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나의 복잡한 마음이 섞여있던 멕시코를 떠나면서

다시 여기에 오는 일이 있을까 싶었다. 두번 다시 만나기 싫다는 말을 해댔고.

그리고 이번 출장으로 향한 곳은 멕시코와 그리고 쿠바다.

 

그렇게 미워했던 멕시코시티는 다시 만난 기쁨에 넘쳤고

3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함없이 남겨져있던

익숙한 장면과 사람들이 내 답답했던 가슴을 어루만지는 듯 했다.

이번 멕시코시티는 따로 글을 쓰지 않고 내 마음에 담아둔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쿠바의 아바나.

깔끔하게 정돈된 신시가지와 구시가지가 멋드러지게 어울러져있다.

 

 

 

 

 

 

 

 

내 이상형인 체게바라가 남미여행 후에 혁명에 참여한 곳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출신의 그는

(내가 부에노스에 살던 곳이 게바라가 다니던 대학교 옆이었다)

외모도 굉장히 멋지지만 그의 삶이 너무 아름다웠다.

 

체게바라의 삶이 극적이었던 이유는 항상 바로 여기, 바로 지금을 살았기 때문이란다.

그의 모습을 굉장히 닮고 싶었다. 그래서 현실에 충실하기로 했었다.

지금도 쉽지는 않지만-

 

아바나에 온 이상 게바라의 발자국은 찾기 힘들지만

어쨋든 아름다운 아바나의 모습을 기억하며 글을 남겨본다.

 

 

 

 

이번 하바나 여행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혼자 다닌게 아니라서

충분히 사진을 찍을 시간이 없었고, 충분히 그 장소를 보지 못한 거였다.

 

하바나의 대표 사진 포인트인 카피톨리오 (국회의사당)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던 이 건물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다. 

 

 

 

 

 

 

아바나는 삼개월정도 두고두고 보면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은 곳이다.

스페인의 식민지였다는 점은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다를바가 없지만

그 중후한, 오래된 분위기는 분명 아바나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향기가 있다.

 

8~9월에 허리케인이 닥치면

바닷물이 넘어와서 여기 구시가지까지 들어오게 된단다.

지속적으로 염분이 건물외벽에 닿으면서 많이 녹아내렸다.

 

 

 

 

이제 본격적으로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가 계속 걸어본다.

골목 골목을 지나 나타난 곳은 대성당.

다른 나라들의 성당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쿠바를 대표하는 인물을 말해보자면, 당연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다.

하지만 이 둘 말고도 쿠바를 상징하는 또다른 인물이 있으니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가 헤밍웨이이다.

 

쿠바에 반했던 헤밍웨이가 아바나에 정착하기 전 머물렀던 호텔

암보스 문도스에는 지금도 그의 방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그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헤밍웨이는 여기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집필했다.

 

 

 

 

한참을 걷다가 나타난 오래된 약국.

너무나 예쁜 도자기 병에 각각의 이름이 적혀있다.

이것이 뭐냐고 물어보니 약으로 쓰이는 약재들을 모아둔 병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 직접 준비한 약재들로 모든 약을 준비한단다.

 

 

 

 

 

 

아르마스 광장.

중남미 모든 국가에는 반드시 이 이름을 가진 광장이 있다.

 

그 이유는 스페인이 중남미에 자리잡기 시작했을 때

가장 중요했던 힘의 원천은 바로 무력(군대)과 종교였다.

따라서 무력(무기)이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그곳을 아르마스(Armas)라고 부르고 그 옆에 항상 교회를 두었다.

 

다른 나라들의 아르마스 광장이 넓은 광장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 곳은 가운데 공원같은 곳을 중심으로 그 가장자리에 오래된 서적을 팔고있다.

여유만 더 있었다면, 여기서 느긋하게 책도 구경했으면 좋으련만.

 

 

 

 

비에하 광장. 해석하자면 오래된 광장이다.

다른 구시가지에 비해 굉장히 한적한 모습이다.

내가 갔을 땐 한낮이라 햇볓이 너무 강해서 눈이 부셨는데

해가 기울면 어느새 레스토랑과 바가 자리를 잡아서 북적인다고 했다.

여기에 굉장한 맥주집이 있다고 하던데 거길 못간게 아쉽다.

 

 

 

 

그냥 지나칠뻔한 호텔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사람들.

같이 갔던 사람에게 씨디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한곡들려달라고 했더니 그새 아름다운 음을 선보인다.

 

 

 

 

 

 

산 프란시스코 광장.

나에게는 구시가지의 처음과 끝이 되었던 장소다.

너무 아름다운 하바나의 오래된 광장들이다.

 

짧은 구시가지의 만남을 뒤로하고 호텔로 이동한다.

이 곳의 여운이 너무 많이 남아서... 지금도 계속 회상하고 있다.

조만간에 짐을 꾸려 이곳으로 다시 가지 않을까 싶다.

다시 한번 제대로 쿠바를 만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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