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친구가 공항으로 떠났다.

나에게는 첫 여행지역인 아바나가 친구에게는 7개월 여행의 종착지였다.

고생많이 했다고 인사를 전하고 새벽 택시를 타고 떠났다.

친구가 남기고 간 반바지, 샴푸, 린스 등은 내가 다 챙겼다. 후후

 

아침에 짐을 싸고 나서 카피톨리오 옆에 있는 Inglaterra 호텔 앞으로 갔다.

우리는 여기서 버스를 타고 첫번째 여정지인 비냘레스로 갈 예정이다.

 

** 아바나에서 비냘레스로 가는 방법

무엇을 타고가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크게 비아술(고속버스), 택시, 호텔버스 3가지로 나뉜다.

 

- Viazul : 예약하러 미리 터미널에 가야하고, 가는 날 터미널로 또 가야한다. 1인 12CUC

              단, 터미널로 가는 택시비만 해도 어마어마 할 듯하다. 3시간 소요.

 

- 택시 : 출발 전 날까지 카피톨리오 맞은편 택시가 많은 곳에서 흥정하면 된다1인당 15CUC 정도

              올드카 택시를 탈 경우 5명이서도 갈 수 있다. 편리하고 빠르다. 2시간 소요.

 

- 호텔버스 : 여행사에서 사람들을 모아서 가는 버스. 호텔앞으로 픽업하러 온다. 1인 12CUC

              단, 최3일전에는 예약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많은 여행자에게만 유리하다. 4시간 소요.

 

인원이 3명밖에 되지 않아 택시보다는 이게 낫겠다 싶어서 예약을 한거였는데

각 호텔마다 들러 손님들을 픽업하는데 이게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실제 이동시간은 3시간 정도.

(예약은 Inglaterra 호텔 내 여행사에서 신청하면 됩니다. Cubanacan, Cubatur 둘 다 가능)

 

 

 

 

평소 비냘레스의 사진을 보면 야자수 나무가 참 많이 있어서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아바나를 벗어나자마자 야자수 나무들이 펼쳐져 있다.

벌써부터 비냘레스 분위기가 많이 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 후 알게된 건 쿠바 전역에 야자수 나무가 많다는 거다. 쿠바의 국목이기도 하다 (Arbol Nacional)

 

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15분 쉬고 간다고 한다. 밥을 먹는 사람도 있고 화장실 가는 사람도 있고.

딱히 할 것도 없고 상점가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하바이아나스 슬리퍼가 잔뜩 걸려있다.

슬쩍 가격을 보니 6쿡에서 13쿡 사이. 가격이 믿기지가 않는다 너무 저렴해서.

 

사실 오래 걸을생각으로 운동화를 가지고 왔는데 쿠바의 날씨에서는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시원한 신발이 필요했다. 12쿡을 지불하고 슬리퍼를 구입했다.

생각해보니 쿠바에 와서 쓴 돈 중에서 가장 비싼 금액이기도 하다. 헤헤

 

 

 

 

비냘레스의 집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 알록달록한 단층의 건물에 흔들의자가 놓여있다.

 

우리는 이오바나 아주머니가 소개시켜준 집으로 갔는데,

집은 너무 예쁘지만 중심가에서 너무 멀고 비포장 도로이다.

3인실에 1인당 10쿡, 저녁은 8쿡, 아침은 3쿡이란다. 생각보다 요금도 너무 비싸다.

 

죄송하지만 조금만 더 둘러보겠다고 얘기를 하고 동네투어에 나갔다.

삐끼로 보이는 아줌마가 말을 거는데 3명이서 1박에 15쿡에 해주겠다고 한다.

그냥 집만 한번 보자 싶어서 갔는데, 비냘레스에서 잘 볼 수 없는 3층짜리 건물이다. (사진의 맞은편 건물)

 

3층이면 캐리어를 들고 가기에 힘든건 똑같다. (난 이제 배낭은 안가지고 다닌다.. 어깨아프다..)

객실상태가 나쁘지 않다. 방도 크고. 3층 건물이라 전망도 좋다. 약한 수압은 어쩔수가 없지만.

무엇보다도 좋았던 건 약한 체구의 아주머니 마음씨가 너무 좋다.

 

 

 

 

 

 

이오바나 아주머니가 소개시켜준 집에는 너무 너무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여기도 할아버지 인상이 좋으시던데, 돈 없는 여행자라 하나하나가 중요했다.

 

짐을 가지고 숙소로 들어오니 웰컴 드링크라며 과야바 주스를 주신다.

감동이다... 주스 맛이 너무 달콤했던 것도, 목이 말랐던 것도 한 몫했지만 준비해주셨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사실 우리가 삐끼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이 집의 딸이었다.

오해를 사지 않도록 방값, 아침값, 저녁값 모두 다시 한 번 정리를 해주었다.

1박에 3인 15쿡, 아침 2쿡, 저녁 7쿡, 랍스터를 먹을 경우에는 10쿡이다.

 

그리고는 비냘레스에 뭐가 있는지 안내자료를 펼쳐놓고는 하나 하나 설명해주신다.

뭘 하면 되고, 어디가서 뭘 알아보면 되고 이런식으로.

쿠바 사람들은 다 이렇게 착한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

 

** 내가 머물렀던 비냘레스 숙소

일반적인 비냘레스 숙소와는 외형부터 조금 다릅니다.

마음씨 좋은 가족 덕분에 좋은 시간이 되었어요. 추천은 못하지만 선택은 개인의 자유..^^

 

Tita y Mario (띠따 이 마리오)

주소 : Calle Salvador Cisneros, Edficio 1, Apto 9호 (3층 왼쪽집)

전화 : (+53) 5244-6633

 

메인도로의 이름도 Salvador Cisneros인데, 가다보면 왼쪽으로 꺾이면서 아파트가 있는 쪽입니다.

3층 건물이기 때문에 비냘레스의 산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쿠바에 오면 매일 여기저기 돌아다닐 줄 알았는데

날씨가 정말 더워서 조금만 움직이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이 날도 점심때 쯤 도착해서 원래 투어를 할 생각이었는데 너무 더워서 움직일 수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체력이 따라오질 않는다. 먹기도 싫고..

 

두시간 정도 쉬다가 마을산책 및 내일 투어나 알아보자고 해서 밖으로 나왔다.

 

길 한편에 있던 표지판-

위의 그림은 마차일테고, 밑의 그림은 뭔지 도통 모르겠다.

(나중에 알고보니 쿠바에 많이 다니고 있는 경운기였다ㅎㅎ)

 

 

 

 

쿠바 최신 유행우산이다.

튼튼한 장우산에 반은 컬러, 반은 명화가 그려져 있다.

전 지역에 걸쳐 저런 우산을 양산처럼 사용하고 있다.

나도 하나 사고싶었는데.. 나같은 여행자에게는 짐일 뿐이었다.

 

 

 

 

 

 

나 혼자 보려고 그냥 찍은 사진이지만 공유해본다.

비냘레스에서 출발하는 비아술은 아바나, 시엔푸에고스,트리니다드가 있다.

금액은 위에 적혀있는 대로이고, 터미널이 따로 없기 때문에 비아술 사무실에서 예약, 탑승하면 된다.

 

우리는 시엔푸에고스로 갈 예정이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버스보다는 택시를 타려고 했다.

비아술 사무실에 오피셜 택시 사무실도 같이 있으니 여기에 예약하면 된다.

시엔푸에고스 까지는 1인당 35쿡.

 

그리고 비냘레스 투어도 택시로 가능하다.

시티투어는 1인 6쿡, 까요 후티아스 해변은 1인 15쿡이다.

올해 귀인이 나타난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나의 귀인은 박수오빠였다.

 

일반적으로 길을 걷다보면 택시흥정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이상하게 비냘레스는 아무도 없었다.

그 때 박수 오빠가 "택시~ 택시~"하고 불렀고, 놀고 있는 택시 기사가 찾아왔다.

우리가 직접 택시기사를 찾기는 또 처음이다. 박수오빠는 능숙하게 네고에 돌입했다.

분명 공식 택시요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네고를 시도한다.

 

첫번째로 찾아왔던 친구는 네고 불가.

다시 택시를 외칠 때 쯤 한 아저씨가 자기가 택시회사 오너라며 직원을 데려오겠단다.

푸하하 조금전에 네고했던 그 친구가 왔다. 두번째도 네고 불가.

조금 더 돌아다니다가 다시 말을 거니 네고 성공했다.

 

비냘레스 투어 1인 6쿡 -> 5쿡으로

후티아스 투어 3인 45쿡 -> 35쿡으로

시엔푸에고스 이동 3인 105쿡 -> 85쿡으로

 

박수 오빠에게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오늘 저녁은 닭고기로 말씀 드렸는데, 마을을 한참 둘러보다 들어오니 저녁식사가 준비되어있었다.

라면수프, 닭고기, 샐러드, 감자튀김, 프리홀(삶은콩), 밥, 과일, 파파야절임까지.

쿠바에 와서 처음으로 이렇게 정성스런 식탁을 봤다.

 

갑자기 울컥해서.. 눈물이 났다.

아주머니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행복한 저녁식사를 했다.

 

 

 

 

아주머니가 광장에 음악이 나오는데 왜 놀러안가냐고 물어보신다.

이런걸 놓칠 수가 없다. 음악이 있으면 당연히 사람이 몰리고 흥이나기 때문이다.

 

광장에 다다를수록 소리가 커져간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노래만 있고 사람이 없다.

춤을 추는 사람은 꼬맹이들 둘 밖에 없다.

조금 실망.. 더운데 에어컨이 더 나을 것 같아 그냥 숙소로 들어왔다.

 

 

 

 

낮에 마트에서 구입한 감자칩! 감자알이 엄청 크다!

우리끼리 감자가 아닌거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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