 저녁 8시 반에 잠들어서 다음날에 일어나는 숙면정신을 보이기도 했다.

 

어제 중심거리를 한번 둘러봤지만 찌는 듯한 더위 탓에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오늘 다시 한 번 제대로 둘러볼 생각이었다.

 

 

 

 

 

 

일단 여행자들은 많이 걸어다니기 때문에 아침은 든든히 먹어야 된다.

약속한 시간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더니 이미 저렇게 셋팅을 해두었다.

오래된 듯한 느낌의 식기도 너무 예쁘고 정겹다.

 

사실 이 까사의 아침은 다른 지역들과 비교하면 양이 작기때문에 조금 부실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돌아다니면서 식사 순위를 매길 때 항상 1~2위권에 있던 까사가 여기다.

바게트 빵을 한번 구워서 주는데 바삭거리는 소리부터 식감까지. 정말 고소하다.

거기에 버터도 참 맛있는데다 아들의 부인이 직접 만든 파파야 잼은 정말 놀랄 정도다.

 

양이 얼마 없었던 지라 식사를 금방 끝냈는데, 먹자마자 내일 아침식사가 기다려졌다.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는 코펠리아였다.

분명 10시 오픈이라고 했는데 10분이나 지난 시간인데 문을 안 열었다.

왜 영업을 안하냐고 물어보니 아직 아이스크림이 도착을 안했다고 한다.

언제 오냐고 물어보니 한시간? 한시간반? 이러고 있다.

 

그 뒤로 우리는 3번정도 더 찾아갔지만 두번은 아이스크림이 아직도 안와서.

나머지 한번은 어제 봤었던 혀를 내두를 정도의 대기줄 때문에 먹질 못했다.

 

 

 

 

박수오빠와 류씨언니는 산티아고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러 바라데로로 갈 예정이다.

문제는 이 구간 비아술이 빨리 예약이 마감된다는 건데, 날짜를 결정한 김에 미리 예약하러 간다.

나는 까마구에이에 너무 가고 싶었기 때문에 아직은 일정을 보류했다.

산티아고 이 후의 일정은 차차 생각해보기로-

 

시엔푸에고스의 비아술이 좋은 점은 터미널이 시내 안에 있다는 거다.

(다른 지역들은 대부분 시내에서 떨어져 있다.)

 

프라도 거리에 있는 한 건물에 체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Caballero sin tacha y sin miedo.

그는 흠도 겁도 없는 남자였다.

 

가는 길에 택시 타라고 말을 건다.

이 참에 내일 트리니다드로 갈 택시를 물어보니 다른 사람과 조인하는 기준으로 1인당 6쿡이다.

공식가격인데 박수오빠의 재량으로 조금 내려보려고 하지만 불가능하다.

아마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로 너무 가까운데다 금액도 높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다른 지역에 비해 수월하게 택시를 예약하고 우선 마음의 짐을 덜었다.

 

 

 

 

 

 

 

 

내가 소심하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아무나", "사람"은 찍지 않는다는 나만의 규칙이 있다.

왜냐면 내가 뭣도 아닌데 그들이 그림이 되겠다며 마치 사물처럼 찍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찍은 사진에도 가장 매력있는 모습은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냥 카메라 값을 맞추다가 찍은 건데..

잘 찍지는 못했지만 그냥 그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 묻어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내가 사고싶었던 최신 유행의 그 우산. 엄청나게 많다.

 

 

 

 

 

 

 

 

 

 

현지인들이 자주 애용하는 버스인 까미욘은 트럭을 개조한 대중교통이다.

처음에는 저걸 타고 다닌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나름 앉을 좌석도 있고 저렴하니 탈만도 했다.

 

그리고 쿠바의 흔한 승용차. 길쭉길쭉한 올드카들도 멋드러지게 서있다.

 

시엔푸에고스에서는 말마차도 택시의 한 수단으로서 애용되고 있다.

다그닥 다그닥 거리는 말발굽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길 한편에는 마차가 다닐수 있다는 표지판도 마련되어 있다.

쿠바의 표지판은 그림들이 리얼해서 참 좋다. 

 

 

 

 

 

 

비아술에 들려 예약을 마친 후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 길.

프라도 거리에 천막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길래 뭔가 싶어 다가가보니 서점이 열렸다.

한번 둘러보니 역시 혁명과 사상에 관한 책들이 많았고 예술과 역사에 대한 책도 많았다.

 

그리고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

여기도 네일아트를 해주는 곳이 있었다. 비록 테이블 하나인 소박한 곳이었지만.

 

나는 반짝반짝 거리는 매니큐어를 진하게 발랐다. 얼마나 독한지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았다.

류씨언니는 인조손톱을 붙이고 그 위에 컬러를 바르는 고난이도의 작업을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기술이나 제품의 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틀 후 부터 저 손톱이 벌어져서 언니가 고생을 참 많이 했다.

네일은 잘 하는 곳에서 해야한다.

 

 

 

 

 

 

점심을 먹으러 어제 저녁에 갔던 피자집으로 갔더니 사람이 엄청 많다.

맛집인가 보다 생각하니 즐겁다. 스파게티를 주문하니 면이 방금 다 떨어졌다고 한다.

면이야 다시 가져와서 삶으면 금방 되지 않나 싶으면서도

물자가 귀한 쿠바에서 그리 쉽게 해결되지도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옆집으로 갔다. 이런 피자집이 무수히 많다.

벽에 그려진 그림은 "아빠 10MN만 주세요"

그 이유는 이 집 피자가 10MN이기 때문이다.

 

스파게티와 음료수 1잔을 주문했는데 총 12MN이다.

면은 어제 먹은 곳 보다 더 퍼졌다. 입에 넣는 순간 분해된다. 키키

 

 

 

 

 

 

 

 

시엔푸에고스는 움푹패인 만 안에 위치한 도시였는데, 도시는 약간 반도처럼 생겼다.

그닥 별로 할게 없는 이 도시에서 우리는 시엔푸에고스의 가장 남단인 푼타고르다로 가기로 했다.

 

버스비를 물어보니 0.20MN 이라고 한다. (20센타보)

할아버지가 잔돈은 내어주지 않으니 꼭 20센타보를 내라고 한다.

저렇게 작은 동전은 외국인이 만지기 어렵다. 그렇게 얘기를 할아버지가 선뜻 동전을 주신다.

댓가 없이 친절을 베풀어주시는 할아버지 너무너무 감사하다!

(쿠바 사람들은 천사다... 내 생각이지만^^)

 

기다리는 중에 언뜻 보였던 공중전화.

아직 유선전화를 많이 쓰는 쿠바에서는 참 흔한 광경이다.

하지만 휴대폰도 꽤 많이 보급되어 있다.

 

프라도 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20분 정도는 기다린 것 같다.

사람들 모두가 1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한 버스는 대형임에도 출근길을 연상하게 만드는 인파가 몰렸다.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델 바예 성이 보인다.

일단은 무시하고 푼타 고르다쪽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그림자 없는 야자수 나무 아래로 열심히 걸었다.

 

마지막에 다다른 곳은 작은 유원지 같은 곳이었다.

매점과 테이블들,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 쓰러져 있는 보트들.

무더운 날씨에 물놀이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튜브에 바람을 넣어주는 엄마-

그리고 그걸 기다리고 있는 꼬마들.

 

조금있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그 튜브를 서로 가지려고 싸우고 있었다.

그런데 언니가 양보해주지는 않았다. 언니라도 하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이 하고 싶은거다 헤헤

 

 

 

 

시원하게 보트를 타는 사람도 있고.

구경만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지만

물놀이 준비를 하지 않은 우리는 거절했다. 이럴때 신나게 놀면 좋을건데!

 

 

 

 

바다 반대편에는 공장들이 있다.

까만 연기를 내뿜고 있는 굴뚝의 모습이 뭔가 아이러니 하다.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다시 나왔다.

이제서야 델 바예 궁전이 눈에 들어온다.

옛날에는 성으로 이용되었지만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꼬마가 손에 컵을 쥐고 있던데 뭐냐고 하니깐 "해마"라고 한다.

엄머, 나 해마 처음 본 것 같아! 이런걸 잡았다니 너무 너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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