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후쿠지에서 기차를 타고 한 정거장만 오면 이나리역에 도착한다.

 

가장 쉬운방법이라고 친구들에게 자신있게 얘기를 했는데

계단을 내려가 역으로 들어가자마자 기차가 도착하길래 냉큼 탔더니 하필이면 급행이었다.

한정거장만 가면되는데 네다섯정거장이나 더 가버려서...

결국은 반대편 기차를 타고 일반기차를 타고 돌아왔다ㅜ

 

비가 오는 날씨에 이미 조금 지쳐있는 우리들.

기차역에서 얼마나 걸어가야되냐고 묻길래 30초라고 대답해줬다.

왜 내가 지하철을 안타고 JR 기차를 타자고 했는지에 대한 대답이었다.

 

 

 

 

 

 

뭐 어쨌든 먹고 움직여야 한다.

오늘은 당고가 1개당 100엔이다. 완전 저렴이!

꿀맛이라서 난 두개 먹었다 헤헤

 

 

 

 

 

 

친구들이 교토가 처음이라 온거지, 사실 후시미이나리 난 안좋아한다.

붉은 도리이가 한두개는 매력적인데 이렇게 많으면 무섭단 말이지.

실제로 예전에 왔을때도 혼자 걷다가 갑자기 소름이 끼쳐서 내려왔던 적이...

뭐 어쨌든 왔으니 둘러보자.

 

여우신을 모시는 신사이니 여우와 함께 인증을 하고.

예전에는 여우만 있었는데, 이번에는 빨간색 도리이도 보인다.

소원판이 예뻐서 찍었더니 잘보니 한글도 있다. 함부로 신사에 소원을 빌지말라 했거늘..

 

 

 

 

도후쿠지에서 시간을 생각보다 많이 보내서 조금 늦게왔더니 여기도 닝겐다치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인파때문에 정말 깜짝 놀랬다.

 

명동 한복판을 걷는 기분이다.

사람들을 따라 걸어보자.

 

 

 

 

 

 

 

 

 

 

사람이 조금 줄어들때까지 한 15분 정도를 걸은 듯 하다.

조금만 더 올라가자는데 난 포기했다.

 

맛있는 밥이나 먹으러 갈래..!

 

 

 

 

교토역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가와라마치쪽으로 이동했다. (목적은 청수사이다.)

중간중간에 예쁜 가게들 엄청 구경하고 군것질도 하고.

카모강이 보이는 다리에서 단풍 구경도 하고.

 

원래 오른쪽 가게들이 술집인데, 평상처럼 밖으로 오픈된 자리가 있었는데 접힌듯?

접혔나 싶었는데 그 앉는 자리들이 도통 보이질 않는다.

이제 오픈좌석은 영업을 안하나보다..

 

아무튼 그 자리에는 새로운 물길이 보여서

지금까지 보던 카모강과 조금 다른 모습인것 같다 색달랐다.

 

 

 

 

하나미코지로 가던 길래 보이던 츠지리!

가던길 계속 가야되는데 구경하느라 진전이 없다.

어쨌든 녹차반, 밀크반으로 주문해서 냠냠!

 

 

 

 

 

 

 

 

 

 

하나미코지는 올때마다 한번도 빼놓지 않고 들린 듯.

드라마 셋트장 같아서 이 분위기가 넘나 맘에 들고, 항상 신기하다.

 

역시 저녁에 와야 분위기가 더욱 업이 된다.

 

 

 

 

청수사에 들렀다가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이동시간이 너무 걸려서ㅋㅋ

교토는 식당이 일찍 문을 닫기때문에 저녁부터 먹고 가기로 했다.

 

친구들에게 교토식 초밥을 먹여주겠다고 하고 데려간 곳은

내가 사랑하는 교토 향토초밥집 이즈쥬다.

 

역시나 대기가 있었는데, 대기자 명단이 오잉?

한지와 벼루와 먹, 그리고 붓이있었다.

익숙한 필기도구이지만, 일상생활에 적용한 예는 처음이다.

 

 

 

 

친구들이 너무 기대를 해서... 기대하지 말라고,

너희들이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라고.. 몇번씩 말했거늘 비쥬얼부터 의외였나보다.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조금씩 먹었는데 초밥을 남겼다.

나만 맛있는 초밥이었나 보다...ㅠㅠ

 

 

 

 

 

 

맘에 들었던 건, 니혼쥬를 시켰는데

술잔이 가득담긴 바구니를 가져오더니 마음에 드는 잔을 고르라고 한다.

이런 방법이 신기하기도 하고 좀 색다른 경험이었다.

 

각자 마음에 드는 잔을 고르고 더욱 기분좋게 짠~!

 

 

 

 

이제 정말로 청수사로 가야한다. 더 늦기전에.

버스에서 내려 오르막을 걸어가는 도중에 나타난 자판기.

교토 한정으로 코카콜라를 판매하고 있다.

 

이건 지나칠 수 없어하고 하나를 뽑아서 고이고이 들고 다녔는데,

집에 갈때까지 어느 상점이던지 저 콜라를 다 팔고 있었다.

아 무거워.. ㅜ

 

 

 

 

 

 

버스정류장에서 청수사까지 오는데도 거의 1시간이 걸린듯? 딴짓하느라ㅋㅋ

아무든 겨우겨우 청수사에 도착은 했다.

 

작년에 인파때문에 입장을 못한걸 생각하니 억울하다.

8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오니 아무도 없다. 바로 입장이 가능!

교토의 라이트업은 저녁 식사 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올해 청수사 라이트업의 포스터는 본당이 아닌 저 곳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본당이 보수공사에 들어가기 때문에 천막으로 다 가려놨다.

하아.. 역시 작년에 왔어야 했던 거였다. 아쉽..

 

 

 

 

본당을 지나 본당이 보이는 곳으로 가고 있다.

천막을 쳐두었어도 포인트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천막으로 가려져있어도 예쁜 기요미즈테라..

가장 매력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본당을 지지하고 있는 나무기둥이다.

못하나 박지않고 끼워맞춰 건물을 지지하고 있다니 굉장한 곳이다.

 

라이트업과 더불어 살짝 붉게 물든 단풍이 너무 아름답다.

 

 

 

 

 

 

다시 아래로 내려와서 청수사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교토역으로 향했다.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서있지도 못할 정도였다.

결국은 중간에 내려서 갈아타고 교토역으로 이동을 했다 휴우.

 

 

 

 


 

그렇다고 집으로 바로 들어가진 않았고, 역 근처의 오코노미야끼 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요상한 모양의 야끼들... 비쥬얼 구경 시간은 채 5초가 되지않았고

맛있는 하이볼과 맥주들을 잔뜩 시켜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너무 웃고 떠들어서 볼이 아플 정도.

 

숙소 1층에 있는 편의점을 또 들러서는 호로요이를 사서 이불속에 모여 또 마셨다.

잊을 수 없는 교토의 두번째 밤이 그렇게 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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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세차게 비가오는 바람에 생각보다 아라시야마 일정이 빨리 끝났다.

사실 마지막날에는 아라시야마만 계획했었고

못가게 될 경우를 대비해 우지까지는 생각해 두었지만.

여기는 생각 밖이었다.

 

첫째날 JR패스를 사두었기 때문에 마지막날의 교통비 계획은 0원이다.

0원으로 갈 수 있는 곳은 JR레일이 있는 곳일텐데

가이드북을 뒤지면서 이 곳 이나리역으로 오게 되었다.

후시미이나리-

 

 

 

 

역에 내려서 어떻게 찾아가야 할까 잠시 고민을 했는데,

고민할 것 없이 역의 정문에 위치하고 있다.

붉은색의 거대한 도리이가 반긴다.

 

 

 

 

후시미이나리는 4km가 넘는 거리에 붉은 색의 도리이가 펼쳐져 있다.

소원을 비는 나무판도 도리이 모양으로 되어있다.

비가 와서 사람의 소원이 조금 젖었다.

 

 

 

 

평일이기 때문에 꽤 한적하다.

몇몇 외국인들과 함께 움직여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계속해서 도리이 사이를 통과하고 통과하고.

 

입장료가 별도 없이 무료임에도 상당히 잘 되어있다.

다른 곳들보다도 생각보다 볼게 많은 것 같고.

 

 

 

 

한참 올라가던 중에 나타는 두갈래로 갈라지는 작은 도리이의 물결.

엄청나게 긴 도리이의 길이 이어진다. 어느쪽을 택해서 올라가야 하는가.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올 생각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1시간 정도를 계속해서 올라갔는데, 어느새 내 주위에 외국인들이 보이지를 않는다.

 

이 곳에 나만 남겨졌다.

그때부터 오싹한 느낌이 생겨서 뛰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땐 더 붉은 도리이가 너무 무섭게 느껴졌다.

 

반대쪽 도리이로 내려오리라 생각했었지만,

여기쪽으로 오지도 않고 반대편의 밋밋한 산길로 내려왔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서운 기억.

그래서 후시미이나리의 사진은 많이 보고 싶지는 않다.

 

 

 

 

 

 

다만, 여우를 모시는 신사이기 때문에 이런 재밌는 것들을 볼 수 있다.

눈썹만 있는 여우의 형상에 얼굴을 그려넣는데,

역시 만화가 보편화되어 있는 일본이다.

 

상당히 재밌고 개성적인 여우 얼굴이 많이 있다.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길.

내릴 땐 몰랐었는데 기차역도 이나리의 분위기가 난다.

 

 

 

 

교토역에 도착 후 환전한 엔화가 똑 떨어져 점심을 못 먹었을 때,

환전소로 달려가 1000엔만 환전했다. 2시간후면 출국을 하기에.

 

평소 간장라면을 즐겨먹기 때문에 유명하다는 간장라면집으로 갔는데,

얼마전에 문을 닫았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이 돌아왔다.

그래서 그 옆에 있는 돈코츠라면 전문집으로 갔는데,

사실 돈코츠 라면은 내겐 익숙하지 않은 메뉴이다.

 

환전 후 10분 정도 나는 부자다라는 마음가짐을 하고 있었는데,

라면값이 무려 950엔. 금새 두둑했던 지갑이 얇아졌다.

 

무리해서 먹는건가 싶었지만,

이렇게 진한 국물의 일본라면은 처음이라 천천히 맛을 보며 먹었다.

정말 맛있다. 일본 라면이 맛있다더니 정말 맛있구나.

 

 

 

 

비행기가 오후 늦은 시간이라 아직도 여유가 있어

도보로 이동 가능한 도지로 찾아갔다.

교토의 상징이라는 5층 목탑을 보기위해.

 

 

 

 

엔화가 370엔이 남았다.

한국으로 가지고 가려다 다쓰자 싶어 스타벅스로 갔는데,

아메리카노가 370엔이라 해서 주문을 하고 돈을 건네니

이런, 내가 5엔을 50엔으로 착각했던 거였다. 결국 가지고 있는 돈은 365엔이었다.

 

친절한 종업원은 나에게 260원짜리 쥬스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고 싶었느냐며 오늘의 커피 1잔도 함께 건넨다.

얼떨결에 돈 없는 사람이 되었지만.. 너무 고맙게도 커피 한잔을 무료로 마셨다.

 

남은 잔돈 105엔은 드러그 스토어에 가서 오레오 쿠키로 바꿨다.

이렇게 나의 교토여행에서 남은 돈은 0원이 되었다.

 

깔끔하게 끝낸 이야기-

 

 

 

 

두근두근 거렸던 교토여행.

너무 좋은 FE를 가지고 돌아왔다.

교토만 생각해도 정말 그냥 즐거운 그런 기분.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한 불안감이 나의 앞을 가리고 있어

사실 한국으로 돌아가는게 너무 두려웠었다. 어쩔수 없이 오긴 했지만.

 

꿈같던 4일간의 시간이 나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답답함 속에서도 생각만 하면 치유가 되는 그런거.

그럼, 다음을 기약하며 여기서 교토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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