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다음에 다시 여기에 오게 되면" 또는 "이번에 안하면 영영 못한다"

 

2년전 쿠바를 방문했을 때 그런 기분이 들었었다. 여기에 다시 올 것 같다는.

다음에 다시 쿠바에 오게되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리라고.

그래서 다시 찾게 되었다 쿠바를-

 

시간적인 여유없이 비행기 티켓을 구입했더니 항공요금이 굉장히 비싸다.

게다가 미국과의 개방으로 인한 특수기간이라 관광객들이 몰리는지 좌석도 거의 없다.

쿠바는 입국할 때 30일 관광비자를 발급해주는데, 이 30일 이내에는 좌석이 없어서 결국 한달 넘는 일정이 되었다.

뭐 어쨌든 모든건 준비되었고 몸만 실으면 된다.

 

아침에 엄마와 함께 집을 나와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역시 환전은 서울역 기업은행을 따라올 곳이 없다. 모험삼아 미화 달러로 환전했다.

암환전을 해야하는데, 복불복이니 일단 들고가서 직접 부딪혀 보기로 했다.

 

엄마랑 헤어지려니 갑자기 눈물이 난다. 어딘가에 혼자 떠날때만 효녀가 된다.

괜시리 나 혼자 고집피운 것 같은 생각이 마구마구 나서..

 

김포공항으로 가서 수속을 밟고 드디어 쿠바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김포 -> 하네다 (ANA항공)

기내식에 감동했다. 카레라이스와 메밀소바, 그리고 샐러드는 무려 연어샐러드다.

일본 입국신고서는 예쁘게 비닐에 싸서 선반앞에 꽂아 두었다.

 

하네다에서의 환승은 굉장히 쉽다.

다 같이 내린 후 출국쪽으로 함께 걸어가다 입국심사하기 전에 출국/환승으로 나누어진다.

환승쪽으로 가서 짐 검사를 한 후 위로 올라가면 바로 게이트가 나온다. 번호만 확인하면 끝!

※ 공항 내 무료 와이파이 가능!

 

 

 

 

 

 

 

 

하네다 -> 토론토 (에어캐나다)

12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구간이라 지겹겠다는 것을 생각하고 탔으나 의외로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외항사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영화가 나온다. 명량, 마담뺑덕, 우리는형제입니다 등...

그리고 최신 외화영화도 나온다. 지겨울 새가 없이 금방 지나갔던 것 같다.

 

기내식은 다른 곳과 비슷한 정도인데, 맛있다는게 차이점이다. 간이 딱 맞는 것이 너무 좋았다.

비행하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승무원들이 쥬스, 빵, 쿠키, 샌드위치, 라면 등을 가져다 준다.

외항사 중에서 이렇게 서비스를 잘해주고 친절한 항공사도 오랜만이다.

 

사실 출발하기 전에 감기가 있어서 계속 약을 먹고 있었는데

입맛이 없어서 죽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시점에 아침메뉴로 오믈렛 or 죽을 고르란다.

내 마음을 어떻게 안걸까ㅋㅋ 너무 반가웠다!

 

토론토에서의 환승은 조금 헷갈렸던 것이, 환승을 할 때도 입국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심사를 받기 전에 환승 카운터가 있고 거기서 신고서를 낸 후 게이트로 이동하면 된다.

※ 공항 내 무료 와이파이 가능!

 

 

 

 

토론토 -> 아바나 (에어캐나다)

드디어 마지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제 부터 인터넷과 단절된 생활을 해야한다.

나의 쿠바여행은 인터넷이라는 문명을 받아들인 후 최 장기간 인터넷을 쓰지 않는 시간이었다.

 

기내식은 구입해야 먹을 수 있지만 이미 앞의 비행기에서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불렀다.

대신 무료로 제공해주는 음료와 나의 비상식량인 말린 고구마로 대체했다.

 

아바나에 도착! 이제부터는 쿠바다. 쿠바에서의 기록을 남겨본다.

 

공항택시를 타러 갔는데 35쿡을 부른다. 오피셜택시의 공식가격은 25쿡이다.

15쿡으로 흥정을 해보려고 했는데 자정을 넘은 시간이라 그런지 꿈쩍도 안한다. 다른곳도 마찬가지고.

결국 다른 여행자와 함께 이동을 해야 겠다고 생각해서 두리번 거리는데

마침 일행을 찾고있던 일본인이 말을 걸어온다. 그리고 다른 일본인과 프랑스인도 합류했다.

 

다시 흥정을 하려고 하니 4명이서 35쿡을 부른다.

내가 25쿡이 공식가격이라고 하니 나머지 3명이 35쿡에 오케이를 한다. 이런...

어쩔수 없이 나도 오케이를 하고 출발했다.

 

** 나시오날 호텔 (Hotel Nacional)

 

난 이번여행에서 정말 돈을 많이 아낄 생각이다.

단, 첫째날 호텔(나시오날호텔)과 마지막날(나이아가라 폴스뷰) 호텔은 아낄 생각이 없다.

 

평소에 가고 싶었던 나시오날 호텔을 미리 예약해두었고 모두의 부러움 속에서 나 혼자 택시에서 내렸다.

밤에 보는 나시오날 호텔은 성처럼 으리으리했다.

 

 

 

 

 

 

나시오날 호텔은 1930년에 지어진 호텔로 쿠바에서는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이다.

덜컹거리는 엘레베이터는 그 당시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낡은 가구들이 그 시간들을 증명한다.

 

체크인 후 복도를 지나 객실로 향했다.

 

 

 

 

 

 

 

 

생각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방이다. 가장 저렴한 싱글룸을 선택했더니 정말 작은 방을 준다.

티비는 삼성티비인데 케이블까지 나온다. 멕시코에서 신호를 받아서 사용하는 것 같다.

쿠바에 있는 시설치고는 너무 좋다.

 

욕실에는 꽤 쏠쏠한 어메니티가 있는데, 생필품이 귀하다는 쿠바에서 사용하려고 다 챙겼다.

수압도 굉장히 빵빵하고. 욕조도 있다.

 

아마 나의 추측으로는 쿠바를 여행하는 동안에 이런 환경은 없을 것 같아서

아깝지 않게(?) 첫째날의 피로를 풀었다.

 

 

 

 

다음날, 1층에 있는 조식당으로 내려갔다.

생각보다 규모가 꽤 크다. 지난번에 갔었던 멜리아 보다 식사 메뉴도 더 많아 보인다.

하지만 막상 먹으려고 하니 쿠바의 열악함이 많이 보인다.

 

간단하게 샐러드와 과일, 바나나 쥬스 등으로 아침을 때웠다.

두번째 접시도 별반 다를바가 없다.

 

 

 

 

 

 

 

 

 

 

나시오날 호텔은 정원이 굉장히 예쁘다.

아침 식사를 할 때 창문 넘어로 정원이 보이길래 카메라를 들고 향했다.

 

정원을 지나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가니 푸른 바다와 말레꼰이 펼쳐진다.

뒤로 돌아보니 나시오날 건물의 뒷모습이 있다.

정말 성 처럼 아름답다.

 

 

 

 

나시오날 호텔의 앞쪽 모습이다.

쿠바의 국목인 야자수(Palma)와 호텔의 모습이 멋드러지게 어울린다.

 

체크아웃을 하고 까사 파르티쿨라르로 이동한다.

오늘부터는 돈을 아끼며 지낼 계획이라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런데 호텔에서도, 호텔 앞에서도 좋은 택시들 밖에 오질 않는다.

 

흥정을 아무리해도 별로 내려가질 않네.. 결국은 7쿡에 카피톨리오로 이동했다.

이 후 여행 내내 탈 수 없었던 깨끗한 대형 벤츠를 타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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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찾아간 LA.
굉장히 불순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동기였지만 그래도 가겠다고 힘들게 갔다.
나름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었다.

 




내 짐을 싣는 모습은 처음 보는 거였다.
저기 저 하얀 가방이 내껀데 창문으로 보고 있으니
저번처럼 짐이 안오는 일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땐 정말 너무 당황했었던 것 같다. 생각만 해도 끔찍.


 



이날 따라 신기해 보이는 구름들.


 



LA에 도착하고 숙소에 짐을 풀고.
비행기와 다른 것에 지출이 좀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렴하게 지낼려고 4인실을 예약했는데
이날따라 손님이 없어 운 좋게 1인실에 있을 수 있었다.

지도하나 없이, 그 어떤 정보도 없이 어딜갈려니깐 그야말로 정말 막막했다.

물어 물어 버스를 타고 헐리우드로 출발했다.
사실은 쇼핑몰에 가고 싶었지만 버스를 세번 타야 된다길래 그냥 포기했다.
시간도 없었고.


 



사실은 우리는 뉴욕에서 만났어야 한 사이였는데
그땐 마담투소에 줄이 너무 길었었어.
헐리우드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필름 위에서-

 

 


어떤 스시바를 지나가던중 보인 저것.


 



코닥 극장 앞에 있었던 information.
엄청난 안내 자료들이 있었다.

너무 많으니깐 더 찾기가 힘들어서
그냥 옆에 있는 안내원한테 물어보고 지도를 얻었다.
근데 지도도 엄청 커서 들고 다니기엔 절대로 불가능했다.


 



수없이 많이 있던 기념품 가게들 중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되는 이 곳.
인테리어도 정말 멋있게 해뒀다.


 



길거리에서 작은 공연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사람들을 경악케 했던 복장이다.
뒤따라 걷는데 왠지 민망해 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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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온지 1년 하고도 4개월이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얻게된 꿀맛 같은 휴가-

생각해보면,
집을 떠나서 많이 외로웠고 이런 저런 일들도 많았다.
집으로 간다니깐, 좋거나 설레일 줄 알았는데 왜 그렇게 떨렸을까.
그냥 너무 너무 떨렸다.

많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듯한 모습들.
괜히 촌스러운 행동을 하면서 기분 좋게 지냈네.

왜 그런지 몰라도 우리 가족은 각자의 사정이 많다.
이렇게도 서로를 좋아하는데도 떨어져 사는게 너무 안타깝다.
언제 또 갈지도 모르는 가족여행을 이번에 가기로 했다.

향한 곳은 탐나, 바로 제주도다.

 


 


그러고 보니 내 블로그에 남기는 첫 국내 여행지이다.

뭐가 끼였는지 나는 비행기를 그리도 자주 타고 다녔는데
평범한 대구땅에서 평범하게 살아간 우리 가족은
아주 오래전에 타본 비행기를 너무 즐거워 했다.


 



제주도 여행 계획을 어떻게 짜야될지 몰라서
그냥 가고 싶은 곳만 몇군데 정해서 티켓을 미리 예매했다.
그랬더니 제주땅에 도착해서는 순서 없이 그냥 우도로 갔다.

우도항은 성산일출봉의 옆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바닷가를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이렇게 예쁜 바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파란 바다위에 떠 있는 성산일출봉.


 


 



우도항에 30분정도 일찍 도착했다.
점심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근처의 식당에 들어갔는데
제주치고는 굉장히 싼 가격에 정말 맛있는 갈치조림과 옥돔을 먹었다.

드디어 잠수함 속으로 들어갔다.
우도의 예쁜 파란 바다를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물을 파랬지만 의외로 수질이 나빠서 약간 실망도 했다.

멸치같은 고기떼를 지나 약간 더 밑으로 내려가니
저만한 물고기들이 나타났다.

광어도 있다던데 아무리 찾아봐도...

 

 



잠수함 속에서 우리 아방, 우리 어멍

 




즉석 사진을 위해 물고기를 몰아주는 사람이다.
브이를 하고는 지나가셨다.


 



산호 꽃밭.
안내하시는 분이 질문하기를, 식물일까요? 동물일까요?
정답은 동물이지만, 꽃처럼 예뻐서 꽃밭이라고 불렀다.

 

 



정말로 가고 싶었던 우도에 발을 디디진 못했지만
잠수함에서 올라와서 찍은 사진은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줬다.

다음에 제주에 한번 더 오라고
우도에 갈 시간을 안줬다고 생각하자.

,

뉴욕에 오기 전까진 정말 모든게 다 힘들었는데
여기에 도착하자마자 그냥 모든게 다 좋았다.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다 좋았다.

뉴욕에 대해 쓰는 마지막 이야기는
짜투리 사진들 뿐이지만 그래도 버리기 아까운
소소한 것들을 모아 얘기해 본다.


 

 


닌자 어쌔신이 오래된 영화가 되었을 즈음
홍보를 위한 광고판은 이미 다 내렸지만
영화관에서는 아직도 많이 상영을 하고 있었다.

촌스럽게 비를 보고서 소리를 질렀다. 너무 멋있다 비.

 

 



베이글을 엄청 좋아해서 집에서도 종종 구워먹는다.
유명한 베이글 집들은 하나같이 왜 다들 멀리 있는지.
그냥 조그맣게 아침을 파는 곳에서 베이글을 먹었다.

엄청난 베이글과 그리고 안에 들어갈 크림들.
난 그냥 치즈크림만 넣어 달라고 했는데 크림을 저렇게나 많이 넣어주었다.
처음엔 맛있게 먹다가 나중에는 크림을 발라내고 빵만 먹었다.
커피 또는 콜라를 부르는 맛이다.


 



센츄리21에서 물건 고르는 걸 포기하고
그냥 구경만 하고 다녔는데 저걸 발견했다.
엄청난 차이다.

미국에는 저걸 쓰는 사람도 아마 많은거다.
오히려 왼쪽걸 쓰는 사람이 적은거 아닐지.


 



5번가를 돌아다니다가 coca cola company를 발견했다.
내가 저길 지나칠수는 없지.

산타 할아버지도 좋아하는 콜라다.


 



처음엔 저게 뭔지 몰랐다.
지하철을 두번째 타게 되었을 때 벤치란 걸 알았다.

나도 재미로 저 의자만 보면 앉았는데 엉덩이는 조금 시려웠다.


 


 


 



내 뉴욕계획표를 본 사람들을 다들 웃게 만들었던 것.
허쉬초콜릿에 왜 가냐고 다들 놀렸다.
난 정말 가고 싶었는데.

근데 막상 뉴욕에 가니깐 허쉬초콜릿보다
엠엔엠이 더 이뻤다. 핑크색 엠엔엔 초콜렛도 샀다.
저 초록색 초콜렛 너무 귀엽다.


 



멕시코로 돌아오기 전날 밤에도 울었다.
다시 돌아가는게 너무 무서웠었다.
그래도 마음을 다 잡고 새해 다짐도 하고 잠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마음이
딱 일주일하고 이틀 그리고 반나절이 갔다.

또 똑같은 날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그날밤을 생각하면 다시 마음을 고치게 된다.

,

갑자기 얻게 된 엄청난 행운.

직원 모두와 함께 LA 및 라스베가스를 가고 싶어 했던
사장님의 바램으로 크리스마스부터 신년까지,
무려 10일의 휴가가 주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직원들의 선택은
이번 겨울 만큼은 다들 일과 상관없이 즐겁게 놀고 싶다는 것.

몇명은 각자의 나라로, 몇명은 생전 처음가보는 모국인 한국으로,
그리고 나는.... 한국으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뉴욕으로 갔다.

혼자 있고 싶었으니깐.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혼란과 우울함, 섭섭함, 부족함 등
그 모든 것들을 바꿀만한 계기가 필요했다.
다시는 가지 않으리라던 미국이지만
그래도 가봐야지 하던, 시끌벅적한 뉴욕행을 택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본 혼자만의 여행은
당당했지만 약간은 어색하기도 했다.


 

 

 

 


이상하게도 렌트비, 호텔비 등 숙박비를 아까워하는
내 특이한 성격 때문에 도미토리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여기서 정말 좋은 친구들을 얻었다.

밤의 타임스퀘어.
여행이 끝날 무렵 친구들과

어디가 가장 좋았으냐의 얘기를 했을때
난 항상 타임스퀘어였다.

내가 상상했던 뉴욕이니깐.

춥거나 조금 심심할때면 그냥 여기로 나와서 돌아다녔다.
여긴 사람이 많아서 그냥 정신이 없어서 좋다.


 


 


 

처음 보자마자 좋아서 싱글벙글이었던 그곳.
뉴욕임을 마음껏 만끽하자구!

아직 5일이나 남았지만 그래도 벌써부터 그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
2010 안경을낀 예쁜 꼬마 아가씨들.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 도착하자마자
방의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내일 계획을 짜려던 중,
크리스마스에는 많은 상점들과 박물관이 문을 닫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첫날부터 쉬는날이 되어버렸다.

문이 없는 곳을 찾아서.
라카펠러 센터로 찾아갔다. 숙소와 가깝기도 했으니깐.

매년 세계적인 크기의 트리를 자랑하는 라카펠러 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

스케이트장인데 무심코 봤던 이 곳이지만
뉴욕에서 무한도전 갱스오브뉴욕편을 보고
미션이 있었던 한국 국기를 찾으러 다시 갔다.
하지만 저땐 국기들은 없었다구..ㅠ


 



love
마침 사람이 없어서 사진을 편하게 찍었는데
그 후 부턴 사람들이 몰려서 줄서서 찍었다는-
타이밍이 좋았어!


 



남미를 여행하다보면 굉장히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스프레이로 그린 그림.

뉴욕에서 본 저 그림은 그림도 맨하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보통 3~5천원하던 저 그림이 여기선 무려 20불이었다.
살인적인 뉴욕의 물가다.

,
크리스마스에 연말, 새해가 어중간하게 위치하는 덕분에
기나긴 연휴를 맞이하게 되었다.

무비자를 이용해서 미국으로 출발!





LA에서 버스로 10시간 정도가 걸리는 리노로 가는 길은
하필 그날 눈이 펑펑 내리는 바람에
버스가 체인을 감고 기어가는 속도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걸린 시간은 14시간.

장거리 버스에는 익숙했지만
그래도 오랜시간 추위속에 움츠려있는건 싫었다. 





리노로 가는길.
처음엔 칙칙한 날씨가 계속 되었다.

이곳을 지나면서 본 산들은
아르헨티나에 있는 카파야테와 후후이의 산을 많이 닮아있었다.
미쳐 카메라를 준비하지 못해서
멋진 광경을 놓쳐버렸다.





드디어 눈으로 덮인 산이 보이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창문으로 밖을 보기 시작했는데
눈을 떼지 못했다.





늦은 밤 도착후
다음날 새벽, 근처 lake tahoe 옆에 위치한
스키장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빌리지로 올라가서
스노우보드와 부츠를 렌탈하고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와플을 하나 들고
스키장으로 가는 곤돌라에 올랐다.





어렸을적에 썰매타러는 많이 가봤지만
스노우보드를 타러온건 이번이 처음.
스키장은 내가 싫어하는 추위와 스릴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거리를 두는게 당연한거였다.

스노우보드 입문반에 들어가서 3시간정도를 배웠는데
옆으로 미끄러지는게 어찌나 재밌던지..
밑으로 내려오는걸 얕봤다가 큰코 다칠뻔 했다.
결국은 초급자들이 이용하는 코스에서도
몇번이나 넘어졌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강습시간이 끝나고 잘타는 친구들을 따라 리프트에 올랐다.
알고보니 그 리프트는 가장 고난이도 코스로서
여기에 있는 가장 높은 산의 꼭대기로 가는것.

보통 사람들이 2~30분정도 걸리는 코스라고 하던데
나는 도저히 탈수가 없어서
결국은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보드를 들고 뚜벅뚜벅 걸어올 수 밖에 없었다.
밑에 내려와서 확인해 본 시간은 무려 2시간.

2시간동안 난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ㅠ





보드에 익숙해 졌을 즈음엔
중급자 코스로 가서 탔다.
물론 속도는 다른사람보다 느렸고
넘어지기는 더 많이 넘어졌지만.

한바퀴 크게 구른 다음에 잠시 한쪽에 앉아
스키장을 둘러보았다.
이제 내 발로 스키장을 찾아오는 일은 없을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많이 봐야지 하는 심정이었을까?

곤돌라를 타고 빌리지로 내려 갈 수있는 쉬운 방법이 있지만
난 그렇게 구르고 넘어져도 언제 올지모르는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더 타고 싶다고 생각했다.

보드를 타고 20분 정도를 가는 마지막 코스.
한자리에서 대여섯번이 넘어지는 쪽팔림을 무릎쓰고
지금까지 탄 것 중에 가장 쌩쌩 달려 내려왔다.
짜릿함이란 이런 기분이구나!





lake topaz
다시 LA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서게된 곳이다.
너무너무 예쁜 곳.

난 요즘 자기전에 계속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마치 보드에 브레이크를 주듯이,
방향을 바꾸듯이.

은근히 재밌단 말이야..
,
2008년 11월 20일.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날이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나아갈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난 이 멕시코에서 만나게 되었다.





오랜 시간을 계획하고 떠나는 것이었기 때문에
어느때보다 두근거렸고
또 어느때보다 섭섭했다.





그 와중에...
지금 까지 먹은 기내식 중에서 가장 놀라운 기내식을
JAL기 안에서 맛보았다ㅠ

이런 에어인디아 보다도 못한!!





우리집이 위치한 길은 인수르헨떼,
그리고 옆을 지나는 길은 무려 리버풀이다.

나와 리버풀은 떼어낼 수 없는 사이.





따뜻한 멕시코라해도 크리스마스는 제대로 분위기를 내야지.
실제로 처음 본 noche buena꽃.

여기 멕시코에서는 길이나 건물이나
어느곳에 가도 볼 수 있는 꽃이다.

안타깝게도 나의 포인세티아는
얼마 가지 않아 죽어버렸다. 흑
,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의
마지막날은 정말 바쁘게 돌아갔다.

말 그대로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지금껏 봐왔던 것들을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목적도 없이 또 밖으로 나갔다.





오늘도 어김없이 플로리다 거리에서
탱고를 추고 계신 분들.

항상 팬 서비를 기가 막히게 해주셨는데
오늘은 내가 카메라를 들었더니
손가락으로 총을 쏴 주셨다.





전에는 산뗄모에서 하고 계시던데..
이번에는 여기에서 퍼포먼스를 하고있었다.

빨간통에 동전을 넣으면
한발짝씩 움직이며 다시 멈춘다.
그 움직임이나 표정이 정말 웃긴다.





한국의 서브웨이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모르겠지만;
저기선 저렇게 길다란 샌드위치를 만들어 줬다.
하나를 둘로 나눈 모습.

아르헨티나에서 먹던
저 얇은 햄과 치즈가 너무 그립다.





그리고 다시, 우리동네의 백화점인 아바스또로.
내가 돌아올 즈음에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하이스쿨 뮤지컬 열풍이 불었었는데
아바스토에서도 홍보 행사를 하고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햄버거.
아바스토 백화점에서, 그것도 장사가 안되는 곳인데
맛있게 보여서 주문했는데 이렇게 맛있는건 먹어보질 못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내 비행기는 새벽 출발이라 밤을 새서 가야만 했다.
그리고 저녁에 다른 사람과의 약속이 있어서 나가던중..

내 귀여운 친구들이 자신들도 나가서 내일 들어온다고 했다.
6개월정도로를 함께 했었는데..
아, 지금이 우리의 마지막이구나..

그만 기분이 울컥해져서
꼭 껴안고 울어버렸다.

잘 지내라구!
너희들이 정말 그리워.





나의 친한 친구한명은 다리를 다쳐버려서
계단이 많은 호스텔에 돌아오지 못하고
친구집에서 잠깐 머물렀었다.

극적으로 돌아오기 하루전에 연락이 되어서
그 친구집으로 찾아갔다.

우리 호스텔의 거의 모든 친구들에게 생일 파티를 해줬는데
볼리비아&페루 여행때문에 이 예쁜 친구에게는
파티를 해주지 못해서 이날 케이크를 사들고 갔다.

친구는 의자에 다리를 얹어놓고 있는 모습으로
나는 기부스에 한글로 elida에게 하고 싶은 말을 써주었다.
너무너무 좋아한다고!

그리고 우린 작별을 했다.





저녁을 보내고, 새벽이 되고
나는 무거운 짐을 들고.. 공항으로 갔다.

헤어짐이란 너무 아쉬운 법.
사람들과의 헤어짐도 힘들었지만
정들었던 이곳을 떠나는것도 너무 힘들었다.

공항에서 함께 했던 언니와 헤어질때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는데 한국에 도착할때까지
그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시원함과 섭섭함.

너무 미웠던 이곳, 또 내가 너무 좋아했던 이곳.
난 한국에서 또 다른 생활을 시작하겠지만
여기서의 기억들은 절대로 잊을 수가 없다.
,

호수쪽으로 내려가다보면
태양의 섬과 달의 섬으로 가는 여행사가 잔뜩있었다.
굳이 투어를 하지 않고 보트만 이용할 수도 있었다.

보트는 아침 8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그 동안 먹을 빵과 과일을 준비해서
부둣가로 출발했다.

사람이 정말 많았다.

우리의 보트는 다른 것들보다 조금 더 좋았었지만
앞뒤 좌석간의 간격은 딱 앉을수 있는 만큼인지라
정말 힘겹게 타고 왔다.

그렇게 보트를 타고 가기를 거의 2시간 정도..





드디어 환상의 섬인 태양의 섬에 도착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우리를 반기는 돼지가족.





태양의 섬 투어는 특별히 다른건 없었고
처음에 데려다 주는 박물관에 잠시 들러
한길로 되어있는 길을 계속 따라 걸으면 되었다.

섬에있는 유적지를 보려면 10boliviano.
트레킹만 하는 사람들은 낼 필요가 없었다.





자그마한 유적지에 들어가서 부턴
가이드가 한명이 나타났는데
이빨도 빠지고해서 발음이 무척 새고있었다.
그리고.. 난 그 아저씨의 말을 전혀 알아듣질 못했다.

눈치를 보자면 이 바위가 무언가를 나타내는것 같았는데
다들 뭔가를 발견했는지 '아~'하고 탄성을 질렀다.





돌로된 마을이었다.
가이드와는 상관없이 우리끼리 사진을 찍고 돌아다녔다.
나중에 설명이 끝난 후엔 사람들한테 돈을 걷었는데
나에게 와서도 손을 벌렸다.

난 당신의 설명을 듣지 않았어!

난 시종일관 'no entiendo'를 외치면서 자리를 피했다.
(난 이해하지 못해요)





우리가 보트에서 내린곳은
태양의 섬의 북부지역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 탈 보트는 남부지역으로 갔다.
태양의 섬 관광이 북부에서 남부까지 걷는 것이었다.

근데.. 예쁜 섬을 보자면
정신없이 걷게 되버리는것 같다.





중간중간에 이런 허물어진 건물들도 보였다.

한참을 걷던중에 앞에 동양인 한명이 보였다.
우린 저사람이 한국사람일까 일본사람일까를 얘기했는데
그 사람이 휙 돌아보더니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조금 어설펐지만 '나는 일본사람입니다'라고.

헉..
일본인이지만 친한파라는 그 사람은
아메리카 일주중이었는데 한국말을 꽤 잘했다.
그때부터 우리는 남부지역까지 재잘재잘..

마침 가이드 얘기가 나와서 돈을 냈냐고 물었더니
당당하게 '이해못해'라고 말하고는 돈을 안냈다고 했다.
그 순간 너무 웃겨서 셋이서 한참을 웃어댔다.





태양의 섬에서 바라보는
titicaca호수.

하늘에 떠있는 구름조차 거짓말 같은 곳.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한참을, 정말 한참을 걸어도 앞에 보이는건
까마득한 한 줄의 길뿐이었다.

4시간 가량을 걸은듯 하다.
모든 길이 거의 오르막으로 되어있었는데
걷는걸 싫어하기 때문에 더욱 더 힘들었을지도.

암튼 이 티티카카호수의 멋진 경치가 없었더라면
이 길을 걷는건 무리였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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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버스를 타고
거의 하루 반이 걸려서야 바릴로체에 도착했다.

왜 이 고생을 해서 왔냐면
우수아이아나 칼라파테의 비행기는
여름에만 운행을 하는데
우리가 출발할땐 비행기가 있었지만
돌아올때는 비행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힘들게 힘들에 바릴로체에 온 것이다.

바릴로체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수학여행코스로 많이 오는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남미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곳이다.
옛 식민지 시대에 스위스와 프랑스 사람이 많이 살았기 때문에
건축과 문화가 많이 닮아있다고 했다.





바릴로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초콜렛이었다.

센트로에는 너무 예쁜 초콜렛가게가 즐비했고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초콜렛에 가 있었다.





인형의 집처럼 만들어진 초콜렛 가게.
그리고 가지각색의 초콜렛과 잼.





바릴로체에서 가장 붐비는 곳.

이곳 광장에서는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도 많았고
쉬는 사람, 이야기하는 사람, 사진 찍는 사람
모두가 각자 웃음을 띄고 있었다.





다음날 일찍나와서
예쁜 카페에 들어가 먹고 싶었던
맛있는 cafe con leche를 마셨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매일마다 마셨는데
여행중에서는 한번도 먹질 않았던것 같다.
어떻게 참았을까?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를 몰라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봐도 다 모른다고 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길래 거기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알려주기를 여기 버스가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질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반대편으로 한참을 뛰어가니
다른 곳에서 오는 버스를 간신히 잡을수 있었다.





비행기에 올랐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늘에서 보는 바릴로체





오는 동안에 본 하늘의 모양은 가지각색이었다.
구름이 하늘에 꽉 차버렸다.





비행기에서 나눠주는 샌드위치를 먹고 난 후
다시 본 하늘은 솜구름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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