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동안 다녔던 회사를 퇴사했다.

솔직히 그만둘 생각은 없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다.

회의감이 많이 들었고, 자존심도 상할대로 상했고, 자존감이 이렇게 떨어진 적이 있었을까 싶은 정도였다.

이것조차 내 인생 흘러감의 일부일 것이다. 난 부끄럽지만 거기서 한 발을 물러선 것이고.

물러선 대신에 두 발을 더 디딜 방법을 찾아야 했다.

 

사실 2년 반 전에 가장 가고싶었던 장소였던 쿠바를 원없이 다녀온지라 가고싶은 곳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장기간으로 어딘가에 떠날 수 있는 시간은 없을 것이란 걸 알기에

정말 후회없이 떠날 수 있는 곳을 알아봤다.

 

꼭 가보고 싶었던 꿈의 여행지 오로라 VS 또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스쿠버 다이빙

 

고민하던 날 건너건너 아는 분이 보내준 사진 한장이 내가 갈 곳을 결정해주었다.

거북이와 헤엄치는 보홀 바닷속 세상이 눈에 보였고, 최소 4일이 필요했기에 그래! 여기!를 외쳤다.

그러고는 다이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찾아보았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같은 기간에 보홀로 떠나는 강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두번의 수영장 수업을 거쳐 드디어 보홀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실은 세부행도 싫었고 4시간 30분을 가는 국제선이라 진에어도 타기 싫었는데...

일행과 같이 간다고 당시에 가장 저렴한 비행기였던 진에어로 예약을 했다.

이유야 어쨌든 이제는 가야만 한다.

 

오전 8시 20분 비행기인데 공항리무진이 너무 빨리 달려서 예상보다 빠른 5시 40분에 공항에 도착했다.

카운터에 비상구 좌석이 남아있을까요? 아무 기대없이 물어봤는데

어머나! 비상구 창측 좌석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대박 대박.

 

갑갑할까봐 걱정 잔뜩 갔으나 비상구좌석에서 널널하게 갔다. 감사합니다!!

 

 

 

 

눈이 쌓여있던 인천공항을 떠나 구름위로 올라서니 파란 하늘이 눈부시게 이쁘다.

 

 

 

 

기내식.... 냉동이야.

멸치주먹밥 맛있게 만들어놓고 얼려서 줬어. 하아 이 시리고 베어먹기 불편해.

녹여먹어야 맛있는 기내식.

 

세부 공항에 내렸더니 다른 나라에서 온 비행기도 비슷한 시간에 도착을 했는지

입국장에 외국인들이 가득하고, 검역소 넘어까지 줄을 서있다.

입국심사가 그리 느리지도 않은 것 같은데, 밖으로 나오기까지 한시간 이상은 걸린 듯하다.

벌써부터 진이 빠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나오자마자 유심칩을 구입했는데, GLOBE와 SMART에서 호객을 하고 있다.

GLOBE는 7일 다음 프로모가 15일짜리인데, SMART는 10일짜리 프로모가 있다.

우린 10일 여행이므로 SMART에서 10일 프로모 500페소에 구입을 했다.

택시를 타고 오션젯을 타러 PIER1으로 고고!

 

 

 

 

 

 

입국심사 지연 덕분에 우리가 예약한 2시 오션젯은 아슬아슬하게 놓쳐버리고,

3시 20분 출발로 표를 다시 바꿨다. 짐을 붙이고, 항구세를 내고 안으로 입장.

대기하는 동안에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2층 카페테리아에서 현지식 HUMBA를 주문했다.

돼지고기를 간장소스에 찐 요리인데 별건 없지만 달달하니 맛있다.

130페소이니 우리돈으로 2800원 정도이다.

 

 

 

 

 

 

보홀까지는 오션젯으로 약 2시간 정도가 걸렸다.

탁빌라란 항구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오늘 한 일은? 이동ㅋㅋㅋ 정말 하루종일 이동만 했다.

 

보홀 가실 분들~ 무조건 보홀 직항타고 가세요!!

오션젯비용 + 택시비용 +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 = 오션젯 직항 비행기

비행기 요금이 보통 10만~20만 차이나는 것 같던데,

하루를 벌 수 있고 여행의 질이 달라질 것 같네요~ 가장 후회하고 있는 부분이네요ㅠ

 

 

 

 

 

 

탁빌라란 항구에서 숙소까지 30분 정도 걸린 듯하다.

저녁먹으러 알로나 비치로 나와서 맛집 탐방중~

우리가 간 곳은 ISIS THAI 레스토랑.

 

사실 현지인들에게도 여럿 맛집을 물어봤지만 죄다 그릴요리를 추천해준다.

관광지여서 이것 말고는 별로 먹을게 없다고 한다.

우리도 모르고 첫째날에는 이걸 먹긴 했는데... 한번 정도 경험정도면 좋을 듯 하다.

라푸라푸, 새우, 오징어, 옥수수 등등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소요시간 1시간, 가격대비 불만족. 안가안가.

 

생각보다 배가 안차서 오는 길이 "포장마차"라는 한식집에서 라면 한그릇을 후르릅.

 

사진을 보면 내가 이 날 얼마나 피곤했고, 귀찮았는지를 보여준다.

카메라를 들었던 시간은 오션젯 항구 대기시간 뿐이었구나.

 

-------------------------------------------------------------------------------------------------

 

둘째날 아침,

조식이 불포함이라는 얘기를 듣고 근처 조식레스토랑 탐방에 나서려고 했지만

우리 리조트 바로 옆에 SHAKA라는 멋찐 헬시푸드 레스토랑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SHAKA는 비건 레스토랑인데 조식으로는 요구르트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나는 요구르트는 안 좋아해서, 팬케익으로 주문~

다른 분들은 요구르트 볼을 주문!

 

시간이 엄청 오래걸린다. 그 이유는 비쥬얼에서 알게되었다.

망고를 한조각 한조각 곱게 썬 후에 저렇게 아트를 하는 것이다.

너무 좋았지만, 그 다음에 찾아왔을 때는 시간이 너무 걸려서 아트를 좀 빼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뭐 어쨌든, 아침부터 기분 좋은 식사로 든든하게 출발!

어디로? 다시 우리가 머무는 리조트로ㅎ

 

 

 

 

 

 

우리가 머문 곳은 팡라오 리젠트 파크 리조트이다.

알로나까지는 약 10분~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고

장점이라면 주변에 마사지 샵이 많고, 맛집 바우와 가깝고, 저녁에 매우 조용하다.

 

객실이 눅눅한건 조금 아쉬웠지만 1일 3~4만원대로

이 정도 시설에서 이 정도 서비스를 누린다는 것은 굉장한 이점이다.

추가로 직원들도 매우 친절하다!!

 

 

 

 

오늘 우리의 할일은 수영장이다.

다이빙을 한다고 래쉬가드만 잔뜩 들고 왔더니 수영할 때 너무 답답했다.

수영장에서는 수영복이다... 다음에는 잘 챙겨 와야지.

 

꽤 넓은 수영장과 잘 관리된 수질, 라이프 가드까지 나무랄데가 없는 곳이다.

맑은 하늘은 덤이다.

 

 

 

 

뒹굴뒹굴하다가 칵테일을 주문!

프로모션으로 99페소에 판매하던 오이 레모네이드 쉐이크와 망고 쉐이크,

그리고 필리핀의 매력쟁이 할로할로까지~

 

할로할로는 팥빙수 같은 음료인데,

이 안에 들어있는 젤리같은 한천, 자색고구마 아이스크림이 매력포인트다.

 

 

 

 

수영장에만 있다보니 너무 답답해서 근처 해변으로 놀러가기로 했다.

두말루안 비치에 있는 보홀비치클럽 BBC 레스토랑이 맛있다고 해서 점심도 먹을 겸 가보기로 했다.

 

숙소 바로 앞에 트라이시클이 쪼로록 대기를 하고 있었고

두말루안 비치까지 100페소에 합의 완료!

 

 

 

 

 

 

 

 

 

 

두말루안 비치입니다.

수초가 있는 까만색 부분 전까지의 깊이가 허리까지 밖에 오질 않는다.

동네 꼬마들이 잔뜩있다. 꼬마들의 놀이터인 듯하다.

 

 

 

 

보홀비치클럽은 입장할 수 있는 정원이 있는데, 오늘 이미 꽉찼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두말루안 비치 클럽에 자리를 잡았다.

 

면요리와 생선, 양념된 치킨, 망고쉐이크를 잔뜩 시켰는데

전날 밤에 먹은 ISIS 레스토랑에서 지불한 돈의 반값밖에 되질 않는다.

왠지 어제는 바가지를 잔뜩 썼던 것 같기도 하고.

 

 

 

 

요것이 이번에 함께한 나의 물놀이용 짐이다.

면세점에서 배럴 워터레깅스와 방수가방을 샀는데 할인 받으니 단돈 3만원. 땡잡았다.

그리고 큰맘 먹고 산 스노클과 마스크. 그리고 짭프로까지.

 

여행간다고 돈을 이렇게 많이 써본것도 첨인 것 같다.

평소에 물놀이를 다녔으면 모르는데, 수영도 못하니 뭐든지 새로 구입을 해야만 했다.

대부분 저렴하게 산 것 같은데 합계를 내보니 어마어마 했다.

뭐 물놀이 가는 기분은 한껏 내어 봤다.

 

2시가 넘어가니 구름이 몰려온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물놀이를 좀 하려고 짭프로를 들고 물속에 뛰어들었다.

잔챙이 같은 물고기들이 종종 보였고 시커먼 수초들이 잔뜩 있다.

목표는 짭프로의 방수테스트였으니, 문제없음을 확인하고 물놀이를 종료했다.

 

다시 숙소로 가려는데 딱 한대 보이던 트라이시클 아저씨가 자꾸 150페소를 달라한다.

올때 100페소에 왔다니깐 원래 갈때는 150페소라며ㅋㅋ 자기 밖에 없는 걸 아니깐 절대로 안깍아준다.

근데 갑자기 나타난 지나가던 트라이시클 아저씨가 자기가 100페소에 태워주겠단다. 땡큐!

원래 흥정하던 아저씨가 이 아저씨한테 모라한 것 같긴 했다ㅜ

 

 

 

 

 

 

다이빙을 같이 했던 친구가 물어봤다. 왜 유아용 시계를 차고 다니냐고ㅋㅋ

요것은 모기 퇴치용 팔찌와 발찌인데 효과가 상당하다.

(이마트 등산용품 코너에서 구입! 엄마가 놀러간다고 사줬다.)

 

모기가 별로 없을 시기이기도 했지만, 같이 다니던 일행들이 모기에 계속 물렸는데

난 평소 모기 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0일동안 단 한방도 물리지 않았다.

 

 

 

 

"포장마차"가 있던 골목에 깨끗한 음식점들이 많아서 그 쪽에서 현지식을 사먹었는데 하아 다 맛없다.

 

필리핀 퓨전 음식점에서 국물이 간절하여 간사이식 누들을 시켰더니 깔라만시를 잔뜩 부려놔서 시큼..

배가 계속 고파서 그 옆에 일식집에서 성게초밥(우니스시)을 시켜먹었더니 너무 맛있어서

아쉬운 마음에 해산물라면을 또 시켰는데 괜히 시켰다. 이것도 맛없당..

돈만 많이 나오고 실속없는 저녁식사가 이어졌다.

 

실은 바우에 가려고 했었는데 우리가 도착한 날은 수요일이라 휴무,

이 날은 월말이라 휴무... 바우는 언제 갈 수 있을까.

나도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싶다!! (GRILL 요리 말고ㅠㅠ)

,

바라데로에서의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내가 예정했었던 쿠바에서의 마지막 도시가 바로 바라데로 였다.

오늘 아바나로 이동하니 이제 더이상 장거리 이동은 없다.

 

여행의 막바지라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든다.

 

 

 

 

오늘도 역시 푸짐한 아침상이 차려졌다.

이번 여행에서 먹는 마지막 만찬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천천히 다 먹었다.

이유는 아바나의 아침식사는 당연히 부실할거고 캐나다에서는 아침을 안먹을거니까.

 

 

 

 

 

 

 

 

그냥 가기에는 아쉬우니깐 바다를 한번 더 보고 가자고 했다.

 

바라데로 센트로는 굉장히 깨끗하고 잘 정돈이 되어 잇따.

기념품 거리도 잠깐 걸어보기도 하고. 살게 별로 없긴 하다.

다른 곳과 다르게 관광객들이 타는 말마차가 많다.

 

 

 

 

 

 

 

 

 

 

 

 

바다가 꼭 하늘을 닮았다.

물이 너무 예뻐서 어디가 바다인지 어디가 하늘인지를 모르겠다.

 

 

 

 

 

 

해가 나타났다가 숨었다가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구름이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서있다.

구름에 가리면 또다시 어두워지고, 해가 나타나면 눈이 부실정도로 예쁜 바다가 나타난다.

 

놀기에는 어제 우리가 놀았던 날씨가 딱이었던 것 같다.

역시 우리는 운이 좋아!

 

 

 

 

 

 

한창 바다를 바라보며 걷고 있는데

20명쯤 되는 남자들 한 무리가 막 달려오더니 깊숙히 계속 들어간다.

그러더니 갑자기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운동부였던 것 같은데 정말 먼 거리를 헤엄쳐갔다.

 

이렇게 바다와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다른 지역들과 다르게 택시삐끼가 없어서 일단 걸어가보기로 했다.

어디로 갈지를 몰라 비아술 쪽으로 가보자고 해서 걸어가던 중

택시기사들과 흥정을 했는데 보통 70~90쿡 정도를 부른다.

차마 그 가격으로 갈 수는 없기에 그냥 계속 터미널 쪽으로 걸어갔다.

 

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다행이 버스는 있다.

택시타는 곳을 아냐고 경서오빠가 한 남자에게 물었더니 안다며 잠깐만 기다리라고 한다.

우리가 바꾸나야구아 전망대에도 잠깐 들렀으면 좋겠다고 하니

"피냐콜라다 먹을려고 가지?"라고 말한다. 귀찮아서 그냥 "응"이라고 대답했다.

 

조금 있으니 택시기사를 데리고 오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니 아바나까지 30쿡이라고 한다.

이게 왠 횡재냐며 바로 OK를 했다. 지금 바로 출발한다고 해서 택시로 가니 완전 좋은 차다.

경서오빠랑 나랑 여행 마지막에 운이 터진다며 얘기를 하고나서는 너무 좋아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가는 길에 아저씨가 점심을 먹을건데 샌드위치 먹을거냐고 물어본다.

괜찮다고 했더니 먹고오겠다며 잠깐 차를 세웠다. 아저씨가 우리 샌드위치를 사오셨다.

어머, 너무 감사해요! 이거 그냥 햄이 아니라 칠면조라며 맛있다고 먹어보라고 한다.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다. 지금까지 먹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바꾸나야구아 전망대에 들리고 싶다고 다시 얘기를 하니

"피냐콜라다 먹을려고 가지?"라고 말한다. 응? 여기 피냐콜라다가 유명한가봐!

 

 

 

 

전망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갔다.

오늘 날씨 정말 좋다!

 

 

 

 

 

 

Mirador de Bacunayagua.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꾸나야구아의 모습-

1959년에 세워진 높이 110m의 쿠바에서 가장 높은 다리이다.

유무리 분지를 가로질러 세운 다리로 마탄사스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기도 하다.

 

옆으로 보이는 유무리 분지도 너무 아름답다.

 

 

 

 

전망대 BAR에는 이렇게 파인애플이 쭉- 놓여있는데 알고보면 속이 빈 껍데기이다.

 

피냐콜라다를 주문했더니 그 자리에서 파인애플과 아주 약간의 럼을 넣고 갈아준다.

그리고는 저 파인애플의 두껑을 열고 맛있게 만든 피냐콜라다를 붓는다.

다시 두껑을 덮은 후 한쪽에 나 있는 구멍에 빨대를 꽂으면 완성된다.

 

럼의 진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옆에 마련되어 있는 Havana Club을 더 넣으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피냐콜라다는 이 곳의 명물이 되었다.

 

 

 

 

1잔에 5쿡으로 저렴하진 않다.

우리가 아바나까지 가는 택시비가 올 때 10쿡, 갈 때 15쿡이니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우리 기사아저씨도 마시라고 하니 안 마신다고 한다. 아마 아저씨더러 돈을 내라고 이해를 한 것 같다.

경서오빠가 그게 아니라며 하나를 주문해서 드리니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우리는 땡볕에 있는 테이블에서 피냐콜라다를 마셨다.

아주 더웠지만 그래도 기분이 너무 좋아서 하하호호 흡입했다.

 

 

 

 

돌아가기 전에 아이폰으로 찍은 파노라마 사진-

 

 

 

 

와 여기 주차장에 소나타가 주차되어 있다!

그것도 아주 깨끗한 새 차다. 너무 너무 신기하당!

 

 

 

 

드디어 아바나에 도착했다.

우리 숙소에는 지난밤 함께 했었던 그 뉴페이스 분이 마침 계셨는데..

통성명을 하지 않아서 성함을 아무래도 모르겠다. 아무튼 트리니다드에 다녀오셨다고 한다.

 

맛있는 중국집이 있다고 해서 같이 저녁을 먹고 말레꼰으로 가기로 했다.

빨간색 분위기의 인테리어의 레스토랑이 유명하다고 해서 지난번에 내가 갔던 가게인 것 같아 앞장을 섰다.

그 집으로 잘 찾아갔는데 우리는 식당이 아니라며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한다.

무슨 소리인지.. 분명 여기서 밥을 먹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보니 중국 무예같은 수업을 하고 있다.

식당을 그만두고 이런 교습소(?)로 바꾼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찾아갔더니 뉴페이스 분이 얘기했던 그 식당이 나왔다. 헤헤

 

 

 

 

여기가 아바나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다른 집과 다르게 요리사가 중국인이라 맛이 더 뛰어 나다고 한다.

 

 

 

 

 

 

 

 

볶음면요리 하나와 국물요리 하나, 그리고 탕수육을 주문했다.

 

볶음면요리는 간은 굉장히 좋았으나 역시 재료의 부실함으로 면이 찰지지 못하다.

국물요리 역시 시원한 맛이 끝내주었지만 면이 문제였다.

쿠바는 정부에서 발 벗고 음식재료의 업그레이드에 앞장 서야 한다.

탕수육은 고기도 맛있고 새콤달콤 소스로 기가막히다!

 

수다를 떨면서 먹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러갔고 이대로면 일몰시간에 못 맞출 것 같았다.

서둘러 말레꼰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생각보다 멀게 느껴진다.

 

 

 

 

걸어가는 도중에 이미 해는 지고 있었고 하늘은 더욱더 어둑어둑 해졌다.

말레꼰을 두고 길만 건너면 되는데 이미 해는 반쯤 저물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길도 건너지 않고 그 자리에서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길을 건너서 방파제에 앉으니 이미 해는 사라지고 없다.

오늘은 구름도 거의 없어서 붉은 빛도 거의 나타나질 않는 것 같다.

아쉬운 마음은 계속되었고 우리는 말레꼰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뭐니뭐니해도 아바나는 말레꼰이 최고다.

 

바로 숙소로 들어가기는 왠지 아쉬워서 어디로갈까 얘기를 하다가

비에하 광장에 있는 맥주집에 못 가봤다는 남성 두분의 고백에 따라 우리는 맥주집으로 가기로 했다.

택시를 잡아 2쿡에 협상을 하고 슝~

 

 

 

 

 

 

Factoria Plaza Vieja

가격면에서나 양 면에서나 1잔씩 먹는게 훨씬 이득이었지만,

마침 인원도 세명이고 하니 큰 기둥에 나오는 맥주를 주문했다.

 

첫 잔을 직원이 따라 주었는데 한잔 가득 담아도 거품이 꺼지니 어처구니 없는 양으로 변한다.

그런데 우리 분명히 흑맥주를 시킨 것 같은데 색깔이 맑다. Oscuro 맥주가 나온거다.

얘기하려다가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맛있어서 그냥 먹기로 했다.

 

고소한 땅콩과 함께 한사람 당 2잔씩 마시니 맥주가 끝났다.

기분좋게 수다를 떨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

아침에 일어나니 믿을 수 없을 만큼 구름 한 점 없다.

 

어제 도착 하자마자 주인 아저씨한테 태풍이 언제 지나가냐고 물었더니

이미 어제 지나갔다면서 이제 비가 안온다고. 전기만 들어오면 된다고 했었다.

그 말이 정말인 듯 태풍은 정말 물러간 것 같았다.

 

덕분에 '내가 가면 날씨가 좋다'라고 뻥쳤던 나의 말에 신뢰가 쌓였다.

 

 

 

 

아침식사는 푸짐하다.

우리가 어제 저녁에 들이닥친터라 아저씨도 재료를 얼마나 구할지 모르겠다고 반신반의했었는데

다행히 과일도 나오고 부드러운 빵, 계란까지 준비되었다.

여기 사진 위의 것이 1인분 아침식사이다.

 

서둘러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해변으로 향했다.

까사에서 해변까지는 길을 건너서 풀숲으로 들어가면 된다. 약 100미터 정도 거리이다.

 

 

 

 

 

 

 

 

 

 

여기가 바라데로의 해변이다!

 

물이 정말 맑고 예쁘다. 정말 에메랄드 빛의 바다이다.

너무 신이나서 물로 뛰어들어서 혼자 계속 첨벙첨벙 대어본다.

뜨거운 햇볕에 비치는 바다가 정말 아름다웠다.

 

먼저 다녀온 박수오빠가 생각보다 물이 별로 였다고 해서 어쩐일이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오빠가 갔던 그 때는 태풍이 왔을 때라서 바닷물에 모래도 많이 섞인데다가

햇볕도 별로 없어서 시종일관 물 색깔이 칙칙했던 거였다.

 

 

 

 

한 쪽에 선베드를 대여해주고 있어서 찾아갔더니 의자 1개당 2쿡이라고 한다.

2개를 빌려서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누워서 신선놀음을 하기로 했다.

 

 

 

 

누워있는 동안 경서오빠가 사다준 크리스탈과 모히또-

바라데로의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느낌이란!

안그래도 시원한데 정말 맛도 짜릿하다.

 

 

 

 

한참을 누워있다가 너무 더워서 그대로 바다로 뛰어 들었다.

아무리 들어가도 깊이가 가슴위를 넘지를 않는다. 한 30미터 정도를 들어가니 그제서야 물이 찬다.

목아래까지 오는 물 깊이에도 얼마나 물이 맑은지 내 발이 다 보인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서 파도도 알맞게 쳐준다.

그냥 바닷물에 내 몸을 맡기니 저 앞으로 밀려났다가 들어왔다가 한다.

정말 놀기 좋은 바닷가다.

 

벌써부터 이런 곳에서 놀다가 한국의 바닷가에서 어떻게 놀지가 걱정이 된다.

이런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한다.

 

11시쯤 나와서 오후 4시 정도까지 놀았으니 정말 실컷 놀았다.

저 쪽 한편에서 먹구름이 보이길래 비가 올 것 같다며 자리를 접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한 다음에 밖으로 나오니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경서오빠가 비가 안그치면 어떡하냐며 밥을 사오겠다고 한다.

그래서 하늘을 봤더니 저 멀리는 햇볕이 들고 있다. 그래서 조금만 기다려보자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한 30분 정도 비가 더 내리더니 그치기 시작했다.

기다렸던게 다행이었다. 다시 해가 들었고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식당을 좀 찾아봤는데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어제 갔었던 그 호텔의 레스토랑으로 다시 찾아갔다.

어제와 다른 돼지고기 메뉴를 주문했는데 역시나 너무 맛있다.

쿠반소스라고 해서 그냥 시켜봤는데 짭조롬한게 딱 내 입맛이다.

 

근처를 조금 둘러보니 호수 공원같은게 나온다.

이쪽으로 오니 그나마 레스토랑들이 나오는데 이미 저녁을 먹어버려서 웃으면서 패스를 했다.

산책을 하다가 지금 쯤 일몰이 시작될 것 같아서 다시 해변으로 향했다.

 

 

 

 

 

 

 

 

황금빛 태양아래에 아름다운 석양이 펼쳐졌다.

 

일몰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되새겨 본다.

너무 아름다운 바다를 보게되어 행복했다. 내가 바라본 바라데로는 천국같았다.

언제 다시 이 바다를 볼지 벌써부터 그리워졌다.

 

 

 

 

뒤를 돌아보니 정적인 모래사장이 보인다.

 

 

 

 

해변에서 나와 길을 걷는데 방역차가 지나간다.

추억의 방역차, 느낌이 새롭다.

 

 

 

 

 

 

바로 까사로 들어가기는 아쉬워서 조금 걷기로 했다.

바라데로는 길쭉하게 반도모양을 하고 있어서 양쪽에 바다를 끼고 있는데 그 사이가 3~4블럭 정도로 매우 좁다.

그래서 가로질러서 반대쪽 바다로 가보기로 했다.

 

쌩쌩달리는 도로를 건너 바다를 바라본다.

삼발이(테트라포트)가 우리나라보다 작고 많이 낡아있다.

 

 

 

 

숙소로 오는 길에 굉장히 큰 쇼핑몰이 있다.

쇼핑몰 안을 구경하니 마트와 옷가게, 오락실, 카페 등 없는게 없다.

 

그 중 우리의 눈길을 끌었던 건 볼링장이다.

쿠바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볼링장인데 시설도 굉장히 깨끗하다.

저녁시간인데도 볼링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의 끝은 역시 맥주다.

방 앞에 있는 의자에서 음악을 들으며 수다의 꽃을 피웠다.

태풍이 오지 않아 너무 행복했고 아무것도 안하고 제대로 쉴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멋진 대화의 파트너가 되어준 경서오빠가 있어 너무 즐겁고 고마웠다.

,

오늘은 박수오빠와 류씨언니가 멕시코로 떠나는 날이다.

무려 28일 동안을 함께 했다. 그러면서 나는 국제적인 민폐녀가 되긴 했지만.

혼자서 다닐거라고 생각한 쿠바에서 함께 할 사람들이 있었다는 건 나에게 축복이다.

올해부터 귀인이 계속해서 나타날거라고 하더니 분명 박수오빠와 류씨언니는 나에게 귀인이었을 것이다.

 

짐을 모두 정리하고 나서 드디어 밖으로 나왔다.

한국으로 보낼 작은 짐을 나에게 전해주고 남은 페소들도 모두 주었다.

박수오빠 덕분에 마지막까지 부자가 되었다.

 

공항까지 가는 길에 물 한병을 사려고 했는데

물 구하기가 힘든 쿠바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힘겨운 일정을 보냈다.

 

카피톨리오 뒤쪽을 보고 맨 오른쪽으로 가면 콜렉티보가 많이 서 있는데

여기로 가면 저렴한 가격으로 공항에 갈 수 있다. 보톤 6~7쿡 정도라고 한다.

박수오빠가 탄 택시는 7쿡, 평소의 오빠였으면 어떻게든 6쿡으로 깎았을 것 같은데

마지막 협상이라 그런지 7쿡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떠나는 박수오빠와 류씨언니-

두분 계속 즐거운 여행하세요! 장기여행에 건강은 필수구요!

 

손을 흔들고 떠났다. 나는 다시 혼자가 된 기분이 든다. 숙소로 떠벅 떠벅 걸어갔다.

 

난 혼자가 아니다. 오늘 경서오빠와 함께 바라데로로 떠나기로 했다.

내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꾸브레(Cubre) 역으로 가면 바라데로로 가는 택시가 있다고 했다.

비아술이 10쿡이니 거기까지 가는 택시비까지 합하면 그냥 택시를 타고 바라데로까지 가는게 더 나았다.

그래서 경서오빠를 부르러 이오바나 아주머니네 집으로 찾아갔다. (경서오빠 방은 메인 하우스에 있다)

아주머니는 날씨가 안좋고 태풍이 몰려와서 바라데로에 가도 바다를 제대로 못 볼거라고 한다.

더욱 힘든건 태풍 때문에 바라데로에 전기가 안 들어와서 생활이 불편하다는 거다.

그러면서 산타마리아 해변도 바라데로와 똑같이 생겼다며 계속 남아있으라고 한다.

 

이야기가 길어질 수록 아주머니가 우리가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머니는 최근 한국 손님들을 받으며 경제적인 상황이 굉장히 좋아진 편이다.

그런데 이번주 들어 한 두명씩 계속 떠나고 있으니 마음이 급해진 것 같았다.

 

하늘은 파랗다. 과연 바라데로도 여기처럼 파란색깔일 것일까.

경서오빠와 함께 바라데로에 갈지 말지를 한참 고민하다가 가기로 결정했다.

'내가 가면 날씨도 좋을거예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며 경서오빠를 꼬셨다.

일단 떠나기 전에 801호로 내려가서 너무 즐거운 추억을 준 누님들께 인사를 드렸다 

 

비시택시를 타고 2쿡에 기차역 뒤에 있는 꾸브레역으로 갔다.

내리자마자 행선지를 부르는 삐기들이 모여든다.

우리가 가는 바라데로는 '마탄사스' 위에 있으니 마탄사스 행 택시로 향했다.

 

정원은 4명인데 현재 모객은 1명, 우리까지 3명이다.

원래는 1인당 10쿡인데 현재 3명밖에 없으니 우리더러 15쿡씩을 내라고 한다.

이런 말도 안되는.. 우리가 10쿡인거 안다고 못 낸다고 했더니

15쿡을 내면 바로 출발이고, 10쿡이면 1명이 올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거다.

기다리자고 하니 이내 시무룩해진다. 다행인건 바로 1명이 추가되었다.

 

바라데로까지는 3시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가는 길에 바꾸나야구아 전망대에 들리려고 했는데 내가 잠시 잊어버리는 탓에 지나쳐버렸다.

이런.. 나는 가는 길은 택시를 타고 가고, 돌아 올 때는 마탄사스에서 기차를 타려고 했는데

바보같이 여기 전망대를 놓치는 바람에 올 때 기차를 탈 것인지 전망대를 볼 것인지를 고민해야 했다.

방심이 이 상황을 만들었다.

 

 

 

 

 

 

가는 길에 비가 세차게 내렸다.

우리가 탄 택시는 멀쩡해 보였지만 창문이 올라가지 않았고 와이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덕분에 차 안에 있었음에도 옷이 홀딱 젖었고, 앞도 잘 보이지 않는 길을 위험하게도 열심히 달렸다.

 

바라데로에 도착을 하니 다행이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내가 원했던 바다가 보이는 숙소는 이미 다 차서 들어갈 수가 없다.

몇군데 까사를 들렀지만 비싸기만 하고 마음에 차질 않는다.

2~3시 정도에 도착을 한 것 같은데 5시가 넘도록 숙소를 구하지 못했다.

배가 고파서 길에 보이는 햄버거 가게로 갔더니 전기가 없어서 음식을 못한다고 했다.

설상가상인 시간이 이어지고, 바다나 보자 싶어 해변으로 가니 에메랄드 빛 해변 위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져 있다.

그렇지만 이 어둠 속에서도 바다 하나는 끝내주게 예쁘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곳은 다니엘이 추천해 준 까사였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 아니라서 안가려고 했는데 지쳐서 더 찾기가 힘들었다.

까사로 들어가니 주인 아저씨가 우리를 정말 반갑게 맞이해준다.

금액도 1박에 아침 포함해서 26쿡이다. 나름 잘 구한것 같다.

 

** 내가 머물렀던 바라데로 까사

 

Wicho & Karen

주소 : Calle 54 #103, Varadero

전화 : +53 045-614924

휴대폰 : +53 52701873

이메일 : wichokaren96@tyahoo.es

 

장점 : 주인부부 마음씨가 좋아요, 아침식사가 잘 나와요.

         해변에서 가까워요. 센트로 상점들과 가까워요.

         바디워시, 샴푸, 린스, 비누 등 호텔에서 사용하는 어메니티가 준비되어 있어요.

단점 : 바다뷰가 아니라는거~! 이것 말고는 나쁜 점이 없어요.

 

 

 

 

숙소를 잡고 잠깐 쉬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오늘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해서 저녁을 먹으러 나갔는데 올인클루시브 호텔이 많은 휴양지이다 보니

변변한 레스토랑이 거의 없다. 결국은 작은 호텔 내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돼지고기 요리가 다양하게 많이 있는데, 뭘 시켰는지 모르겠다.

레모네이드와 함께 먹는데 정말 너무 맛있다.

저렴한데다 양도 푸짐해서 정말 기쁘게 마셨다. 좋아!

(돼지고기 요리가 5쿡, 레모네이드가 3쿡)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해변에 잠깐 들렀다.

구름이 많고 해가 잘 들지 않는 일몰이었지만 그래도 일몰은 그 자체많으로도 아름다웠다.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옆으로 보는 각도에서는 이 어둠속에서도 푸른 빛깔을 내보이고 있었다.

 

바다에 발을 잠깐 담근 후에-

 

 

 

 

들어오기 전 맥주를 두 병 사서 왔는데, 우리 방 옆 나무에 물이 들어와있다.

어머, 우리가 예쁘다고 좋아하니 주인 아저씨가 더 좋아하신다.

불은 밤 10시 정도가 되니 아저씨가 나오셔서 끄고 가셨다.

 

경서오빠와는 산티아고에서 한번 봤었고 아바나에서 다시 만난거였다.

박수오빠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나랑 별로 이야기 할 일이 없어서 사실 조금 서먹했었다.

바라데로로 같이 가자는 얘기는 조심스럽게 꺼냈었고, 오는 길에도 별로 말이 없었다.

오늘 우리는 여기서 본격적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다행이 좋은 사람같고 유쾌한 사람인 것 같아서 같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시엔푸에고스에서 맞는 둘째날이다.

사실 전 날 도착했을 때는 장거리 이동도 있었지만 웬일인지 쿠바에서는 조금만 움직여도 너무 피곤하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거라고 추측은 되지만 유독 피곤한 일이 많아서 쉬고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물론 여기서도 우리의 피곤함은 계속되었다.

난 저녁 8시 반에 잠들어서 다음날에 일어나는 숙면정신을 보이기도 했다.

 

어제 중심거리를 한번 둘러봤지만 찌는 듯한 더위 탓에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오늘 다시 한 번 제대로 둘러볼 생각이었다.

 

 

 

 

 

 

일단 여행자들은 많이 걸어다니기 때문에 아침은 든든히 먹어야 된다.

약속한 시간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더니 이미 저렇게 셋팅을 해두었다.

오래된 듯한 느낌의 식기도 너무 예쁘고 정겹다.

 

사실 이 까사의 아침은 다른 지역들과 비교하면 양이 작기때문에 조금 부실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돌아다니면서 식사 순위를 매길 때 항상 1~2위권에 있던 까사가 여기다.

바게트 빵을 한번 구워서 주는데 바삭거리는 소리부터 식감까지. 정말 고소하다.

거기에 버터도 참 맛있는데다 아들의 부인이 직접 만든 파파야 잼은 정말 놀랄 정도다.

 

양이 얼마 없었던 지라 식사를 금방 끝냈는데, 먹자마자 내일 아침식사가 기다려졌다.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는 코펠리아였다.

분명 10시 오픈이라고 했는데 10분이나 지난 시간인데 문을 안 열었다.

왜 영업을 안하냐고 물어보니 아직 아이스크림이 도착을 안했다고 한다.

언제 오냐고 물어보니 한시간? 한시간반? 이러고 있다.

 

그 뒤로 우리는 3번정도 더 찾아갔지만 두번은 아이스크림이 아직도 안와서.

나머지 한번은 어제 봤었던 혀를 내두를 정도의 대기줄 때문에 먹질 못했다.

 

 

 

 

박수오빠와 류씨언니는 산티아고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러 바라데로로 갈 예정이다.

문제는 이 구간 비아술이 빨리 예약이 마감된다는 건데, 날짜를 결정한 김에 미리 예약하러 간다.

나는 까마구에이에 너무 가고 싶었기 때문에 아직은 일정을 보류했다.

산티아고 이 후의 일정은 차차 생각해보기로-

 

시엔푸에고스의 비아술이 좋은 점은 터미널이 시내 안에 있다는 거다.

(다른 지역들은 대부분 시내에서 떨어져 있다.)

 

프라도 거리에 있는 한 건물에 체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Caballero sin tacha y sin miedo.

그는 흠도 겁도 없는 남자였다.

 

가는 길에 택시 타라고 말을 건다.

이 참에 내일 트리니다드로 갈 택시를 물어보니 다른 사람과 조인하는 기준으로 1인당 6쿡이다.

공식가격인데 박수오빠의 재량으로 조금 내려보려고 하지만 불가능하다.

아마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로 너무 가까운데다 금액도 높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다른 지역에 비해 수월하게 택시를 예약하고 우선 마음의 짐을 덜었다.

 

 

 

 

 

 

 

 

내가 소심하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아무나", "사람"은 찍지 않는다는 나만의 규칙이 있다.

왜냐면 내가 뭣도 아닌데 그들이 그림이 되겠다며 마치 사물처럼 찍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찍은 사진에도 가장 매력있는 모습은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냥 카메라 값을 맞추다가 찍은 건데..

잘 찍지는 못했지만 그냥 그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 묻어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내가 사고싶었던 최신 유행의 그 우산. 엄청나게 많다.

 

 

 

 

 

 

 

 

 

 

현지인들이 자주 애용하는 버스인 까미욘은 트럭을 개조한 대중교통이다.

처음에는 저걸 타고 다닌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나름 앉을 좌석도 있고 저렴하니 탈만도 했다.

 

그리고 쿠바의 흔한 승용차. 길쭉길쭉한 올드카들도 멋드러지게 서있다.

 

시엔푸에고스에서는 말마차도 택시의 한 수단으로서 애용되고 있다.

다그닥 다그닥 거리는 말발굽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길 한편에는 마차가 다닐수 있다는 표지판도 마련되어 있다.

쿠바의 표지판은 그림들이 리얼해서 참 좋다. 

 

 

 

 

 

 

비아술에 들려 예약을 마친 후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 길.

프라도 거리에 천막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길래 뭔가 싶어 다가가보니 서점이 열렸다.

한번 둘러보니 역시 혁명과 사상에 관한 책들이 많았고 예술과 역사에 대한 책도 많았다.

 

그리고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

여기도 네일아트를 해주는 곳이 있었다. 비록 테이블 하나인 소박한 곳이었지만.

 

나는 반짝반짝 거리는 매니큐어를 진하게 발랐다. 얼마나 독한지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았다.

류씨언니는 인조손톱을 붙이고 그 위에 컬러를 바르는 고난이도의 작업을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기술이나 제품의 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틀 후 부터 저 손톱이 벌어져서 언니가 고생을 참 많이 했다.

네일은 잘 하는 곳에서 해야한다.

 

 

 

 

 

 

점심을 먹으러 어제 저녁에 갔던 피자집으로 갔더니 사람이 엄청 많다.

맛집인가 보다 생각하니 즐겁다. 스파게티를 주문하니 면이 방금 다 떨어졌다고 한다.

면이야 다시 가져와서 삶으면 금방 되지 않나 싶으면서도

물자가 귀한 쿠바에서 그리 쉽게 해결되지도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옆집으로 갔다. 이런 피자집이 무수히 많다.

벽에 그려진 그림은 "아빠 10MN만 주세요"

그 이유는 이 집 피자가 10MN이기 때문이다.

 

스파게티와 음료수 1잔을 주문했는데 총 12MN이다.

면은 어제 먹은 곳 보다 더 퍼졌다. 입에 넣는 순간 분해된다. 키키

 

 

 

 

 

 

 

 

시엔푸에고스는 움푹패인 만 안에 위치한 도시였는데, 도시는 약간 반도처럼 생겼다.

그닥 별로 할게 없는 이 도시에서 우리는 시엔푸에고스의 가장 남단인 푼타고르다로 가기로 했다.

 

버스비를 물어보니 0.20MN 이라고 한다. (20센타보)

할아버지가 잔돈은 내어주지 않으니 꼭 20센타보를 내라고 한다.

저렇게 작은 동전은 외국인이 만지기 어렵다. 그렇게 얘기를 할아버지가 선뜻 동전을 주신다.

댓가 없이 친절을 베풀어주시는 할아버지 너무너무 감사하다!

(쿠바 사람들은 천사다... 내 생각이지만^^)

 

기다리는 중에 언뜻 보였던 공중전화.

아직 유선전화를 많이 쓰는 쿠바에서는 참 흔한 광경이다.

하지만 휴대폰도 꽤 많이 보급되어 있다.

 

프라도 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20분 정도는 기다린 것 같다.

사람들 모두가 1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한 버스는 대형임에도 출근길을 연상하게 만드는 인파가 몰렸다.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델 바예 성이 보인다.

일단은 무시하고 푼타 고르다쪽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그림자 없는 야자수 나무 아래로 열심히 걸었다.

 

마지막에 다다른 곳은 작은 유원지 같은 곳이었다.

매점과 테이블들,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 쓰러져 있는 보트들.

무더운 날씨에 물놀이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튜브에 바람을 넣어주는 엄마-

그리고 그걸 기다리고 있는 꼬마들.

 

조금있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그 튜브를 서로 가지려고 싸우고 있었다.

그런데 언니가 양보해주지는 않았다. 언니라도 하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이 하고 싶은거다 헤헤

 

 

 

 

시원하게 보트를 타는 사람도 있고.

구경만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지만

물놀이 준비를 하지 않은 우리는 거절했다. 이럴때 신나게 놀면 좋을건데!

 

 

 

 

바다 반대편에는 공장들이 있다.

까만 연기를 내뿜고 있는 굴뚝의 모습이 뭔가 아이러니 하다.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다시 나왔다.

이제서야 델 바예 궁전이 눈에 들어온다.

옛날에는 성으로 이용되었지만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꼬마가 손에 컵을 쥐고 있던데 뭐냐고 하니깐 "해마"라고 한다.

엄머, 나 해마 처음 본 것 같아! 이런걸 잡았다니 너무 너무 신기하다.

,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늘은 해변 갈 준비에 몰두했다.

 

사실 박수오빠와 류씨언니에게 고마웠었다.

까요 후티아스(Cayo Jutias) 해변이 예쁘다는 얘기를 듣고 꼭 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사실 해변이라는 것이 혼자가면 재미도 없는데다 처량해 보이기도 한다. 

 

원래 길어야 2박이라고 생각했던 비냘레스에서, 함께 바다에 가자고 해서 3박으로 늘어난 것이었다.

여행 중에 원하지 않는 일정을 가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이렇게 결정해 준 오빠와 언니가 너무 고마웠다.

 

전 날 미리 얼려두었던 스프라이트, 얼음물, 비타민워터,

그리고 해변에서 손과 몸을 간단하게 씻을 수 있는 물을 페트병에 담아 준비했다.

 

 

 

 

 

 

우리 택시기사인 호르헤가 왔고, 차를 타고 해변 쪽으로 이동했다.

 

까요 후티아스는 비냘레스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인데 자유롭게 놀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비슷한 분위기의 해변이 옆에도 있는데 까요 레비사스. 여긴 호텔도 있어서 조금 더 고급스런 분위기라고 한다.

당일치기로 가기에는 까요 후티아스가 조금 더 가깝고 편하다고 한다.

 

가던 길에 갑자기 차를 세우더니 어떤 꼬마에게 간다.

그 앞에 철로 된 양동이가 있었는데 그걸 들고와서 앞 좌석에 쏟아 붇는다.

엄청나게 많은 망고. 총 37개가 있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다 합쳐서 1쿡이라고 한다. 현지인의 힘은 위대하다.

 

 

 

 

 

 

 

이동하던 중 야자수 나무에 코코넛이 많이 매달려 있다.

저거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또 차를 세운다.

 

그러더니 커다란 칼을 떠내들고는 나무 위의 코코넛을 딴다.

구멍을 낸 후 차에 있던 빨대를 들고오더니 꽂아서 준다.

내츄럴 코코넛이다. 재밌는 경험이다.

 

 

 

 

어제 첫 만남부터 호르헤가 나한테 심하게 들이댔다.

동양인이라 신기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짝이 있는 언니보다는 내가 접근하기 쉬워서였을 것이다.

어제도 계속 손 잡으려고 하고 안으려고 하고.. 암튼 스킨십이 너무 심해서 좀 짜증이 난 상태였는데,

오늘은 꽃을 꺾어다 준다. 나팔꽃ㅎ

 

  

 

 

 

 

 

 

류씨언니가 물어본다. 지금까지 본 바다 중 어디가 가장 좋았냐고.

사실 한국의 바다와 같은 색깔 말고 에메랄드 빛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칸쿤이 유일했다.

칸쿤이 제일 좋았어요~라고 말은 했지만 딱히 댈 곳도 없었다.

 

그런데 까요 후티아스에 도착 후 해변가로 들어가면서 부터

이 곳이 내가 본 바다 중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 되었다.

 

에메랄드 빛 해변도 정말 아름다웠지만 말라죽은 가지들이 널려있는 것이 정말 특색이 있는 곳이었다.

수영한다고 아이폰만 들고 다녔더니 사진이 좀 많이 아쉽긴 하다.

 

 

 

 

호르헤가 여기는 사람이 많아서 별로라며, 안쪽으로 들어가면 더 예쁜 해변이 있다고 했다.

물도 깨끗하고 사람도 없어서 수영하기에 더 좋다고 한다.

 

가는 길은 멀고 태양은 너무 강렬하다. 이렇게 40분 정도를 걸었던 것 같다.

 

 

 

 

 

 

 

 

 

 

 

 

가는 길에 뭔가를 발견했나 보다. 자세히 보니 조개, 소라껍질 같은 곳에 게가 들어가있다.

그리고 오른손 집게만 커다란 게도 있다.

 

호르헤가 준 나팔꽃이 수명을 다 해간다. 쭈글쭈글 해지더니 축 처지기 시작했다.

바닥에 버릴까하다가.. 그래도 성의를 봐서 지나가던 나무에 꽂아두었다.

귀신같은 것, 나중에 오는 길에 저걸 발견하고는 자기 사랑을 버렸다며 뭐라한다.

 

 

 

 

드디어 호르헤가 말한 곳에 도착했다. 풀 숲에 들어가서 나뭇가지와 풀잎을 계속 주워온다.

뭘 하나 싶었더니 집을 만드는 중이었다.

 

그 자리에서 뚝딱뚝딱 잘도 만들어 낸다. 

 

집을 완성한 후에 짐을 넣어두고 우리는 수영 삼매경에 빠지기로 했다.

박수오빠 & 류씨언니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노클링도 해봤다. 물고기가 없다는게 함정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물놀이 하고 있으니 너무 시원하다.

 

1차로 수영을 끝내고 나왔는데 아 호르헤 너무 귀찮다.

나한테 자꾸 이상한 짓 하려고 해. 그때부터 우리는 호로시키라고 불렀다.

 

 

 

 

 

 

 

 

바다가 너무 예뻐서 아이폰으로만 찍을 수가 없다.

사실 물에 들어갈까봐, 소금기가 생길까봐, 흙에 묻을까봐 카메라를 고이고이 싸놓았었는데

그냥 넘어가는 건 이 바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물이 정말 맑고 예쁘다. 이건 정말 에메랄드 바다였다.

 

 

 

 

 

 

 

 

잠시 후에 앞에서 지나쳤던 해변으로 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자리잡은 곳도 좋았지만, 앞에 스쳤던 해변이 더 좋아 보여서.

무엇보다도 풀과 나무가 있어서 쉴 수 있는 자리가 필요했다.

 

지나가던 길에 물고기를 잡은 아저씨와 마주쳤다. 정말 많이 잡았어!

생명의 흔적이 보이지 않던 바다였는데 어디서 저렇게 잡은건지 신기하다.

 

 

 

 

 

 

우리가 맘에 들어했던 해변. 정말 예쁘다-

수심도 낮아서 저만치 들어가도 빠질 위험이 전혀 없다. 눈이 호강한다.

 

 

 

 

호르헤가 나에게 남긴 메세지이다.

조깨껍질로 하트를 만들고 그 밑에 하트를 그려놓고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내가 싫어라고 하니 그 새 하트에 긴 줄을 그어버린다. 단념하라구.

나 기분 엄청 좋은데 너 땜에 망치게 생겼어!

 

이 후에도 계속 들이대길래 딱 잘라서 말하니 그 때부터는 자기도 마음 상했는지 반응이 없다.

 

이런 나의 상황을 알고 박수오빠와 류씨언니가 있는 힘껏 나랑 놀아준다.

이렇게 좋은 곳에 와서 왜 기분이 나빠야 하는건지~~

그냥 좋게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호로시키!

 

집에 갈 시간이 되어서 해변에서 나왔다. 여길 떠나려니 너무 아쉽다.

이렇게 특별한 바다를 다시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마구 마구 든다.

 

 

 

 

 

 

돌아가는 길에 호르헤가 다시 한 번 길에 차를 세운다.

사탕수수 주스(Guarapo)와 도너츠를 사준다 우리에게ㅋㅋ

 

사탕수수 주스는 여기서 처음 먹어봤는데, 달콤한 것이 딱 내 취향이다.

너무 맛있고 시원하다. 여기 서서 그대로 원샷했다!

 

달리던 차는 숙소에 도착을 했고, 호르헤와도 이별 인사를 나누었다.

인사하던 차에도 계속 내 손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너와 난 여기까지야~

진심은 모르겠지만 대부분이 습관적으로 이런 것 같은데 다른 여행자에게는 이런 불편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튼 호르헤 덕분에 더 멋진 해변에 갈 수 있었고, 새로운 경험도 해봤던 건 사실이다.

그건 정말 너무 고마웠다. 우리 계산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팁 줬다^^

 

 

 

 

 

 

오늘 저녁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랍스터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빨갛게 양념을 해서 주신다.

먹어보니 완전 한국식 양념이다. 한국이었으면 고추장으로 만든 줄 알겠다.

이 양념으로 밥도 볶아 주셨는데 마지막 날 식사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비냘레스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다음 날 아침 시엔푸에고스로 떠나기 전에 가족들과 사진을 찍었다.

띠따 어머니, 마리아 딸, 그리고 아들.

 

세분 다 너무 너무 고마웠어요. 그리울거예요!

,

읍면순환 버스를 타고 동일주 도로로 나갔는데,

김녕해수욕장, 김녕성세기해변이 나타났다.

 

바다만 보고 가자고 싶어 가벼운 마음으로 들렸는데

도대체 제주도 바다는 하나같이 왜 이렇게 예쁜거야...

그 빛깔이 아무리 봐도 너무 예쁘다.

  

 

 

 

제주도의 강한 바람을 이기라고 해놓은 건지

얇은 그물이 넓을 백사장을 덮고있었다.

 

 

 

 

교남이가 예쁘게 적어놓은 이름에 내가 장난으로 선을 그었다.

미안해.. 지울려고 다시 또 그었는데 흉측한 모습이 되었다.

파도가 흉측한 모습 지워줬다.

 

예쁘게 다시 쓰고 다시 찍을걸 그랬나보다.

 

 

 

 

 

 

 

 

 

 

그리고 다시 또 아름다운 해변이 이어진다.

,

제주 컨벤션센터에 잠깐 들렸다가 

그 뒤로 나있는 주상절리대 산책로로 향했다.

 

주상절리대는 파도에 깎여진 바위들이

마치 연탄을 연상시키는 신기한 모양으로 탈바꿈 한 곳이다.

제주도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자연경관 중 하나다.

 

 

 

 

정문으로 들어왔으면 못 봤을 절경이다.

산책로에서 내려다 보는 주상절리대의 모습은

전망대 아래의 절벽까지 모두 볼 수 있다.

 

그리고 전망대로 향했다.

아름다운 주상절리대의 모습을 감상해본다-

 

 

 

 

 

 

 

 

 

 

,

3년전에 제주도에 왔을때 가장 아쉬웠던 것이

바로 우도의 땅을 밟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던 것이었다.

이번에는 무조건 가보리라, 큰 맘먹고 하루를 비웠다.

 

한달 동안의 제주도의 가뭄, 그리고 이어지는 더위-

제주 여행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점이었는데

우도를 방문했을 때 그 힘듦이 한꺼번에 다가왔다.

 

스쿠터를 탈까, 자전거를 탈까 엄청 고민했지만

배에서 내리는 순간 다시 또 강한 햇볕과 더위를 실감하고

결국은 5000원의 우도 관광버스를 선택했다.

지붕이 없는 것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거든..

 

 

 

 

재미난 입담의 소유자인 기사 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며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우도봉이다.

 

더운 날씨와 다르게 엄청난 바람이 불어 내 모자가 날아갔다.

주으러 가는 길에는 옷이 날리고.

그 중에 땅콩 아이스크림은 계속 녹고 있다.

힘들게 힘들게 올라간 우도봉.

 

 

 

 

성산일출봉의 옆 모습이 보인다.

날씨가 조금만 더 맑았으면 더 예뻤을 것 같았는데 말이다.

몰랐는데, 성산일출봉의 옆모습이 코뿔소의 모습이라 한다.

얘기를 듣고보니 정말 닮았다. 

 

 

 

 

말 타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게 한다.

가을쯤 다시 오게 되면 말은 반드시 이곳에서 타리라 마음먹었다.

 

 

 

 

지난번에 들렀을 때 잠수함 위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던 그 절경이다.

이제는 위에서 이렇게 내려보는 구나.

우도의 절벽은 너무 화려하고 멋있다.

 

 

 

 

검멀레해변이다.

검은 모래 해변보다 더 검게 느껴지는 듯.

까만 모래밭을 걸어가서 절벽아래로 향했다.

 

 

 

 

절벽 아래에 있는 동굴인데, 저기 가는 길이 왜 그리 무서운지..

부끄럽지만 들어가는 걸 포기해버렸다.

바다 바퀴벌레가 너무 많아서.. 아쉽지만 후회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하고수동 해수욕장.

너무나도 강렬했던 햇볕 탓에 내리지않고 바로 서빈백사로 향했는데

창 밖으로 본 해변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내년에 해수욕하러 다시 오겠다!

 

 

 

 

드디어 가장 가고 싶었던 서빈백사로 왔다.

이 곳은 드라마 <탐나는 도다>에서 버진이가 일리암을 발견한 장소이기도 하다.

드라마를 보면서 절대 한국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그 곳이 여기였다.

 

 

 

 

생각보다 크지 않는 규모에 물 속에 해조류가 많이 떠다녀서..

사람이 붐비지 않을 때가 더 좋을 것 같았다.

사진찍을 때 노란 튜브도 너무 거슬려.

 

하지만 바다 색 하나는 정말 인정!

여기에 발을 담그려고 슬리퍼를 신고 온 만큼

첨벙첨벙 뛰어다녔다.

 

 

 

 

고소한 땅콩 한봉지를 사들고 다시 제주도로 돌아가는 배에 올랐다.

올해는 가뭄때문에 땅콩농사도 잘 되지 않아 걱정이란다.

 

두번째 방문에서도 우도는 날 아쉽게 했으니,

이번 가을에 다시 들릴때는 반드시 제대로 우도를 알고 가겠다.

 

,

협재의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왔지만,

다른 곳으로 이동하던 중 잠깐 봤던 함덕해변을 제대로 보기위해

다음날 다시 함덕을 찾아왔다.

 

모래사장의 해변이 굉장히 낮고 넓게 펼쳐져 있어

해수욕하기에 너무너무 좋아보인 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