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칸도를 나와 향했던 곳은 원래 목적이였던 난젠지.

수로가 아름다운 곳이라 난 화보라도 찍을 기세로 가겠다고 한 곳이었다.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다보니 솔직히 단풍이 조금 지겨워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서...

놓치지 않고 남겨 보자.

 

 

 

 

내가 생각하던 그 단풍잎-

 

 

 

 

 

 

 

 

난젠지 입구에서 부터 단풍이 무수하게 펼쳐졌다.

생각보다 큰 규모의 절이었고, 상징적인 건물들도 있었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위로는 올라가질 못했다.

 

 

 

 

 

 

아름다운 난젠지의 수로각.

갑자기 나타나는 이 수로각은 정말 매력적이다.

수로각과 주변의 나무들의 색감이 정말 조화가 잘 된다.

 

사람만 좀 없었더라면 근사한 컷이 나왔을 것 같은데

나름 사람이 없을때 찍었던 사진이 저정도이다.

 

 

 

 

약간의 허기가 찾아왔었고, 전날 저녁에 먹었던 타코야끼도 생각이 났고.

버스 정류장으로 찾아가는 길 가운에 판매하는 타코야끼를 사먹었다.

냠냠... 어제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맛있다^^

 

청수사(기요미즈테라)로 가기위해 버스를 갈아타기로 했다.

일단 큰길로 나가서 거기서 타는걸로. 버스에 사람이 정말 많다.

겨우 갈아탔더니 거기도 만원이다. 게다가 차도 밀린다.

20분 정도 예상했던 거리를 1시간만에 도착했다.

4시정도에 도착할 계획이었는데 버스에서 내리니 4시 40분이다.

이제 열심히 걸어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랬다. 사람이 넘쳐났다.

내가 아는 그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넘쳐났다.

 

야간 라이트업 시간대에는 사람이 붐빈대서

일부러 낮 개장 마지막 타임에 온건데 시간을 잘 못 계산한거였다.

겨우겨우 입구까지 올라갔지만 입장권을 사기 위한 줄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교토에 왔으니 청수사는 보여드려야 할텐데..

내가 계속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은연중에 계속 의식을 했는갑다.

엄마가 신경쓰는 내가 신경쓰였는지, 계속 괜찮다고 하신다.

 

결국은 청수사를 포기하고 내려오기로 했다.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내려오는 길.

길이 예뻐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사람 때문에 길이 보이질 않는다.

 

당고를 하나씩 사먹고 대안을 찾던 중 눈에 보이는 곳.

바로 고다이지다. 야간 라이트업이 막 시작되었다.

 

 

 

 

 

 

 

 

여기도 입장권 구입을 기다리는 줄이 엄청 났었는데,

본의 아니게.. 내 의지와는 다르게 약간 야매스럽게 바로 입장하는 티켓을 구입했다.

 

라이트업 정말 예쁘다.

불에 비치는 나뭇잎의 색깔이 낮에 볼때와는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그 사이사이를 걸어보니 기분이 정말 색다르다.

 

 

 

 

 

 

본당에서 보여주던 레이져 쇼.

3분정도 길이의 짧은 영상이었는데 우리는 두번을 봤다.

재미있어서가 아니고 다리가 아파서 좀 앉아있었다.

어두운 건물을 이용해 이렇게 만드는 걸 보니 정말 굳 아이디어다.

 

 

 

 

연못에 반영되던 나무의 모습들.

바람이 없던 날이라 더욱 선명하게 비춰졌다.

 

 

 

 

 

 

다음날 아라시야마가 계획되어있어 짠하고 놀래켜주려고 했건만

고다이지에 이렇게 멋진 대나무숲이 있을 줄이야.

오히려 내가 더 놀랬던 것 같다.

 

아라시야마에서는 못 봤을 밤의 대나무 숲이었다.

 

저녁먹을 곳을 헤매다가 대안으로 갔던 잇센요쇼쿠 야끼.

맛있게 먹고 나왔는데 비가 세차게 오기 시작한다.

빨리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데 버스 정류장도 마음같이 않게 멀리있다.

겨우 도착한 만원버스에 몸을 싣고 이동을 하는데 정말 힘든게 느껴졌다.

게다가 포켓와이파이는 배터리가 나가서 꺼져버리고 숙소는 어딘지를 모르겠다.

비속을 이리저리 다녔더니 너무 힘들고... 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었다.

겨우겨우 숙소에 도착해서 잠시나마 쉬게 되었다.

 

 

 

 

 

 

단백질을 보충하러 들어갔던 숙소 앞의 고깃집.

다른 종류의 양념 갈비를 각각 2인분씩 주문해서 먹었다. 맛은 굳!

 

야박한 일본 인심이다. 정말 고기만 줬던...

밥과 야채와 김치를 주문했더니 눈꼽만큼씩 주던데

그게 또 꿀맛이라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없었으면 어쩔 뻔 했냐며.

 

잠깐 편의점에 들려 이것저것 요기거리를 구입했다. 내일 아침식사까지!

 

 

 

 

이건 나중에 보게 된 사진인데..

내가 꼭 먹어보고 싶었던 것이, 바로 교토 "향토초밥"이었다.

야사카 신사 앞에 있어서 가기 좋아 들어갔는데 홀은 저녁 7시가 마감이라 불가능하단다.

 

체력이 딸려서 어쩔까 하다가.. 안먹으면 후회가 될 것 같아서 가서 포장주문을 하고 기다렸는데

그 사이 아빠가 내 휴대폰으로 가게 외관의 사진을 찍어둔 것이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잊을뻔 했는데 아빠 덕분에 소중한 기록이 하나 남게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인 향토초밥이 바로 이것이다.

내륙에 있던 교토까지 신선한 회를 가져오기 위해 초 양념을 먼저 해두었고

밥 사이사이에 짱아치를 넣어 간을 맞춰둔, 교토에서만 먹을 수 있는 초밥이다.

 

맛은 기절할만큼 맛있다.

정말 파는 곳만 있다면 맨날 맨날 가서 먹고싶을 정도로.

이 날 힘들다는 핑계로 먹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그리고.... 나의 사랑 모찌롤....^^

쫀득 쫀득한 것이 편의점 빵 무시하지 말라는 것 처럼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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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나의 크나큰 착각으로 니혼바시역으로 잡혔다.

지도를 쳐다보면서 잘못본게 말이 되냐며 얼마나 자책했는지 모른다.

어쨌든, 취소가 안되니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건 우리의 몫이다.

 

니혼바시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한큐선으로 갈아탔더니 사람이 어마어마하다.

자리에 앉아서 가기는 커녕, 탈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정도로.

경우 끼여서 탔는데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는 정말 힘들다.

이 때 부터 시작된 것 같다. 효도여행이 불효여행으로 뒤바꼈던 건.

 

 

 

 

 

 

원래 니죠성 근처의 오반자이를 먹으러 갈 생각이었지만

도착 시간이 생각보다 늦어서.. 아무래도 대기를 해야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남들 다간다는 백식당에 나도 찾아가봤다.

가와라마치역에 내렸으니 차비도 안들어서 적합한 곳이다.

 

지금이 10시 30분인데 예약을 하려니 15:00시에 가능하단다. 응??

난감한 표정을 좀 지으니, 직원이 지금 먹어도 되냐고 물어본다.

당연하죠! 대기하지 않고 오픈조로 들어갔다. 운이 좋았다.

 

난 평소에 집에서도 스끼야끼를 해먹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엄마랑 아빠는 처음! 엄마는 된장, 아빠는 간장으로 주문을 했다.

비쥬얼이 너무 좋아 회심의 탑샷으로 찍었는데 계란껍질은 미쳐 못봤다^^;

따땃한 국물로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해본다.

 

 

 

 

교토는 지도도 안보고 다닐 수 있는 나의 말을 믿고 따라오신 부모님,

나의 잦은 착각에 여러번 왔다갔다 하셨다. 휴

어쨋든 그 덕에 카모 강은 보게 되었다는 것.

 

엄마가 금각사를 그렇게 보고싶다고 했는데 무시했다.

난 지난번에 못가봤던 에이칸도와 난젠지를 가야만 했다. 왜냐면 가을여행이니깐.

퀄리티는 여기가 더 좋다고 우겨서 겨우겨우 목적지로 향했다.

(진짜 큰 이유는 금각사에는 금각말고 볼게 별로 없으니깐..)

 

이 날 내가 좋아하는 5번 버스가 12시부터 에이칸도/난젠지를 가지않고 돌아간다는 소식을 접했기에

그 전에 타기위해서 노력했다. 다행이도 우리의 버스는 그 정류장에 도착했다.

 

 

 

 

어느 단풍이 보이는 곳에 다다랐는데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들어가려다가 아빠가 사람들을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며 숨 좀 쉬고 들어가자고 하신다.

 

맞은편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러 잠시 앉아있다가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에이칸도라고 한다.

사실 난 난젠지를 먼저 찾아온거였는데ㅋㅋ 급 순서를 변경한다.

 

입장료가 너무너무너무 비싸.. 무려 1000엔이다.

얼마나 예쁘길래 가을의 에이칸도는 이렇게 비싸게 받는걸까.

일단 믿어보고 들어가본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울긋불긋 단풍잎-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는 찰나

어느 중국인의 습격으로 초점이 중국인의 몸에 맞아들어갔다.

그 중국인은 잘라냈지만 조금 흐린건 너무 아쉽다.

 

어쨋든 색감이 너무 예뻐 남겨두는 것!

 

 

 

 

 

 

에이칸도 내에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전망장소.

창문 너머로 보이는 연못과 단풍잎이 너무 예쁘다.

 

도착 이틀 전 비가 많이 왔다더니 단풍잎이 많이 떨어졌다.

얘기를 듣자하니 올해는 단풍이 좀 일찍 들어서 3일 전이 절정이었다고 한다.

내가 간 날짜는 11월 26일... 절정이라 해서 일부러 맞춰서 간건데 아쉽아쉽아쉽다.

 

 

 

 

 

 

 

 

 

 

 

 

단풍 단풍 하더니 정말 가을이 예쁜 에이칸도다.

생각보다 규모도 엄청나게 큰 곳이고. 오밀조밀 정말 잘 만들어 놓은 듯 하다.

 

본당에서 내려와 뒤에 있는 탑으로 올라가보기로 했다.

단풍 사이를 걸으니 기분이 너무 좋다.

 

 

 

 

 

 

 

 

산과 나무와 전통과 도시가 함께 보이는 전경이다.

 

 

 

 

올라가지 말라는 건가.. 아무튼 표지판도 예뻐서 찍어둔 것.

 

 

 

 

 

 

에이칸도의 포인트!

단풍잎이 더 많이 남아있었더라면 더욱 예뻤겠지만.

지금도 예쁘니 좋다는 생각을 계속 해본다!

 

 

 

 

 

 

 

 

 

 

그리고 에이칸도 내에서 찍은 깨알같은 단풍잎들-

 

 

 

 

 

 

 

 

 

 

나가는 길 까지도 아름다움이 넘쳐났던 에이칸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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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부터 교토의 단풍을 꼭 보고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침내 그 기회가 다가온 것 같다.

왠지 올해는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기도.

 

교토는 너무 예쁘니, 마음편히 돌아다니고 싶어 혼자갈까 생각을 하다가..

언뜻 엄마와 아빠한테 제안하니 두 분다 선뜻 오케이를 하신다.

작년 후쿠오카 여행 때 아빠만 빼놓고 갔던게 계속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제야 그 마음을 좀 덜까 싶기도 했다.

 

혼자였다면 아무데나 들어가도, 아무데나 가도 상관이 없었겠지만

부모님에게는 좋은 것만 보여드리고 싶다는게 딸의 마음이라

가기전부터 최상의 코스로 가기 위해 다양한 루트를 만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다 들리지 못한게 너무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머릿속에 각인될 수 있는 모습을 많이 간직해서 좋기도 하다.

 

 

 

 

전날 대구로 내려가서 마지막 여행 준비를 한다.

대구에서도 일본으로 가는 직항이 드디어 생겼다.

면세점이 매우 간소하여 놀랬지만 딱히 문제될 건 없어서 적당히 구경도 한 듯.

 

좌석이 엄청 좁을거라 생각이 들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아빠 다리가 불편하지 않나 계속 봤는데 다행이도 창밖의 풍경을 보느라 지겨운줄 모르신다.

어쨌든 티웨이 맘에 든다!!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서부터는 굉장히 바쁘다.

미리 예약해둔 포켓와이파이(글로벌와이파이)를 수령받는다.

인천에서부터 가져오지 않아도 되서 굉장히 편하긴 하다.

 

원래 난카이 확장판 주유패스를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나 혼자였으면 당연히 그랬겠지만..

부모님이랑 가니 일단 편하고 빠른 라피트를 선택했다.

주유패스를 한국에서 엄청 저렴하게 잘 구해서 계산해보니 그게 그돈이다 헤헤

 

JR로 가서 도롯코열차를 물어보니 무슨 기대를 했던 걸까.

당연히 오는 날까지 모든 기차가 다 매진이다.

하지만 가을의 도롯코는 꼭 한 번 타보고 싶었는데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라피트를 타고 가는 도중, 동그란 창으로 보이는 오사카의 하늘이 너무 예쁘다.

 

DSLR 카메라를 친구에게 빌려줬는데 설정을 바꿔놓은 바람에 자동초점이 안맞춰져서...

다시 되돌린다고 이때부터 얼마나 고생을 한 지 모른다..ㅎㅎ

나도 처음 살때 설정해놓고 그 뒤로 만진적이 없으니 알리가 있나!

다행이 규가츠를 먹기 직전에 살렸다. 헥헥

 

 

 

 

 

 

엄마 아빠에게는 말을 안했지만 이번 여행의 제1의 목표였다.

다양한 규가츠 가게의 후기를 모두 읽어봤는데 유일하게 안좋은 후기가 없었단 타케루 규가츠.

요즘 한국에도 규가츠 전문점이 많이 생겼으나, 본토를 먹어봐야 아는체를 좀 하지~

 

11시 20분 정도에 도착을 해서 사람이 꽤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대기 시간은 5분정도, 테이블만 정리하고 바로 들어가는 수준이었다.

나와 엄마는 1장씩, 아빠는 2장으로 주문!

 

맛있다 맛있다... 생각보다 더 맛있다...

첫끼부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더욱 기분이 좋았던건

엄마 아빠가 마지막날까지 여기를 한번 더 가고 싶다고 얘기했던 것!

 

꽤 걸어온 거리가 죄송했는데 마음의 부담이 좀 덜해졌다.

 

 

 

 

규가츠를 먹고 그릇시장으로 가는 길.

새파란 하늘이 너무 예쁘다.

 

그릇시장에서 정신없이 구경을 했는데 정말 예쁜건 10개씩 판다는 것...

간단하게 서울집에서 사용할 아기자기한 컵과 반찬그릇 몇개만 구입했다.

엄마는 정말 고급져보이는 나무 접시를! 역시 이런건 비싸다...^^

 

 

 

 

우리가 그릇 구경을 하는 동안 아빠가 커피 한잔 시켜달라고 하셨는데

마침보이는 고급진 그릇가게 한 켠에 조그만 카페가 있다.

 

연세가 좀 있어보이신, 나이가 있으신 바리스타분이 계셨는데

250엔, 300엔의 커피 두 잔을 마련하시는데 정말 정성을 다해서 내려주셨다.

무려 핸드드립커피인데, 우리 두 잔에 5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향긋한 커피 향이 좋아서 작은 테이블에서 잠깐 쉬게 되었다.

 

 

 

 

 

 

 

 

그리고는 오사카 성으로 간다.

역시 어른들은 역사에 관심이 많으시다.

나의 잡다한(?) 지식을 더해드리니 더욱 흥미를 느끼신다.

 

날씨가 너무 좋다.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에서도 맑은 날씨의 오사카를 보기 힘들던데,

물론 나도 지난번에 왔을때 비가와서 흐린날의 오사카를 보고 갔었다.

이번에는 파란 하늘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붉은 단풍은 그 하늘을 더욱 더 돋보이게 해주고-

 

 

 

 

 

 

무려 아빠가 자리 잡아준 구도다.

두 나무 사이로 오사카 성을 넣어보라는 주문을 하셨다.

굳굳굳!!!

 

 

 

 

 

 

이건 내가 좋아하는 구도다.

일명 '사람 다 잘라내기' 구도... 헤헤

 

 

 

 

 

 

성에서 점점 가까워지며 찍은 일부.

단풍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건 나의 욕심이겠지만 조금만 더 풍성했으면 좋겠다.

어쨌든 가을 하늘 아래의 모습은 너무 예쁘다.

 

운이 트인건지 가는 곳 마다 사람이 없다. 물론 나올때는 입장하는 줄이 꽉 차 있다.

엘레베이터 타는 줄을 한 3분정도 기다렸다가 바로 탑승!

 

 

 

 

 

 

 

 

전망에서 내려다 본 오사카의 풍경-

울긋 불긋 들어가는 단풍이 너무 예쁘다.

이렇게 깨끗하게 보기도 힘들텐데 우리 이번에 정말 잘 왔다.

 

아빠가 나를 부르며, 저기 저 멀리있는 빨간 철구조물은 뭐냐고 물어보신다.

자세히보니 헵파이브 관람차다.

"응, 아빠 우리 지금 저기 갈거야~"

 

 

 

 

 

 

오후 4시 정도가 되니 거뭇거뭇 갑자기 해가 진다.

성이 보이는 곳에 앉아있다가 얼른 서둘기로 했다.

 

일정을 조금 앞당겨서 일단 우메다 헵파이브로 갔다.

히가시우메다역에 내리니 환승도 필요없어서 딱 좋더라!

 

 

 

 

 

 

저녁 노을을 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져버려서 올라갔더니 이미 야경이다.

줄이 없어... 주유패스를 보여주고 바로 탑승!

 

밖에서 볼때는 별로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꼭대기까지 올라가니깐 너무 높아서... 정말 내려가고 싶었다.

빨간 철구조물의 사진은, 내가 헵파이브에 올라갔다는 유일한 증거다.

 

문제는.. 편한 신발을 신으라 했는데 구두를 신고온 엄마의 발이었다.

걷기가 힘들다고 하셔서.. 모든 일정을 포기,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우메다에서... 쇼핑을 했어야 했는데...

후치코도 한마리 못 사오는 불상사가 생겼다.

 

일단 신사이바시역에 내려서 신발가게를 둘러보고

정말 편한것 말고는 따질것도 없는 신발을 3천엔에 구입했다.

그리고는 숙소로 직진하는 길에 드럭스토어에 들려서 잠깐 쇼핑타임ㅋㅋ

휴족시간 다리용, 발바닥용을 부어넣고 얼른 귀환을 했다.

엄마 발에 임시처치를 하고 저녁으로 먹으려고 샀던 스시 도시락을 정복했다.

 

 

 

 

 

 

 

 

이미 두번이나 온 적있는 오사카지만, 나도 안해본 것 한두개쯤은 해보고 싶었다.

주유패스를 구입했으니 돈보리 크루즈 한번쯤은 타봐야 되지 않겠냐며.

낮에 미리 교환했던 티켓을 가지고 엄마 아빠를 끌어냈다.

 

돈보리 크루즈를 타고 슝슝슝~

가이드 선생님 정말 열심히 설명하신다. 일본어로!

기대는 안했지만 기대가 되던, 기대를 안해도 그만큼도 안되는...

크루즈 안에서 셀카봉으로 웃으면서 우리 사진을 엄청 찍어서 분위기도 좋았는데

어쨌든 별로였다는 부모님의 말씀이 있으셨다ㅋㅋ

 

 

 

 

 

 

 

 

오사카의 거리는 여전히 밝았다.

화려한 간판들은 더욱 화려해졌고 활기는 더욱 넘쳐났다.

혐한 이야기가 최고조를 달했을 때인데도 아랑곳 하지않는 오사카의 밤이다.

길을 가던 중 우리 얼굴이 맞은편 화면에 보인다.

우리도 기념촬영 V~

 

숙소로 가던 중에 타코야끼를 사먹기로 했는데 유명한 곳들은 줄이 너무 길고.

맛없어 보이는 비주얼에 손님도 없는 가게에서 아빠가 그냥 사고 가자고 하신다.

심지어 10개에 600엔으로 다른 곳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의심이 가지만 일단 샀다.

시식을 해보니 지금까지 먹은 것 중에 젤 맛있는 타코야끼였다. 완전 반전!!

엄마 아빠는 타코야끼를 처음 드시는건데도 맛있다고 하시고!

 

 

 

그리고 일본에 왔으니, 자기전에는 호로요이 해줘야된다.

겨울 한전 "귤" 맛이당! 미깡!

엄마를 반하게 만든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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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오전에 교토를 조금 둘러본 후 점심때 쯤 오사카로 가기로 했다.

 

어디를 가볼까 싶어 지도를 보니.. 나도 안간 곳이 참 많았다.

니조조와 교토고쇼(왕궁)에 가자!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에 탑승!

외국인들과 함께 우르르 내렸는데 앞서 걸어간 외국인들이 발길을 멈춘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뒤따라 갔더니 우리가 간 화요일은 쉬는 날이다...^^

 

어쩌지 하다가.. 지도상으로 가까운 교토고쇼로 향했다.

여기 엄청 넓다. 조금 둘러보다가 입장을 하려고 하니 예약했냐고 물어본다.

알고 보니 여기는 가이드 투어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부랴부랴 사무실로 가보니 오늘 투어는 이미 마감되었고 내일 예약만 받는단다.

나 오늘 한국가...

 

어쩔수가 없다. 교토에 한번 더 오라는 말로 이해하며 발을 돌렸다.

 

 

 

 

다음 목적지를 고민하다가 굳이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게 아까워서 일단 교토역으로 돌아갔다.

점심을 먹고나서 일찍 우메다로 가서 시간을 좀 더 보내자는 것이 우리의 공통된 의견이다.

 

교토역 이세탄 백화점에 있는 라멘코지로 올라가다가 문득 전망대(옥상)이 생각났다.

밥은 뒤로하고 우선 전망대부터 보고 가기로 했다.

 

 

 

 

 

 

 

 

라멘코지를 한참을 둘러보다가 결정한 곳이다.

지난번에 먹은 곳도 참 맛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곳에서도 먹어보고 싶어서 여기로 왔다.

사실은 줄이 가장 길었기에 맛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들어왔다.

가게 이름은 "마스니니"

 

큰 사이즈의 라면 하나, 볶음밥 하나를 주문했는데 양이 정말 엄청 많았다.

둘이서 먹는데도 라면을 다 먹지 못하고 조금 남겼다.

아 여기 너무 맛있다~~!!

 

 

 

 

호텔에서 짐을 찾은 후 다시 교토역으로 돌아와 오사카로 향했다.

짐은 코인로커에 넣어두고, 다시 한 번 우메다 역의 백화점들을 공격하기로 했다.

미처 못 샀던 것들, 타임세일, 간식거리 등을 엄청난 스피드로 담았다.

아 이번 여행은 쇼핑과 먹방- 이 두가지 목표를 참 충실하게 실행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우메다 역에서 공항리무진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저녁은 어제 못 먹었던 돈까스를 먹으러 KYK로! 

음식 모형은 참 이쁜데 돈까스는 웬만한 한국 돈까스보다도 맛이 없다. 시커먼데다 고기가 넘 질겨!

마지막 먹방은 실패로 끝났다. 여기서 쌓인 돈까스의 恨은 한국 복귀 후 회사 앞 사보텐에서 해결했다 후후

 

 

 

 

그 흔한 쇼핑샷도 한장 찍은 적이 없지만 짐을 풀고 이 간식을 먹을 때는 너무 행복해서 하나 찍어뒀다.

한큐백화점 지하식품관에서 길게 줄이 늘어져있던 매장이었는데 모찌 안에 과일들이 들어있다.

나는 딸기, 복숭아, 머스크메론을 선택했다. 과일 정말 신선하고 떡은 정말 쫄깃하다.

아 정말 사랑한다 이 간식들!

 

올해 들어 한국에도 비슷한 게 종종 보이던데 비교가 불가하다.

다음에 갈 때까지 문만 절대로 닫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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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라에서 버스를 타고 은각사 방향으로 향했다.

맛있는 것이 먹고 싶었는데 왠지 은각사에서 철학의 길로 이어지는 곳에 좋은 곳이 많을 것 같았다.

 

오는 도중에 인터넷으로 아무 찾아봐도 카페정보만 있고 식당정보가 별로 없다.

생각해보니 지난번에 왔을 때는 내가 입맛이 별로 없었을 때라 식사를 거의 안했던 것...

우선 가서 직접 보고 선택하기로 했다.

 

 

 

 

 

 

은각사 방향으로 우선 가보았는데 정말 갈 만한 식당이 보이질 않았는데

그 때 한 아주머니가 정말 친절하게 먹고 가라고 우리를 친히 부르신다.

 

마음에 드는 메뉴가 아니라서 고민하다가..

일본 음식은 웬만해서는 맛없기가 어렵기 때문에 일단 본전치기만 하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메뉴는 가츠동과 소고기우동을 주문!

 

힝 내가 만든 것보다 맛없어.. 드물게 일본에서 실패를 맛봤다..

 

 

 

 

 

 

 

 

 

 

후식은 요지야 카페로!

철학의 길에서 왕수다를 뽐내며 철학에 대해서 느낀 후(ㅋㅋ)

저번에 들렀다가 반했던 요지야 카페로 향했다. 속마음은 남교에게 여길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모든 좌석은 정원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되어있다.

산젠인의 정원이 어마어마 해서 다소 아담해 보이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너무 좋다.

 

남교는 아이스크림을, 나는 유자에이드를 주문했는데 둘다 넘 맛난다.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어서 계속 떠먹었는데 난 남교에게 유자에이드를 주지 않았다.

사실은 에이드에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이 녹으면서 기름기가 나왔는데 그걸 권해주기가 좀 뭣했다.

핑계는 이러했지만, 그래도 한 입 줬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너무 미안해ㅠ

 

 

 

 

큰길로 나와서 라쿠버스를 타고 청수사(기요미즈테라) 쪽으로 이동했다.

둘다 이미 본 곳이라 관광은 패스, 우리의 목적은 거리 구경이다.

청수사에서 부터 아래로 이어지는 거리들이 참 예쁜데, 이 곳 역시 남교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지난번에 왔을 때는 하늘이 파란색이라 사진이 정말 예쁘게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비가 오락가락 하던 때라 구름 낀 모습만 보인다. 게다가 사람도 좀 많다.

 

어쨌든 이 거리가 예쁘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아사카 신사를 가로질러 기온쪽으로 향했는데, 엄머 축제야!

포장마차들이 엄청 많이 있었고 사람들도 북적이고 있었다.

아마 내 추측으로는 마츠리 행사 때문인 것 같았다.

 

만화에서 많이 봤던 금붕어 건지기는 실물로 처음봤다. 아항 저거였구나!

그리고 엄청나게 많았던 먹을 것들 - 꼬치, 야끼우동, 오코노미야끼, 햄버거, 오징어...

아 정말 고민되었는데 여러군데를 계속 돌아다니다가 결국 야끼우동으로 결정했다.

먹어보니 양배추가 가장 맛있었다 하하하

 

 

 

 

 

 

 

 

기온의 하나미코지로 향했다. 어둑어둑 해가 질 때와 거리 분위기가 참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는 낮보다 밤이 훨씬 예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등불이 켜지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켜져있다.

 

 

 

 

기온의 거리를 조금 걸었다.

오후에는 사람이 북적이는 곳에만 있다보니 이렇게 조용하게 걷는 것도 너무 좋았다.

 

 

 

 

 

 

전 날 얘기하기로 다음날 저녁은 동양정에서 함박스테이크를 먹기로 했는데

막상 오늘이 되니 함박스테이크 보다는 돈까스가 먹고 싶어졌다.

많은 한국분들이 추천했던 카츠쿠라에 갔는데 1인분에 1만 8천원 정도..

조금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부담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나의 생각.

 

그런데 남교는 많이 비싸다며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한다.

물까지 마셔서 조금 고민되긴 했는데 뭐 어쨋든 둘다 맛있게 먹어야 하니 부끄럼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왔다.

이 동네.. 저녁을 먹을만한 식당이 잘 보이질 않는다..

 

돌다가 돌다가 결국은 다이마루 백화점에 있는 레스토랑 코너로 향했는데 메뉴들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 순간 우리 앞에 나타난 동양정ㅋㅋ 결국은 동양정이라며 안으로 들어갔다.

함박스테이크의 가격은 1인분에 1만 6천원 정도..

별로 차이가 나지않는 금액에 엄청 웃었다ㅋㅋ

 

다행인건 토마토와 함박스테이크는 정말 정말 맛있었다는 거다!

 

 

 

 

 

 

가모가와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예전에는 술집들이 있구나 했는데, 지금은 "한자와 나오키"가 술을 마셨던 곳으로 기억되고 있다.

 

 

 

 

 

 

남교에게 재미난 곳을 보여 주겠다며 데려간 곳이다. 본토초 거리.

시죠에서 산죠까지 술집이 늘어선 골목인데 술은 안마셔도 구경하면 재미있다.

 

산죠거리에 다다른 후에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시원한 맥주를 샀다.

우리가 한잔 할 곳은 본토초가 아닌 가모가와 강변이다.

 

아래로 내려가서 맥주를 마시니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내가 교토를 너무 좋아해서, 남교에게 하나하나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데리고 온거였다.

내 욕심에 좋아하는 곳을 보여주고 싶어서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는데 오하라부터 기온까지

정말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힘들 코스였는데도 남교가 너무 잘 따라와줬다. 고마워-

 

우리 둘이 이렇게 새로운 추억이 다시 만들어져가고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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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캐리어를 끌고 오사카 JR역으로 이동했다.

급행을 기다리려다가 먼저 들어온 완행을 타고 가기로 했다.

시간은 조금 오래 걸렸지만 둘이서 수다를 떠느라 어느새 도착을 할 시간이 되었다.

 

사실 이번에는 밤거리를 좀 둘러보고 싶어서 기온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가고 싶었는데

짐도 있는데다 교토에서 머무는 시간도 하루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냥 버스 노선이 편리한 교토역 쪽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이번에 예약한 호텔도 신한큐 호텔이다. 교토역 앞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어둡지 않아서 좋다.

 

 

 

 

 

 

호텔 체크인 후 교토역 버스정류장으로 이동!

 

1일 교토 관광패스를 구입하고 17번 승강장으로 갔다. (오하라 행)

2년 전에 왔을 때 보다 버스번호, 승강장 표시 등 확실히 개선된 점이 많이 보였다.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가면 종점인 오하라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린 후 산젠인으로 가기로 했다.

지난번에 다녀갔을 때 정원이 너무 예뻐서 남교에게 여길 추천해줬다.

예쁜 상점가들을 지나서 끝에 다다르면 산젠인이 나타난다.

 

상점들도 분위기도 그대로이다.

손님이 적은 월요일이라 그런지 비가오는 날이라 그런지 문 닫은 곳이 더러 있었다.

마을이 굉장히 조용하다.

 

 

 

 

 

 

 

 

산젠인 경내에 들어가자마자 비가 억수같이 오기 시작했다.

이 곳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정원이다.

 

마루에 앉아서 빗소리를 듣다가, 비가 그치면 물소리를 듣다가,

물소리가 지겨워 졌을 쯤에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 있으면 된다.

왕수다인 우리도 여기서는 소근소근-

 

 

 

 

 

 

 

 

 

 

 

다시 신발을 신고 뒷 편의 정원으로 이동한다.

이끼로 뒤덮여 있는 정원은 여전히 싱그러운 녹색을 나타내고 있었고

숲 속에 있는 불상들도 평화로운 것은 마찬가지다.

 

 

 

 

 

 

 

 

수국이 활짝 피어 있는 길을 산책하며-

봄, 가을의 교토도 너무 예쁠 것 같은데, 여름의 교토가 너무 좋다.

여름 장마비를 맞은 뒤의 맑은 모습은 생명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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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쇼핑 DAY다.

 

도보로 우메다역으로 나와서 쇼핑을 하다가 그냥 여기서 일정을 끝냈다.

남교가 바오바오백을 사러가자고 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백화점이 문열기 전에 가봤다.

오픈 시간에 맞추어서 입장을 하는데, 가방 사러가는 사람들의 열기가 엄청나다.

 

그 장면이 너무 웃겨서 나도 웃으면서 매장쪽으로 뛰었는데,

다행히 우리가 고르고 나니 그새 다 나가고 재고가 없단다. 대단한 인기다..

 

이 후 남교가 신사이바시로 추가구입을 위해 떠나고,

나는 계속 우메다 역에 남아서 나머지 쇼핑 공격을 시도했다.

한여름에 갔더니 타임세일... 정말 사랑한다!

 

 

 

 

 

 

신사바이시로 떠났던 남교가 돌아오고 한큐백화점 앞에서 다시 만났다.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싶어 돌아다니다가 우리 눈에 쏘옥 들어오는곳,

우메다 역 지하에 있는 오므라이스 전문점 “타마고 또 와타시”로 들어갔다.

 

와.. 정말 지금까지 내가 먹어본 오므라이스 중 가장 맛있었다!

계란이 야들야들한 것이 너무 부드러웠고 치즈고 정말 고소했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도 찾아보니 프랜차이즈인 것 같은데

반응이 반반인걸 보니 지점마다, 요리마다 맛 차이가 조금은 있는 것 같았다.

 

 

 

 

 

 

 

 

 

비쥬얼이 뛰어난 케이크 점 하브스(Harbs)

 

먹고싶은 케이크가 너무 많아서 한참을 고민했는데,

남교는 밀크 크레이프 케이크를, 난 망고케이크를 선택했다.

여름한정 음료인 베리들이 들어있는 에이드와 아메리카노를 같이 주문했는데,

케이크를 한입 먹어보니 너무 부드럽다. 너무 맛있다 맛있다.

 

웃긴건 뭐가 더 맛있냐는 물음에 나는 밀크 크레이프, 남교는 망고라고 대답했다.

둘다 자기가 주문한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크크

(윽 사진.. 그냥 휴대폰으로 찍을걸...^^;)

 

 

 

 

 

 

 

  

저녁식사는 일단 한큐백화점 지하로 가서 둘러보기로 했다.

마감시간이 다가오니 한창 타임세일 중이다. 고르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야채롤, 군만두, 치킨가라아게, 유부초밥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

올라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려서 마실것과 추가로 컵라면을 구입!

호텔안에서 정말 편하게 냠냠냠 저녁식사를 했다.

 

이 날 가장 웃겼던건 나는 이 날 하루종일 우메다역 안에서 움직였다는 거다.

 

남교가 잠깐 신사바이시를 다녀왔을 때 비가 와서 우산을 썼다고 한다.

난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메다 역에 위치한 백화점을 구경하느라 한번도 밖에 나가지 않은데다

점심과 저녁도 모두 여기서 해결했기 때문에 이 날 날씨가 어땠는지를 도통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심지어 호텔도 우메다역과 지하도로 연결되어 있다. 푸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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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간 여행기를 이제야 써본다.

 

사랑하는 귀요미 조카를 찍어주기 위해 구입한 단렌즈 색감이 너무 좋아서

여행갈 때도 일부러 이 렌즈를 가지고 갔는데, 나의 내공부족으로 인해서 엉망진창인 사진들이 나왔다.

사실 속으로 쓸만한 사진들이 없다고 생각이 되어서.. 아직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내 기억에서도 사라질 것 같아 조금이나마 남겨본다.

 

2014년에 기다리고 기다렸던 여름휴가다.

사랑하는 친구 남교와 함께 오사카로 향했다. 목적은 쇼핑과 먹방이다.

 

 

 

 

 

 

1일 5식을 목표로 하고 떠났으나,

출발지인 인천공항에서부터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조금 차질이 생겼다.

마침 아시아나라운지 쿠폰이 있어서 쇼핑전에 사용하기로 했다.

 

간단하게 시리얼과 조금의 뷔페식을 가지고 와서 먹었으나,

이 후 컵라면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출발하기도 전에 한끼 두둑히 먹었다.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샌드위치-

얇디 얇은건 이해하지만 문제는 너무 차가워서 냉동식품을 먹는 기분이다.

이번에 쿠바에 갈 때 탔던 도쿄행 ANA항공과 차이가 너무 난다...호호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우메다 역에 있는 신한큐 호텔이다.

오사카에서는 2박을 할 예정이었고, 어느쪽으로 숙소를 잡을까 고민을 참 많이 했는데

 

1. 목적은 쇼핑이었고

2. 공항에서 우메다로 가는 직행버스가 있었고

3. 마지막 일정인 교토로 가려면 어차피 우메다에 있는 오사카 JR라인을 타야했기 때문에

   짐을 최대한 들고 다니지 않는 거리인 우메다에 자리 잡는 것이 가장 좋았다.

 

우선 호텔에 들러 짐을 내려둔 후 지하철을 타고 난바로 이동!

 

 

 

 

 

 

우동집 이름 : 카마타케 우동(釜たけうどん)

 

점심메뉴는 그 유명하다는 냉우동이다.

차가운 우동은 내 타입은 아니었는데, 우동 면발 하나는 정말 최고였다!

쫄깃쫄깃한 것이 너무 맛있어서 후르릅 후르릅 했다.

 

 

 

 

 

 

도톤보리로 가려고 했는데 지도를 보다가 조금 헷갈렸다. 걷다보니 그릇상가가 나왔다.

아기자기한 그릇들도 너무 많고, 재미있는 아이디어 상품도 많아서 두리번 두리번.

의외로 너무 재미있어서 한참을 둘러봤다.

 

 

 

 

 

 

 

 

그 중 입구에 “오사카 명물”이라고 적혀있던 미니어처 가게를 발견!

정말 리얼하다, 아 갖고싶어 갖고싶어.

기념품으로 하나 살까 하다가 결국 안샀네.

 

가짜인줄 알면서도 예쁜걸 보면 손이가고 확인한답시고 꾹 한번 누르게 된다.

 

 

 

 

 

 

 

 

 

 

도톤보리에서 잠깐 구경을 하다가 작은 구리코 간판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지난번에 오사카에 왔을 때는 무슨 일인지 구리코 간판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불이 짱짱하게 들어온다. 아침과 낮의 비교 샷-

 

단렌즈라 화각이 너무 좁아서 아무리 뒤로 가도 찍히지 않는 풀샷이 좀 아쉽다.

(마지막 사진은 그나마 아이폰으로 찍은 것..)

 

 

 

 

 

 

도지마롤 카페가 있다고 하여 찾아간 살롱 드 몽쉘(Salon de Mon Cher)

 

지도를 봐도 좀 헷갈려서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좀 겪긴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빵과 쿠기가 맞이하고 있다.

안쪽에는 고급스런 분위기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고,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도지마롤 셋트를 주문했는데 시원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함께 준다.

글고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 롤케익과 꽃이 올라가있는 각설탕-

 

 

 

 

 

 

 

 

깨알같은 쇼핑코스를 한참을 돌아다닌 후에 다시 도톤보리로 돌아왔다.

강변을 걷는데 한여름의 저녁 분위기가 너무 좋다.

오늘의 먹방은 오사카의 명물 타코야키를 먹는 것으로 종료!

 

 

 

 

 

 

호텔로 돌아가기 전에 드럭스토어 습격을 하러 갔다.

오사카는 쇼핑하기에는 정말 최적의 도시이다.

드럭스토어, 백화점, 작은가게 등등 워낙 많아서 선택영역이 넓은데다 가격도 행복하다.

 

한참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가는길,

밤에도 오사카를 빛내고 있는 불빛들이 참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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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세차게 비가오는 바람에 생각보다 아라시야마 일정이 빨리 끝났다.

사실 마지막날에는 아라시야마만 계획했었고

못가게 될 경우를 대비해 우지까지는 생각해 두었지만.

여기는 생각 밖이었다.

 

첫째날 JR패스를 사두었기 때문에 마지막날의 교통비 계획은 0원이다.

0원으로 갈 수 있는 곳은 JR레일이 있는 곳일텐데

가이드북을 뒤지면서 이 곳 이나리역으로 오게 되었다.

후시미이나리-

 

 

 

 

역에 내려서 어떻게 찾아가야 할까 잠시 고민을 했는데,

고민할 것 없이 역의 정문에 위치하고 있다.

붉은색의 거대한 도리이가 반긴다.

 

 

 

 

후시미이나리는 4km가 넘는 거리에 붉은 색의 도리이가 펼쳐져 있다.

소원을 비는 나무판도 도리이 모양으로 되어있다.

비가 와서 사람의 소원이 조금 젖었다.

 

 

 

 

평일이기 때문에 꽤 한적하다.

몇몇 외국인들과 함께 움직여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계속해서 도리이 사이를 통과하고 통과하고.

 

입장료가 별도 없이 무료임에도 상당히 잘 되어있다.

다른 곳들보다도 생각보다 볼게 많은 것 같고.

 

 

 

 

한참 올라가던 중에 나타는 두갈래로 갈라지는 작은 도리이의 물결.

엄청나게 긴 도리이의 길이 이어진다. 어느쪽을 택해서 올라가야 하는가.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올 생각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1시간 정도를 계속해서 올라갔는데, 어느새 내 주위에 외국인들이 보이지를 않는다.

 

이 곳에 나만 남겨졌다.

그때부터 오싹한 느낌이 생겨서 뛰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땐 더 붉은 도리이가 너무 무섭게 느껴졌다.

 

반대쪽 도리이로 내려오리라 생각했었지만,

여기쪽으로 오지도 않고 반대편의 밋밋한 산길로 내려왔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서운 기억.

그래서 후시미이나리의 사진은 많이 보고 싶지는 않다.

 

 

 

 

 

 

다만, 여우를 모시는 신사이기 때문에 이런 재밌는 것들을 볼 수 있다.

눈썹만 있는 여우의 형상에 얼굴을 그려넣는데,

역시 만화가 보편화되어 있는 일본이다.

 

상당히 재밌고 개성적인 여우 얼굴이 많이 있다.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길.

내릴 땐 몰랐었는데 기차역도 이나리의 분위기가 난다.

 

 

 

 

교토역에 도착 후 환전한 엔화가 똑 떨어져 점심을 못 먹었을 때,

환전소로 달려가 1000엔만 환전했다. 2시간후면 출국을 하기에.

 

평소 간장라면을 즐겨먹기 때문에 유명하다는 간장라면집으로 갔는데,

얼마전에 문을 닫았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이 돌아왔다.

그래서 그 옆에 있는 돈코츠라면 전문집으로 갔는데,

사실 돈코츠 라면은 내겐 익숙하지 않은 메뉴이다.

 

환전 후 10분 정도 나는 부자다라는 마음가짐을 하고 있었는데,

라면값이 무려 950엔. 금새 두둑했던 지갑이 얇아졌다.

 

무리해서 먹는건가 싶었지만,

이렇게 진한 국물의 일본라면은 처음이라 천천히 맛을 보며 먹었다.

정말 맛있다. 일본 라면이 맛있다더니 정말 맛있구나.

 

 

 

 

비행기가 오후 늦은 시간이라 아직도 여유가 있어

도보로 이동 가능한 도지로 찾아갔다.

교토의 상징이라는 5층 목탑을 보기위해.

 

 

 

 

엔화가 370엔이 남았다.

한국으로 가지고 가려다 다쓰자 싶어 스타벅스로 갔는데,

아메리카노가 370엔이라 해서 주문을 하고 돈을 건네니

이런, 내가 5엔을 50엔으로 착각했던 거였다. 결국 가지고 있는 돈은 365엔이었다.

 

친절한 종업원은 나에게 260원짜리 쥬스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고 싶었느냐며 오늘의 커피 1잔도 함께 건넨다.

얼떨결에 돈 없는 사람이 되었지만.. 너무 고맙게도 커피 한잔을 무료로 마셨다.

 

남은 잔돈 105엔은 드러그 스토어에 가서 오레오 쿠키로 바꿨다.

이렇게 나의 교토여행에서 남은 돈은 0원이 되었다.

 

깔끔하게 끝낸 이야기-

 

 

 

 

두근두근 거렸던 교토여행.

너무 좋은 FE를 가지고 돌아왔다.

교토만 생각해도 정말 그냥 즐거운 그런 기분.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한 불안감이 나의 앞을 가리고 있어

사실 한국으로 돌아가는게 너무 두려웠었다. 어쩔수 없이 오긴 했지만.

 

꿈같던 4일간의 시간이 나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답답함 속에서도 생각만 하면 치유가 되는 그런거.

그럼, 다음을 기약하며 여기서 교토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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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의 마지막날.

드디어 이번 여행의 목표였던 아라시야마로 향한다.

 

서점에서 무심코 펼쳤던 그 페이지.

무작정 여기라면 일에서 도망가기에 제격이다고 했던 곳.

교토 공부는 하나도 안해놓고 기차시간까지 외워뒀던 그 곳.

아라시야마로 가기위해 JR교토역으로 향했다.

 

마침 기차가 도착했고 창가자리에 앉았다. 도무지 출발을 하지 않는 기차다.

약 15분 정도를 대기하다가 출발을 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렇게 외워두었던 기차시간이 애매해졌다.

 

우마호리역에 내리자마자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5분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별의 별 생각이 다났다.

이 기차를 놓지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아라시야마도 아니고 우마호리에서 무엇을 할지가 걱정이었다.

 

 

 

 

 

 

카메오카역에 도착했다.

숨도 쉬기 힘들정도였지만 기차표를 끊었다.

비가 많이 왔기때문에 과감하게 5호차는 포기했지만,

강이 많이 보이는 2번 좌석은 포기할 수 없었다.

1번으로 발급받은 기차표를 다시 2번으로 바꾸고 탑승완료.

 

사진에 사람이 저렇게 없는 이유는

내가 기차표를 구입하는 동안 이미 다 탑승을 했기때문이다.

1분만 늦었어도 놓칠뻔 했다.

 

 

 

 

 

 

그렇게 도롯코 로맨틱 열차는 출발을 했다.

 

나무로 된 의자에, 신나서 떠들고 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노래를 부르며 방송을 하는 일본인 안내원까지.

도무지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끼기는 조금 무리가 있었지만

비까지 와서 시원해진 이 풍경은 즐겁기만 하다.

 

계속해서 강을 따라 가고 있는 도롯코 열차.

가을에 와서 아라시야마의 환상적인 광경을 한번 더 보고 싶다.

 

2번 좌석이 확실히 강쪽을 많이 볼 수 있긴 하지만

반 정도 가서 강을 가로질러 가다보니 1번 좌석도 만만치않게 좋다.

 

 

 

 

 

 

도롯코 아라시야마역에 내려서 왼쪽의 오르막으로 올라가니

푸르는 지쿠린이 나를 맞이 했다.

비가와서 참 맑은 모습이다.

 

 

 

 

 

 

산책로 같다고 생각했는데 자동차도 마음껏 다닐 수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길인가보다.

 

대나무 숲 사이를 걸으며 잡념도 다 떨쳐낸다.

생각보다는 짧은 거리인 것이 못내 아쉽다.

 

 

 

 

지쿠린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덴류지의 뒷문.

여기서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정원을 지나 본당으로 가니 연못과 절이 참 잘 어울린다.

 

 

 

 

 

 

올라갈만한 길이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데 본당에 사람들이 앉아있다.

한참을 헤매다가 앉아있는 여자분에게 물어보니

정문에서 100엔을 주면 본당으로 들어올 수 있단다.

 

얼른 정문으로 돌아가 본당으로 올라갔다.

아까 물어봤던 여자분과 고맙다는 인사도 하고 나도 자리를 잡았다.

내 자리 옆의 천장에는 새집이 있었는데, 새끼와 어미새가 있다.

새똥이 떨어질까 염려도 했지만, 그 장면조차 즐겁다.

 

 

 

 

본당에서 바라보는 연못의 모습.

구름과 어우러저 신비한 분위기를 나타낸다.

 

아침에는 어제와 다르게 비가와서 참 속상해 했었는데,

이런 풍경을 보니 비가 용서된다.

이걸 보여주려고 그랬구나.

 

 

 

 

덴류지를 나와 달이건너는 다리 도게츠교로 향했다.

다리의 이름이 적혀져있는 비석을 함께 찍었는데,

몰상식한 관광객이 나의 사진을 망쳤다. 밉다..

 

다리를 건너면서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걸 한국에와서 알았다.

난 저 다리를 건널 때 얼마나 두리번 거렸는지.

몇번이나 서서 사진을 찍고 쉬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다리 위에서 본 아라시야마 한켠의 모습.

구름 풀 강 그리고 집들. 평화로운 아라시야마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란덴역이 있길래 잠깐 들어가봤다.

마침 란덴이 도착하고 다음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량짜리 기차 란덴을 꼭 타보고 싶었는데,

이 날은 교통비 0엔을 목표를 했기 때문에 그리고 방향이 달랐기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란덴 앞에 있던 족욕탕.

들어가볼까 했는데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발을 담그고 있으니

배짱을 부려도 들어가기엔 좀 무리다.

 

 

 

 

환전해온 엔화가 똑 떨어져 교토역의 환전소에 갔더니 문이 닫겨있다.

결국 가지고 있던 1600엔을 달랑 들고 아라시야마에 갔던 거였는데

도롯코 열차와 덴류지 입장료를 내고 나니 밥값이 없다.

 

나름 사연이 있는 아린코 케익이다.

내가 가진 돈으로 먹을 수 있는건 야쓰하시 또는 당고다.

고민에 고민을 해서 결정 내린건 아린코 케익이다.

저건 250엔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맛 중에서 맛차 맛을 골랐는데 나의 선택은 옳았다.

배가 고픈것도 있었지만 정말 너무 맛있다.

보들보들한 빵의 맛은 250엔의 것이 아니었다.

크림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 뛰어나다. 아린코 너무 좋아.

 

아라시야마 산책을 마무리하고 다시 교토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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