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예원에 들렸다가 밤 야경까지 볼 생각이었지만

여름인지라 쉽게 해가지지 않는다.

결국 기다리지 못하고 와이탄으로 이동했다.

 

 

 

 

와이탄에서 강을 바라보던 중 지나가는 유람선들이 참 화려했다.

첨에는 그냥 간판이겠거니 했는데 다시보니 은행광고다.

모든 유람선의 광고가 은행의 것이던데, 역시 경제도시답다 싶었다.

 

 

 

 

저녁 7시에 불이 들어오고 11시에 꺼진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여기서 계속 있으면서 나중에 몸으로 느꼈다.

아직까진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반대편 푸동에서 기업광고만 들어온다. 잠잠한 모습.

 

 

 

 

불이 들어오고,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고 있다.

오른쪽에보면 둥근 보름달도 떠있다.

너무 아름답다. 오랜만에 화끈하게 기분좋은 여름밤이다.

 

 

 

 

 

 

 

 

 

 

와이탄의 야경.

길을 따라 백색의 건물들이 조명을 받아 우뚝서있다.

강변을 걸으며 상하이의 밤을 계속 느껴본다.

여기에서 몇시간 죽치고 있었다.

 

 

 

 

 

 

다음날, 푸동으로 건너가 다시 야경을 감상하기로 결정!

어느 건물의 전망대에 오를까 한참을 고민하다 향한 곳은 SWFC.

가장 높은 만큼 동방명주를 비롯한 많은 건물을 함께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다.

 

티켓을 구입하고 잠시 상하이의 모형을 본 후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높아도 너무 높은 건물이다.

게다가 앞의 건물이 너무 가까워 동방명주가 조촐하게 보인다.

다른 분들에게 추천한다면, 여기보단 앞의 건물을 추천합니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진...으로 시작하는 이름이어요)

 

 

 

 

밤과 낮은 동방명주.

상하이의 랜드마크답게 각각 제 빛을 발하고 있다.

 

 

 

 

다음날 푸동의 카페에 앉아 바라보는 와이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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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 예원

from = asia =/* shanghai 2013. 5. 12. 02:17

막바지 한여름을 지내고 있을 때, 무려 작년 8월에 다녀온 상하이의 이야기다.

상하이를 다녀온 후 나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고,

여러가지의 복잡한 것들이 모두 사라진 지금에서야

나의 추억들을 잊지않으려 다시 사진을 살펴보고 기록을 남긴다.

 

예전에 입버릇처럼 말하던 것이

가고 싶은 나라는 엄청 많지만 미국, 멕시코, 중국은 흥미가 없다고 했다.

그 가고 싶던 나라들은 갈 기회가 없어 가질 못하고

결국 미국, 멕시코 그리고 이번에 중국까지 다녀오게 되었다.

 

 

 

 

수경이의 상하이갈래? 하는 말 한마디에 바로 콜을 외치고 짐을싸다.

엄청나게 맑은 날씨에 나와 여행 스타일이 잘 맞는 친구.

이런 즐거운 여행이 또 있으랴.

 

 

 

 

 

 

푸동 국제공항에 내려 타고 온 자기부상열차.

엄청난 속도를 낸다고 해서 기대했더니, 의외로 천천히 가더라.

우리가 탄 기차는 최고 시속 301km로 달렸다.

깨끗한 시설과 소요시간 아무 만족스러웠지만 40위안의 요금은 비싸다.

 

자기부상열차는 아니지만, 지하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유동인구가 엄청난 상하이의 인민광장역에서 내릴려고 하니

아직 내린 후 타기가 습관화 되지 않았는지 밀면서 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내릴 수가 없었다.

유일하게 상하이에서 눈을 찌푸렸던 기억이다.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호텔로 이동한 후 어디부터 갈지 고민한 후

결정한 곳은 그래도 중국에 왔으니 가장 중국스럽게 보이는 예원으로 정했다.

엄청난 트래픽을 겪으며 예원에 도착.

 

중국에 온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

마음을 비우고 왔던 여행인지라 좋은 곳은 소리지르며 좋다고 했다.

예원은 그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너무 예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 유명한 남상만두 가게.

엄청난 줄을 보고 먹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2층에 올라가면 테이블에 앉아서 먹을 수 있다고.

 

그 줄서먹는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지만, 이렇게 먹는것도 나쁘지 않다.

게가 유명한 상하이인 만큼 게살 위주의 만두를 주문하고.

엄청 맛있다....!! 나 만두 안좋아 하는데도 맛있다.

 

신기했던 것이 모든 식당의 물티슈가 모두 가게 로고가 적혀있다는 것.

위의 사진은 남상만두의 물티슈인데 저렇게 예쁘게 꾸며놓았다.

다른 식당에서도 저렇게 특색있는 티슈를 내놓았다.

 

식당은 친구가 현지인으로부터 알아온 맛집을 찾아다녔었는데

정말 가는 곳마다 엄청 저렴하고 맛있어서 음식먹을때는 행복했던 기억밖에 없다.

이름이 모두 한문이라 외우지 못한게 한스러울 뿐이다.

 

 

 

 

 

 

만두가게를 나와서 분위기에 취해 잠시 또 서성이다-

 

 

 

 

 

 

예원정원으로 입장.

단순 정원인지 알았는데, 엄청난 규모에 또한번 놀라게 되었다.

여기서만 100장 넘는 사진을 찍었을 정도로.

 

 

 

 

 

 

예원 정원을 나서고 들어간 예쁜 분위기의 찻집. 호심정-

연못정원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한잔과 주전부리를 즐길 수 있다.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쳐져있어 다른 사람들 신경도 쓰지 않아도 되고.

 

 

 

 

 

 

 

 

 

 

밤에 다시 찾은 예원의 모습.

낮에도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소리를 질렀는데, 이번에도 소리를 질렀다.

 

 

 

 

연못 정원은 밤에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날씨가 너무 좋아 사람들은 엄청났지만, 전혀 짜증이 나지 않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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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세차게 비가오는 바람에 생각보다 아라시야마 일정이 빨리 끝났다.

사실 마지막날에는 아라시야마만 계획했었고

못가게 될 경우를 대비해 우지까지는 생각해 두었지만.

여기는 생각 밖이었다.

 

첫째날 JR패스를 사두었기 때문에 마지막날의 교통비 계획은 0원이다.

0원으로 갈 수 있는 곳은 JR레일이 있는 곳일텐데

가이드북을 뒤지면서 이 곳 이나리역으로 오게 되었다.

후시미이나리-

 

 

 

 

역에 내려서 어떻게 찾아가야 할까 잠시 고민을 했는데,

고민할 것 없이 역의 정문에 위치하고 있다.

붉은색의 거대한 도리이가 반긴다.

 

 

 

 

후시미이나리는 4km가 넘는 거리에 붉은 색의 도리이가 펼쳐져 있다.

소원을 비는 나무판도 도리이 모양으로 되어있다.

비가 와서 사람의 소원이 조금 젖었다.

 

 

 

 

평일이기 때문에 꽤 한적하다.

몇몇 외국인들과 함께 움직여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계속해서 도리이 사이를 통과하고 통과하고.

 

입장료가 별도 없이 무료임에도 상당히 잘 되어있다.

다른 곳들보다도 생각보다 볼게 많은 것 같고.

 

 

 

 

한참 올라가던 중에 나타는 두갈래로 갈라지는 작은 도리이의 물결.

엄청나게 긴 도리이의 길이 이어진다. 어느쪽을 택해서 올라가야 하는가.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올 생각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1시간 정도를 계속해서 올라갔는데, 어느새 내 주위에 외국인들이 보이지를 않는다.

 

이 곳에 나만 남겨졌다.

그때부터 오싹한 느낌이 생겨서 뛰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땐 더 붉은 도리이가 너무 무섭게 느껴졌다.

 

반대쪽 도리이로 내려오리라 생각했었지만,

여기쪽으로 오지도 않고 반대편의 밋밋한 산길로 내려왔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서운 기억.

그래서 후시미이나리의 사진은 많이 보고 싶지는 않다.

 

 

 

 

 

 

다만, 여우를 모시는 신사이기 때문에 이런 재밌는 것들을 볼 수 있다.

눈썹만 있는 여우의 형상에 얼굴을 그려넣는데,

역시 만화가 보편화되어 있는 일본이다.

 

상당히 재밌고 개성적인 여우 얼굴이 많이 있다.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길.

내릴 땐 몰랐었는데 기차역도 이나리의 분위기가 난다.

 

 

 

 

교토역에 도착 후 환전한 엔화가 똑 떨어져 점심을 못 먹었을 때,

환전소로 달려가 1000엔만 환전했다. 2시간후면 출국을 하기에.

 

평소 간장라면을 즐겨먹기 때문에 유명하다는 간장라면집으로 갔는데,

얼마전에 문을 닫았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이 돌아왔다.

그래서 그 옆에 있는 돈코츠라면 전문집으로 갔는데,

사실 돈코츠 라면은 내겐 익숙하지 않은 메뉴이다.

 

환전 후 10분 정도 나는 부자다라는 마음가짐을 하고 있었는데,

라면값이 무려 950엔. 금새 두둑했던 지갑이 얇아졌다.

 

무리해서 먹는건가 싶었지만,

이렇게 진한 국물의 일본라면은 처음이라 천천히 맛을 보며 먹었다.

정말 맛있다. 일본 라면이 맛있다더니 정말 맛있구나.

 

 

 

 

비행기가 오후 늦은 시간이라 아직도 여유가 있어

도보로 이동 가능한 도지로 찾아갔다.

교토의 상징이라는 5층 목탑을 보기위해.

 

 

 

 

엔화가 370엔이 남았다.

한국으로 가지고 가려다 다쓰자 싶어 스타벅스로 갔는데,

아메리카노가 370엔이라 해서 주문을 하고 돈을 건네니

이런, 내가 5엔을 50엔으로 착각했던 거였다. 결국 가지고 있는 돈은 365엔이었다.

 

친절한 종업원은 나에게 260원짜리 쥬스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고 싶었느냐며 오늘의 커피 1잔도 함께 건넨다.

얼떨결에 돈 없는 사람이 되었지만.. 너무 고맙게도 커피 한잔을 무료로 마셨다.

 

남은 잔돈 105엔은 드러그 스토어에 가서 오레오 쿠키로 바꿨다.

이렇게 나의 교토여행에서 남은 돈은 0원이 되었다.

 

깔끔하게 끝낸 이야기-

 

 

 

 

두근두근 거렸던 교토여행.

너무 좋은 FE를 가지고 돌아왔다.

교토만 생각해도 정말 그냥 즐거운 그런 기분.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한 불안감이 나의 앞을 가리고 있어

사실 한국으로 돌아가는게 너무 두려웠었다. 어쩔수 없이 오긴 했지만.

 

꿈같던 4일간의 시간이 나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답답함 속에서도 생각만 하면 치유가 되는 그런거.

그럼, 다음을 기약하며 여기서 교토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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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의 마지막날.

드디어 이번 여행의 목표였던 아라시야마로 향한다.

 

서점에서 무심코 펼쳤던 그 페이지.

무작정 여기라면 일에서 도망가기에 제격이다고 했던 곳.

교토 공부는 하나도 안해놓고 기차시간까지 외워뒀던 그 곳.

아라시야마로 가기위해 JR교토역으로 향했다.

 

마침 기차가 도착했고 창가자리에 앉았다. 도무지 출발을 하지 않는 기차다.

약 15분 정도를 대기하다가 출발을 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렇게 외워두었던 기차시간이 애매해졌다.

 

우마호리역에 내리자마자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5분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별의 별 생각이 다났다.

이 기차를 놓지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아라시야마도 아니고 우마호리에서 무엇을 할지가 걱정이었다.

 

 

 

 

 

 

카메오카역에 도착했다.

숨도 쉬기 힘들정도였지만 기차표를 끊었다.

비가 많이 왔기때문에 과감하게 5호차는 포기했지만,

강이 많이 보이는 2번 좌석은 포기할 수 없었다.

1번으로 발급받은 기차표를 다시 2번으로 바꾸고 탑승완료.

 

사진에 사람이 저렇게 없는 이유는

내가 기차표를 구입하는 동안 이미 다 탑승을 했기때문이다.

1분만 늦었어도 놓칠뻔 했다.

 

 

 

 

 

 

그렇게 도롯코 로맨틱 열차는 출발을 했다.

 

나무로 된 의자에, 신나서 떠들고 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노래를 부르며 방송을 하는 일본인 안내원까지.

도무지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끼기는 조금 무리가 있었지만

비까지 와서 시원해진 이 풍경은 즐겁기만 하다.

 

계속해서 강을 따라 가고 있는 도롯코 열차.

가을에 와서 아라시야마의 환상적인 광경을 한번 더 보고 싶다.

 

2번 좌석이 확실히 강쪽을 많이 볼 수 있긴 하지만

반 정도 가서 강을 가로질러 가다보니 1번 좌석도 만만치않게 좋다.

 

 

 

 

 

 

도롯코 아라시야마역에 내려서 왼쪽의 오르막으로 올라가니

푸르는 지쿠린이 나를 맞이 했다.

비가와서 참 맑은 모습이다.

 

 

 

 

 

 

산책로 같다고 생각했는데 자동차도 마음껏 다닐 수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길인가보다.

 

대나무 숲 사이를 걸으며 잡념도 다 떨쳐낸다.

생각보다는 짧은 거리인 것이 못내 아쉽다.

 

 

 

 

지쿠린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덴류지의 뒷문.

여기서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정원을 지나 본당으로 가니 연못과 절이 참 잘 어울린다.

 

 

 

 

 

 

올라갈만한 길이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데 본당에 사람들이 앉아있다.

한참을 헤매다가 앉아있는 여자분에게 물어보니

정문에서 100엔을 주면 본당으로 들어올 수 있단다.

 

얼른 정문으로 돌아가 본당으로 올라갔다.

아까 물어봤던 여자분과 고맙다는 인사도 하고 나도 자리를 잡았다.

내 자리 옆의 천장에는 새집이 있었는데, 새끼와 어미새가 있다.

새똥이 떨어질까 염려도 했지만, 그 장면조차 즐겁다.

 

 

 

 

본당에서 바라보는 연못의 모습.

구름과 어우러저 신비한 분위기를 나타낸다.

 

아침에는 어제와 다르게 비가와서 참 속상해 했었는데,

이런 풍경을 보니 비가 용서된다.

이걸 보여주려고 그랬구나.

 

 

 

 

덴류지를 나와 달이건너는 다리 도게츠교로 향했다.

다리의 이름이 적혀져있는 비석을 함께 찍었는데,

몰상식한 관광객이 나의 사진을 망쳤다. 밉다..

 

다리를 건너면서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걸 한국에와서 알았다.

난 저 다리를 건널 때 얼마나 두리번 거렸는지.

몇번이나 서서 사진을 찍고 쉬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다리 위에서 본 아라시야마 한켠의 모습.

구름 풀 강 그리고 집들. 평화로운 아라시야마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란덴역이 있길래 잠깐 들어가봤다.

마침 란덴이 도착하고 다음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량짜리 기차 란덴을 꼭 타보고 싶었는데,

이 날은 교통비 0엔을 목표를 했기 때문에 그리고 방향이 달랐기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란덴 앞에 있던 족욕탕.

들어가볼까 했는데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발을 담그고 있으니

배짱을 부려도 들어가기엔 좀 무리다.

 

 

 

 

환전해온 엔화가 똑 떨어져 교토역의 환전소에 갔더니 문이 닫겨있다.

결국 가지고 있던 1600엔을 달랑 들고 아라시야마에 갔던 거였는데

도롯코 열차와 덴류지 입장료를 내고 나니 밥값이 없다.

 

나름 사연이 있는 아린코 케익이다.

내가 가진 돈으로 먹을 수 있는건 야쓰하시 또는 당고다.

고민에 고민을 해서 결정 내린건 아린코 케익이다.

저건 250엔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맛 중에서 맛차 맛을 골랐는데 나의 선택은 옳았다.

배가 고픈것도 있었지만 정말 너무 맛있다.

보들보들한 빵의 맛은 250엔의 것이 아니었다.

크림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 뛰어나다. 아린코 너무 좋아.

 

아라시야마 산책을 마무리하고 다시 교토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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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기온에 도착했지만,

해질녘의 기온이 보고싶었기 때문에 잠깐 다른 곳을 볼까 고민했다.

지도를 펴들고 이곳 저곳 따지고 봤는데, 원래는 갈 생각이 없었던 금각사가 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버스 일일권이 있으니 뭐가 두려운가.

난 정말 교토버스회사에서 싫어하는 타입일거다.

나만큼 일일권을 많이 쓴 사람도 없을 정도일 것 같다.

 

아무튼 무작정 버스를 타고 금각사로 향했다.

 

 

 

 

 

 

 

 

 

 

반짝 반짝 빛이 나고있는 금각사-

금각사 사진 찍는 법은 게스트하우스의 친구가 알려줬다.

사진을 그냥 찍는 것이 아니라 물에 비치도록, 비율은 위아래가 5:5가 되도록.

그래야 거꾸로 돌려도 같은 모습의 금각사가 나타난단다.

덕분에 예쁜 사진을 하나 얻었다.

 

그리고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우연한 만남!

금각사 사진찍는 법을 알려준 친구가 분명 오전에 체크아웃 하는 걸 봤는데 여기에 있었다.

도쿄로 가는 버스시간을 밤으로 늦췄단다.

 

중국사람이지만 한국말을 알아듣는 그친구, 일본말을 알아 듣는 나.

하지만 말은 양쪽다 잘 못하므로 난감한 대화가 이어졌다.

너무 재밌다. 그렇게 웃다가 웃다가 정말로 안녕을 했다.

 

 

 

 

 

 

 

 

 

 

해질 무렵이 되어서 기온으로 향했다.

밤에 찍은 이 곳의 사진이 참 예쁘게 보였기 때문이다.

낮에 잠깐 스쳐갔던 기온을 다시 한번 만나게 되었다.

 

그 전에 우선은 배가 고프니 맛집부터 찾아봐야했다.

오코노미야끼의 전신이라는 잇센요소쿠에 들렸다. 듣던대로 인테리어가 참 화려하다.

메뉴는 한가지이고, 음료만 선택하면 된다.

 

 

 

 

 

 

하나미코지라고 쓰인 이 거리는 목조건물이 많은 교토에서도 가장 많은 지역이 아닌가 싶다.

처음 거리에 들어섰을 때는 드라마 JIN의 셋트장인줄 알았다.

너무 예쁜 거리다.

 

낮에 왔을 때는 조금 휑한 느낌.

아무래도 건물의 특색이 있다보니 가게들이 오픈을 해도

그 티가 잘 안난다. 조용한 분위기의 거리.

 

 

 

 

 

 

해가 지면서 그 매력을 나타낸다.

은은하게 비춰오는 전등의 불빛이 매력을 발한다.

걷다보니 드라마의 세트장에 온 느낌이 들기도 한다.

 

혹시라도 마이코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기온 신바시쪽을 기웃기웃 거려봤는데 나처럼 기다리는 사람은 굉장히 많던데 만나지를 못했다.

기온신바시에서 찍은 사진은 다 마음에 들지 않고.

 

왠지 기온신바시와는 이번에 맞질 않았다.

 

 

 

 

기온에서 살짝 벗어나 카모가와 강 쪽으로 나왔다.

강가의 불빛이 너무 예쁘다.

 

 

 

 

강의 다리를 건너 강가의 건물들 가까이로 가니

이런식으로 테라스를 만들어 두었다.

저기서 마시는 맥주 한잔은 꿀맛이 아닐까.

 

그 아래에는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있었고.

카모가와 강은 교토와 참 잘어울린다. 

 

 

 

 

강을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본토초거리.

시조에서 산조까지 이어지는 거리인데 정말 길게 느껴졌다.

작고 예쁜 음식점, 이자카야, BAR가 자리잡고있다.

 

 

 

 

 

 

 

 

좁은 거리 안에서도 자기를 밝히고 있는 눈에 띄는 디스플레이.

거리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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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로 인해서 비가 계속 내렸었는데

여행 중에 딱 하루. 이 날만 비가 오지 않았다.

맑은 날씨 속에서 걷기를 시작했다.

 

 

 

 

 

 

 

 

청수사(기요미즈테라)는 누가 뭐래도 교토의 대표적인 곳 중 하나이다.

사람이 엄청 몰릴 것 같아서 일부러 평일로 맞춰서 갔더니

엄청난 수의 학생 단체와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왔다.

아마 오랜만에 사람 구경을 제대로 한 것 같다.

 

 

 

 

 

 

 

 

오르막을 한참 오르다 나타나는 입구를 들어서면 작은 법당이 나온다.

그 옆의 본당으로 가보니 교토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기요미즈테라는 사찰의 건물 보다는 그 풍경이 좋더라.

 

교토의 전경이 보인다. 날씨가 맑아서 다행이다.

 

기요미즈테라의 특징은 못이나 다른 도구가 아닌

건물자체를 나무의 이음으로 지었다는데 있다고 한다.

절을 받치고 있는 저 받침이 정말 너무 아름답다.

 

 

 

 

사찰 아래에서 마시고 있는 물.

세개의 물줄기가 있는데 왼쪽에서 부터 사랑, 지식, 장수를 의미한다고.

다 마시고 싶지만 줄을 보면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다.

 

순서에 맞춰 복불복으로 마시게 되는데

난 얼떨결에 사랑을 마셨다.

 

 

 

 

 

 

기요미즈테라 안에 있는 지슈진자.

사랑을 비는 신사인데 그를 의미하는 토끼가 많이 있다.

소원을 쓸 수 있는 예쁜 부적 같은 것들을 많이 팔고 있었는데,

빨간색만 계속 보다 보니 좀 무섭기도.

 

 

 

 

앞에있는 돌에서 눈을 감고 뒤에 있는 돌까지 직선으로 가게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단다.

 

마침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단체가 도착했는데

시도하는 학생들은 있지만 걷다보니 그새 부끄러웠는지 중도에 웃으면서 포기한다.

 

 

 

 

기요미즈테라에서 나오니 좁은 거리가 이어진다.

아기자기한 기념품 상점도 많이 있고.

 

 

 

 

나는 선물을 살 때 그 지역에서 나는 귀한 것들, 받을 사람을 생각해서 그 사람에 맞게 구입을 하는데

일본의 살인적인 물가는 그런 여유로움을 주질 않았다.

게스트하우스의 룸메이트 언니에게 물어보니 교토에서는 그냥 떡하나만 사서 쭈욱 돌려 먹으면 된다고.

그 떡이 여기서 가장 많이 팔고 있었다.

 

다양한 맛과 색을 가진 야쓰하시는 정말 쫄깃하고 맛있다.

종류대로 다 먹어보고는 가장 불량식품스러운 복숭아와 라무네 맛을 구입했다.

 

후담을 하나 말하자면, 한달 후에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줬는데

먹지 않은 떡이 있어서 아까운 마음에 만졌더니 그때까지도 쫄깃함이 남아있었다.

 가슴이 철렁했던 그 느낌.. 생각난다.

 

 

 

 

순전히 가이드북을 보고 찾아간 곳인 마루블랑슈-

녹차로 만든 네모난 쿠키이다.

 

나만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눈물날 정도로 너무 맛이있더라. 너무 맛있었다.

가격은 저 작은 한통이 680엔으로 정말 착하지 않는 가격이었다.

특별히 챙겨야 할 사람의 것은 이것으로 결정했다.

집에도 하나 가져다 줬는데 정말 반응이 너무 좋았다.

또 먹고 싶어 또 먹고 싶어.

 

 

 

 

산넨자카로 접어 들어서 내리막길이 나타난다.

오랜만에 나타난 강한 햇볕으로 너무 길이 눈부시다.

 

 

 

 

 

 

 

 

이노다커피에 잠깐 들렸다. 정원이 보이는 커다란 창가자리가 너무 예쁘다.

 

오전 시간에 이노다 커피를 들린 이유는 아라비카의 진주를 마셔보고 싶어서이다.

 예쁜 찻잔에 나오는 커피는 생각보다 쌉싸름했다.

우유와 설탕을 함께 넣어서 마셔보니

꼭 아르헨티나에서 마시던 카페 꼰 레체의 맛이 느껴진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진한 우유커피 자체를 오랜만에 마셔보는 것 같다.

 

 

 

 

 

 

엄청 유명한 유도후 전문점에 있던 두부 만쥬 가게.

 

한참 다이어트 한답시고 입맛이 떨어질대로 떨어져있어서

사실 여행중에 음식을 많이 못 먹었다. 이 만쥬는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나오는 두부 만쥬.

가격은 200엔으로 그 질이 참 알차다.

 

보들 보들한 만쥬는 너무 맛있어서 꼭꼭 씹어 먹었다.

쫀뜩 쫀뜩하다가도 약간 텁텁함이 느껴지만 차와 함께 먹고.

 

 

 

 

 

 

계속 길을 내려오다가 네네노미치로 빠질려고 했는데,

예쁜 골목이 이어지니 더 보고 싶어서 그냥 계속 갔다.

그랬더니 나타나는 이 광경-

 

야사카노토다.

5층목탑인데 가까이에서 보는 것 보다

여기서 보는 모습이 참 멋있다.

 

 

 

 

다시 길목을 올라가 네네노 미치로 향했다.

날씨 덕분에 가는 곳 마다 참 예쁜 풍경을 자랑한다.

이 곳 교토가 너무 좋았다.

 

 

 

 

 

 

 

 

네네노미치 중간에 있던 이시베코지.

들어가는 길목의 위에 조그맣게 이름이 적혀있길래

처음에는 동네이름, 전체가 가게이름 그런것인줄 알았다.

 

비밀스런 골목의 느낌이 난다.

예쁜 목조건물과 석조건물이 잘 어우러져 있다.

계속 가면 길 반대편으로 나가게 되는데, 조금 더 가다보면

다시 또 이 길목으로 들어오게되는 비밀스런 문이 나온다.

 

 

 

 

 

 

길은 기온의 야사카진자로 이어지고

아쉽지만 히가시야마 거리여행은 여기서 마무리 되었다.

굉장히 기분이 좋았던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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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을 오하라에서 보내고 버스로 교토로 귀환,

드디어 교토 관광의 시작이다.

 

첫번째 방문지는 오하라에서 버스 이동이 가장 편리한 긴카쿠지.

버스 지도를 열심히 보고 공부한게 17번 버스가 답이었다.

마음 놓고 가고 있는데 어느새 긴카쿠지를 지나와버렸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었는데도 놓쳤다.

문제는 17번이 두개의 노선이었다는 것을 모른 나였다.

 

내려서 5번 버스를 타고 근처에 내렸는데 이마저도 잘못내렸다.

어딘지를 몰라 아무나 붙잡고 일본어로 말을 걸었더니

하늘이 도왔는지 한국사람이었다 엉엉 나를 긴카쿠지 앞까지 데려다줬다.

 

 

 

 

 

 

 

 

 

 

부적과 같은 입장권을 들고 정원 안으로 들어서니 푸른 나무들과 예쁜 모래알이 보이고.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그쳤다 해서 날씨는 좀 축축했다.

사찰 내에 있는 산책로를 걸으며 주위를 돌아보는데

절 자체가 참 조용하고 예쁜 곳이다.

 

 

 

 

 

 

아이스크림 가게 앞의 예쁜 아이들.

우지에 가고 싶었지만, 못 갈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기에

그냥 여기서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녹차만 먹으면 씁씁할 수 있으니 바닐라를 함께 먹으라는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반반으로 주문!

달콤쌉쌀 맛있다 아이스크림-

 

 

 

 

 

 

 

 

 

 

 

 

철학의 길이 어디야 하는 순간 나타나는

커다란 돌에 써져있는 <철학의 길>이란 글씨.

정말 교토 공부 하나도 안하고 갔다.

(난 아라시야마로 가는 기차의 시간만 외우고 갔다)

 

봄철도 아닌 단풍철도 아닌 여름에 가니 풀만 무성한 모습이다.

게다가 비가오는 장마이니 조금 칙칙해 보이기도 한다.

다만 이 길을 걸을 마음이 들게하는 건 예쁜 가게들-

 

괜시리 분위기가 좋아 보인다.

가게를 꾸민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엿보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똑같은 길의 똑같은 분위기가 지겨워질 때 즈음에는

요지야 카페에 들어가서 매력적인 그린티 카푸치노도 한잔 시켜보고.

 

 

 

 

전자식 안내판에 익숙해져있었는데, 요렇게 단순하고 귀여운,

그래도 다 알려주는 알림판이있다.

버스가 오는 길을 알려주는데 은근히 유용하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헤이안진구를 지나가길래 잠깐 내렸다.

입장료가 무료라고 하길래 부담없이 내렸는데 정원은 유료라고 한다.

오늘 정원과 절을 너무 많이 봐서.. 우선은 지나치기로 했다.

들어가는 입구에 보이는 큰 도리이가 눈에 띄는 곳이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시조의 백화점을 지나가길래 내려서

백화점과 상가들을 둘러보며 오랜만에 쇼핑하는 기분을 가져본다.

골목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엄청나게 돌아다녔다.

 

 

 

 

교토의 커피 이노다커피.

물론 커피맛은 같았겠지만 사실은 본점에 가서 아라비카의 진주를 마셔보고 싶었다.

 

하지만 일정상 노선상 시간상 맞질 않아 가보질 못했고,

늦은 시간이라도 가볼까해서 찾아갔지만

오늘 영업은 종료되었습니다-하는 표지판만 보게되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더 타고 싶어서 안내리고 있었더니 교토역까지 가버렸다.

그리고 옆에 있는 이세탄 백화점의 마지막 층으로 향했다.

 

각 지역마다 전망대가 있고 전망을 보면 그 지역의 특색을 알 수 있는데,

교토의 야경은 이렇다. 참 조용한 모습이다.

 

아마 고층 건물이 없는데다 아직까지 목조건물이 많고

잔잔한 불빛을 좋아하기에 있을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보면 교토타워는 참 이단아같은 모습이다.

 

신기하게도 에스컬레이터가 지그재그 모양이 아닌

일직선으로 지하부터 11층까지 이어져 있다.

이 건물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한참을 내려와도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

집에나 갈 수 있을까하는 심심한 걱정을 해본다.

,

밤이되니 비도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교토역에 내려서 비오는 길을 걸어서 숙소에 도착하니

어느새 가방과 구두가 모두 젖어버렸다. 지금 정리하기엔 너무 귀찮은데.

모든걸 내려두고 바로 깊은 잠에 들었다.

 

아침이 되어, 행선지를 어디로 정할까 고민을 했는데,

일요일은 왠지 기요미즈테라와 같은 유명한 곳은 사람이 붐빌 것 같아

비교적 한산하다고 생각되었던 근교 도시인 오하라에 가기로 결정했다.

 

버스를 타고 교토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약 1시간 정도를 산속으로 들어간 것 같다.

 

 

 

 

버스의 종점인 오하라에서 내려 산젠인으로 걸어올라가는 길-

여름이라 색색깔의 수국이 피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늦게 갔다면 온통 수국으로 덮여진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건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이 모습도 예쁘다!

 

 

 

 

버스 1일권으로는 오하라를 갈 수 없기 때문에 1일 패스권으로 구입했다.

4계절 교토의 모습이 담긴 카드가 참 예쁘다.

 

 

 

 

 

 

 

 

 

 

올라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게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그닥 살건 없지만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오하라에는 많은 사찰이 있는데, 길이 양갈래로 쭈욱 뻗어져있는데다

중요한 곳은 각각의 길목의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다.

양쪽 모두 보고싶다면 꼬박 하루를 잡아야 하고,

한쪽만 본다면 반나절이면 충분할 것 같다.

 

나는 산젠인과 호센인이 있는 길목을 택했다.

 

경내에 들어서니 잘 가꿔놓은 정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용한 사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산젠인.

 

 

 

 

 

 

푸르른 이끼로 덮혀져 있는 정원에 한참 앉아있다가

밖으로 나가 여기서부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불순한 생각들을 날려버리기에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오하라는.

 

 

 

 

 

 

정원에 있는 얼굴 형상을 하고 있는 돌. 지장보살 이란다.

푸르름 속에서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다.

 

 

 

 

 

 

뒤쪽으로 계속 걸어가보니 산책로처럼 이어진 길이 나온다.

그 사이사이에 피어있는 수국이 너무 예쁘다.

 

 

 

 

계속되는 비를 잠깐 피하고자 작은 건물로 들어오니

판매하고 있는 차를 우려내 한잔 건네준다.

금가루가 들어있는 것 같아 이게 왠건가 싶었더니 맛은 그냥 소금물 맛이다.

누가 그랬던가, 그냥 주는건 함부러 먹지 말라고.

 

하지만 이건 그냥 내 취향일뿐,

일본 차다 보니 일본 사람들은 한잔씩 더 마시기도 했다.

 

 

 

 

운좋게 창가에 잠깐 앉게 되었다.

창밖은 활짝 피어있는 수국들이 가득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런 경치를 보고 있자니 너무 호강한다는 생각도 들었고.

 

 

 

 

산젠인을 빠져나오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길을 따라 들어간 후

다시 또 왼쪽의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내가 좋아하는 호센인이 나온다.

 

호센인은 입장료가 무려 800엔으로

이번 교토여행에서 가장 비싼 입장료를 내지 않았나 싶다.

 

이 곳이 아름다운 이유는 700년된 거대한 소나무가 있는데,

창틀에 빗대어보면 액자안에 그려져 있는 한폭의 그림 같기 때문이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사람이 많이 없다.

소나무의 정면에 앉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아마 입장료가 비싼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지만,

맛차와 경단 1개를 무료로 준다.

 

비가와서 축축한 날씨에 따뜻한 맛차 한잔은 마음을 녹여주었다.

난 염치없이 여기서 1시간 정도를 앉아 있다가 간 것 같다.

수준 낮은 일본어 실력으로 주위의 다른 분들과 대화까지 하면서,

오랜만에 여유있는 시간을 가져본 것 같다.

 

 

 

 

호센인에 들어오면 꼭 봐야하는 것이 3가지가 있다.

첫째는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보게되는 소나무,

둘째는 대나무 대롱을 통해 들려오는 맑은 물소리,

셋째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충신이었던 사람의 혈흔이 있는 천장이다.

 

 

 

 

사실 천장의 혈흔은 어느 부분인지 몰랐으나,

후에 들어온 단체 손님들에게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걸 보면서 알게되었다.

휴식시간이 끝났구나 싶어 호센인을 나섰다.

 

 

 

 

 

 

 

 

터미널에서 산젠인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정말 예쁜 가게가 많다.

도착했을때는 너무 일러서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았는데

어느새 모두 단장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내 마음에 쏘옥 들어왔던 잡화점.

기계로 찍어낸 물건들이 아니라 수제로 만든 것이 많았는데,

너무 예쁜 것들이 많아서 선물도 여기서 많이 구입했다.

한참을 구경하고, 오하라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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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자유시간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었다.

너무 머리가 아파서 도망가고 싶었을 뿐인데..

 

서점에 가서 어디로 갈지 막 뒤졌다. 정말 막 뒤지다가 마음에 들어온 곳-

교토의 근교에 있는 아라시야마다. 거기에 너무 가고 싶어졌다.

조용해보이고 편안해보이는 곳으로 도망가기에는 제격인 것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다음날 비행기를 예약하고, 휴가를 내고,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그렇게 날은 다가왔고 애석하게도 하늘도 내 마음과 같은지

잔뜩 찌푸리며 비만 흘려보냈다.

 

지금 이 글을 적기 전에 깜짝놀랬던건-

notice에 여행기록을 써넣는데 나의 첫 해외여행이었던 도쿄여행으로부터

딱 7년만이며, 출발날짜와 도착날짜가 모두 같았다. 여정도 3박 4일이고.

너무너무 신기하다..!

 

 

 

 

 

 

비가 정말 많이 오길래 결항이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그 비를 뚫고 비행기는 열심히 달려줬다.

구름모양 보기가 이렇게 어려웠다니, 그저 뿌연 하늘만 가득했다.

 

간사이 공항에 내려서 티켓을 사고 난바역으로 이동!

교토만 계획을 잡았지만, 지나가는 길에 오사카라도 보기로 했다.

코스는 도톤보리-오사카성-도톤보리.

 

 

 

 

오사카 비즈니스 킷푸를 구입하니 라피도기차와 오사카 1일 패스권을 준다.

오늘은 이걸타고 슝슝 다니기로 했다.

 

 

 

 

사실 오사카에 가면 모든 지역이 다 이런 간판으로 꾸며져 있을 줄 알았는데,

딱 여기만 화려하고 앵글 밖은 조용한 풍경만이 이어진다.

생각보다 엄청난 사람과 여기가 대도시였구나하는 새삼스러운 마음.

 

 

 

 

아라시야마라면 기차 시간까지 모조리 다 외우고 출발을 했는데,

그 외의 지역은 공부를 하나도 하질 않아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어슬렁거리다 간 곳의 이름은 신사이바시.

 

세일기간의 즐거움과 일본스러움의 화려함.

굉장히 활기찬 시장의 풍경으로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유럽여파로 인한 엄청난 환율의 타격으로 많이 지르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즐거운 분위기.

 

 

 

 

배가 고픈데 딱히 먹을만한 건 눈에 들어오질 않고. 헤매다가 뭔가 되게 좋아보이는 곳을 발견했다.

밖에 오늘의 메뉴라고 적혀있는데 금액도 1000엔 안이라서 부담되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진짜 여기가 일본이구나-스러운 종업원들의 멘트까지.

한문을 잘 못 읽으니 밖의 모형을 보여주며 "고레 구다사이" 했더니 이렇게 잘 나온다.

소면과 튀김 너무 좋았지만 우엉밥은 정말 눈물나게 맛있었다.

가게 이름도 한자라서.. 읽을 수 없는게 슬프다.

 

나니와소바 추천합니다!

 

 

 

 

오사카에는 분명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코인락커에 우산을 넣어두고 와서 내손에는 우산이 없었는데

지하철 역에서 위로 올라와보니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급하게 뛰어들어간 옆 건물에서 비가 그치기만을 마냥 기다리고 있었는데,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질 않았고 나는 그 비만 바라봤다.

그때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다. 이 곳이 NHK방송국이란다.

 

9층으로 올라가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봤더니,

드라마 홍보관이 있고 그 아래에는 방송 촬영을 하고 있었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갔을 건데. 

 

 

 

 

 

 

 

 

 

 

어느덧 비가 잦아들고 급하게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들고 오사카성으로 갔다.

많이 보던 모습이 나를 반기고-

 

그런데 너무 많이 본 모습이라.. 이미 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전망대로 올라가 오사카의 전경을 바라보다.

저기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NHK방송국이 있던 곳.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이런 숲은 너무 아름답다.

 

 

 

 

도톤보리의 야경을 보기위해 다시 돌아왔다.

해는 점점 저물어가고, 다시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요즘 우리나라의 맨홀뚜껑 디자인이 참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오사카는 역시 오사가답게 오사카성의 모양이 있었다.

게다가 예쁘게 색칠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 색의 바래짐은 있지만,

그래도 여기가 오사카임을 밝히는 세세함이 돋보인다.

 

 

 

 

타코야끼의 고장 오사카에서 무조건 먹어야 하는 것!

친구의 추천으로 더운 날씨에도 먹었지만,

난 역시 한국에서 만든 타코야끼가 좋다. 한국식이 잘 맞다.

큼직한 타코야끼는 좋지만 너무 뜨거워서 먹기 힘들어.

 

그리고 날 정신없게 만든 오사카의 재미있는 간판들.

카메라 없이 아이폰하나만 들고 떠났는데,

그 아이폰을 하루종일 공간에 배경에 대고 있었다.

 

여담이지만, 아이폰 배터리가 없어서 충전하러 애플스토어에 찾아갔더니

충전이 안된다며 휴대폰 통신사로 찾아가라고 한다. 에효

어쩔 수 없이 되돌아 왔는데, 소프트뱅크가 보여서 들렀더니 충전을 해준다.

얼마냐고 물었더니 무려 서비스란다.

 

 

 

 

 

 

 

 

 

 

 

 

왠일인지 구리코 간판은 결국 불이 켜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분주한 느낌의 오사카를 간직하고 교토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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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본에 가는걸 꿈꿨던 가장 큰 이유는
시이나링고와 도쿄지헨의 노래 가사에 나오는 곳에 가고 싶어서 였는데..
결국 아무곳도 가지 못하고 몇몇 곳은 전철의 역에만 섰다가 가곤했다.


 



그리고 일본을 떠나는 날에 유일하게 맞게 된 이곳.
긴자선 전철이었다. 긴자센 슈뎅와 난지?

긴자선을 타고 아사쿠사로 출발!


 



카미나리몬을 찾아 가는 곳에서
발견한 이 건물은 아사히 맥주의 건물이라고 했는데
저 위의것은 맥주 거품모양을 형상화 한것이라 한다.


 



카미나리몬의 앞에는 인력거를 모는 사람들이 많았다.


 



드디어 카미나리몬으로 들어간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


 



안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기념품 가게들부터
보게 되는데 여기서 경단도 사먹고 이것 저것 구경도 했다.

그리고 예쁜 옷을 입은 꼬마들과.


 



저 멀리 보이는 센소지.


 



센소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손을 일단 씻어야 한다.
그리고 저 연기를 맡으면 액운 같은것들이 씻겨져 나간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전부다 연기를 온몸으로 맡고 있었다.


 



센소지에 갔다 온 후
한쪽에서 춤(?)을 추고 있던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오는 길에 구입한 비둘기 빵.
기계로 구워내는 비둘기빵은 굉장히 싼 가격이었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았다.
장인할아버지가 직접 구우시는데 20개 정도에 천엔정도 했던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는 우에노에도 잠깐 들려
쵸콜렛 파는 아저씨도 구경하고 게임센터에가서
실컷 놀다가 공항으로 향했다.

출발 2일전에 일정을 짰는데
그날 받은 비행기 표에 도착일 날짜가 잘못되어 있어서
발권을 해준 여행사와 큰 마찰도 있었고
결국은 짧은 여행기간이 하루 더 줄어들게 되었다.

마침 우리 일행 모두가 첫 여행이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기만 했다.
그 아쉬움을 대변하듯이 참 무리하면서 돌아다닌것 같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다음에 일본에 올땐 어디를 갈껀지 계획하면서 왔다.
마루노우치, 이케부쿠로, 신쥬쿠, 아카사카..

그땐 금방이라도 다시 올 것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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