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돌아본 후 잠시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이 투어의 목적지인 달의 계곡이었다.

달의 계곡은 이 곳 땅의 표면이
달표면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남미의 지형의 특성상 이런 지형이 많아
다른 나라에도 달의 계곡이라 불리는 곳은 많았다.

그리고 부끄러운 얘기지만
우린 여기가 달이 뜨는 모습을
보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달이 보이질 않자
나중에 가이드에게 달은 어딨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가이드는 우릴 어떻게 생각했을까.





버스를 내리면 소금바위가 보이는데
이 바위사이사이로 들어갈 수 있어
관광객에게 들어가보라고 했다.

허리를 반쯤 굽혀 들어가야 하는데
주위엔 온통 돌이라 항상 머리를 조심하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머리를 쎄게 박았다.
정신이 없었다..





바위를 나와서 조금 올라가면
다시 한번 사막이 나타났다.

이 투어의 절정은 해가 지는 모습을
사막 너머로 보는 것인데
가장 좋은 자리로 가기 위해선
가장자리의 사막을 걸어가야 했다.

우리팀은 다른 팀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저 사막을 건널 시간이 부족했다.
대신에 모든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반대편으로 올라갔다.





해가 지면서
그림자처럼 보이는 사막은 너무 아름다웠다.





우리가 올라갔던 곳.
이쪽 저쪽으로 멋진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굉장한 바람이 불어 고생도 꽤 했다.





저기 저 밑에서부터 모래를 걸어 여기까지 왔는데
내려오는건 웃으면서 내려왔지만
올라오는건 정말 너무 힘들었다.

그리 길지않은 거리를 올라 오는데
20분정도를 끙끙댔던것 같다.





위에서 보는 달의 계곡의 한 부분.
이곳은 소금이 쫘악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가 지면서 드디어 투어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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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파가스타에서 깔라마를 거쳐서
산 뻬드로 데 아타카마(san pedro de atacama)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칠레를 대표하는 관광도시 중 하나인데
작은 마을에 사람이라곤 온통 관광객만 있는 곳이었다.

마을도 작고 예쁘지만
더욱 중요한건 마을 주변에 있는 자연명소인데
우리가 찾은 첫번째 코스는 아타카마사막이었다.

마을의 센뜨로에는
수많은 레스토랑과 숙박시설 그리고 여행사가 있는데
원하는 투어를 신청할수가 있는데
중요한건 여행사마다 금액과 식사등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잘 확인해 봐야한다는것.





달의계곡으로 가는 투어는
근처에 있는 아타카마 사막부터 보여주었다.

사막 옆에 있는 이 곳에서 보이는
하얀것은 모두다 소금이었다.

언뜻봣을땐 눈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사막에서 눈은 있을수가 없고
가이드의 말은 믿지 않아 먹어본 나는
그 짠맛에 후회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사막이 보이는곳.
옆쪽으로 이렇게 특이하게 생긴 작은 산들이 잇는데
이것들도 꽤 넓게 펼쳐져 있었다.





우리가 간 곳은 굉장히 높은 곳이었는데
그 곳밑으로 모래사막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그 위에서 아래로
거의 비행하다시피 한참을 떨어지듯 내려왔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모래위를 걸을 때마다 푹푹 빠지는 느낌은
힘도 들었지만 너무 웃겨서
너무너무 즐겁데 돌아 다녔다.

나중에 저기서 찍은 사진을 보니
그야말로 안습..
웃고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그래도 정말 힘들었나 보다.

돌아와서 공원에 앉아 잠시 쉬고 있을때
마떼를 마시고 있는 우루과이인을 한명 만났다.
형이랑 둘이서 이곳에 왔는데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나중에 그 친구가 일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직접 만든 요리를 먹고 노래도 듣고
굉장히 재밌게 보냈다.

그 뒤로 그 친구랑은 3~4번 더 공원에서
얘기하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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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가는 버스는 이틀에 한번꼴로 있었기 때문에
우린 버스가 많은 발파라이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출발했다.

북쪽으로 가기위한 첫 도시인
안토파가스따.





여기까지는 20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한참을 자고 눈을 떴더니 온통 이렇게 모래만 보였다.

아무것도 없는 이 곳 한중간에서
내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버스안의 사람들 모두가 그사람을 쳐다보았고
그 사람은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며
내려버렸다.

어디로 갔을까?





여긴 사막도시구나-라고 생각한지 단 5분만에
이곳은 거대한 도시로 바뀌어 버렸다.

사람과 건물, 나무란것도 전혀 없을 것 같았는데
우리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너무너무 깨끗하고 예쁜 시내의 모습.
광장에는 성당과 커다란 시계탑도 있었다.

시내에 있다보면
이곳이 사막의 한가운데라는 생각을 잊기 쉬운데
이곳저곳 길 끝에는
항상 벌거벗은 흙산들이 보였다.





이곳은 칠레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쪽은 바다이다.
다시 한번 바다가 나올것 같은 길로
계속 걸어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바다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언제봐도 기분 좋은 바다.





깔라마로 가기위해 다시 버스에 올랐는데
출발한지 1분 후 또다시 사막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30초 후에는 집한채 없는 사막이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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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바람을 맞으면서 밤을 보내고
이윽고 사람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떴을땐 저기 모래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침대에 가만히 앉아 해만 계속 보았다.

 

 

 


몰이꾼들은 따뜻한 짜이와
삶은 계란, 그리고 토스트를 잔뜩 구워 주었다.
아침을 먹고 드디어 모래밭으로 출발했다.


 


 



유명한 샘 사막은 아니었지만
우리를 이끌고 간 곳은 실망하지 않을 곳이었다.
황금빛 모래가 잔뜩 있었다.

드디어 모래 사막을 잠시 걷기로 했다.

 

 

 

 

 

 

낙타를 지키던 아이.
그리고 쉬고 있는 낙타들-


 



한참을 걸어 올라가 모래무덤이 보였을때
한 몰이꾼은 저쪽반대편으로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굉장히 높은곳이었는데 째빨리 내려가더니 저렇게 앉아서는 우리가 내려오길 기다렸다.

 

 

 

 

 

 

 

 

 

발이 참 무겁다.
나역시 처벅처벅 내려가기 시작했다.
역시 모래위를 걷는건 너무 힘든일이다.


하지만 이 느낌을 언제 또 가져볼까 그 순간 재밌으면 그만이다.
모두들 신나게 모래무덤에서 내려와 각자 사막을 즐기기로 한다.

 

 



빠뿌는 항상 두번째 아니면 세번째로 걸어갔다.
그래서 내 앞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었는데
드디어 1등자리를 꽤찼다.

앞을 보고 가면 마치 나혼자 걷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낙타 사파리를 끝내고 빠뿌와 아쉬운 작별을 했다.


 



돌아온 숙소에서는 릭샤를 타고 동네구경을 시켜주었다.
마을 한켠에 위치한 호수와 골목들은 사실 별 구경거리는 되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간 곳에서는 해가 지는 자이살메르를 볼 수 있었다.

일몰을 보고있자만 왠지 모를 차분함과 벅참이 함께 다가온다.


 



자이살메르 성-


 



자이살메르를 떠나는날.

타이타닉에서 일하고 있는 가지와 나는 동갑이다.
하지만 가지는 나보다 훨씬 어른 스러웠고
그건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너와 나의 화창한 미래를 기대해보자. 안녕,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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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정에 무슨 일이 있어도 빠질수가 없는 자이살메르다.
여기로 오는 기차는 밤 11시 출발임에도 불구하고
새벽 3시가 되어서야 플랫폼에 들어 왔다.

죽은듯이 자다가 일어났는데 그건 정말 고역이었다.
사막지대로 갈수록 모래가 많아 지면서
달리는 기차안으로 상당한 양의 모래가 들어왔다.
이 모래를 마시면서 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자이살메르 기차역 앞에는
낙타사파리 투어를 하는 여행사들이 많이 나와있다.

1박을 밖에서 해야된다는 생각에 한국인이 많은
타이타닉에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차에서 만난 사람은 우리에게
타이타닉보다 좋은 조건으로 투어를 해주겠다고 했다.
흔쾌히 예스를 외쳤지만 역시 도착해서 보면 아니었다.

결국 우린 타이타닉으로 향했다.


 



여기 주인인 폴루는 한국말을 할줄 아는것을 넘어서서
농담을 할줄 아는 수준에 다다랐다.
노래 부르는것을 아주 좋아했고..

가끔씩은 이렇게 불쑈도 보여준다고 했다.
지루하지 않은 밤이 지나갔다.

 

 

 

 

사막에 대비해 사둔 모자는 창모자였지만
폴루는 이런 모자로는 얼굴이 탈 수 있다고 창이 굉장히 큰 모자를 씌워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자가 아예 없었건만.. 나한테만.. 헤헤

 

 


그리고 지프를 타고 낙타가 있는 곳으로 이동.

어느 낙타를 탈지 모르는 상황에서
빨간 터번을 쓰고 있는 몰이꾼은 자신의 낙타에게로 오라고 했다.

여기 사람들은 한국사람과 외국인을 많이 만나봐서
약간의 한국어와 영어를 할 줄 알지만
내 낙타의 몰이꾼은 전혀 말을 할 줄 몰랐다.

내 모자가 날아가지않게 꼬옥 묶어주고
발걸이를 걸어주고 나서는 항상 'OK?'만을 물어보았다.


 


 

가자 빠뿌!

 

 



한참을 가서 드디어 점심시간.

쉬고 있는 나의 낙타의 이름은 빠뿌.
다른 낙타들의 이름이 비, 장동건 등인것에 비해
빠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카메라를 들자 딱 내쪽으로 쳐다봐주었다.
센스 최강!





점심은 묽은 커리 약간과 그자리에서 손수 만든 짜파티,
그리고 무슨 뿌리를 썰어 튀긴 것을 주었다.
눈치가 빠르면 숟가락을 얻을 수 있었고
접시만 쳐다보다가는 손으로 먹어야만 했다.


 


 



잠시 오아시스에 쉬다 갔다.
내 상상과는 다른 오아시스 였지만..
나의 빠뿌를 제외한 모든 낙타는 물을 마시고 출발했다.

우리는 3D입체 별을 보기를 원했지만
마침 저날은 오지않던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안타깝지만 별대신 구름에 가려진 달만 쳐다보았다.


 



밤이 되면 역시 캠프파이어다.
말은 거창하지만 저 안에 보면 우리가 사온 닭고기와 감자가 잔뜩 들어있다.
출발할때 같이 출발한 살아있던 닭들이 어느새 호일안에 들어있었다.

마음이 조금 짠했지만 맛있게 먹었다..

빠뿌는 다른 낙타들과는 달리 걸을때 실룩실룩
내리막을 내려올땐 퐁퐁 뛰어 갔다.

그덕에 목이 아파 감기가 아닐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약간의 몸살까지 얻게 되었다.

쉬기 위해 침대위에 누웠고
그 사이로 종종 별들이 보였다.
사막에서의 밤은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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