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라까지 오는길엔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분명히 어제 터미널에서는 7시 출발이라고 하였는데
미리 터미널에 도착하고 나서 들은 이야기는 7시 30분이라는 것이다.
아침의 30분이 얼마나 소중한 건데 말이지.

아그라의 버스는 인도여행을 하는동안 탔던 버스중에 가장 열악한 환경이었다.
철조물을 갖다 붙여 만든듯한 버스는 어쩐일인지 잘만 굴러다녔다.
단, 포장 도로에서도 철조각들의 흔들거리는 소리는 절대로 그치지 않았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즈음
우리 버스에는 기사부터 안내원, 손님, 심지어는 짐조차도 남아 있질 않았다.

그와중에 옆의 출발하기 직전의 기사는 우리에게 다가와 아그라에 가냐고 물어봤다.
그렇다고 했더니 버스를 체인지 하라는 것이었다.
당연히 버스가 바뀌었다고 생각을 하고

우린 무거운 배낭을 들고 좁디좁은 버스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출발한지 20분정도가 되었을때 안내원은 돈을 내라고 했다.
분명 잔시에서 아그라까지의 요금을 지불했는데..
이미 냈다고 하니 그건 조금전의 버스이고 이 버스는 다르다는 것이었다.

당신이 버스를 갈아타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니
돌아오는 대답은 갈아타라고는 말을 했지만 선택은 너희가 하는 것이다.
정말 큰것을 깨달았고 일단 탄 구간만큼의 금액은 지불하고
뒤에 따라오고 있는 우리의 버스로 다시 갈아탔다.

 




아그라 포트역에서 만난 스님은 감기가 걸렸는데 약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건강하고 건강한 나는 과감히 내 약의 3분의 2를 떼드렸다.
약을 준것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었지만 나중에 감기에 걸리고 나서는 이 약이 아쉬워졌었다.

난 여행을 다닐땐 절대로 한국음식은 먹지 않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뜻대로 안되는 곳이 바로 인도인 것 같다.
아그라 역시 카주라호 처럼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식당이 굉장히 많았다.

인도 음식이 다양하지 않은 관계로 한참을 질려했던 우리는
가장 유명하다는 가게로 들어가 오므라이스를 주문했다.
살기위해 먹으려고 했던 오므라이스는 의외로 맛있어서 고생했던 아침을 싹 잊게해주었다.


 


 


 

 

 



나와 함께 다닌 언니는 사진찍는 것을 좋아했는데
작품을 보면 이런사람 저런사람 죄다 사람만이 찍혀있었다.
자연도 관광지도 좋지만 사람에게서 풍기는 매력은 분명 그것들과는 달랐다.

저녁이 되어 무얼할까 생각한차에 뒤에있는 시장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거대한 시장은 갖가지 풍경을 다 만날수 있었다.

 

 

 

 

 


그리고 항상 카메라를 보면 쫓아오는 아이들.

꾸임없는 아이들의 미소가 너무 아름다웠다.


 

 


카메라를 보고 졸졸 따라오면서
찍어주겠다고 하면 딴청부리는 새침떼기 꼬마.


 



옆의 약국엔 사진찍지 말라고 호통치는 아저씨가 있었고
여기 약국엔 우릴 즐겁게 바라봐주는 아저씨가 있었다.





우리가 묶은 라즈 호텔의 주인 아저씨.
한국인들이 쓴 방명록을 보여주며 자랑거리라고 으쓱대셨는데
정작 방명록에는 '잠만 자고 버스는 예약하지 마세요'
'아저씨 돈 관계에서 사기를 잘 치니깐 조심하세요'라는 의외의 문구가 가득했다.

차마 아저씨에게는 알려줄 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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