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데로에서의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내가 예정했었던 쿠바에서의 마지막 도시가 바로 바라데로 였다.

오늘 아바나로 이동하니 이제 더이상 장거리 이동은 없다.

 

여행의 막바지라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든다.

 

 

 

 

오늘도 역시 푸짐한 아침상이 차려졌다.

이번 여행에서 먹는 마지막 만찬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천천히 다 먹었다.

이유는 아바나의 아침식사는 당연히 부실할거고 캐나다에서는 아침을 안먹을거니까.

 

 

 

 

 

 

 

 

그냥 가기에는 아쉬우니깐 바다를 한번 더 보고 가자고 했다.

 

바라데로 센트로는 굉장히 깨끗하고 잘 정돈이 되어 잇따.

기념품 거리도 잠깐 걸어보기도 하고. 살게 별로 없긴 하다.

다른 곳과 다르게 관광객들이 타는 말마차가 많다.

 

 

 

 

 

 

 

 

 

 

 

 

바다가 꼭 하늘을 닮았다.

물이 너무 예뻐서 어디가 바다인지 어디가 하늘인지를 모르겠다.

 

 

 

 

 

 

해가 나타났다가 숨었다가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구름이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서있다.

구름에 가리면 또다시 어두워지고, 해가 나타나면 눈이 부실정도로 예쁜 바다가 나타난다.

 

놀기에는 어제 우리가 놀았던 날씨가 딱이었던 것 같다.

역시 우리는 운이 좋아!

 

 

 

 

 

 

한창 바다를 바라보며 걷고 있는데

20명쯤 되는 남자들 한 무리가 막 달려오더니 깊숙히 계속 들어간다.

그러더니 갑자기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운동부였던 것 같은데 정말 먼 거리를 헤엄쳐갔다.

 

이렇게 바다와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다른 지역들과 다르게 택시삐끼가 없어서 일단 걸어가보기로 했다.

어디로 갈지를 몰라 비아술 쪽으로 가보자고 해서 걸어가던 중

택시기사들과 흥정을 했는데 보통 70~90쿡 정도를 부른다.

차마 그 가격으로 갈 수는 없기에 그냥 계속 터미널 쪽으로 걸어갔다.

 

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다행이 버스는 있다.

택시타는 곳을 아냐고 경서오빠가 한 남자에게 물었더니 안다며 잠깐만 기다리라고 한다.

우리가 바꾸나야구아 전망대에도 잠깐 들렀으면 좋겠다고 하니

"피냐콜라다 먹을려고 가지?"라고 말한다. 귀찮아서 그냥 "응"이라고 대답했다.

 

조금 있으니 택시기사를 데리고 오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니 아바나까지 30쿡이라고 한다.

이게 왠 횡재냐며 바로 OK를 했다. 지금 바로 출발한다고 해서 택시로 가니 완전 좋은 차다.

경서오빠랑 나랑 여행 마지막에 운이 터진다며 얘기를 하고나서는 너무 좋아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가는 길에 아저씨가 점심을 먹을건데 샌드위치 먹을거냐고 물어본다.

괜찮다고 했더니 먹고오겠다며 잠깐 차를 세웠다. 아저씨가 우리 샌드위치를 사오셨다.

어머, 너무 감사해요! 이거 그냥 햄이 아니라 칠면조라며 맛있다고 먹어보라고 한다.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다. 지금까지 먹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바꾸나야구아 전망대에 들리고 싶다고 다시 얘기를 하니

"피냐콜라다 먹을려고 가지?"라고 말한다. 응? 여기 피냐콜라다가 유명한가봐!

 

 

 

 

전망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갔다.

오늘 날씨 정말 좋다!

 

 

 

 

 

 

Mirador de Bacunayagua.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꾸나야구아의 모습-

1959년에 세워진 높이 110m의 쿠바에서 가장 높은 다리이다.

유무리 분지를 가로질러 세운 다리로 마탄사스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기도 하다.

 

옆으로 보이는 유무리 분지도 너무 아름답다.

 

 

 

 

전망대 BAR에는 이렇게 파인애플이 쭉- 놓여있는데 알고보면 속이 빈 껍데기이다.

 

피냐콜라다를 주문했더니 그 자리에서 파인애플과 아주 약간의 럼을 넣고 갈아준다.

그리고는 저 파인애플의 두껑을 열고 맛있게 만든 피냐콜라다를 붓는다.

다시 두껑을 덮은 후 한쪽에 나 있는 구멍에 빨대를 꽂으면 완성된다.

 

럼의 진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옆에 마련되어 있는 Havana Club을 더 넣으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피냐콜라다는 이 곳의 명물이 되었다.

 

 

 

 

1잔에 5쿡으로 저렴하진 않다.

우리가 아바나까지 가는 택시비가 올 때 10쿡, 갈 때 15쿡이니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우리 기사아저씨도 마시라고 하니 안 마신다고 한다. 아마 아저씨더러 돈을 내라고 이해를 한 것 같다.

경서오빠가 그게 아니라며 하나를 주문해서 드리니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우리는 땡볕에 있는 테이블에서 피냐콜라다를 마셨다.

아주 더웠지만 그래도 기분이 너무 좋아서 하하호호 흡입했다.

 

 

 

 

돌아가기 전에 아이폰으로 찍은 파노라마 사진-

 

 

 

 

와 여기 주차장에 소나타가 주차되어 있다!

그것도 아주 깨끗한 새 차다. 너무 너무 신기하당!

 

 

 

 

드디어 아바나에 도착했다.

우리 숙소에는 지난밤 함께 했었던 그 뉴페이스 분이 마침 계셨는데..

통성명을 하지 않아서 성함을 아무래도 모르겠다. 아무튼 트리니다드에 다녀오셨다고 한다.

 

맛있는 중국집이 있다고 해서 같이 저녁을 먹고 말레꼰으로 가기로 했다.

빨간색 분위기의 인테리어의 레스토랑이 유명하다고 해서 지난번에 내가 갔던 가게인 것 같아 앞장을 섰다.

그 집으로 잘 찾아갔는데 우리는 식당이 아니라며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한다.

무슨 소리인지.. 분명 여기서 밥을 먹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보니 중국 무예같은 수업을 하고 있다.

식당을 그만두고 이런 교습소(?)로 바꾼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찾아갔더니 뉴페이스 분이 얘기했던 그 식당이 나왔다. 헤헤

 

 

 

 

여기가 아바나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다른 집과 다르게 요리사가 중국인이라 맛이 더 뛰어 나다고 한다.

 

 

 

 

 

 

 

 

볶음면요리 하나와 국물요리 하나, 그리고 탕수육을 주문했다.

 

볶음면요리는 간은 굉장히 좋았으나 역시 재료의 부실함으로 면이 찰지지 못하다.

국물요리 역시 시원한 맛이 끝내주었지만 면이 문제였다.

쿠바는 정부에서 발 벗고 음식재료의 업그레이드에 앞장 서야 한다.

탕수육은 고기도 맛있고 새콤달콤 소스로 기가막히다!

 

수다를 떨면서 먹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러갔고 이대로면 일몰시간에 못 맞출 것 같았다.

서둘러 말레꼰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생각보다 멀게 느껴진다.

 

 

 

 

걸어가는 도중에 이미 해는 지고 있었고 하늘은 더욱더 어둑어둑 해졌다.

말레꼰을 두고 길만 건너면 되는데 이미 해는 반쯤 저물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길도 건너지 않고 그 자리에서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길을 건너서 방파제에 앉으니 이미 해는 사라지고 없다.

오늘은 구름도 거의 없어서 붉은 빛도 거의 나타나질 않는 것 같다.

아쉬운 마음은 계속되었고 우리는 말레꼰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뭐니뭐니해도 아바나는 말레꼰이 최고다.

 

바로 숙소로 들어가기는 왠지 아쉬워서 어디로갈까 얘기를 하다가

비에하 광장에 있는 맥주집에 못 가봤다는 남성 두분의 고백에 따라 우리는 맥주집으로 가기로 했다.

택시를 잡아 2쿡에 협상을 하고 슝~

 

 

 

 

 

 

Factoria Plaza Vieja

가격면에서나 양 면에서나 1잔씩 먹는게 훨씬 이득이었지만,

마침 인원도 세명이고 하니 큰 기둥에 나오는 맥주를 주문했다.

 

첫 잔을 직원이 따라 주었는데 한잔 가득 담아도 거품이 꺼지니 어처구니 없는 양으로 변한다.

그런데 우리 분명히 흑맥주를 시킨 것 같은데 색깔이 맑다. Oscuro 맥주가 나온거다.

얘기하려다가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맛있어서 그냥 먹기로 했다.

 

고소한 땅콩과 함께 한사람 당 2잔씩 마시니 맥주가 끝났다.

기분좋게 수다를 떨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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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정민이는 멕시코로 떠났다.

몇일 되지 않았던 인연이지만, 너무 반가운 만남있었다.

계속해서 공부를 한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동갑내기 친구의 마지막 여행일이다.

어디 특별한 곳을 갈까 하다가 그냥 아바나가 가장 좋다 싶어서 한번 더 둘러보기로 했다.

 

 

 

 

지금 아바나는 공사중-

미국 자본이 들어오고 있다는 증거인 것 같다. 여기저기 불편했던 길을 다시 포장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리모델링 중인 건물들도 상당하다.

아마 지금쯤 가는 사람들에게는 공사중인 모습만 보일지도 모르겠다.

 

멋대로 평가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지만, 내가 굳이 지금 쿠바에 온 이유도 변하기 전의 모습을 보고싶어서이다.

앞으로 쿠바는 해외 자본이 들어오고 사람들의 개념도 많이 바뀔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편리한 생활의 영위가 가능하겠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까지의 순수성이 더럽혀질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판단하는 것 역시 나 혼자만의 생각이기도 하다.

 

 

 

 

 

 

하바나의 거리는 항상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자전거택시(비시택시)는 좁은 골목을 활보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그늘에 앉아있다.

 

 

 

 

산프란시스코 광장이다.

2년전에 왔을 때 아바나 구시가지 투어의 시작점이 된 곳이다.

여기가 어디인지 도무지 감을 못 잡았는데 그냥 돌아다니다 보니 떡하니 나타났다.

뒤로 가면 바다가 보이는 말레꼰이 나타난다.

 

 

 

 

 

 

비에하 광장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

알록달록한 색깔의 복장이 너무 예쁘다. 쿠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흥이 난다.

 

 

 

 

 

 

 

 

 

 

다시 찾은 아르마스 광장.

난 그냥 여기가 너무 좋다.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괜히 외국에 나와있는 느낌이 잔뜩 드는 곳이다.

 

 

 

 

비에하 광장에 있는 Factoria Plaza Vieja 맥주집에서-

굉장히 유명한 맥주집인데 Clara 맥주 2잔과 콜라를 주문했다.

슈퍼에서 판매하는 쿠바 맥주에는 가스가 적은지 시원한 맛이 많이 부족했는데 그나마 맛있게 느껴진다.

 

 

 

 

 

 

 

 

우리 옆 테이블에 낮아있던 남자애들.

얘기하던 중에 머리를 땋고 있다. 만져보니 단단하게 참 잘 땋고 있다.

 

그리고 춤을 배운다. 쿠바 애들도 우리에게 사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춤을 좋아해서 함께 추는거다.

나도 길거리에서 어떨결에 춤을 여러번 췄는데 기술과 상관없이 그 리듬을 좋아한다.

처음엔 상당히 부끄러웠으나 지금은 이 때가 그립다.

 

 

 

 

 

 

날씨가 쨍쨍한 비에하 광장이다. 눈이 너무 부신데 색감이 너무 예쁘다.

 

 

 

 

내가 쿠바에서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누군가가 쿠바 좋았어?"라고 물어보면 항상 이 사진을 보여준다.

 

내가 좋아하는 구시가지 건물과 분주한 사람들,

그리고 아바나를 상징하는 카피톨리오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사진이다.

 

 

 

 

 

 

친구와 마지막 밤이기 때문에 박수오빠와 류씨언니와 함께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언니가 몸이 상당히 좋지 않아 같이 먹을 수가 없었다.

대신에 언니가 추천해준 이름없는 식당으로 친구와 둘이서 갔다.

 

Brasil y Bernaza 길에 위치한 이름 없는 식당인데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사람은 또 어찌나 많은지 조금만 늦었으면 웨이팅이 걸려 한참을 기다릴 뻔 했다.

우리는 겨우 바텐더 쪽에 자리를 잡았고 치킨요리와 소고기요리를 주문했다.

 

오픈형 주방이라 믿고 먹을 수 있다. 신선한 재료와 조리과정이 다 보인다.

냠냠냠 약간 느끼한 맛이 있긴 했지만 쿠바에서 이런 요리를 언제 먹어보나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소고기는 많이 질기다. 실제로 돌아다니며 소를 보면 질기게 생겼다 후후

 

집에 들어가기 전에 다시 또 비에하 광장으로 갔다.

잠깐만 산책하려고 간 곳이었는데 여기서 쿠바 친구들 두명과 친해졌고

한시간이 넘도록 얘기를 나누었다. 너무 재미있고 솔직하다.

그리고 매체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영화로 본 아시아의 모습을 그대로 믿고있다.

음악도 함께 듣고, 영화 얘기도 하고, 춤도 같이 추고.

 

이 때의 순간이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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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다녀왔다고 하니 다들 어디에서 잤냐고 물어본다.

편하게 호스텔~이라고 대답했으면 좋겠지만 쿠바에는 정확한 호스텔이 없다.

 

일반 가정집에서 비어있는 방을 여행자들에게 빌려주는 시스템을 하고 있는데,

이를 까사 파르티쿨라르(Casa Particular)라고 부른다. 줄여서 까사.

국가로부터 허가를 받고 운영하는 곳으로, 수익금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야한다.

 

출발 전에 아바나의 까사를 찾아봤는데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있었다.

정보북으로 유명한 호아끼나 까사에 갈까 고민했지만,

10층에 위치하고 있어 VIEW가 좋은데다 엘레베이터가 있다는 것에 여기로 정했다.

쿠바 여행을 먼저 한 조상님들이 추천해 주신 곳이다.

 

** 아바나 숙소 추천

Ihovanna y Gerardo (이오바나 & 헤랄도)

전화 : (+53) 863-6005

메일 : gera_yovi@yahoo.es -- 여기로 예약 가능 (1인 10CUC)

주소 : Calle San Jose (San Martin) No.202, 10mo Piso, Apto. 1003 e/ Amistad y Aguila, Centro Habana

 

장점 : 카피톨리오 뒤에 위치, 어디로든 이동이 편리합니다, 객실이 많고 시설이 깨끗합니다.

기타 : 친절하지만 의무적인 친절만 있어요. 정이 조금 아쉽습니다, 조식이 조금 부실합니다.

※ 전 여기 숙소가 마음에 들어서 총 14박을 여기서 보냈답니다~ㅎㅎ (숙소대장의 1번이 접니다..)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저 마크는 숙박업소를 뜻하는 것인데

Arrendador Divisa - 외환가능 화폐인 CUC로 거래되는 숙박업소이다. 조금 비싼편이지만 시설이 좋다.

 

가끔씩 동일한 마크이지만 빨간색으로 표시된 숙박업소가 있는데

Arrendador Moneda Nacional - 현지 화폐인 CUP으로 이용 가능하지만 시설이 약간 떨어지는 편이다.

 

이오바나 아줌마네 건물 1층에 오면 까사마크와 함께 단독 인터폰이 있다.

인터폰을 누르고 한국에서 왔다, 오늘 머무르고 싶다 등등을 말하면 문을 열어준다.

 

 

 

 

이오바나 아줌마네 까사로 들어가서 인사를 하고 방을 배정받았다.

2인실인데, 하루 먼저 도착한 동갑내기 친구가 자고 있다.

거의 같은 시간에 도착했던데 잘하면 공항에서 만났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짐을 풀고 움직이려니 벌써부터 참 덥다.

침대에 누워서 창문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이 보인다. 구름은 재빨리 움직이고 있다.

어서 나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움직이기가 싫어서 한동안 계속 누워있었다.

이제야 쿠바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들었고, 긴장되었던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우리 숙소는 고층아파트 건물, 그것도 10층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방에서 내려다보는 모습 역시 너무 아름답다. 구시가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아바나다.

 

 

 

 

 

 

점심때 쯤이 되어서 이제는 좀 둘러봐야 겠다는 마음이 든다.

하얀 피부가 탈까봐 긴바지를 입고 나왔더니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쪄들어갈 것 같다.

물론 눈도 뜰 수 없을 지경이다.

 

아바나의 랜드마크인 카피톨리오, 하바나 대극장, 잉글라떼라 호텔 등

하얀색의 건물들이 알록달록한 올드카와 잘 어울린다. 여기가 쿠바임을 알려준다.

 

2년전에 왔을 때 카피톨리오 공사를 시작하더니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현재 상황으로 리모델링은 반정도를 마친 것 같다. 벽면의 대리석이 매끈하다.

언제 완공되냐고 하니 정확한 기한은 없지만 2년정도가 더 걸리지 않을까 한다. 

 

 

 

 

쿠바를 먹여살리고 있는 헤밍웨이가 즐겨찾던 BAR인 La Floridita다.

여기 다이끼리가 정말 맛있다고 한다. 한잔에 6CUC.

※ 다이끼리 : 럼에 레몬즙을 넣은 후 얼음과 함께 갈아먹는 슬러쉬 같은 칵테일 (정말 시원하다!)

 

 

 

 

이 날부터 쿠바를 떠나가는 날까지 몇번이고 들렸던 인포메이션 센터다.

사실 한국에는 가이드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생생한 정보를 얻기가 좀 힘든편이다. (물론 100배즐기기도 도움 된다!)

노 가이드북으로 온 나로서는 여기 만큼 고맙고 반가운 곳이 없다.

 

지나가면서 종종 들려 아바나 뿐만 아니라

바라데로, 까마구에이, 트리니다드, 산티아고 등의 다른 지역의 지도 및 정보도 수집해서 다녔다.

그리고 관광명소로 갈 때 길 물어보기도 딱 좋다. 바로바로 답변을 해준다!

(그러나, 한 직원은 나에게 귀찮음을 표시하기도 했었다 흑)

 

 

 

 

점심 먹을 곳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엄청 비싸다. 1인분에 6~10쿡 정도..

그래서 목적지 없이 둘러보다 삐끼 아저씨의 소개로 들어간 곳인데 오예 완전 마음에 든다.

식사가 3쿡, 음료가 1.5쿡이다. 돼지고기 요리를 주문했는데 밥이고 샐러드고 너무 맛있다.

 

이런 식당에 사람이 없는게 신기했는데,

나중에 친구말로는 여기가 너무 붐벼서 못 들어가고 다른 곳에서 먹었다고 한다.

내가 조금 일찍 갔다보다. 여기 맛집이었어!

 

 

 

 

 

 

 

 

 

 

예전에 봤던 아르마스 광장을 다시 한 번 보고싶어서 걷던 중 암보스 문도스 호텔이 나타난다.

그냥 지나치려다 지난번에 헤밍웨이가 머물렀다는 객실을 못봤던게 생각이 나서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다.

 

철창같은 엘레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갔다.

헤밍웨이 방을 찾고 있으니 한 여자분이 오셔서 안내해주시겠다고 한다. 입장료는 2쿡.

작은 방이 나오고 침대와 책들, 그에 대한 설명자료가 진열되어 있다.

 

여자분은 헤밍웨이의 일생, 노벨상에 대한 이야기 등을 알려주시고는

사진을 찍으라고 하고 한쪽편에 서있는다.

방이 별로 안예뻐서 사진 안 찍으려고 했는데...찍었다ㅎㅎ

 

 

 

 

 

 

 

 

 

 

중고서적 및 오래된 골동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체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에 대한 상징적인 것 들 뿐이다.

실제로 읽을 수는 없는 책들이지만 (언어능력 부족으로) 표지만 봐도 두근거린다.

 

 

 

 

 

 

쿠바의 태양은 정말 대단하다. 뜨겁다 수준이 아니고 정말 타들어 갈 것 같다.

게다가 오늘은 긴바지를 입었으니 그 여파가 더 할 것이다.

나 한국에서도 긴바지 일년에 한두번 입는데.. 곧 포기할까보다.

 

갈증도 너무 심하고, 아이스커피란 건 여기에 없고, 결국 찾아간 곳은 초콜렛 박물관이다.

여기에 아이스 초코를 판매한다는 사실을 진작 알았기에 고민하지 않고 지도를 보고 향했다.

시원한 아이스 초코는 1잔에 1쿡, 조그만 초콜렛과 함께 나온다.

 

 

 

 

초콜렛 박물관에서 조금만 더 가면 나타나는 비에하 광장.

내일부터 아바나를 돌아다니며 뻔질나게 오게 될 곳이다.

나는 "모든 길은 비에하 광장으로 통한다"라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햇볕이 굉장히 뜨겁지만 이 곳은 맛있는 커피와 시원한 맥주가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한 2시간 정도 걸었던 것 같은데 더위에 지쳐서 너무 힘들다.

일단은 숙소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조금 쉰 후에 움직이는 것으로.

 

아바나의 골목길은 정말 예쁘다.

난 "아바나"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모습이 바로 이 거리들이다.

좁은 골목에 식민지 풍의 건물들이 놓여있고 관리 되지 않은 낡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거기에 밖으로 널어놓은 빨래들의 색감이 정말 조화롭다.

이것은 분명 아바나의 색일 것이다.

 

 

 

 

 

 

숙소로 가는 길, 알록달록한 올드카들이 너무 예쁘다.

사실 이 올드카는 1일 시내투어를 해주는 차들이다. 이 앞에서 활발한 흥정이 펼쳐진다.

 

그리고 나타난! 방배동으로 가는 버스다.

이 것 타면 서울로 데려다 주는거야? 짱이답!! 히히

 

숙소에 도착하니 조금 전에 자고 있었던 친구가 깨어났다. 그제서야 인사를 했다.

나이는 나와 동갑, 나와 같은 업종이던데 마찬가지로 몸이 좋지 않아 그만두었단다. 그리고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아무런 약속없이 만난 인연이지만 나와 비슷한 점이 참 많았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우린 참 많이 닮았다.

 

멀리서 좋은 친구를 만난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가 밖으로 나가고 바로 나갔다고 하던데,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둘다 동시에 들어온 것이었다.

가볍게 샤워를 하고 숙소에서 에어컨을 쐬니 기분이 그리 좋을 수가 없다.

다시 나갈까.. 생각을 하다가 해가 질 때까지 수다나 떨자 싶어서 한참 얘기하고 놀았다.

 

날씨가 조금 흐리다.

일몰을 보러 말레꼰으로 갈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그냥 GO를 외쳤다. 못보면 돌아오지 뭐.

날씨가 참 선선하고 좋았다. 바람도 적당히 불고 더운기가 없어졌다.

그나저나 난 왜 말레꼰에 갈 떄마다 카메라를 두고 가는지.. 모든 말레꼰 사진은 아이폰이다..

 

말레꼰 턱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즈음 한쪽 다리가 없는 아저씨가 다가왔다.

땅콩(마니)를 파는 사람이었는데, 우리는 매몰차게 거절을 했다.

하지만 아저씨는 파는 것이 아니라 반가워서 주고 싶다고 한다.

지나가는 다른 상인에게 사탕도 구입해서 우리에게 함께 주었다.

 

얼떨결에 받았는데.. 아저씨는 한국친구가 2명이 있다며 그 친구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엄청난 바디랭귀지와 간단 명료한 스페인어로 설명을 하는데 그게 정말 재미있다.

꼭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이렇게 재밌게 이야기 할 수 있다니 너무 즐겁다.

 

헤어질 때 쯤 우리는 땅콩값으로 1쿡을 드렸다. 완강하게 거부를 하셨다.

돈을 받기위해서 우리에게 말을 걸었던 것이 아니라고, 정말 반가워서 그랬다는 거다.

우리도 그 마음을 안다고 함께 이야기해줘서 고맙다고 하며 억지로 아저씨 바지에 동전을 넣어드렸다.

오히려 아저씨가 너무 미안해 하신다..

 

처음에 매몰차게 거절을 했던 것은 어느 여행지에서나 여행자를 호갱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바가지도 많고, 한번 구입을 해주면 다음 사람에게도 똑같은 행동을 한다.

그게 싫어서 웬만하면 돈거래(?)는 피하는 편인데 이 아저씨에게도 색안경을 끼고 봤던 것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찾은 쿠바에서 오히려 내가 마음을 열지 않았던 것이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내가 그 사람을 겪은 이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물론 사기라면 재빨리 피해야 하지만.

어쨌건, 어떤 것이 맞는지는 남은 시간동안 천천히 생각해봐도 좋겠다.

 

 

 

 

 

 

같은날 숙소에서 박수오빠 & 류씨언니를 만났다.

사실 우리의 인연은 이 전 부터 예상되었던 것이다.

네이버카페에서 댓글을 남겼더니 같은 날짜에 도착한다고 다른 사람이 다시 댓글을 남긴 것이다.

알고보니 내가 예약한 곳과 같은 곳이었고, 우리는 이오바나의 까사에서 만났다.

인사만하고 지나칠 줄 알았던 우리가 한달 동안이나 함께할 줄 누가 알았을까? ^^

 

박수오빠가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왔다. 오늘 갔던 살사클래스에서 살사바를 소개시켜 준 것이다.

저녁에 La Gruta라는 살사바로 이동하여 3쿡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여기 사람들은 정말 춤을 좋아한다.

 

알고보니 각 살사바에서 유명한 전문 댄서들이 와서 춤을 추는 것이었다.

입을 다물수가 없다. 바보같이 추는 모습만 바라보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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